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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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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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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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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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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DUMMY

“대답. 이번 질문과 답변으로 약 서른 명에 가까운 영지민들에게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 했으며, 하물며 외화에 대한 개념과 그에 따른 서방국 통화의 금전적 가치의 하락 등 다소 전문적인 범주에 속하는 경제적인 지식의 부족이 원인이 되는 것 같다고 사료됩니다. 앞으로의 정보 수집 활동은 이러한 영지민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타국의 상품을 매매하려는 상인, 혹은 외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을 은행이나 길드 관계자에게 시도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아까부터 줄곧 내 행동에 대한 토리의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역시 본인은 내가 엉겁결에 말했던 그 ‘불공평’인지 뭔지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근본만큼은 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일관적으로 유능한 녀석이라는 말인가.

“뭐, 확실히 인형들을 상대로 가볍게 운동도 했고, 무의미하게 이리저리 걸으면서 배도 좀 꺼지는 것 같으니 슬슬 직접적으로 물어볼 시기겠지. 이대로 시간만 계속 끄는 것도 어쩐지 지루해졌다고 할까,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서 심심하고, 이런 건 머리를 쓰는 일은 아마 나보다 시우가 제격이겠지.”

이대로 적당히 시장 같은 곳에 가서 자리를 잡은 상인 중 아무나 붙잡고, 요즘 타국에 가서 물건을 사고팔려는 녀석들 이름을 죄다 까발리지 않으면 당분간 샬롯 백작령에서 장사 같은 거 못하도록 철저하게 협박해서 못을 박아 두는 편이 좋겠···.

“경고. 감지 범위 이내에 다수의 인형(돌)들과 교전 중인 아인을 확인. 그러나 그 소란스러움 탓에 영지민들이 몰려들어서 거리에 피해가 확산. 현재진행형으로 사건의 규모가 커지면서 또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영민들 중 사건에 휘말려 들어 사상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우려됩니다만, 방치하시겠습니까?”

엣,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 직접적으로 부탁하는 게 아니면 다른 사람의 일 따위는 되도록 다른 사람이 해결하도록 놔두고 싶은 편인데, 여러 모로 갑자기 귀찮아지기도 했고, 이제는 배도 적당히 꺼져서 딱히 나서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는데 말이지.

“경고. 만약 방치하게 될 경우의 예상되는 인적 피해는 약 수십 명에 이르는 경상 및 중상이며, 그 중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이들은 훈련된 이들이 아니기에 운이 좋으면 신체적 불구, 최악에는 사망하게 되기에,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한 통계 상 인적 피해는 최소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확률 또한 적지 않은 수치로서 존재하다고 사료됩니다. 또한 이로 인한 재산의 물적 피해의 금전적 수치를 2대 마스터의 군자금으로 환산해 보이면 대략적으로···.”

거 참, 오늘 따라 되게 말 많아!

“아, 알았어! 알았다고! 간다고, 가면 되잖아! 나 참, 이래서는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네. 하지만 말이지. 너도 알다시피 이런 일은 원래 샬롯 아저씨나 엘리가 대처해야 하는 문제인 거라고, 언제까지 내가 대처해야 할 문제도 아니고, 그럴 시기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어. 그러니 다음부터는 다른 사람이 해결하도록 놔둘 거니까? 알았지?”

“대답. 그건, 물론입니다. 이 세상에 현존하는 모든 사건 및 사고에 2대 마스터가 때마침 적절하게 나타나 대처하는 건 이론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니 말입니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 선의를 갖고 조금만 도와준다면 ‘예전의 저’처럼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접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이 있으리라는 뜻을 전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토리가 하고자 하는 말이 나로서는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아마 시우를 통해 성장하는 일을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서론은 됐고, 빨리 위치나 알려 줘.”

“대답. 알겠습니다. 탐색에서 검색으로 전환. 위치 고정. 최적의 경로를 검색 중. 검색 완료. 현재 위치에서 북동쪽으로 약 50미터 정도 부근에 있는 외부로부터 침입이 금지되어 있는 폐촌 구역 근처입니다. 현재 확인되고 있는 들의 개체 수는 약 수십 기에 이르지만, 교전 중인 아인에 의해 점차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나는 더 이상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탓에 토리가 ‘폐촌 구역’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 빠르게 달려갔다. 그리고 막상 현장에 도착했을 때 덩치 큰 누군가가, 아니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저건, 어제 나에게 얻어맞고 기절했던 그 덩치 큰 남자?

