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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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선생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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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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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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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배우다1

DUMMY

대치동 언덕배기에 있는 이글스 아웃도어 골프연습장.

그곳에서 키 180정도에 약간 통통한 사내가 열심히 골프연습을 하고 있다.

팡.

팡.

드라이버가 깨질 것 같은 큰 소리와 함께 골프공은 높은 발사각을 가지고 날아올랐다.


“굿샷!”


우혁재의 뒤에서 그를 가르치던 프로가 ‘굿샷’이란 단어를 연발하고 있다.

계속해서 무리하게 골프채를 휘둘렀는지 우혁재가 굵게 흘린 땀을 훔치며 잠시 쉬려고 자리에 앉았다.


“우사장님! 처음 치는 솜씨가 아닌데요?”

“하하, 옛날에 독학으로 조금 쳐 봤을 뿐입니다.”

“역시···, 운동신경이 있으셔서 그런지 공을 맞추는 능력은 탁월하시네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단, 아직 체중이동이 원활하지 않고 공을 팔로만 치려는 경향이 있어서, 원래 가지고 계신 파워를 충분히 공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어쩐지 비거리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아 걱정 했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렇게 손으로만 치시면 공이 높이 뜨기만 해서 비거리 손실을 봅니다. 공을 타격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힘을 정확하게 공에게 보내는 것이 핵심이고, 그 핵심의 비법은 체중을 이용해서 몸으로 공을 치는 것에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체중이동을 잘 할 수 있게 되나요?”

“음, 설명하자면 1박2일이 걸려도 모자라지만 간단하게 요약하면, 손·팔·어깨 등 상반신 근육보다 하체가 먼저 리드하면서 골프체를 항상 내 몸 뒤에 놔두고 끌고 온다는 느낌을 유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원래는 저한테 처음오시면 그 전에 골프를 배우셨던 안 배우셨던 간에 무조건 7번 아이언으로 공 ‘똑딱이’부터 시키는데, 우 사장님만 특별히 드라이버 잡게 해드린 겁니다.”

“아! 그렇습니까? 왜 그런 혜택을 저한테만 주신 거지요?”

“첫눈에 알았으니까요.”

“네? 첫눈에 뭘?”

“프로 잡아먹는 아마추어가 될 자질이 있다는 걸 말입니다.”

“프로를 잡아먹다니요?”

“하하하. 2,3년에 한 번씩 프로를 뛰어넘는 아마추어가 우리 이글스 골프연습장에 꼭 나타납니다. 혜성과 같이 말이죠. 3년 전에 한명이 나타나고 아직 그런 분이 나타나질 않아서 조바심이 났었는데 이제 발견한 것 같아 참 기쁩니다.”

“제가 그 정도입니까?”

“하하하, 그럼요. 대단한 운동신경을 타고 태어나신 걸로 보입니다.”

“3년 전에 이 연습장에서 나타났다는 그 분은 누구십니까? 혹시 제가 알만한 분이신가요?”

“아, 그분이요? 한동안 sbc 골프 채널의 아마추어 챔피언 대회를 휩쓸었던 이휘철 사장님이십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과연 제가 그 분처럼 아마추어 골프 황제(皇帝)가 될 수 있을까요?”

“하하하, 그럼요. 황제까진 아니어도 골프 신동(神童) 즉, 한국의 아기 타이거 우드 정도는 될 겁니다.”


우혁재는 자신의 골프 자질이 타이거 우드에 버금갈 거라는 KPGA 프로의 칭찬에 매우 고무되었다.


‘와우! 역시···. 환생 이후엔 안 돼는 게 없구먼.’

‘프로 잡아먹는 아마추어는 개뿔! 좋아 죽는구나. 조금 치긴 친다마는 그거 가지고는 택도 없다, 요놈아.’


KPGA 프로는 얼마 전 그를 찾아와 신신당부하며 부탁했던 그 사람을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초짜가 그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은 돈을 두둑이 받았으니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그저 그가 부탁한 대로 칭찬만 하고 용기만 북돋아주면 된다.

이제 골프의 신동이 될지 안 될지는 그 스스로의 노력에 달렸으리라!


***


이글스 골프연습장을 나온 우혁재가 자동차를 휘문고교 사거리 쪽으로 몰고 가다, 사거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우회전하여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이 길은 길이 매우 좁고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비탈길이라 일방통행으로 정해진 길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길이 이글스 골프연습장에서 우혁재의 사무실이 있는 그라스 33타워로 가는 가장 빠르고 간편한 길이다.

그가 언덕 아래를 향하여 천천히 자동차를 전진시키고 있는 그때, 아래쪽에서 현재자동차의 세단 ‘소만타’ 승용차가 언덕 위를 향하여 올라오더니 차를 멈추었다.

빵빵

아래쪽 승용차에서 경적이 울렸다.


‘일방통행인데 이게 뭐하는 행동이지? 혹시 일방통행인 걸 모르나?’


