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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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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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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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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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0막 1장 - 심문의 시간 (1) | Glinda

DUMMY

심문2 審問


1. 자세히 따져서 물음.

2. 법률 법원이 당사자나 그 밖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서면이나 구두로 개별적으로 진술할 기회를 주는 일.


- 네이버 국어사전 -


"일단 풀어주자."

"네?"

에스나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저 사람들 풀어주자고. 어차피 범인도 아니잖아."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을 저렇게 묶어놓는 것도 불쌍하니까 말이지.

"그것참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에스나는 말을 줄이며 두 사람을 묶은 밧줄을 바라본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밧줄.

"아이작이 없으면 풀지 못합니다."

그러게. 그렇다고 부끄러워서 도망간 사람을 부르기도 좀 그런데.

"혹시 말인데."

약간의 고민이 계속되는 때 카산나가 말을 걸어온다.

"그 마법사님이 필요하면 그냥 있으면 안 될까요?"

옆에 있는 카심도 고개를 끄덕인다. 저 두 사람도 마법사가 부담스럽나 보다.

"묶여 있는 사람들도 별로 원하는 거 같지는 않군요."

"그래. 그냥 넘어가자. 나중에 끝나면 부르지 뭐."

한 시간 정도면 좀 괜찮아지겠지.

"좋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갑시다."

에스나는 묶여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일단 카심이 사람을 죽이지 않은 건 알겠습니다. 그럼 왜 도망가려고 했습니까?"

카심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본다. 카산나는 자기 아들의 시선을 피한다.

"대충 알 거 같습니다."

에스나가 카산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표정이 썩 좋지는 않다.

"흥. 얼굴이 그림에 박혀서 돌아다니는데 내가 범인이 아니란 말을 믿을 사람이 어디 있나요."

틀린 말은 아닌데 말이지. 전에도 그랬지만. 자랑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생각난 건데. 얼굴은 어쩌다가 팔린 거에요?"

카심이 고개를 돌려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대답은 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만 본다.

"저기요? 말을 좀 해보시죠?"

재촉에도 대답하지 않는다. 속에서 불이 날 거 같다.

"도와주려고 그러는 거거든요? 그러니 말 좀 해주시죠?"

그래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난 모르겠다."

한숨을 쉬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다. 에스나가 알아서 하겠지. 뭐.

한숨을 쉰 에스나가 카심을 바라본다.

"정말 말씀 안 하실 겁니까?"

에스나의 질문에도 카심의 대답은 없다. 에스나의 한숨이 더 깊어져 간다.

"대답이 없으시다면, 당신을 고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아니죠!"

잠잠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카산나가 소리친다.

"마법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게 밝혀졌잖아요! 그런데 고발을 하겠다니!"

"범인으로 고발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건의 주요 참조인으로 고발할 뿐입니다."

사실상 둘이 별 차이는 없겠지만.

"감시자들의 심문을 받다 보면 입을 열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진짜 범인도 금방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약간의 고문 정도는 뒤따르겠지만. 카산나의 눈동자에 분노가 가라앉고 있다. 감시자들의 방법은 모르는 모양이네.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아직 끝이 안 난 거야?"

"아이작!"

계단 위에 마법사가 오만한 표정을 한 채 서 있다. 벌써 부끄러움에서 회복한 건가. 생각보다 빠르네.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일단 이 두 사람의 구속을 풀어주실 수 있습니까?"

"그 정도야 쉽지 뭐."

마법사는 벽에 등을 기댄 체 손가락을 튕긴다. 카산나와 카심을 묶고 있던 검은 밧줄이 가루로 변해 흩어진다.

"마법은 신기하네요."

카산나가 밧줄이 묶고 있던 팔목을 문지르며 중얼거린다. 카심은 별다른 말 없이 마법사를 바라볼 뿐이다.

"좋아. 도대체 뭐가 안 풀리는 건데?"

마법사는 하품하며 계단을 내려온다. 잘됐다. 마법사라면 카심에게서 대답을 들을 수 있겠지.

