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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손만 대면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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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4.20 23:0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673
추천수 :
40
글자수 :
131,468

작성
19.04.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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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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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에필로그

DUMMY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살짝 한 방울 쳐주면 얼마나 맛있게요. 자 이제 드셔보세요."


꿀꺽 침이 넘어간다.

며칠 동안 하루를 라면 한 개로 버틴 속이 뒤집어질 것만 같다.

배가 고프다.


오늘로 이 생활도 끝내야겠지.

한숨을 깊이 내쉬고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았다.


나는 소설가다.

이렇게 자신 있게 내뱉을 날이 오기는 할까.

방구석에 처박혀 야심 차게 연재한 소설은 독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그럴 만 했다.

내가 보려 해도 도무지 스크롤이 내려가질 않더라.


시작은 이랬다.


찐따 같았던 학창시절을 함께 해준 유일한 벗인 만화책, 그리고 판타지 소설들.

몇몇 소름 끼치는 명작들도 있었다.

교과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내가 아직도 소설 만큼은 읽는 걸 멈추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하지만 읽었던 모든 소설이 참신하고 재미있었는가 하면,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느낀 것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양판소라는 신조어까지 있더라.

문제는 그 양판소를 읽으며 나에게 자신감의 폭풍이 몰아쳤다는 사실이다.


'저 정도면 나도 쓰겠다.'


인터넷 장르 소설 작가. 연봉 10억.

1회당 5~6천자의 글로 월수입 1억.


'못해도 중간은 가지 않을까?'


모든 것이 쉽게만 느껴졌었다.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처음에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을 했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


그래. 나는 오만했다.


무작정 시작했던 연재는 하루 하루 나를 고개 숙이고 좌절하게 만들었다. 조회수 하나 올리는 것이 이리도 힘든 일이었을 줄이야. 세상에 쉬운 일이 있겠냐만은 역시나 쉽지 않았다.

하늘을 찌를듯 했던 자신감은 터져버린 풍선처럼 찢기고 너덜너덜 해졌다.


따분한 설정, 한심한 주인공, 뻔한 전개, 고구마 조연들, 그리고 잔뜩 벌려놓기만 한 채 전혀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떡밥들.

이제 보내줄 때가 되었다.


"하아~. 그래도 완결은 내야겠지. 연중한다고 나중에 다시 쓸 일도 없을것 같고."


그래도 몇 명은 아직도 읽어주는 까닭에 억지로 키보드를 두드린다.

개연성이고 뭐고 이제 그런걸 신경쓸 사람이 남아 있을리도 만무. 대충 주인공이 죽으면서 왕국이 멸망하고 끝내야겠다.


아니, 내가 희망을 잃었으니 주인공 만큼은 희망을 남겨주는건 어떨까.


=================

<에필로그. 회귀한카인>


옆구리에서 피가 왈칵하고 쏟아진다.


"빌어먹을. 나에게 조금만 더 힘이 있었다면 아리스도, 그리고 모두를..."


그러나 이제 와 무엇을 후회한들 다 부질없는 일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검은 안개가 보인다.

저건 결코 안개가 아니리라.

왕국을 넘어 세상을 멸망의 길로 인도할 종말의 사도. 선두의 드래곤을 필두로 수많은 아룡들. 그들은 지금 다크 브레스를 쏟아낸 쌍두룡을 지켜보고 있었다.


끼에에엑.


흉측한 모양을 한 쌍두룡의 한쪽 머리가 비명을 질렀다.

능력 이상의 브레스를 쏟아낸 탓에 주둥이가 반쯤 날아가고 검은 비늘 사이에선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고통이 심한 건지 긴 목 위로 난 대가리가, 그리고 눈동자가 이리저리 발광한다.


또 하나의 흰색 비늘로 둘러싸인 용 대가리. 그 주둥이에서는 은은한 빛과 함께 마나가 뿜어져 나왔다. 알 수 없는 문자와 마법진이 공중에 그려졌다.

마법진에서 마나가 쏟아지고, 검은 비늘의 뭉그러진 주둥이가 점점 회복되고 있었다.


"이럴수가..."


회복을 마친 검은 대가리의 모습이 또 다시 일그러졌다.

종전 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마나의 아지랑이.