상대편 자동차의 몰상식한 행동에 우혁재는 짜증이 났지만 아마도 몰라서 그랬겠거니, 하고 참고 잠시 기다렸다.

빵빵

방귀 뀐 놈이 성질낸다더니 오늘 일이 바로 그 짝이다.

일방통행 길을 거꾸로 올라온 차가 비켜주기는커녕 오히려 자꾸 빵빵거리면서 우혁재 보고 비키라는 것이 아닌가?


‘뭐 이런 개 뼉다구 같은 일이 있어!’


슬며시 화가 치민 우혁재가 손으로 뒤로 가라는 표시를 하였다.

그런데 웬걸?

그 차는 뒤로 가기는커녕 요지부동, 움직일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았다.

끝까지 버틸 심산인가 보다.


‘이런, 제기랄. 미친 거 아냐?’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곱씹은 우혁재가 차에서 내려 아래에 있는 ‘소만타’ 승용차 쪽으로 걸어갔다.


똑똑

우혁재가 차 문을 노크하고 창문을 내리라고 손짓하였다.

찌잉

자동차 창문이 내려가자 약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저팔계 같은 아저씨가 뚱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저씨! 차를 뒤로 빼셔야죠.”

“내가 차를 왜 빼? 당신이 빼야지.”


말이 짧았다.

아마도 우혁재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것을 보고는 얕잡아 본 모양이었다.


“아저씨, 참 이상한 분이시네요. 이 길은 일방통행입니다. 일방통행!”

“일방통행?”



그러면 그렇지!

아마도 일방통행이란 걸 몰라서 아저씨가 실수했나 보다, 라고 우혁재가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일방통행이란 증거 있어?”

“네에?”


저팔계 아저씨가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2월 중순, 밤 7시.

벌써 어두움이 밀려와 바깥이 깜깜해지는 시각.

자동차로 처음 길을 들어 설 때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일방통행 표지판을 그냥 스쳐 지나쳐왔다면 일방통행 길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아!

방법이 있다.

자동차에서 내려 아스팔트 길바닥에 하얀 페인트로 간간이 써 놓은, 역방향으로 화살표에 엑스 자를 표시해 둔 것을 확인하면 된다.

그러려면 약간 귀찮더라도 차에서 내려 하얀 페인트 글자 앞까지 걸어가야 한다.

지금은 밤이 어둡고 가로등도 그리 밝지 않아서 차 안에서는 아무리 눈을 집중해서 보아도 길바닥 글씨까지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팔계 아저씨는 차에서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증거를 대란다.

그리고는 저렇게 배 째라며 가만히 차에 앉아만 있었다.


‘아! 돌아버리겠군. 짜증나는데 차라리 내가 차를 뒤로 뺄까?’


우혁재는 차라리 자신이 차를 뒤로 빼는 양보를 잠깐, 아주 잠시 잠깐 생각해 보았다.


‘아니지. 내가 저런 사람에게 양보해주면, 저 사람이 지 잘난 줄 알고 계속 저딴 행동을 할 거 아냐?’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란 심정으로 양보를 생각했던 우혁재가 그런 생각을 접고 끝까지 법대로 밀고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저씨! 증거는 아스팔트 바닥에 써져 있잖아요.”

“바닥 어디?”

“내가 그런 거까지 가르쳐 줘야 돼요? 내려서 보시면 되잖아요.”

“싫어.”


정말 말이 안 통하는 돌아이 아저씨였다.

우혁재가 화가 나서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빵~

빵빵

우혁재가 뒤를 돌아보니 우혁재의 차 뒤에 자동차 두 대가 연달아 서 있었다.

이때, 돌아이 저팔계 아저씨가 우혁재 말이 맞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를 채었다.

왜냐하면 우혁재 차 뒤에는 차들이 연달아 내려오고 있지만 자신의 차 뒤에는 단 한 대의 차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저씨, 보셨죠? 뒤에 차들이 뭐라고 하잖아요. 이제 차 뒤로 빼세요.”

“싫어!”

“아니, 왜요?”

“나이도 어린 사람이 어른한테 이래라 저래라 했잖아. 세상이 어떻게 된 게 요즘 애들은 장유유서(長幼有序)를 몰라?”


장유유서(長幼有序)

이 자리에서 장유유서란 말이 뚱딴지 같이 왜 나온단 말인가?

법을 어기고 지키지 않는 거랑 나이 많고 적은 거랑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아저씨, 일방통행하고 장유유서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요? 빨리 차 빼세요.”

“싫어. 난 나이어린 사람한테 무시당하고는 못살아. 차 못 빼.”

“그럼 어쩌자는 거예요?”

“당신이 사과해. 그럼 내가 차를 뒤로 빼지.”


참!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는 잘못하고도 적반하장인 사람들이 유독 많다.

그들과 말을 하다보면 정작 핵심적인 문제는 비껴가 버리고 말꼬투리를 잡아 문제를 삼거나 나이가지고 시비를 건다.


그때 우혁재의 차 뒤에 있는 자동차의 문이 열리면서 사람이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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