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메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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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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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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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10.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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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6. 10막 2장 - Missing (3) | Isaac

DUMMY

"어떻게 된 거야?"

카심과 카산나를 데리고 식당으로 건너왔다. 묶여 있는 동안 비를 맞았던 두 사람을 위해 벽난로도 지폈다.

"빨리 말하세요!"

초조한 듯 다리를 떨던 글린다가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친다. 맥이 납치됐다는 것 때문에 잔뜩 날이 서 있다.

"그 카심이랑 저는 얌전히 방 안에 있었어요."

"그건 알고 있어요!"

난 모르고 있었는데. 잔뜩 흥분한 글린다가 식탁을 다시 내려친다. 돌로 만들어진 식탁인데. 손은 안 아프려나.

"글린다. 조금 진정하십시오."

그렇게 말하는 에스나도 진정한 상태는 아니다. 앉아 있는 상태로 팔짱을 끼고 손가락으로 팔을 두드린다.

"알았어. 조금 진정하고."

글린다는 의자에 앉은 채로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자 그러니까 이야기나 계속해봐."

카산나는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연다.

"카심과 함께 방에 있었는데 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들어 왔어요."

"벽이 무너지는 소리는 안 났습니다."

옆에 앉은 카심이 보충 설명을 해준다. 벽이 무너졌는데 소리가 안 났다고? 마법인가?

"마법일까요?"

옆에서 글린다가 질문한다.

"아마도 그럴 걸요?"

확신은 못 하지만 가능성은 크다.

"그 사람은 칼로 우리를 위협하더니 묶어놓고 재갈도 물렸어요."

카심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부터 그 모습이었나.

"그 사람의 얼굴은 봤습니까?"

"노인이었습니다."

"왼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어요."

"키는 저보다 조금 컸습니다."

"검은 옷을 입고 있었죠."

사실 인상착의는 중요하지 않다. 도플갱어니까 말이야. 당장 들어온 녀석도 글린다의 모습으로 변했었고.

"중요한 건 마법사가 있다는 거지."

아마 벽도 마법으로 부쉈을 거다. 그렇다면 글린다로 변한 녀석이 마법사인가?

"그리고 적들의 숫자가 하나가 아니라는 겁니다."

아. 그것도 중요한 거네.

"아무튼! 이제 맥을 구하러 가요!"

글린다가 또 식탁을 내려치며 소리친다. 그래. 이제 슬슬 구하러 가기는 해야겠지.

"그럼 저희는요?"

"마법으로 이곳을 요새화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렇게만 해두면 도플갱어 따위는 못 들어온다.

"글린다도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맥은 금방 구출해 오겠습니다."

"싫거든?"

싫다고?

"나도 따라갈 거야."

따라온다고?

"어. 글린다? 그건 조금 곤란합니다."

"맞아요. 글린다 양. 상당히 곤란합니다."

"앙? 그럼 지금 저 혼자 여기 있으라는 거에요? 맥이 잡혀갔는데?"

관련이 있는 걸까? 그건 그렇고 너무 무서운 거 아닌가. 봐봐. 카심이랑 카산나랑 몸을 떨고 있잖아. 물론 나도 공포에 몸을 떨고 있지.

"아이작."

에스나가 작은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잔뜩 흥분한 상태의 글린다는 듣지 못하나 보다.

살짝 고개를 내밀어 글린다 건너의 에스나와 눈을 마주한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정말 데려갈 겁니까?"

"나도 데려가기는 싫지. 어떤 일이 있을 줄 알고."

살짝 글린다를 바라본다. 불길이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카심과 카산나를 바라본다.

"그런데 이 상태잖아."

"마법이라도 쓰십시오."

"미쳤어? 다녀와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면서."

".... 그건 좀 싫군요."

"나도 싫어."

마법으로 글린다를 제압하는 건 쉬운 일이지. 하지만 그다음에 글린다가 화를 낸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그냥 데려가야 합니까?"

"마법 좀 몇 개 걸고, 방어구도 쥐여주면 다치거나 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면 약해지시는 거 아닙니까?"

방어용 장비를 준다고 약해지지는 않는다. 마법은 조금 약해질 수 있겠네.