"카심의 얼굴이 그림으로 남은 이유를 묻는 중이었습니다."

"아. 감시자가 나눠준 종이에 그려져 있었지."

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카심을 바라본다. 카심은 마법사의 시선을 피한다.

"보시다시피 저 모양입니다."

"한마디도 안 해?"

"한마디도 안 합니다."

마법사는 흥미롭다는 듯한 눈동자로 카심을 바라본다. 카심은 아예 고개를 돌려버린다.

"좋아. 일단 편히 앉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바닥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건 조금 그렇잖아?"

맞는 말이다. 불편한 자세에서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법이지. 생각도 잘 안 돌아가고 말이야.

"그럼 식당으로 가죠. 적당한 곳은 그곳밖에 없어요."

카산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식당이라. 나쁘지는 않네.

"좋아요. 다들 그쪽으로 가죠."

자리에서 일어나며 카산나의 말에 동의한다. 마법사도 에스나도 별다른 불만은 없어 보인다.

문을 열고 식당으로 들어간다. 기다란 탁자와 각을 맞추어 놓여 있는 의자들. 이전에 봤을 때와 다를 바 없는 풍경이다.

"좋아. 그럼 다들 자리에 앉아보실까?"

마법사는 자연스럽게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그 옆에는 내가. 내 옆에는 에스나가.

마주 보는 자리에는 카산나와 카심이 자리를 잡는다.

"자. 일단 어두운 건 별로 안 좋아하니까."

손가락 튕기는 소리와 함께 식탁의 가운데에 작은 불길이 피어오른다. 열기가 전해지지 않는 하얀 불꽃. 신비로워 보이는 불꽃이다.

"이건 무슨 마법이에요? 처음 보는 거 같은데."

"밝은 불이라는 마법입니다. 조명 용도 외에는 쓸 일이 없죠."

그렇게 보이기는 하는데.

"다른 마법도 있지 않나요?"

"그냥 이걸 써보고 싶었습니다."

정말이지 마법사의 생각은 종잡을 수 없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아무 생각이 없는 걸까? 가끔 뭔가를 하는 걸 보면 생각 자체는 하고 사는 거 같은데.

모르겠다. 너무 신경 쓰지 말자. 인간이 어떻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 수 있겠어.

"아무튼!"

마법사가 손뼉을 치면서 집중을 유도한다.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카심과 카산나는 침을 삼킨다. 마법사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다 손가락을 뻗는다. 카심을 향해 있다.

"좋아! 카심! 왜 당신 얼굴이 그림에 그려져 있었지?"

저렇게 물어본다고? 놀라서 마법사를 바라본다. 마법사의 눈동자는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다.

이 인간 또 이러네. 정말 머리가 아파져 온다.

"어. 마법사님? 눈이 황금색이시네요?"

앞에서 마법사를 바라보던 카산나가 질문한다. 표정이 잔뜩 굳어있다.

옆에 앉은 카심도 비슷한 표정일 거다.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지만.

"다른 질문은 금지! 질문은 오직 나만 한다!"

이번에는 카산나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뭐랄까. 상당히 흥분해 있는 거 같은데.

"아이작. 조금 진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에스나가 말을 꺼낸다.

"얼른 대답해라 카심!"

마법사는 에스나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한다. 그대로 카심에게 소리친다. 카심은 몸을 움츠리고 마법사를 바라본다.

그런 마법사를 멍하니 보고 있자니 옆에서 에스나가 옆구리를 찌른다.

"저 사람 괜찮은 거 맞습니까?"

에스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법사를 바라본다. 마법사는 그런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듯 카심을 빤히 바라본다.

어쩌면 눈치챘을 수도 있겠네.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뭘 어떻게?"

내 반문에 에스나가 입을 다문다.

"알았지? 우리에겐 방법이 없어. 그냥 일을 크게 벌이지 않게 지켜나 보는 거지 뭐."

"정말 그 방법밖에 없는 겁니까?"