“우, 우어어! 우어어어!”

근데 얼굴이 빨갛다 못해 뭔가 전신이 붉게 달아올라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데, 대체 얼마나 열을 받았기에 저런 상태가 되는 거지?

“경고. 현재 교전 중인 해당 아인에게서 폭발적인 열기와 이질적인 마나를 감지. 이것은 저의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새로운 종류의 아인입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거체에 대한 위압감과 명백하게 적의를 담은 살기를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재확인. 인형(돌)들에게 정신적인 디메리트 효과가 부여됩니다. 그러나 디메리트 효과 ‘위압’와 ‘도발’이 무효. 여전히 무의미하게 교전 중입니다.”

아직까지 샬롯 아저씨가 보내는 지원군이나 길드의 모험가들이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이런 상황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확실히 이대로 가다가는 아직까지 거리를 두고 있는 영지민들조차 휩쓸려서 사상자가 발생할 것 같았다.

“알았어. 우선 주변에 있는 인형들부터 없애고, 그 다음에 저 커다란 아인 녀석을 진정시켜야 되는 거지?”

“긍정. 그렇습니다. 그러나 접근전을 통한 전투는 효율적이지 못하며, ‘대군 마법’으로 일소하기에는 적용 범위가 매우 넓어 주변에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습니다. 되도록 적 개체가 되는 인형만을 노리는 ‘대인 마법’ 중에서 마나 소모가 적은 탓에 난사가 가능한 ‘매직 애로우’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타깃’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장, 내 눈에만 ‘비치고’ 있는 다수의 인형들, 그 이외에는 그냥 아무런 힘도 없는 영지민들이거나 미친 듯이 날뛰는 커다란 아인뿐이었다. 여기에서 추가적인 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이번 공격으로 소동이 잠잠해지겠지.

“좋아. 여기, 일단 내가 '맞출 수 있도록(타깃)' 적당히 '섞어(인챈트)' 낸 '화살(매직 애로우)'들이야. 내 눈에 보이는 놈들은 몰라도, 혹시라도 놓치는 녀석들이 있다면 내가 쏘는 도중에 네가 간섭해서 적당히 유도 시켜서 맞춰 줘.”

“긍정. 알겠습니다. 해당 공격 마법 ‘매직 애로우’에 성공적으로 간섭, 성공했습니다. 이후 확인된 탐지 범위 이내의 인형들만을 목표로하여 섬멸합니다.”

그렇게 내 곁을 떠나서 쏘아진, 영지민들에게 보이지 않는 무색투명한 수십 발의 매직 애로우가 물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방향으로 휘어지고, 향하면서 목표가 되는 인형들의 머리나 심장을 정확하게 관통했다.

“보고. 쓰러지는 인형의 수를 산출. 약 27체를 확인. 마법 공격에 의해 영지민들의 피해는 전혀 생기지 않았습니다. 지극히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투입니다. 새삼 2대 마스터가 이전 사례에서 주먹이라는 비효율적인 접근전을 채용했다가 이번 같은 경우를 접하게 되니 오랫동안 해석 중인 감정 회로가 갑작스럽게 활성화 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이, 2대 마스터가 말씀하셨던 불균형에 의한 성장이로군요. 실로 흥미롭습니다.”

뭐, 이제 와서 그런 건 어떻게 해석하든 상관없게 됐지만, 그냥 그러려니 놔두자.

지금은 저 커다란 아인 녀석을 진정시키는 게 다음에 할 일이다.

“어이~ 거기 덩치 큰 아인 친구? 혼자 열심히 싸워줘서 수고가 많았어! 이제 슬슬 화를 삭이고, 좀 진정하는 게 어때?”

사실 진정하지 못하고 계속 날뛸 생각이라면 내가 몸소 두 주먹을 통해 물리적으로 진정시킬 수밖에 없지만 말이지.

내가 그렇게 허물없는 친근한 분위기로 다가가자 그 덩치 큰 아인 녀석, 언젠가 뒷골목에서 봤던 거구의 남자가 씩씩거리며 나를 돌아보더니 그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단번에 파랗게 질려버렸다.

“히, 히익?!”