"물약으로 보충하지 뭐."

"물약이 많으셔서 참 좋으시겠습니다."

지금 저거 비꼬는 거 맞지? 나 비꼰 거지? 왜?

"아무튼. 그냥 글린다도 데리고 가는 거로 하자."

"알겠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우리는 내밀었던 고개를 다시 되돌린다.

"그래서! 마법사님! 어떻게 하실 건가요!"

뭐를? 글린다가 갑자기 나를 바라보고 소리친다. 카심과 카산나도 나를 바라본다. 뭐야. 나랑 에스나가 말하는 동안 뭘 했어?

에스나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젓는다.

"마법사님! 대답하시죠!"

글린다가 식탁을 손바닥으로 내리친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를 내려다본다. 위압감이 느껴진다. 이거 대답해야 하는 거지?

그런데 질문이 뭔지도 모르는데?

"얼른!"

음. 그냥 대충 해야겠다. 그래 봐야 나올 말은 저를 데리고 가주세요. 정도겠지.

"데리고 가 드리죠."

"아싸!"

역시 정답이었다. 글린다가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환호한다.

"그럼 당장 출발하죠!"

카산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걱정하지 마시라.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단 말이지.

"그 전에 이 여관을 요새화하겠습니다."

카산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물품창에서 분필을 하나 꺼낸다. 의자에서 일어나 식당의 공간으로 향한다.

"뭘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당연히 마법진이지."

적당히 쪼그리고 앉아서 바닥에 원을 그린다. 적당히 육망성도 그려준다.

원래 마법진 형식의 마법은 마법진 내부에서만 효력을 발휘한다. 여관에 영향력을 끼치려면 여관을 둘러싸야 한다는 거지.

"너무 작은 거 아닙니까?"

그러니 에스나가 저렇게 의문을 표하는 거다.

"문제없어. 그냥 그렇다고 알고 있어."

모든 마법진이 내부에만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일부 마법진들은 그려진 장소나 물건을 기준으로 작동하지.

"마법진 발동. 요새화."

하얀색의 마법진이 푸른 불빛을 내뿜는다. 그 빛은 바닥을 타고 여관 전체에 퍼져나간다.

"우와."

카산나가 마법을 바라보며 감탄을 내뱉는다. 마법진에서 내뿜어지던 빛은 어느 순간 그친다.

"좋아. 이걸로 끝."

"이제 안전해진 건가요?"

"그래. 이제 아무나 함부로 못 들어올 거야."

요새화는 건물 자체에 적용되는 마법. 건물 크기에 따라서 사용되는 마나가 천차만별이지만, 효과 하나는 끝내주지.

"이제 된 거죠? 그럼 얼른 출발하죠."

설명할 시간은 없을 거 같다. 글린다가 초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출발합시다. 에스나도 준비하고."

"알겠습니다."

에스나가 의자에서 일어나며 검과 방패를 꺼내 든다. 글린다도 어디선가 백설을 꺼낸다. 진짜 어디다 보관하고 있는 걸까.

"저희 진짜 안전한 거 맞죠?"

"안전하다니까. 못 믿겠으면 다른 곳으로 가던가."

카산나와 카심은 동시에 고개를 젓는다.

"얼른 가요! 얼른!"

"너무 재촉 안 하셔도 됩니다. 공간이동으로 갈 거거든요."

미니맵에는 일곱 개의 빨간 점이 나타나 있다. 원래 있던 다섯. 갑자기 추가된 둘. 저 둘은 맥을 납치하러 왔던 놈들이겠지.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들어가지는 않을 거야. 적당히 떨어진 자리에서 공격을 시작해야지."

"나쁘지 않네요."

글린다 까지 동의했으니 움직여 볼까? 글린다와 에스나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수도라서 약간 위험성은 있지만, 지금은 속도가 중요하니까.

"공간 이동. 목표 지점. 적당한 곳."

"무슨 이름이?"

글린다의 질문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폭풍과 번개가 뒷말을 삼켜 버린다.

"비가 너무 많이 옵니다."

"그냥 참아. 이런 거 까지 마법으로 막으면 마나가 못 버틴다."

