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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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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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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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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DUMMY

다음 날이 되자 준비된 고급 마차를 타고 샬롯 백작이 기거하는 성에 도착한 일행들.

그 중에는 검은 로브로 전신을 가린 미셸과 이제는 거동이 가능해질 정도로 회복된 롤랑이 특별 제작된 쇠사슬 수갑을 찬 채 동행하고 있었다.

“샬롯 백작령의 영애 샬롯 엘리자베트 아가씨와 샬롯 백작령 소속 이능작가이신 가나 아칸 경과 그 일행 분들이 입장하십니다!”

선두에서는 엘리자베트와 알프레드의 인솔,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가나와 시우, 미셸, 롤랑, 마지막으로 맨 뒤에서 마리엘과 마리.

성에 입장하자마자 관련 사용인들이나 외부에서 찾아온 귀족 등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샬롯 백작이 공적인 자리를 수행하는 무대가 등장하자 좌우에 일렬로 늘어선 기사들이 예를 갖추었고, 드디어 가나 일행은 샬롯 백작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서들 오시게! 내 하나뿐인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우리 샬롯 백작령이 자랑하는 이능작가이며 귀중한 영애이자 소중한 딸아이인 엘리자베트와 그 친구인 가나 아칸, 그리고 그 이외 기타 등등이여!”

특히 이시우를 바라보는 눈길이 노골적으로 한 순간 무척 불편했었지만, 곧바로 평소의 근엄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돌아온 샬롯 백작.

“위대하고 유일한 신이신 데우스의 광휘 아래 우리 서방국 글로리아의 샬롯 백작령의 영원한 주인이자 존경하는 아버님인, ‘바론 드 샬롯’께 백작령의 영애이자 딸인 엘리자베트 샬롯이 인사를 올립니다.”

“하아~ 위대한 데우스가 어쩌고저쩌고~ 앞에서 이미 샤베트가 다 말했으니 이하 생략하고, 샬롯 아저씨 안녕!”

극과 극을 달리하는 인사에 샬롯 백작, 바론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적당히 대꾸했다.

“음! 과연 문무를 겸비한 우리 딸아이다운 정중한 인사지만, 조금만 더 사랑을 담아서 편하게 불러줬으면 좋겠군! 그리고 아칸 경은 좀 더 존경을 담아서 진지하게 인사에 임해주었으면 하네만, 지금은 딸아이 앞이니 넘어가도록 하겠네.”

“아하하하! 역시 딸바보 아저씨! 아니 샬롯 백작님이셔! 아하하하!”

“···그래서 어제 딸아이가 급하게 알현을 요청했었기에 오늘 있을 예정인 오전 업무를 죄다 밀어냈지만, 내게 뭔가 용무가 있나?”

그야말로 ‘딸바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태도답게 가나의 웃음을 무시했지만, 그런 것도 전부 일상이라는 듯 누구나 가볍게 넘겨버렸다.

“그렇습니다, 아버님. 오늘 알현을 요청한 건 다름이 아니라 어제 백작령 정문에서 일어난 일련의 작은 소동에 대해서 해명하기 위해서랍니다.”

엘리자베트의 말에 바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특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제 일어난 일련의 소동은 제가 만든 인형(돌)들이며, 즉 저의 탓입니다.”

“흠. 다음부터는 우리 영민들과 영지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리라 맹세하겠느냐?”

“위대한 신 데우스와 샬롯 가의 이름에 걸고 맹세하옵니다.”

“음! 좋다! 용서하겠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가나가 제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어이! 딸바보 아저씨! 그게 대체 뭐야! 이건 문책도 뭣도 아니잖아! 문책의 무겁고 가볍고를 떠나서 이건 그냥 부녀간의 장난질이잖아?!”

“···어허! 비록 아무리 딸아이의 지인이라도 아칸 경은 부디 말조심을 하게! 본인이 위대한 신의 이름과 우리 가문 이름을 걸고 맹세했건만! 더 이상 어떤 말을 하라는 말인가!”

데우스 신의 이름은 물론, 본인이 소속된 가문의 이름마저 걸고서 맹세를 했다면, 그 무게는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 엄청나게 무거운 동시에 죽음 이상으로 가혹한 제약이었다.

“···아니, 영주로서 처벌이라든가. 정말 화 안 내?”

가나의 지적은 올바르다.

잘못을 했으면 응당 처벌이 따라야 하고, 그것이 사법권을 지닌 영지의 주인이자 영주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음··· 떽, 이놈!”

“···흑!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풀고 용서해주시옵소서, 아버님!”

“음! 아주 좋다! 이걸로 정말 용서하겠노라!”

