아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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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형2
작품등록일 :
2019.04.0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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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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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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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자, 모트

DUMMY

# 8


디오는 상상력을 배우기 위해 상상력자 모트와 마주앉았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디오가 부담스러웠는지 모트가 말문을 열었다.

“아직 젊은 걸 보니 상상력을 남발하진 않았구먼.”

대체적으로 상상력자들은 처음 이 힘에 눈을 뜬 후로 상상력을 남발했다.

신비하면서도 압도적인 힘의 매력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다 눈에 띄게 늙은 자신을 마주하고서야 비로소 상상력을 자제했다.

모트도 한 때, 상상력의 힘에 매료되었다.

그는 스승의 말을 무시한 채로 상상력을 남발하다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모트가 혼자서 옛 생각에 빠지다 결심한 듯 디오를 바라봤다.

“자네, 옛날이야기 좋아하나?”


지금으로부터 삼십여년 전.

디트로이 마을은 늘어나는 인구를 감안하여 땅을 넓히는 계획을 세웠다.

땅을 개척하기에 앞서 먼저 주변의 오크족을 몰아내야 했다.

귀족은 마스터와 상의 후 많은 인원을 투입시키기로 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카릭과 상상력자인 모트, 모트의 스승도 이 작전에 포함되었다.

작전은 많은 인원을 투입시킨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귀족은 욕심이 생겼다.

이참에 영토를 처음 계획보다 더 많이 넓히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결국 병사들은 개척되지 않은 땅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은 오크족의 근거지 중 하나였다.

곧바로 대규모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소규모의 전투에서는 병사들의 힘이 빛을 바라지만 대규모의 전투에선 상상력자의 존재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젊은 상상력자였던 모트는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싶었다.

그는 주위에 박혀있는 큰 바위들이 모아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는 상상을 했다.

그의 상상력으로 바위들이 하나씩 떠오르더니 금방 사람 모양새를 만들었다.

거대한 바위 인간은 오크들을 가차 없이 짓눌렀다.

오크족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오크족의 망치로는 거대한 바위 인간에게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었다.

병사들은 모트가 만들어낸 거대한 바위 인간으로 금방 전투가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아악!”

“살려줘!”

전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모트가 만들어낸 거대한 바위 인간이 오크족과 인간을 구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공격했다.

이 모습을 본 모트의 스승은 소리쳤다.

“모트!”

그러나 모트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겁에 질린 듯 몸만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모트의 스승은 잠시 눈을 감았다.

“결국 이렇게 됐구나.”

그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상상력을 사용했다.

그의 상상력으로 모트가 만들어낸 거대한 바위 인간 발밑으로 땅이 갈라지면서 구멍이 만들어졌다.

그 구멍 사이로 거대한 바위 인간이 늪에 빠지듯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리고 스승은 땅을 단단하게 메웠다.

땅속에서도 거대한 바위 인간은 난리를 치는지 지면이 흔들렸다.

그러나 곧 잠잠해졌다.

모트의 정신도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눈에 여전히 두려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거대한 바위 인간으로 인해서 인간 쪽의 피해가 생각보다 심했다.

결국 후퇴 명령을 내렸다.

이 일로 디트로이 마을은 많은 병력을 잃었다.

모트의 스승도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을 거대한 바위 인간을 막는 데 모두 사용했다.

모트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스승을 보며 다짐했다.

“평생... 갚으면서 살겠습니다.”

이후 모트는 여러 전투에서 앞장섰다.

인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다른 마을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도왔다.


모트가 옛이야기를 한창 말하다 디오에게 질문했다.

“내가 그때 왜 상상력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주한 줄 아니?”

“...몰라요.”

“상상력의 힘은 상상력자 믿음에 의해서 구현되는 거야. 근데 상상력의 힘이 커질수록 믿음보다도 두려움에 빠질 수 있어.”

“...두려움이요?”

“그래, 내가 저 강력한 힘을 제어할 수 있는지에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그 의심은 두려움으로 바뀐단다.”

디오가 이해하지 못한 듯했지만, 모트는 말을 이어갔다.

“사실 상상력은 가르칠 게 없어. 믿음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니까.”

“...그럼 상상을 현실로 믿기만 하면 되나요?”

“그렇지. 대신 노하우는 알려줄 수 있어.”

모트의 노하우는 주변 사물을 잘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상상력이라도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많은 힘이 든다.

반면 있는 것을 변형시키는 것은 그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디오가 스크린 마을에서 만들었던 바위비도 무에서 유를 만든 것이었다.

그것도 마을 하나를 전멸시킬 정도의 양이었다.

아마 일반적인 상상력자였다면 분명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디오는 상상력에 대해 들으면서 생각보다 별 게 아니었단 걸 느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정보조차도 상상력자들에게는 매우 소중했다.

