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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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5.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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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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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환생전: 자살하다 2

DUMMY

오룡해삼.

잘 말린 해삼 속에 새우 살을 갈아 넣고 튀긴 후, 매콤한 소스에 곁들인 요리.

그야말로 중화 고급요리의 정수.

혹자들은 국내최고의 신나호텔이 불도장을 제일 잘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신나호텔의 진정한 대표메뉴는 오룡해삼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한 오룡해삼.

혁재는 오룡해삼 한 점을 집어 조심스럽게 한입 베어 물었다.

급하게 오룡해삼을 먹다가는 그 속의 뜨거운 육즙이 터져 나와 혓바닥을 데기 일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으음”


너무나 풍미가 가득하고 깊은 맛이다.

베이징 덕(북경오리) 한 점도 밀전병에 파와 채 썬 오이를 같이 싸서 입에 집어넣었다.


“역시 이 맛이야”


북경 자금성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 청나라 황제가 된 것처럼 그는 행복했다.

그리고 접시에 들어있는 음식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웠다.

식사로 나온 우육탕면.

풍부한 소고기와 파로 만든 맑은 국물 베이스의 면 요리.

우혁재는 마치 오늘 첫 끼니를 먹는 것처럼 걸신들린 듯 마구 우육탕면을 흡입하였다.

깊고 진한 육향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우울했던 마음이 싹 가시는 듯 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 간사한 동물이다.

오늘 죽으려고 하는 인간이, 마지막 만찬이라고 하면서도 행복감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그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캐시 앤 빠따입니다.”

“사장님 계십니까?”

“어디시죠?”

“지난번에 돈을 빌렸던 우혁재입니다만···.”

“아! 이자 입금이 밀렸던데···.”

“그 일로 전화 드린 겁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중간 연결 음이 들리더니 굵직한 남자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

“예, 우혁잽니다.”

“아이고! 우사장님. 그렇잖아도 바따를 써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주셨네···.”

“하하하, 그런 걸 쓰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제가 다 준비를 해났습니다.”

“그래요?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요. 그렇다면 바로 입금하시지 않고 뭐 하러 전화를 하셨나?”


약간 비꼬는 듯한 말소리가 점점 짧아지고 있었다.


“그게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모두 상환할 계획이라서 말입니다.”

“아! 그래요? 원래 기간보다 일찍 원금을 상환하면 계약위반 수수료가 발생하는 것은 아시죠?”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 수수료가 얼마죠?”

“별로 안 비싸요. 원금의 20프로입니다.”


이런 날강도 같은 놈.

역시 이놈을 그냥 나누고 갔다가는 큰일 나겠군.

우혁재는 속으로 원래의 결심이 옳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저녁 8시에 회사 앞에서 뵙죠.”

“아니 입금하면 그만인데 웬 회사 앞입니까?”

“그것이···, 어머니께서 돈을 갚아주실 건데, 제가 하도 사고만 치고 다녀서 어머니께서 직접 확인하고 돈을 주신다고 하시네요.”

“그럼, 어머님을 모시고 회사로 오시면 되겠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어머님에게 너무 죄송한 일이지요. 저와 함께 어머님께 가주셨으면 합니다.”


‘이건 무슨 개수작이지?’하고 흥만이는 생각하였지만 돈 받으러 빠따를 들고 동네방네 채무자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늘 그의 생활인 것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편한 일이었다.


“그럼, 그렇게 합시다.”


* * *


“안녕하십니까?”


사채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혁재가 흥만이가 내려오자 인사를 하였다.


“아, 나 참. 무슨 일을 이리 번거롭게···.”

“죄송합니다. 사장님께 돈 갚으려고 하는 거니 귀찮으시더라도 조금만 참으십시오.”

“그럽시다.”

“이리 타시죠.”


우혁재가 흥만이를 차량으로 안내하자 흥만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이 똥차를 타라는 겁니까? 지금?”


