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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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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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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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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제50화

DUMMY

“···월영단? 잘 모르겠는데?”

“뭐, 당연하겠지. 동방국에서만 한정되는 악랄한 거대 조직이라나 봐. 굳이 예시를 들자면 서방국의 케르베로스나 히드라 같은 조직이라고 생각해 둬.”


그렇게 말한 엘리자베트는 입가를 가렸던 부채를 접어서 나가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어? 그게 다야? 뭔가 좀 더 그럴 듯한 정보 없어?!”

“바보 아칸, 아까 내가 동방국에 한정됐다고 말한 거 못 들었어? 자세한 이야기는 현지 사람에서 듣던가, 내가 보내둔 이능작가랑 만나서 말해.”


가나가 어이없다는 듯 정보를 요구했고, 엘리자베트는 귀찮다는 듯 손사래를 쳤지만, 두 사람 모두 물러서지 않았다.

가나로서는 의뢰주인 엘리자베트에게 필요 이상으로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 없었고, 그에 비해 엘리자베트는 승부에 져서 땅 속에 처박혔던 것에 앙금을 품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사정을 모르고 있는 시우로서는 순수한 의문이 남아있었다.


“···저기? 그런데 이능작가에 대한 단서가 어째서 그 월영단이라는 조직에 있다는 거죠? 듣자하니 별 정보도 없는 타국의 조직이라 하던데···.”

“마, 맞아, 샤베트! 우리가 의뢰를 대신 해주는 이상 좀 더 확실하게 밝히라고!”


시우의 의견에 동조하는 가나의 말에 엘리자베트는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 나도 현지에서 조사 중인 이능작가한테서 주워들은 정도지만, 그 월영단이라는 조직의 목적과 이능작가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해.”


엘리자베트의 말에 더욱 이해가 안 되는 두 사람.


“듣기로는 월영단의 목적이 ‘불로불사’라고 하나 봐.”

“네, 넷?! 부, 불로불사요?!”

“···뭘 그렇게 놀라? 불로불사 같은 터무니없는 걸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는 당연히 문장력 정도 밖에 없는 걸?”


어이없다는 듯 놀라는 시우에 비해 가나는 침묵했다.

그도 그럴 게 불로불사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환상에 지나지 않는 허구적인 개념이니 말이다.


“그, 그, 그렇다면 설마 문장력으로 불로불사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인가요?!”


시우의 물음에 이번에는 엘리자베트도 침묵했다.

갑작스럽게 고요해지자 시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나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에? 정말, 인가요···?”

“솔직히, 뭐라 말하기 애매해.”

“그래. 내가 먼저 말하긴 했어도 바보 아칸의 말처럼 애매한 문제지.”


그러자 엘리자베트가 부채를 펼쳐서 입가를 가리며 이어서 대답했다.


“문장력은 어디까지나 세계에 개입해서 온갖 법칙을 조종하는 굉장한 능력이지만, 불로불사라는 현상을 무사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정시킬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네. 과정과 결과는 엄연히 다른 말이잖아?”

“저기··· 일반인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안 될까요.”


시우의 부탁에 엘리자베트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 재차 설명했다.


“···그럼 알아듣기 쉽게 예시를 들어줄 게. 예를 들어서 내가 문장력을 사용해서 지금 들고 있는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면 시우가 죽는다고 가정해보자.”


그러자 엘리자베트가 시우를 향해 부채를 휘둘렀고, 시우는 갑작스러운 바람결에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우는 죽지 않아.”


시우가 부채의 바람에 죽기 직전, 순간적으로 가나의 말이 끼어드는 것으로 시우는 뺨에 한 줄기 혈선이 그어지는 것만으로 그쳤다.

그러자 시우 옆에 있는 가나가 팔짱을 끼면서 엘리자베트에게 소리쳤다.


“···나 참, 샤베트! 갑자기 시우를 공격하다니, 깜짝 놀랐잖아!”

“어머? 그런 주제에 내가 무사히 말을 마친 후에 여유롭게 지켜냈으면서? 그리고 나는 분명히 ‘죽음의 가정’이라 말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나 시우에게 아무 말도 없었던 건 뭔가 악의가 느껴지는데!”

“흥. 내가 왜 그랬는지 같은 건 바보 아칸 머리로 알아서 대충 생각해.”


그렇게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할 동안 뺨에 상처가 난 시우는 방금 전까지 죽음의 위기를 실감한 것에 대해 오싹하게 생각하며 다리를 떨고 있었다.


