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무적-사직서 내고 판타지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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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뇽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7
최근연재일 :
2019.07.17 18:42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35,159
추천수 :
380
글자수 :
272,119

작성
19.06.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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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추천
1
글자
7쪽

입가의 미소를 숨길수가없었다.

DUMMY

격정적인 하룻밤이 지나고 달콤한 아침을 맞이하는 그와 그녀.

"잘잤어 레이나?"

아름다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었다.

"레이나...저의 이름인가요?"

아름다운 두눈이 당황한 길리언을 바라본다.

"으...응. 네 이름은 레이나야."

"그렇군요. 기억은 나지않지만 아름다운 이름이군요."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었는지 미소짓는 그녀.

그는 무척당황하였지만 애써 침착했다.

"내 이름은 기억나?"

말없이 길리언을 올려다보는 아름다운 눈동자.

"죄송합니다."

미안함에 고개숙이는 그녀. 길리언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괜찮아. 걱정할 필요없어.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기억은 차츰 돌아올것이다. 그녀가 깨어난것 만으로도 감사하자.

"사랑해. 레이나."

그녀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너무나도 행복한 일상이었다. 생에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되었다. 비록 레이나가 인형인걸 알고있는 주변에서는 길리언의 사생활을 비판하기 시작하였지만 그는 신경쓰지않았다.

물론 비판자들만 있는것은 아니었다. 전투인형의 연구가 급속도로 진행되었고 외형이 완벽한 여성에 가까워지며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러기체의 전투인형을 소유하기 시작하였다.

"레이나. 마탑에만 있으면 답답하지않아? 외출할까?"

"길리언님께서 원하신다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읽던 책을 내려놓고 외출준비를 시작하는 레이나. 그런 그녀를 잠시 씁쓸하게 바라보다 외출준비를 도와준다.

드넓은 초원.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언덕위. 그녀의 허벅지를 배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조용히 미소지으며 길리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그녀.

어느순간부터였을까? 그녀의 미소에 더이상 심장이 두근거리지않는다.

"레이나. 날 사랑해?"

"길리언님을 사랑합니다."

예쁘게 미소짓는 그녀가 길리언의 이마에 입맞춘다.

달콤한 향기와 부드러운 감촉. 따뜻한 그녀의 체온. 모든것들이 그녀가 레이나라고 말하고있지만 점점더 그녀가 그녀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날의 외출을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

점점더 거칠어지는 길리언의 행동들. 그녀를 가졌음에도 그녀를 잃었다는 상실감.

거칠어지는 언어.

거칠어지는 행동.

거칠어지는 마음.

어느순간부터 사랑보다는 그녀의 몸만을 탐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어느순간부터 그녀가 보는 앞에서 다른여인을 침실로 끌어들였다.

그렇게 그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걸어나가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친구에게 그동안 쌓여왔던 이야기를 풀어내자 회의가 밀려온다.

"결국 외형만 레이나일뿐이야."

씁쓸한 표정의 친구를 바라보는 세자르.

"이해는...되는군."

자신또한 오클레아를 살릴수 있다면 그런 방법을 선택하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많은 사람들을 죽이며 지쳐버렸다.

그렇기에 그녀를 조금이나마 놓아줄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뭐라할 입장은 아닌것 같군. 간다."

그렇게 세자르가 떠나가고 그가떠난 문만 바라보는 길리언.

"길리언님."

그의 눈가를 닦아주는 레이나.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고있었다.

가까운곳에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있는데.

가까운곳에 그녀의 아름다운 콧날이 있는데.

가까운곳에 그녀의 촉촉하고 향긋한 입술이 있는데.

나는 그녀가 왜이리도 멀리만 느껴지는 것일까?

그녀의 나체를 끌어안고 거친숨을 몰아쉰다.

침실을 가득체우는 신음소리.

달콤한 향락의 그순간 그의 눈동자는 오히려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이녀석을 너에게 주도록하마."

자신의 제자에게 레이나를 양도하는 그.

"무...무슨 말씀이신지?"

갑작스런 사부님의 말씀에 당황한 제자가 레이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인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

"싫으면 다른녀석 주고."

심드렁한 길리언의 말에 당황하며 손을 내젖는 제자.

"아...아닙니다. 너무 과분한 선물이라. 자...잘쓰도록 하겠습니다."

레이나를 물건 취급하는 제자의 말에 잠시 미간이 꿈틀하였지만 내색하지않는 그.

지금 이상황에서도 아무말없이 서있는 레이나를 바라본다.

"넌...지금부터 저녀석을 주인으로 모시도록 하여라."

말끝이 미묘하게 떨린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거늘 부질없는 짓이었다.

"알겠습니다. 길리언님."

망설임없이 대답하며 고개숙이는 그녀.

아릿한 마음과 함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이...!!"

분노에 말을 잊지못하던 길리언이 결국 돌아서며 떠나버렸다.

사부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레이나에게 다가가는 제자.

"이름이 무엇이지? 인형."

떠나가는 길리언을 바라보던 레이나가 돌아서며 자신의 새로운 주인을 바라본다.

"이름은...없습니다. 지어주시겠습니까? 주인님."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몸이 달아오른 그가 레이나의 손을 움켜쥔다.

"린!! 린으로 하자!!"

자신을 모질게 차버리고 떠나버린 여인의 이름이었다.


어두운 밤이 찾아오고 어느문 밖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그.

문 밖으로 새어나오는 남성의 거친 숨소리와 들뜬 신음소리.

굳게 닫혀있는 입술사이로 거칠게 갈리는 이빨의 마찰음.

움켜쥔 주먹사이로 흘러내리는 한줄기 선혈.

문 밖의 그는 터져나오는 분노를 참아내기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있다.

어둠속의 그. 길리언은 눈앞의 문을 노려보고있었다.

제자놈과 레이나가 뒤엉켜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미쳐버릴것만 같다.

결국 참지못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본다.

나체의 제자녀석이 온몸이 땀에 젖은체로 엉덩이를 흔들어대고있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가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하얗고 가녀린 그녀의 다리.

더이상 지켜볼수없어 돌아서려는 순간 그녀의 눈과 마주쳤다.

한없이 찢어지는 길리언의 마음.

말로 형용할수없는 강렬한 고통에 비틀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웁!! 빌어먹을!! 우웨에엑!!

위가 뒤틀리고 모든것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미안해...미안해. 레이나."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하지만 길리언은 다시 레이나를 찾아오지 못하였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지친몸을 침대에 밀어넣으며 항상 내일이 오지않기를 빌었다. 하지만 모질게도 찾아오는 아침.

그렇지만 그날은 무언가 달랐다.

"이상...하군?"

항상 눈가를 괴롭히던 햇살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죽을때가 된건가?"

실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몸을 일으키려는데 누군가 방을 박차고 들어온다.

"마법사가 살해되었습니다!!"

무척 당황한 모습의 부길마가 기쁜소식을 전달해주었다.

웅성거리는 마법사들을 물리고 들어선 방안. 처참하게 난도질되어 죽어있는 제자녀석이 보인다.

"이 아이가 절 선택한겁니다."

입가의 미소를 숨길수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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