망연자실 다가오는 거대한 힘에 카인은 아무것도 못하고 절망을 마주해야 했다.


다크 브레스.

그 검은 파도가 다시 한번 무너진 왕성의 잔해를 휩쓸며 카인을 뒤덥었다.


그걸로 끝이었을 터였다.


키이잉-.


찰나의 순간. 카인의 목에감긴 운명의 여신 네클리스가 강한 빛을 내뿜었다. 칠흑같은 드래곤의 브레스를 뚫고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 빛과 함께 카인은 정신을 잃었다.


***


"카인. 좀 일어나봐 카인"


달콤하고 익숙한 향기.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카인은 겨우 눈을 떴다.


"카인. 너 답지 않게 늦잠이라니 어젯밤 야한 꿈이라도 꾼거야?"

"아... 아리스?"

"늦잠을 잔 주제에 왜 놀란듯이 처다보는 거야. 바보 카인! 오늘은 던전 탐험을 가기로 한 첫날이자나! 얼른 일어나!"


아리스가 모포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카인은 여관의 나무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그리곤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엎드린 채 어깨만을 들썩였다.


"카인. 너 설마 우는거니? 푸하하하."


아리스가 놀려도 카인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돌아왔어. 모두가 살아있던 그때로... 다행이다.'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잘못했다니까! 정말, 무슨 남자가 고작 그런 거로 우는 거야?"


시간이 되돌려졌다. 모든 기억이 온전하다. 지옥 같은 미래가 조금 전 일처럼 또렷하다.

꿈이었을까?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미래를 바꿔야만 해. 그럴 힘이 나에게 있을까.'


그런 것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카인은 다시 던전을 향할 것이다. 다시 저 두려운 용들의 목을 잘라낼 것이다.


아리스를. 그리고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

안녕하세요.

용살자 카인을 쓴 작가, 마법이 안나가 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차기작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이 정도면 되겠지.

무슨 이야기를 썼는지 나조차 모르겠다.

작가 공인 똥망작인 소설이지만 완결을 내고 보니 조금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볼 엄두는 도저히 나지 않았다. 작가가 이 모양인데 독자는 읽겠나 싶다.


어쩌면 프롤로그를 에필로그처럼, 이렇게 회귀하면서 시작했더라면 조금 나은 소설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미래를 알고 있는 주인공. 그 흔한 설정이 웹소설에는 적합하다고 한다.

조금 더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우우웅-.


"네. 여보세요"


[305호 총각. 집주인인데 이번달 방세가 안들어와서 말이야. 벌써 세달 째인거 알지?]


"정말 죄송한데 다음달에 한번에 드리면 안될까요?"


[또? 사정은 알겠지만 우리도 요즘 힘들어서 말이야. 세금도 오른다 그러고.]


"네.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 달에는 꼭 드릴게요. 제가 다음주부터 출근이라 월급이 나오려면 좀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래. 그럼 꼭 좀 부탁해요. 다른집 같으면 벌써 방 빼라고 했을거야. 내가 아들같으니까 기다려 주는거지.]


"네네. 감사합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들은 무슨. 보증금이 있으니 안심하고 저러지.

그나저나 거짓말이 술술 나온다. 소설을 쓰면서 거짓말만 는건 아닌가 싶다.


꼬르르륵.


대체 내 앞 날은 어떻게 되는것일까?

미래를 알고있는 주인공이고 자시고 내 미래나 좀 알고 싶다.


좁은 원룸 한구석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웹소설 사이트에 접속한다. 화려한 사이트의 메인화면 어디에도 내 소설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한때는 메인에만 걸리면 나도 조회수 팍팍 늘어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베스트 랭킹 1위 소설의 프롤로그를 다시 클릭했다.


"씨발..."


부럽다. 나도 소설 잘 쓰고 싶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렇게 잠이 들었다.



***


작가 '마법이 안나가'는 깊은 잠에 빠졌다.

물론 유료화에 실패했으니, 프로작가가 아닌 아마추어 작가였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내일이 되면 망해버린 소설의 작가에서 다시 작가 지망생으로 되돌아갈 뿐이다.


우우웅.


침대맡에 둔 스마트폰이 비명을 지른다.

어두운 밤, 스마트폰만이 잠에서 깨어났다.

소설 사이트의 댓글 알람을 켜둔 까닭이다.