“아무튼 간에 방금 겪은 것처럼 사람이 바람 좀 맞는다고 갑자기 죽을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내 문장력에 의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바람’이 된 거야. 물리적인 절삭력이 있는 바람 말이야.”

“그리고 그 바람이 닿기 전에 더 강한 문장력으로 ‘시우가 죽지 않을 거’라고, 앞의 문장력을 덮어씌웠지. 하지만 이미 문장력으로 만들어진 바람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어서 시우가 죽지 않고 그저 다친 걸로 끝난 거야.”


즉 문장력에 의해 개변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주어진 상황에 한정된다.

만일 문장력으로 불로불사가 이뤄지려면 불로불사이어야 하는 상황이 줄곧 이어져야만 한다.

그것은 곧 터무니없는 수준의 문장력을 상시로 소모시켜서 현상을 유지시키는 등 불가능에 가까운 이론이었다.

그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된 시우는 그럴 거면 자기에게도 미리 귀띔을 해주는 편이 좋지 않았겠느냐고 속으로 한탄하며 엘리자베트를 원망스럽게 노려봤다.


“하지만 월영단이 문장력을 이용해서 불로불사를 이루려고 한다면, 아마 바보 아칸 이상으로 뛰어난 능력과 경험을 가진 이능작가의 협력이 필요할 걸.”


그렇게 말한 엘리자베트는 가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능작가의 능력은 별개로 불로불사라느니 죽은 자의 소생 같은 터무니없는 일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이능작가에 대해 보다 깊고 자세하게 알아야 하거든.”


엘리자베트의 말에 가나는 날카롭게 노려보는 듯 했지만, 시우가 그 사실을 눈치채는 일은 없었고, 엘리자베트는 가나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뭐, 그 정도로 터무니없는 목표를 갖고서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이능작가라면 분명히 나나 바보 아칸 이상으로 이능작가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들을 알고 있을 게 틀림없겠지.”

“···그래도 어쩐지 근거가 좀 빈약한데 말이죠.”


시우의 날카로운 지적에 엘리자베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부채를 접어선 두 사람을 번갈아 가리키며 소리쳤다.


“으으으! 정말, 설령, 만에 하나라도! 그 월영단이라는 곳에서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되어도 당분간 동방국에 체류하면서 뭐라도 얻어오란 말이야! 기껏 동방국에 들어가면서까지 지난번처럼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와서 끼니만 때우고 가려 하지 말라고!”

“···에엑?! 샬롯 아가씨, 그건 너무 억지 아닙니까?!”

“옳소, 옳소! 백번 양보해서 적어도 점심밥은 먹고 가게 해주라!”


그러자 엘리자베트는 두 사람을 노려보며 말했다.


“둘 다, 아니 토리도 지금 당장 이 저택에서 나가!”


그 후 갑작스럽게 바뀌는 시야.

그곳은 저택의 바깥, 즉 엘리자베트의 문장력으로 인해 밖으로 강제로 전이되었다.


“···이건, 이제 하는 수 없겠죠. 어쩐지 엘리자베트의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으니 빨리 백작령을 나가도록 하죠.”

“시, 싫어어어! 나 배고프다고! 밥 먹고 갈래애애애~! 바아아아아압!”


그렇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투정을 부리는 가나 앞으로 무언가 묵직한 것들이 지면으로 곤두박질 쳤다.


“밥?!”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가나 일행 몫의 식량이 아니라 아직까지 상처가 낫지 않아 붕대를 휘감은 남자들, 대장부와 무명이었다.


“···끄아아악! 내, 내 빌어먹을 허리가! 저, 저리 비켜! 네놈의 더럽게 무거운 몸뚱이가 날 죽이려 들잖냐아아아!”

“자, 장부 씨?! 무명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왜 갑자기 여기로···.”


무명이 미안하다는 듯 재빨리 장부의 위에서 물러나자 장부는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억지로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그게 말입죠··· 점심 식사 시간이 돼서 밥을 먹으려고 들어가니 갑자기 샬롯 아가씨께서 ‘너희들도 당장 나가! 그 놈들 뒷바라지나 해 줘!’라고 말씀하셔서···”


어쩐지 가나와 시우가 일으킨 불똥이 이들에게까지 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가나는 몰라도 적어도 시우는 미안하게 생각했다.

급기야 가나는 대장부의 멱살을 잡으며 살벌하게 말했다.