훈훈한 표정의 바론과 의외로 장단을 맞출 줄 아는 엘리자베트의 촌극에 가나는 한 순간 동안 머리에 핏대가 솟아올랐지만, 그 직후 바론이 곧바로 설명했다.

“사실 소동이라도 할 것도 없는 것이, 백작령 내에 영민들이나 정문 문지기들에게서 다소 소란스럽다는 보고는 있었어도 결정적인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아무 것도 없었다. 물론 제국 측 사절단이나 외부 귀족에게 끼친 피해도 전무하니 이에 대해 처벌하라는 건 억지나 다름없지.”

“후후후. 아버님의 관대한 배려에 그저 몸둘 바 모르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나는 더 이상 반문하는 것도 지친다는 듯 조용히 넘어가고, 그제야 엘리자베트가 뒤에 쇠사슬 수갑을 차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용건은 바로 저기에 쇠사슬 수갑을 찬 두 사람, 미셸과 롤랑 때문입니다.”

“···호오?”

물론 바론 또한 샬롯 백작령의 영주로서 이들을 모를 리가 없었다.

미셸은 폐쇄 구역을 만들게 한 원흉이며, 롤랑은 알게 모르게 제국은 물론, 각국의 저명인사들에게 온갖 의뢰를 받아서 샬롯 백작령의 부와 명예를 드높여 준 인물이니 말이다.

“어제 소동 중에 저기 있는 두 사람이 저의 손님인 가나 아칸의 지인, 이시우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입혔으며, 이것은 샬롯 백작령의 영애인 저에 대한 모욕이기도 합니다.”

“···흠? 이시우, 라고?”

바론의 눈길이 시우를 향하려 했지만, 곧바로 엘리자베트가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셸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인 이시우가, 그리고 롤랑은 관계자인 알프레드가 변호하려 합니다만, 부디 들어주시겠습니까?”

“두 사람은 앞으로 나오거라.”

그러자 엘리자베트 앞으로 걸어 나오는 알프레드와 시우.

두 사람 모두 바론 앞에서 깊이 고개를 숙이더니, 예법에 맞게 한쪽 무릎을 굽히자 소리 높여 외쳤다.

“우리 백작령의 영애이자 내 딸아이인 엘리자베트의 모욕이자 설령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나에 대한 모욕과 같다! 그럼 죄인에 변호를 담당할 그대들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지!”

먼저 입을 연 것은 알프레드였다.

“저의 주인이신, 바론 드 샬롯 백작이시여. 부디 가엾은 롤랑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세바스티아 알프레드. 자네는 오랫동안 백작령은 물론이고, 나와 딸아이를 보좌해주었지. 죄인인 롤랑 경도 우리 비공식적으로 백작령에 부와 명예 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도와준 유능한 인재지.”

바론에게 있어서 알프레드도, 롤랑도 백작령의 소중한 영민이자 중요한 인재였지만, 엘리자베트로부터 요청이 들어온 이상 어떠한 형식으로든 처벌을 내려야 했다.

“그래서 내 딸아이의 말에 대한 반론은 있나?”

“···예. 롤랑은 그저 이 늙은이를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의 노고를 멈추지 않았다가 어제 우연히 아가씨께 실수를 저질렀을 뿐인, 그저 운이 없는 불쌍한 아이에 불과하옵니다. 그러니 어떠한 방식으로든 아가씨께 이 죄를 갚을 수 있도록 부디 기회를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알프레드의 간절한 애원에 바론은 롤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겠는가, 롤랑 경?”

“···인정, 하겠습니다. 부디 잘못을 뉘우칠 기회를, 부디 관대한 처벌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롤랑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곳에서 지난 50년에 걸친 모든 것을 잃게 될 순 없었다.

중요한 연구소재인 미셸을 포기할지언정 스스로의 꿈을, 아버지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을 이제와서 도중에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음. 좋다! 그러면 알프레드의 변호와 롤랑 경 본인의 회개, 그리고 그 동안의 업적들을 감안하여 딸아이인 엘리자베트에 대한 처벌은 샬롯 백작령의 1년 이하의 봉사 혹은 3000시르로 대체하겠다!”

롤랑의 판결이 내려지자 롤랑 주변으로 원형의 빛이 일어나며, 두 손을 감고 있는 쇠사슬이 사라지면서 롤랑의 손목에 쇠사슬 형태의 문신이 생겨졌다.

이는 백작령 내에서 영주인 바론만이 행사할 수 있는 고유마법, '컨트렉(계약)'이었다.

“자, 다음은 누군가?”

“···저입니다, 샬롯 영주님.”

“아아, 음. 자네 이름의··· 분명 이··· 뭐시기라는 이계인이라 했던가.”

“···이시우라 합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모욕을 받게 되었다는 지인이자 당사자인 자네가 변호라고?”

