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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손만 대면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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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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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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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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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가의 둘째 아들. (4)

DUMMY

나는 바닥을 뒹굴며 놓쳤던 검을 재빨리 주웠다. 다시 일어섬과 동시에 가까이 있던 기사 라파엘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아앙-!


검이 떨리는 소리가 길게 울렸다.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양의 마나로 검을 감싼 탓인지 울림이 멈추질 않았다.


"거봐, 프롯. 내가 뭐랬어? 하하하! 이거 기분 최곤데. 하루 만에 각성을 두 번 하는 건 세상에서 나 뿐일 거야!"

"각성?"

"그래! 우리가 마신 건 일종의 엘릭서니까. 아직 미완성이긴 하지만."


알고 있었다. 알케미스트 에디슨.

그는 포션 제작 전문가이다. 소설 속에서는 남작의 장자 안드레아스의 밑에서 각종 포션과 엘릭서를 공급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그런데 왜인지, 아직은 안드레아스의 수하가 아닌 채로 지하 감옥에 갇혀 있었다. 이거야말로 행운.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도움을 받게 되었다.


"엘릭서라니, 마법도 못 쓰는 주제에 용케도 만들어 냈네."

"하하하. 포션은 머리로 만드는 거지. 마법 좀 쓴다고 멍청한 놈들이 흉내 낼 만큼 간단한 게 아니라고!"


녀석이 연금술사인 걸 눈치챘을 때, 포션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따라왔는데 갑자기 엘릭서라니.

역시 사람은 돕고 봐야 하는 건가.


"미완성치곤, 효과가 괜찮은데?"

"당연하지. 내 공식은 완벽해. 다만 드래곤 혈청이나 푸코의 열매를 구하지 못했을 뿐이지."


맞다. 푸코의 열매는 엘릭서의 재료중 하나. 앤이 따온 덜익은 열매로 어떻게든 안되려나.

이크. 이런 잡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깡! 채앵!


감정을 들어내지 않던 라파엘로가 갑자기 분노한 듯 검을 휘둘러 왔다.


"엘릭서라니, 그 귀한걸... 설마 두분이서 드셨단 말입니까? 안드레아스 님에게는 아직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하셨으면서..."


뒤에서 우리의 공방을 지켜보던 에디슨이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 집을 불태운 놈에게 줄리가 있겠어?"

"그렇다는데. 우리형 안드레아스에게 가서 전해줘. 기사 아저씨."


나는 그의 검을 막은 채 마나를 끌어 모았다. 마나량이 상승했어도, 검술 실력으론 라파엘로를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괜히 북문 수비 대장이 아니라는 소리다.

이가 안돼면 잇몸으로. 검술이 안되면 나의 장점인 마나 컨트롤을 이용해 승부를 볼 뿐이다.


"저... 저럴 수가. 이건... 대체."

"뭐야, 저건?"

"...허억."


주변의 불타다 만 나무 기둥과 잔해 더미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투기를 두른 채로도 주변이 컨트롤 가능해 지다니, 역시 엘릭서. 미완성이라곤 해도 엄청난 효과다.


"하아-압!"


검을 휘드름과 동시에 들어올린 잔해들을 라파엘로에게 날렸다.


카앙-.


퍼억.퍽.퍽.


라파엘로는 내가 내지른 검은 막아냈지만 뒤이어 날아온 타다만 통나무에 맞고 뒤로 날아가야만 했다.

수비대장답다고 해야 할까. 투기를 두른 그의 몸에는 상처하나 없었다. 그러나 물리적 힘으로 인해 뒤로 한참을 날아가 다른 건물의 벽에 내동댕이쳐졌다.


찬스는 지금뿐.


"지금이야! 튀어!."

"당연하지."


우리는 라파엘로가 날아간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마나도 못 쓰는 병사들은 있으나 마나. 우리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우리가 달리는 방향에 서 있던 세 명의 기사가 투기를 감싸고 달려들지만, 에디슨의 커다란 워터 볼에 의해 뒤로 날아갔다.

이번에도 큰 데미지를 준 건 아니었으나, 길을 뚫는 데는 아주 효과가 컸다.


"다치고 싶지 않으면 쫓아오지 말라고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나는 아침이 밝아오는 도시를 달리며 에디슨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하아, 하아. 이거, 신나는데. 마법사가 이런 기분이었다니."

"에디슨, 안드레아스가 널 노리는 동안 각성을 시켜주겠다는 제안도 했었을 텐데?"

"아니, 그런 말은 없었다. 하아, 하아. 뭐, 나중에는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랬다면 어떻게 했을 거 같아?"

"당연히 거절이지. 내 집을 저렇게 만들어놓은 놈들인데. 하아, 하아. 그리고 난, 나 스스로의 힘 만으로도 얼마든지 마법사가 될 수 있었을걸? 제대로, 하아, 하아, 된 엘릭서를 마시면 일반인은 각성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무튼 지금은 뛰기 힘드니까 말걸지 마. 하아, 하아."