“어이··· 장바구니, 동방국에는 뭐가 유명하냐?”

“제, 제 이름은 대장부입니··· 아, 아니! 도, 동방국 말씀입니까요?! 가, 갑자기 그곳은 왜···.”


그러나 가나는 기대했던 점심을 먹지 못한 충격이 큰 모양인지 좀처럼 진정하지 못 했고, 그 사실을 직감으로 깨달은 장부는 서둘러 머리를 굴렸다.


“저, 저어··· 그, 도, 동방국에 있는 만유성이라는 곳의 어느 객잔에 오향장육이라는 무척 질 좋고 비싼 고기 요리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죠! 듣기로는 연맹의 무척 높으신 분들이나 먹을 수 있는 진미 중에 진미라고···.”

“그거 얼마야?! 얼마나 맛있냐?! 양은 많아?! 앙?!”


장부의 멱살을 잡고서 앞뒤로 마구 흔드는 가나를 어떻게든 말리려는 무명이었지만, 가나는 마치 식욕에 굴복한 짐승처럼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토리! 지금 남아있는 소지금이 얼마지?!”

“대답. 최근에 바론 드 샬롯 백작에게 받은 금액을 더하면 5000시르 안팎입니다.”

“저거면 충분해?! 충분하냐고!”


가나의 위협적인 말에 장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점차 꺼져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무, 물론입죠··· 그 밖에도 다른 음식들을 추가로 더 시켜도 오히려 남아돌 지경입니다요오오···.”

“···좋았어! 아하하! 내일은 진수성찬이겠구나!”


그런 가나의 충격적인 말을 들은 시우가 화들짝 놀라며 반문했다.


“가, 가나 씨?! 정신 차리세요! 무려 동방국이라고요? 중앙에 있는 산맥을 가로지른다고 해도 적어도 사흘은 걸릴 법한 거리를 고작 하루 만에 주파하겠다고요?!”

“아하하하! 인간에게 불가능한 건 없어! 그리고 나 같은 베테랑 이능작가가 함께 붙어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그렇게 말한 가나는 한 손으로 시우를 안아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장부와 무명의 옷깃을 잡은 채 당장이라도 뛰어갈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


“저, 저기 말입죠! 설령 동방국에 도착해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을 텐데 말이죠!”

“가, 가나 씨! 여행 물자! 이제 남아있는 게 거의 없는데, 최소한의 물자 보급이라도 해서 떠나요!”


하지만 가나는 장부의 조언, 시우의 의견, 무명의 발버둥을 무시하고 곧바로 두 다리에 힘을 보내며 소리쳤다.


“우후후, 후하하하! 목표는 오향장육을 포함한 진수성찬이다! 서방국 국경 근처에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줄곧 달릴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가나 씨?! 저희들의 목표는 애초에 월영단이었던 같은데요오오오~!”


시우의 목소리만이 애처롭게 남은 채 가나는 세 남자를 데리고 곧바로 샬롯 백작령을 뛰쳐나갔다.

저택에서 그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던 엘리자베트는 골치 아프다는 듯 머리를 쓸어내며 중얼거렸다.


“···내가 너무 노골적이었어?”


그러자 어느 샌가 옆에 대기 중인 알프레드가 대답했다.


“···시우 님을 향한 감정을 말씀하시는 건지, 아칸 씨를 보내기 위한 변명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둘 다··· 아니, 어쩌면 나 스스로도 노골적이라고 생각한 시점에서 귀족 영애로서 실격인지도 모르겠네.”


엘리자베트가 자책하자 알프레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 노인네에게는 그저 샬롯 아가씨께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걸 애써서 감추고 싶어 하는 친근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 나중에 돌아온 후에 사과해도 받아줄까?”


엘리자베트 또한 이번 의뢰가 터무니없이 일방적이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고, 그에 대해 사과를 하고 싶었기에 알프레드에게 질문을 한 것이다.


“물론입니다. 아칸 씨와 시우 님은 샬롯 아가씨의 친구이지 않습니까?”

“···그렇, 겠네. 그, 그러면 설령 아무런 정보를 얻어오지 못했어도 특별히 봐줘야겠네!”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는 엘리자베트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알프레드는 순식간에 즐거운 표정을 지우고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샬롯 아가씨, 미리 명령하신 대로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그래? 알프도, 마리엘도, 마리도 수고했어. 우선 처음에는 케르베로스, 그리고 히드라 순서로 방문할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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