각 마을에서는 상상력자를 감추기에 급급하니, 같은 마을 출신이 아니면 상상력자는 스승을 구하지 못한다.

스승이 없는 상상력자는 홀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이 늙게 된다.

게다가 상상력자의 능력은 위협적이므로 다른 마을과 정보 공유도 하지 않는다.

만에 하나 오크족과 전쟁이 끝났을 때, 상상력자의 대한 정보는 마을의 세력과 곧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세계의 상상력자들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움직여지는 소모품에 불과할 뿐일지도 모른다.


디오가 모트에게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때 드류는 알랭에게 고대 언어를 배우고 있었다.

아잘라에 대해 정보를 얻으려면 고대 언어가 필요했다.

“아!”

드류의 고함 소리에 알랭이 몸을 들썩이며 놀랬다.

“갑자기 왜 그래.”

“저 이런 문자 본 적 있어요.”

드류는 고대 문자를 본 적 있다고 말한 다음 숙소로 달려갔다.

이윽고 숙소 구석 자리에 놓은 가방을 뒤졌다.

“여깄다!”

숙소에서 다시 돌아온 드류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그 종이를 펼쳐보니 고대 문자가 적혀 있었다.

“아버지의 유산 중 하나에요. 뭔지 몰라서 이때까지 잊고 있었어요.”

알랭은 보자마자 이것이 아잘라에 대한 것이라고 알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일부분은 이미 윌이 해석해 놓은 상태였다.

허나 남은 부분까지 다 해석을 해야 비로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알랭은 급히 자신의 연구팀원 중 믿을만한 사람들로 추렸다.

그리고 곧바로 나머지 고대 문자를 해석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드류도 그들과 함께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며 도왔다.


성 내, 귀족의 방.

두 사람이 은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 명은 귀족이었고, 다른 한 명은 망토를 깊숙이 쓰고 있었다.

망토를 쓴 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곧 알랭이 아잘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치만 밝혀지면 곧바로 얘기해 주게.”

“찾은 다음에 뺏어도 되지 않습니까?”

“찾은 다음에는 늦을 수도 있어.”

“그 뒤에는 자네가 할 수 있지?”

“물론입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알랭은 결국 종이의 적힌 고대문자를 다 해석했다.

그의 예상대로 아잘라에 대한 내용이었다.

종이에 적힌 내용은 이랬다.

<아잘라는 세상을 밝힐 지도이다.>

<세상을 밝힐 지도는 가장 어두운 곳에 있다.>

<하나를 찾는다면 하나를 찾을 것이고, 둘을 찾는다면 비로소 하나를 찾을 것이다.>

고대 문자를 해석한 걸 읽은 드류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알랭을 바라봤다.

“뭔 말인가요?”

알랭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르겠다...”

알랭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아... 일단 좀 쉬었다 할까.”

도저히 알 수 없는 말에 머리가 복잡해진 알랭이 창문을 열었다.

휘-익.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에 탁자에 놓인 종이가 날아갔다.

드류가 재빠르게 날아다니는 종이를 잡았다.

“근데... 이거 원래부터 있었나요?”

그들이 방금까지 해석한 종이 뒷면에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분명 처음에는 없었던 지도였다.

어떤 방식으로 갑자기 지도가 나타난 지는 이들로써 알 수 없었지만 이 지도가 가리키는 게 아잘라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지도를 보자마자 알랭은 두 번째 문장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지도에 표시된 곳은 개발되지 않은 지역으로 얼마 전 자신들이 겨우 살아 돌아온 오크들의 근거지였다.

아잘라는 세상을 밝힐 지도이고 그 지도를 숨긴 곳이 가장 어두운 곳, 오크의 근거지인 것이다.

“여길 또 가야 하나.”

알랭이 얼마 전 일이 다시 생각났다는 듯이 몸서리를 치며 한숨을 크게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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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악연의 끝 19.05.10 11 0 9쪽
29 광기 19.05.09 11 0 10쪽
28 드래곤의 거처 19.05.08 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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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경로 이탈 19.05.06 10 0 9쪽
25 총 회의 19.05.03 7 0 10쪽
24 1년의 이야기 19.05.02 8 0 9쪽
23 돌아오다. 19.05.01 7 0 9쪽
22 인라이튼 마을 19.04.30 8 0 9쪽
21 함정 19.04.29 10 0 9쪽
20 무너진 마을 19.04.26 8 0 9쪽
19 지원군 19.04.25 13 0 9쪽
18 프레디 마을의 전투 19.04.24 20 0 10쪽
17 오우거 정찰대 19.04.23 14 0 9쪽
16 신기한 동물 19.04.22 17 0 9쪽
15 오우거의 탄생 19.04.19 18 0 9쪽
14 명예 중장 19.04.18 16 0 9쪽
13 로시움 마을 19.04.17 1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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