웃기시네.

난 에디슨이 소설 속에서 어디서 뭘 하고 다녔는지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한걸 겨우 참았다.


투기를 사용해서 그런지, 달리는 내 몸은 가볍고 상쾌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쫓아오는 놈들도 투기 사용자 라는것.

에디슨을 보니, 그는 힘들어 죽을것만 같은 표정이다.


"골목으로 들어가자."

"하아, 하아. ...그래."


골목 깊숙히 들어왔다.

기사들이 언제라도 들이닥칠 급박한 상황.

투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에디슨은 당장이라도 탈진 할 것 처럼 지쳐보였다.


"하아... 어쩔 수 없군."


난 할 수 없이 에디슨의 등 뒤에 섰다.

그의 양 팔 아래로 내 팔을 끼워 넣고 끌어 안았다. 조금 민망한 자세.


"이새끼가, 지금 뭐하는..."

"닥치고 있어봐. 멍청한 새끼야."


마나를 끌어 모았다.


부우우-


"움직이지 마라. 그랬다간 손 놓을거니까."


우리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마나가 줄어드는게 확실히 느껴질 정도로 엄청나게 소모되어 나갔다.


"마, 마법사는 하늘도 나는건가."

"뭐, 노력하면 너도 가능할거다."

"그럼, 좋겠군."


바람의 특질을 가진 앤이라면, 순식간에 날아서 리오의 도시 밖 까지도 날아갔을 텐데. 나는 죽을똥 살똥 마나를 쏟아부은 끝에야, 겨우 건물의 지붕 위에 도착했다.


"하아... 드럽게 무겁네. 그리고 좀 씻어라. 새끼야."

"남자한테 안긴 내 생각은 안 하냐?"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이런 농담 따먹기나 할 때가 아니다. 아래를 보니 순식간에 기사의 무리가 들이닥쳤다.


"놈들이 사라졌습니다."

"주변 집안을 수색해! 샅샅이!"

"네!"


다행히 지붕 위를 올려다보진 않았다. 이 근처 가장 높은 건물이니까 아래에선 잘 보이지 않을 거다. 건물이 밀집된 지역이고, 좁은 골목에선 아무리 위를 올려다봐도 소용없다.


"휴우.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나는 지붕에 누워 말을 꺼냈다.


"글쎄. 집도 없고, 쫓기는 상황이니까. 머리라도 밀어야 하나."


에디슨도 나를 따라 지붕에 누웠다.


"숨겨 줄 지인 같은 건?"

"없다. 있어도 민폐 끼치는 건 딱 질색이고."


나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옆에 놓인 물건들을 바라봤다.


"그 책이랑 두루마리가 레시피겠지?"

"그래. 왜? 너도 탐나냐?"

"아니. 어떻게 너를 자-알 구슬려서 완성된 엘릭서를 받아먹을까 고민 중이다."

"흥, 솔직하군."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수도 없고, 아이들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수색 중인 기사들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게 됐다.

에디슨과 나는 지붕위에 나란히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봤다. 도시를 둘러싼 성벽 위로 아침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정말, 여기 오고나서 사건의 연속이구나.


"에디슨. 너 나랑 같이 다니는건 어때?"

"그 전에, 에런. 그거 남작의 아들 이름 아니냐? 안드레아스보고 형이라고 한 것도 그렇고."

"아마도 그런것 같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것 같다니. 맞으면 맞는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솔직히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


"내가, 얼마전 기억을 잃었거든. 근데 깨어나고 보니까 이 몸둥이 속에 들어가 있는거야. 근데 또 하필이면 이 몸둥이 원래 주인이 남작가 둘째 아들이였다는... 뭐 그런 이야기다."

"복받은 놈."

"야, 너 아까 못봤냐. 기사란 새끼들이 하나같이 안드레아스 밑에 붙어서 나를 못잡아 먹어 안달인거."

"봤지. 그렇게 보니 또 안됐네. 크큭."


웃고있는 에디슨을 무시하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같이 다니자고. 나는 이 도시 지리도 잘 모르고, 너처럼 숨어 지내야 하는데, 안내인이 필요 하거든. 당근 엘릭서도 탐이나고."

"당근? 뭐, 일단 무슨 소린지는 알겠는데, 그럼 내 이득은 뭔데?"

"푸코의 열매. 드래곤의 혈청."

"뭐? 그걸 니가 어떻게 구해?"


누워있던 에디슨이 갑자기 몸을 세우고 내 얼굴을 내려다봤다.


"다 구하는 방법이 있어. 푸코의 열매는 이미 구했고."

"진짜? 어디 있는데?"

"이 도시의 북문 밖에 있을 거라고 추정된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일행이 거기서 못 들어오고 있다고."

"흠..."


그는 잠깐 고민하는 것 같았다.


"뭐, 손해 볼 것 같진 않네. 어차피 도망자 신세. 동료가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 드래곤 혈청 같은 걸 구할 방법도 딱히 없었고."