[에필로그. 회귀한 카인]

#새로운 댓글#


- 비로그인008764

뭐야. 이 소설 설마 이렇게 끝나는 거임?


- 고구마매니아 (후원자 랭킹 2위)

ㅋㅋ 작가님. 뭐이런 황당한 앤딩이ㅋㅋㅋ

앤딩까지 고구마. 대박


- 인생 2회차 (후원랭킹 1위)

ㅅㅂ 작가련아. 적어도 떡밥 뿌린건 다 회수하고 앤딩을 내던가.


- 보리차 (후원자 랭킹 4위)

ㅋㅋㅋ 여기까지 읽은 내가 병신. 후원한 돈 뱉어내라 100원!

나야 백원이지만 후원랭킹 1위인 분은 얼만지 몰라도 발암일듯 ㅋㅋㅋㅋ



그의 댓글창이 이리 소란스러웠던 적이 있던가. 그나마 그의 이야기를 꾸준히 읽어주던 사람들 몇이 댓글을 달았다. 대부분 후원을 해 주었던 사람들이다.


그는 처음 후원을 받았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단 100원으로 내가 이리도 행복할 줄이야'


그것이 그가 쓰레기소설이라 자평하는 '용살자 카인'을 중단하지 않고 엔딩까지 끌고 온 원동력일지 모르겠다.


물론 후원금 처럼, 그들이 단 댓글도 달콤하기만 한건 아니었다.

누군가 말했다.

조회수나 댓글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

어디 그게 마음처럼 쉬운 일인가.

거기다 후원을 해준 고마운 사람들의 욕이라면 한 층 더 타격이 큰 법이다.


그에게 달린 댓글이 베스트 작가들처럼 수천 수 만개 였다면 또 모를 일이겠지만, 대 작가들의 기분을 지금의 그가 알리는 없다.


우우웅. 우우웅.


#새로운 댓글#


- 보리차 (후원자 랭킹 4위)

ㅅㅂ 여기까지 읽은 내가 병신. 내가 후원한 돈 뱉어내라 100원!

나야 백원이지만 후원랭킹 1위인 분은 얼만지 몰라도 발암일 듯 ㅋㅋㅋㅋ


└ 인생 2회차 (후원랭킹 1위)

그러니까요. 뭐 이런 작가 한 둘이겠냐만 이런 작가ㅅㄲ들은 소설 빙의물 마냥 소설 속에 집어 넣어야 됨. 지가 싸놓은 떡밥 다 회수하고 엔딩까지 개고생시키고 고구마 ㅈㄴ 먹여야 함.

참고로 저 만원밖에 후원 안 함.


└ 비로그인 008764

헐 ㅄ 인증이냐. 이딴 똥 글에 만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인생 2회차 (후원랭킹 1위)

응~ ㄲㅈ 비로긴 그지새끼야 나 돈 많아~


우우웅.


마치 소설 같은 신비한 일이 벌어졌다.

왜인지 댓글 창이 빛났고, 이어 스마트폰 전체가 은은한 빛을 냈으며, 그 빛이 잠든 그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작은 원룸 안에는 더는 누구의 숨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작가의말

4월 5일 일부 수정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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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다시 만나다. (1) +1 19.04.11 94 2 12쪽
14 남작가의 둘째 아들. (4) 19.04.09 104 2 13쪽
13 남작가의 둘째 아들. (3) 19.04.08 94 2 15쪽
12 남작가의 둘째 아들. (2) +1 19.04.07 99 2 15쪽
11 남작가의 둘째 아들. (1) 19.04.06 97 2 13쪽
10 잔당 +1 19.04.05 110 2 15쪽
9 탈출. (2) 19.04.04 123 2 12쪽
8 탈출. (1) +1 19.04.03 121 2 13쪽
7 너는 마법사다. (3) +3 19.04.02 134 2 17쪽
6 너는 마법사다. (2) 19.04.02 123 1 15쪽
5 너는 마법사다. (1) 19.04.01 146 2 13쪽
4 소설 속에 빠지다. (2) 19.04.01 170 2 12쪽
3 소설 속에 빠지다. (1) 19.04.01 206 4 15쪽
» 에필로그 19.04.01 251 3 11쪽
1 프롤로그 +3 19.04.01 282 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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