명백하게 불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앞서 알프레드에게 했던 정중하고 존중하고자 했던 어투와는 달리 이번에는 다소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렇습니다. 이번 소동을 비롯하여 엘리자··· 샬롯 아가씨의 말은 전부 오해로 빚어진 어쩔 수 없는 사고에 불과합니다.”

“설마 내가 나이를 먹어서 잘못 듣는 건 아니겠지, 내 앞에서 자칫 딸아이의 이름이 불릴 뻔한 거라든가? 딸아이의 말이 오해라든가? 사고라고?”

바론의 비아냥에 시우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해야만 했다.

“샬롯 아가씨께서 가나 씨와 저에 대해 염려해주시는 점은 대단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정작 아가씨께서 직‧간접적인 피해로 모욕이 되었다는 저는 보시다시피 아무렇지 않게 백작님 앞에서 이토록 간청하고 있지 않습니까?”

“흥. 네놈의 안위 같은 과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내 딸아이가 모욕을 당했으니 저 미셸이라는 자의 처벌을 바란다는 것뿐!”

이 정도 수준의 자식 사랑이면 더 이상 변명은 소용없으리라 생각한 시우는 하는 수 없이 진실을 털어놓아야 했다.

“···미셸이라는 자는 피치 못한 사건을 통해 다중인격을 갖게 된 매우 희귀한 존재로서 그 당시 저에게 피해를 입힌 미셸은 다른 인격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령 그 말이 데우스의 맹세코 진실이라고 해도, 미셸이라는 자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로 하여 회개하고 있다고 해도!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처벌은 피할 수 없다!”

바론의 말에 시우는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기 위해 머리를 굴리려 했지만, 롤랑과는 다른 의미에서 감정론을 내세우기 힘들었다.

“···그럼 최소한 샬롯 백작령 소속의 영민으로서 부디 분에 넘치는 관대한 처벌을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바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소리쳤다.

“흥! 미셸이라는 자에게 국외추방을 선언한다!”

“뭣···?!”

예상을 한참 벗어나는 충격적인 선언에 시우는 예절을 잊어버린 채 제자리에 일어서서 소리쳤다.

“대, 대체 왜! 롤랑 씨와는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당연하다! 비록 같은 백작령 소속이라 하여도 롤랑 경의 업적과 미셸이라는 자의 입장은 비교조차 불허할 정도로 막대한 차이가 있으니, 하지만 이건 고작 부와 명예만을 따져서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

바론은 손가락으로 후드를 눌러쓴 채 로브로 몸을 가리고 있는 미셸을 가리키며 외쳤다.

“설마 이 샬롯 백작령을 다스리는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저기 있는 놈은 인간이 아닌, 괴물이다!”

그 발언에 시우를 제외한 모두가 엄숙하게 침묵했고, 곧바로 바론이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 아까 네놈이 말한 것처럼 다중인격이라는 지극히 희귀하고 애매한 정신 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샬롯 백작령에 어떠한 악영향과 피해를 가져오게 될 지는 결코 알 수 없다! 그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하여 국외추방을 결정한 것이다!”

“그, 그렇지만···!”

그러자 바론은 시우를 노려보며 크게 호통을 쳤다.

“이놈! 나는 유언과 함께 간절하게 부탁했었던 어느 불쌍한 영민을 위해서 그 동안 3년! 무려 3년 동안 샬롯 백작령의 폐쇄 구역에 한해서 모른 척을 해주었다! 이미 자비를 베풀었단 말이다!”

순간, 시우의 뇌리를 스치는 사람은 광대의 잡화점 점장이었다.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이계의 문물, 콜트 M1911에 대한 것을 보고하기 위해 당시 바론에게 가려다 말았던 만큼 바론 역시 그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는 소식을 접한 것이리라.

“하, 하지만··· 하지만···!”

시우는 뭐라고 반박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미셸이 시우의 옆에까지 걸어 나오며 어정쩡한 자세로 예를 다해 말했다.

“인정, 하겠습니다. 제가, 잘못, 했습니다. 국외추방, 하겠습니다. 그 동안, 배려, 감사했습니다.”

“미, 미셸···!”

시우는 안타까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지만, 미셸은 애써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몸을 억누르며 바론에게 대답했다.

그 눈부신 결의를, 시우는 차마 어떠한 형식으로는 반박할 수 없었다.

“···하아. 이시우의 변호와 본인의 회개 및 다짐, 그리고 그 동안 백작령 소속의 영민으로서 온순하게 살았던 것을 감안하여 수 개월분의 금전적 원조와 함께 국외추방으로 끝내겠다.”

“감사, 합니다. 영주님.”

그렇게 미셸의 두 손에 있는 쇠사슬이 사라지고, 손목 부위에 쇠사슬 모양의 문신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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