"다른 방법이 있긴 한데."

"그럼 그 방법을 써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래야겠지? 고개를 돌려 마법사를 바라본다.

"얼른 말하란 말이다!"

마법사는 카심을 압박하는 중이다. 카심은 계속해서 마법사의 눈을 피한다. 옆에 앉은 카산나는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을 거 같다. 정말 방법을 써야겠다. 한숨을 쉬며 마법사의 어깨를 건드린다.

"마법사님."

"왜 그러시나요?"

마법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표정. 황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 정말 한숨만 나온다.

"이제 슬슬 그만하고 제대로 일 좀 해보세요."

더는 못 기다려주겠다. 마법사의 장난에 어울려 주는 것도 질렸고.

그래. 이건 마법사의 장난이다. 아주 짓궂은 장난. 계단에서 내려올 때부터 준비된 엄청난 장난.

"알고 계셨어요?"

마법사가 머리를 긁적이며 질문한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얼른 일이나 하세요."

마법사는 어색하게 웃으며 카심을 바라본다. 황금색 눈동자도 원래대로 돌아갔다.

"여태까지 장난이었던 겁니까?"

옆에서 에스나가 질문해온다. 마법사에게서 눈을 돌려서 에스나를 바라본다.

"응."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냥 감으로."

대답이 마음에 안 드나 보다. 에스나는 인상을 찌푸리고 나를 바라본다. 그냥 무시하자.

에스나에게서 고개를 돌려 마법사를 바라본다. 녹색 눈동자가 불빛을 받아 빛난다. 이제 제대로 해주겠지.

"좋아. 카심. 너는 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마법사는 카심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한다.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 그 변화에 카산나의 얼굴은 더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이럴 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몇 개 있지."

마법사가 손을 들어 올린다. 집게손가락을 펼친다.

"첫째. 네가 범인이다. 이건 마법으로 기각되었지."

이번에는 중지 손가락을 펼친다.

"둘째. 범인이 네가 아는 사람이다.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지만. 왠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나도 그 발언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마법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약지 손가락을 펼친다.

"셋째. 범인이 누군지는 몰라도 뭔가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 표정 변했다! 이거구나!"

여태까지 떠본 거였어? 아니 그전에. 저렇게 머리카락과 수염이 얼굴을 가리는데 표정을 읽는다고?

"좋아. 이제 네가 이 사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알아볼까?"

카심의 표정이 변한다. 나도 알아볼 정도로 격하게. 두려움과 당황이 얼굴에 떠오른다.

마법사는 그런 카심을 똑바로 바라본다. 나와 에스나는 마법사를 바라보고. 카산나는 자기 아들을 바라본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흘러간다. 카심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마법사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기다릴 뿐이다. 이 지루한 침묵이 얼른 끝나기를.

"아무 말도 할 생각이 없어 보이네? 그렇다면 방법이 있지."

마법사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천천히 식탁을 돌아서 카심에게 다가간다.

카심이 몸을 움찔 인다. 카산나는 옆에서 침을 삼킨다. 나와 에스나는 한숨을 쉬며 그 장면을 바라본다.

"자. 우리 카심군. 똑바로 이야기를 해주실까요?"

마법사가 카심의 양어깨에 양손으로 올린다. 카심의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입으로 말해줄 생각이 없다면. 마법밖에 답이 없는데 말이지."

당사자가 아닌데도 소름이 돋는 목소리다. 카심은 이를 딱딱 부딪치면서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네. 비밀 실토."

한숨을 쉰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한다. 예전에 마법사를 처음 보았을 때 보았던 마법. 여태까지 저걸 안 쓰고 뭐 했을까 싶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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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6 MR.Kang.
    작성일
    19.10.04 17:02
    No. 1

    아이작.... 역시 이런거 해보고 싶엇던거야... 그냥 마법으로 해도 되지만 재밋으니까! 라는 이유겟지...허허허허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10.04 17:49
    No. 2

    당연한 겁니다. 아이작은 재미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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