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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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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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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DUMMY

“먀하하! 이게 누구냐, 가냐냥이랑 시우냥이잖냐!”


텅텅 빈 객잔에 발을 들여놓은 건 유랑 상인 먀우였다.

식사 중인 가나와 시우는 반가워했고, 수련으로서는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먀우 씨! 저번 샬롯 백작령에서는 만나지 못해서 인사를 못 드렸지만, 스크롤 덕분에 신세를 졌습니다!”

“먀하하! 뭘, 그게 시우냥에게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냐!”


수련으로서는 처음 보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동방국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는 수인이었으니 당혹스러울 만 했다.

먀우와 시우가 즐겁게 근황을 주고받는 동안 수련은 식사 중인 가나에게 소곤거렸다.


“저기, 저 분은 대체···?”

“쩝쩝··· 이름 아까 들은 대로 먀우, 우리랑 많이 친한 묘인족 유랑 상인이야.”


그렇게 두 사람이 소곤거릴 동안 먀우가 가나와 수련이 있는 탁자로 다가오며 말했다.


“거기 있는 암컷, 괜히 신경 쓰이게 당사자 앞에서 소곤거리지 마라냐! 냐는 먀우라 하냐! 잘 부탁하냐!”

“아, 예에··· 이거 실례했습니다. 소녀는 진수련이라 합니다.”


수련이 느끼기에 언뜻 대수롭지 않게 호탕한 성격으로 보일지 몰라도 의외로 세심한 구석이 엿보이는 사람, 아니 수인이라는 인상이었다.

그러나 사건에 관계없는 자가 난입한 이상 더는 월영단에 대한 이야기를 표면적으로 이어갈 수 없게 된 마당이니, 여기는 일행들을 위해서라도 잠자코 있기로 했다.


“그런데 가냐냥이랑 시우냥은 어쩌다 동방국에까지 오게 됐냐?”


시우는 물론이고, 식사 중인 가나조차도 수련을 신경 쓸 줄 알았다.

비록 타국에서 막 건너온 참이라도 이야기의 경중이 예상 이상으로 무겁고, 진중하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면, 제3자인 먀우에게 별 것 아닌 것처럼 털어놓는 짓은 실례이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시우가 대신 했다.


“저희는 엘리자베트의 말을 듣고 이능작가의 조사를 위해 동방국으로 오게 됐어요. 이제 서방국은 거의 다 뒤져본 참이거든요.”


시우는 일행이 이곳으로 오게 된 근본적인 목적에 대해 털어놓았다.

실제로도 원래 목적을 생각하면 맞는 말이지만, 월영단 조사 및 토벌이라는 부차적인 목적을 숨기기에는 그럴 듯한 이유였다.


“···먀하! 그러고 보면 동방국은 외지인을 잘 받아주지 않으려 했었냐? 그러면 이쪽에 있는 수련냥이 이번 목적의 중요 참고인··· 가령 이능작가라든가, 그 관계자냐?”


하지만 먀우는 유랑 상인으로서 축적되어 온 경험인지 혹은 상품을 파악해 온 눈썰미인지 수련과의 연관성을 어렵지 않게 파악해냈다.

그러자 시우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반문했다.


“그, 그게 무슨 말씀, 일까요···?”

“먀하하! 냐를 얕보면 안 되냐! 동방국의 입국은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인맥이 없는 이상 어려운 건 상인들의 상식이냐! 그리고 아까 시우냥이 이능작가에 대한 일을 일반인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걸 듣고서 감이 왔다냐!”


언뜻 들어보면 별 것 아닌 요소들이었지만, 시우 입장에서는 그것들을 줄곧 염두에 두고서 대화를 해오는 먀우의 머리가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다만 가나만은 식사를 위한 건지 아니면 먀우의 머리를 알고 있었던지 먹는 것 이외에 줄곧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진수련은 할 수 없다는 듯 다시금 인사했다.


“···과연 실로 경탄할 따름입니다, 먀 낭자. 말씀대로 이 진수련, 아칸 공과는 달리 이름조차 없는 햇병아리이오나, 일단은 본국의 이능작가 나부랭이기는 합니다.”

“먀하하! 역시, 서방국에만 이능작가가 있었던 건 아니었냐! 그래도 타국의 이능작가라니, 어쩐지 돈 냄새가 나는데 말이냐~?”