안 그래도 요새화 때문에 많이 사용했단 말이야. 에스나는 내 말에 얌전히 입을 다문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예요?"

글린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둘러본다.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 우리는 모르는 건물의 옥상에 올라와 있다.

"정확한 위치는 몰라요. 이 밑이 도플갱어의 본거지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폭풍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질문에 대답한다. 글린다의 얼굴이 굳어진다. 대답 때문이 아니라 비 때문이라고 생각하자.

"놈들이 눈치채지 않았을까요?"

에스나가 바닥을 내려다보면서 질문을 던진다. 폭풍 때문에 평소보다 큰 목소리다.

"특별한 반응이 없는 거로 봐서 모르는 거 같아."

반지에도 미니맵에도 반응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습이 가능할 거 같다.

"얼른 들어가요. 비 맞으면서 서 있는 취미는 없거든요."

글린다가 홀딱 젖은 채로 말한다. 빨리 들어가는 게 좋겠다. 비를 더 맞는다면 분명 화를 낼 거다.

그렇다고 준비 없이 적진에 침입하는 건 자살 행위지.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적에게는 마법사가 있습니다. 마법사는 제가 상대하죠."

"그동안 다른 녀석들을 맡겠습니다."

"그럼 저는요?"

솔직히 말해서 가만히 있어 주면 좋겠다. 그렇게 말하면 화내겠지.

"글린다 양은 맥의 구출을 목표로 움직여 주세요."

다행히 좋은 변명거리가 있지. 마음에 들었는지 글린다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맡겨두세요!"

맡겨두기에는 불안하다. 한숨을 쉬며 글린다를 바라본다. 다음 방법도 써야지.

"글린다 양. 손 좀 내밀어 주시죠."

글린다의 눈동자에 의문이 피어오른다. 그래도 손을 앞으로 내밀어 준다. 손을 뻗어 글린다의 손을 잡는다. 그대로 마나를 불어넣는다.

"마법 이전. 고정된 마법 전부."

마법을 사용한다. 내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한다. 글린다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뿜어져 나오던 빛이 손을 타고 글린다에게 건너간다. 글린다는 더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게 뭐예요?"

글린다의 질문과 동시에 빛이 사그라져 사라진다.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저한테 걸려있던 마법을 넘겨준 거에요."

"그런 게 되요?"

"그런 게 됩니다."

글린다는 작게 탄성을 내지른다.

"그럼 지금 약해지신 겁니까?"

"조금. 그래도 큰 문제는 없을 거야.

아마 없을 거다. 마법 조금 덜 걸려있다고 죽지는 않을 테니까.

"그리고 이것들도 받으세요. 가져오기 수호의 목걸이. 기적의 반지. 보호받는 자의 징표."

손에 목걸이와 반지 두 개가 나타난다. 그것들을 그대로 글린다에게 건네준다.

"이거 마법 물품이죠?"

글린다는 받기를 주저하며 질문을 던진다.

"당연한 건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질문에 대답을 해주며 다시 장신구들을 건네준다.

"그거 엄청 비싼 것들인데."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가. 그런 인간이 나를 막 부려 먹어? 총천연색 전투팀장을 용병으로 쓰려면 얼마나 드는지 알아?

자신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다시 장신구를 건네준다.

"이것들이 아무리 비싸도 글린다 양의 목숨값만 하겠어요?"

글린다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리고 내 손에 들려져 있던 물건들을 가져간다.

"마법사님. 방금 엄청 느끼했어요."

망할. 나름 멋있다고 생각되는 말을 한 건데.

"이걸로 준비는 끝난 거죠?"

글린다가 목걸이와 반지를 착용한다. 약간 불편한 듯 만지작거리지만 벗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문제없다.

"저는 뭐 없습니까?"

"필요해?"

"있어서 나쁠 건 없지 않습니까."

"그럼 필요 없는 거네."

에스나가 투구 안쪽에서 혀를 찬다. 하지만 귀찮은걸. 시간도 별로 없고.

"그러니까 이제 돌입을 시작합시다."

"아이작. 눈동자가 황금색입니다."

"괜찮아. 아무 문제 없어."

그저 너무나 즐거워서 그래. 그러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속으로만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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