에디슨이 자신의 치아가 가득 드러날 정도로 활짝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런 오글거리는 행동이라니. 여긴 분명 내 소설 속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에디슨의 손을 맞잡고 악수를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써먹을 만한 놈 하나 얻은 게 어디야...


"근데, 지금부턴 어쩌지? 계획은 있어?"

"한두 군데 도움을 받을만한 곳이 있긴 해."

"어딘데?"


설마, 거기서 도움을 받게 될 줄이야.


"교회."

"뭐?"

"사제복이라도 빌려 입어야 북문 밖으로 나가지."

"너... 진심이냐?"

"그래. 뭐, 운 좋게 인맥도 생겼고."

"인맥? 그게 누군데?"

"아리스 라고, 주교 딸이라 해야 하나."

"미쳤군."


에디슨도 교회를 좋아하진 않는 눈치다.

뭔가 알고 있나 궁금했지만 애써 묻지는 않았다.


"그럼, 또 다른데는?"

"그건 니가 말했던 데지."

"뭐? 내가 언제?"

"부잣집가서 각성이나 시켜주고 돈벌라며."

"아하..."

"돈이 있으면 뭐든 못하겠어."


꼬르르륵.


"야 근데, 먹을건 없냐. 배고프네."

"시험작인 엘릭서 몇개 더 있는데 마실래?"

"미쳤냐. 이제 효과도 없을텐데 그걸 또 마시게. 아깐 정말 죽는줄 알았다."

"알고 있었냐. 하하하."


우리는 끈질긴 기사들 때문에 한참 동안을 지붕위에서 보내야만 했다.


***


판타지오 남작가의 집무실.


똑똑.


"들어와라."


갑옷을 착용한 기사가 들어왔다.

리오 북문 수비대 대장 라파엘로.


"이야긴 들었다. 놈이 탈옥을 했다고."

"그렇습니다. 안드레아스님! 저의 실수로 인해... 다 잡은걸 놓쳤습니다."

"계속해 봐라."

"에런님과 예의 연금술사가 손을 잡았습니다. 연금술사는 각성을 끝마치고 물의 특질을 가진걸 확인했습니다. 또, 엘릭서를 완성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마도 엘릭서를 사용해 각성한것이 아닌가 추측 중입니다. 또한, 에런님 역시 엘릭서를 마셨는지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능력을 보이셨습니다. 때문에 제가 있었음에도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안드레아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탁자 위에 놓여있던 붉은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고 창가로 이동했다.


"흐음... 놈이 왜 살아있는거지... 그게 제일 알 수가 없단 말이야."

"안드레아스님. 제가 꼭 다시 잡아오겠습니다. 둘 모두를..."


안드레아스는 잔을 든 손을 살짝 들어올려 라파엘로의 말을 잘랐다.


"됐다. 엘릭서를 마셨고 거기에 포션까지 만들어 마셔대기 시작하면 기사들 가지곤 어림도 없지. 위치만 파악해서 보고해라. 그만 나가봐."

"...옙."


라파엘로는 나가면서 주먹을 피가 날 정도로 불끈 쥐었다.

두번 다시는 실패가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안드레아스의 머릿속에는 휘하의 마법사들을 사용할 생각인 게 눈에 훤했다.


'부러운 마법사 놈들... 내가 기사가 되기 전에 마법사가 됐었더라면...'


자신보다도 한참 어린 마법사들이 더 중용 받는 현실. 그 괴로움. 고통.

그리고 생각했다. 오늘 경험한 둘째의 그 힘을.


'엘릭서라... 그걸 손에 넣으면 나 역시도...'


그게 있으면 자신도 더 강해질 수 있으리라. 라파엘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끼익- 쾅.


집무실에 남겨진 안드레아스. 그의 안광이 빛났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엘릭서가, 이미 완성이 됐었을 줄이야. 흐흐흐. 아버지. 두고 보시지요. 저는 제 나름대로 힘을 키워내 보이겠습니다. 이제 슬슬 그 자리에서 내려올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크크큭.'


그의 손에 들린 유리잔. 그 속에 담긴 붉은 포도주에서 미세한 파문이 번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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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남작가의 둘째 아들. (2) +1 19.04.07 99 2 15쪽
11 남작가의 둘째 아들. (1) 19.04.06 97 2 13쪽
10 잔당 +1 19.04.05 110 2 15쪽
9 탈출. (2) 19.04.04 123 2 12쪽
8 탈출. (1) +1 19.04.03 121 2 13쪽
7 너는 마법사다. (3) +3 19.04.02 134 2 17쪽
6 너는 마법사다. (2) 19.04.02 123 1 15쪽
5 너는 마법사다. (1) 19.04.01 146 2 13쪽
4 소설 속에 빠지다. (2) 19.04.01 170 2 12쪽
3 소설 속에 빠지다. (1) 19.04.01 206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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