아무래도 나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음~ 우리들 어제 뒷골목에서 만났었지? 이번에는 또 무슨 사고를 쳤기에 이렇게 소란스러울까? 짐작 가는 게 있으면 죄다 불어, 아니면 다시 한 번 확실하게 교육 시켜줄까?”

그렇게 내가 주먹을 풀면서 가볍게 위협을 해주자 그 덩치 큰 아인은 내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리며 파리가 날아다니는 듯 매우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만 속삭였다.

“뭐? 잘 안 들리는데, 우리들? 소졸은 또 누구고, 무슨 도련님이라고? 상가 구역? 근데 지금 쫓겨서 위험해? 답답하니까, 좀 똑바로 말해!”

듣고 있는 내가 무척 답답한 탓에 무심코 가볍게 꿀밤을 때리자 어째서인지 얼굴을 붉히면서 울먹이는 거구의 아인.

뭔가, 왠지 모르게 내가 엄청 나쁜 놈 같지 않아?

“보고. 해당 아인과 대화를 통해 몇 가지 키워드를 확보, 이를 통한 상황 증거의 도입 및 문맥의 추론을 시작. 추론 완료. 약 91%의 확률로 해당 아인은 적 개체들로부터 시간을 벌기 위해 ‘소졸’이라는 일행과 상가 구역 도중부터 갈라진 것으로 추정되며, 여전히 다른 쪽의 일행들은 현재진행형으로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으니 부디 도와주라는 의미라 사료됩니다.”

에, 혹시 내가 말한, 지금의 단어들만으로 그렇게 확실하게 단언하는 건가?

“보고. 이전 보고 도중 적 개체에 대한 탐지 범위를 넓힌 결과, 현재 위치에서 약 67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폐촌 구역에서 인간이라 추정되는 미약한 생체 반응과 다수의 골렘들을 포착. 현재 교전중이리라 판단합니다. 또한 가까운 건물에, 이건, 이, 이시우?”

그토록 유능한 토리라도 실수는 하는 법일까, 어째서 여기에서 시우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거지?

아마 시우는 나보다 먼저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을 텐데, 그 보고도 이미 토리 본인에게서 들었었고,

“경고. 거듭해서 경고. 현재 이시우가 적 개체와 조우하여 교전 중인 모양입니다. 적 개체는, 불명. 적 개체의 마나는 포착이 확인되었으나 정작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마나로부터 정보 수집이 불가능. 시급히 분신체를 파견, 접근이 차단당했습니다. 원인은 골렘들이 만들어내는 어떤 특수한 전자파 같습니다. 이대로는 이시우의 생명이 위험합니다.”

다급하게 흘러가는 토리의 보고만으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우가 커다란 위험에 직면해서 목숨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건 확실하게 알겠다.

“토리, 너는 계속해서 시우와 접촉하려 해 봐. 그 사이에 나는 전력으로 뛰어 올라서 상황을 정리하도록 하지.”

“긍정. 이번 경우에 한해서만 샬롯 백작령의 외화 문제라든지, 2대 마스터가 말씀하신 불균형의 논리 등은 잠시 접어두고 전력으로 이시우를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토리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높이 뛰어 올라서 마치 평범하게 서 있는 것처럼 허공을 딛고 나갔다.

덕분에 여전히 내 옷자락을 붙잡고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허공에서 버둥거리는 어떤 덩치 큰 아인 녀석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놈 따위를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보조는 필요 없어. '이번엔 전부 내가 맞출 거야'. 어차피 내가 쏘기만 하면 정확하게 '골렘 놈들에게만 맞게 되니'까.”

비록 하늘 높이 뜬 채 공중에서 무언가를 내려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경우는 항상 좋게 끝나는 경우가 드물었으니까.

“아까 전 마법의 공정을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추가 효과로 매직 애로우에 '폭발(익스플로전)'을 '부여(인챈트)', '맞기만 하면 내부에서 외부로 터진 다음 주변에 피해를 끼치는 일 없이 그 강력한 화력에 의해 잔해조차 남기지 않고 소멸'하겠지.”

비록 아까 전의 과정이 그대로 이어졌지만, 이전의 파괴력이나 화력은 비교를 불허하며, 게다가 이번에는 ‘앞으로 일어나게 될 결과’마저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내 손을 떠난 무수한 매직 애로우들이 폐촌 구역을 향해 재빠르게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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