흥만이 앞에 서있는 차는 흥만이가 지금까지 보아온 차 중에서 가장 더럽고 썩은 차였다.


“이래보여도 겉에만 조금 그렇지 안에는 깨끗합니다.”

“아, 정말 짜증나는군.”


흥만이가 투덜거리면서 차에 타자 우혁재가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부릉 부릉 터터터터턱 부릉 부릉 터터터턱 부릉 부릉 부아앙~~

겨우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차는 출발했다.

저녁 8시가 넘었지만 도로는 아직도 꽤 붐비고 있었다.

이 시간대에 시속 100킬로를 넘게 달릴 수 있는 한적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중간에 식사라도 하고 가시겠습니까?”


우혁재의 뜬금없는 소리에 흥만이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무슨 헛소리야? 나 바쁜 사람이야. 엉뚱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버리는 게 신상에 좋아.”

“아무래도 차가 불안해서 점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업소에서 점검하는 동안 식사라도 하시는 게 편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마침 가는 길에 제가 잘 아는 공업소가 있고 그 옆에 일식집이 있으니 회라도 드시면서 소주 한잔 하시지요?”

“이 사람이 정말? 어디서 장난질이야?”


우혁재가 쩔쩔매면서 사정하였다.


“아직 식사 전이신 것 같은데 제가 대접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사장님께선 빠따가 있는데 걱정하실 것이 뭐 있으시겠습니까?”


하긴 그렇다.

자신에게는 빠따가 있는데 겁날게 뭐가 있겠는가?

그리 생각하니 흥만이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 일식집은 회가 신선합니까?”


그렇게 둘은 일식집에 가게 되었다.


“거참, 회가 아주 좋더군요.”


다시 차에 탄 흥만이는 소주 한잔 걸친 덕분인지 아주 기분이 좋았다.

시간은 이미 10시를 훌쩍 넘어 1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 시간이라면 정체는 이미 풀렸고 얼마든지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이제 너무 늦었으니 빨리 갑시다.”

“알겠습니다. 속도를 좀 낼 테니 무서워 마십시오.”

“하하하, 내가요? 나 속도광입니다.”


차는 마포대교를 건너 김포방면의 88고속도로에 진입하였다.

이제 결정의 시간이 온 것이다.


“그런데, 어머님 집이 어디입니까?”

“·········.”


우혁재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상함을 느낀 흥만이 우혁재쪽을 바라보자 그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야! 이 새끼야, 너 뭐하는 거야?”


흥만이 거칠게 소리치며 눈을 부라렸다.

갑자기 차의 속도가 시속 100킬로를 넘어 120킬로······, 그리고 마침내 150킬로미터가 되었다.

바로 그때였다.

혁재는 운전대를 한강을 향하여 오른쪽으로 힘껏 꺾었다.


꾸앙!

귀를 찢어발길 것 같은 굉음이 들리며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차가 한강으로 추락하였다.

그리고 혁재의 두 눈에선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민이야! 희야!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너희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이 방법밖에 없었어.

-너희들을 길거리로 내몰 수는 없잖아.

-아빠가 너무 바보 같아서, 너희를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아빠가 다시 세상에 태어나 너희들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너희들을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왕자와 공주로 만들어 줄게.

-여보! 당신 나 같은 사람 만나 고생만 시켜서 미안해.

-우리 쌍둥이들 잘 부탁해.

-당신 돈만 좋아하게 된 거 다 내 탓인 거 알아.

-가끔 서운하고 섭섭한 것도 있었지만 생각해보니 당연한 것이었어.

-우리 가족 어떡하든 먹고 살게 하려고 그런 거잖아.

-내 목숨 값이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보험금 타서 아끼고 잘 살아!

-나 하늘나라에 먼저 가서 당신 기다리고 있을게.

-되도록이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와.

-이번에는 그곳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서 당신 마음 편히 쉴 수 있게 할게.

-여보. 사랑해!

-우리 애기들. 아빠가 사랑한다!

-안녕!


그리고 혁재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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