수련을 포함한 가나 일행은 귀찮게 됐을지 몰라도 먀우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횡재였다.

월영단을 끌어들이기 위해 미끼를 사용할 계획에 만일 이능작가의 도움이 더해진다면, 그 안정성은 몇 배로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며,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 월영단 토벌에 대한 보수마저 함부로 상정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발견일 테니 말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먀우 씨도 역시 상업 일로 오셨나요?”


이를 신경 쓰고 재빨리 차단하기 위해 대화의 화제를 돌리려 하는 시우.

물론 그런 시우의 대처마저도 눈치 챈 먀우였지만, 이미 뜻하지 않은 귀중한 정보를 접하게 된 먀우로서는 순순히 물러나기로 했다.


“뭐, 그렇지 말이냐. 최근에 꽤 고액인 건수를 얻을 수 있어서 말이냐? 덕분에 냐는 가끔씩 동방국에도 와야 해서 정말 바쁘냐!”

“흐~응? 가끔씩, 말이죠···?”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던 중 줄곧 음식에만 손을 대며 입을 움직였던 가나가 식사를 도중에 중단하고 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씀은 이전부터 교류가 있었다는 말씀이신데, 먀우 씨는 언제부터 동방국에 출입하면서 이득을 보셨나요?”

“먀, 먀아? 뭐, 이제 슬슬 몇 개월 쯤 되려냐···? 그런데 가냐냥이 왜 그런 걸 궁금해 하는 거냐?”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으려던 먀우였지만, 방심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지, 그 동안 간과한 점이라고 해야 할지, 일단은 가나 아칸도 이능작가이기는 해도 베테랑이었다.

그런 칭호는 단순히 뛰어나다는 등 능력적인 면에서만이 아닌,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어지간한 자신이 있지 않으면 자칭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뭐, 바론 아저씨가··· 크흠! 샬롯 백작님의 말씀 중에서 문득 유랑 상인들이 몇 개월 전부터 어쩌고 했다는 말이 기억나서 말이죠?”


물론 제 아무리 가나라고 해야 며칠 전의 화제를 잊을 정도로 단순한 건 아니었으며, 사건의 당사자인 먀우 또한 찔리는 구석이 있었다.

이는 비단 유랑 상인들이나 동방국의 화폐 문제만이 아니라 북방국에서도, 정확히는 리더 쪽에서 간접적으로 접촉하려 드는 등 먀우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쓸데없는 정보가 밝혀지면 악영향이 끼칠 거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아, 아아~ 그거 말이냐?”


하지만 리더 쪽의 이야기는 먀우나 칼빈 중사 일행이 입을 다물기만 하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철저한 은폐 공작이 진행되어 있었기에 현재로서는 유랑 상인들에 의해 서방국 전역에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고만 여길 수준이었다.

설령 앞서 바론 백작의 입김이 불었다고 해도 본래 목적을 중시하는 가나로서는 반드시 그 이야기를 긍정할 필요는 없으리라고 생각한 먀우였다.

즉 먀우는 일부분만 수긍하기로 했다.


“냐 때문에 괜한 오해를 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미안했냐, 아마도 냐는 그 유랑 상인들과 별 상관이 없을 것 같냐.”


먀우 역시 언젠가, 누군가에게 이번 일에 대해 추궁당할 것을 대비해서 대책을 세워두었다.


“냐가 유랑 상인인 건 부정하지 않겠지만, 그 유랑 상인들은 좀 다르냐. 그쪽은 길드에 소속되어 있다가 유랑 상인으로 전향한 정식 상인들이냐.”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상인들, 말인가요?”


가나가 의아스러운 듯 반문하자 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알고 있냐? 지금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건 길드에 소속된 상인들이냐. 서방국에서 매매를 하려고 해도 물가가 올라서 어려운 마당에 길드에 납부해야 할 수입도 있어서 수중의 자산마저 이용해야 하냐.”


먀우의 말은 진실이었다.

실제로 발단의 계기가 된 건 먀우 본인이 맞지만, 사건의 가속화 된 계기는 길드의 상인들이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재산을 보호하려는 상인들이 남아있는 재산을 전부 빼돌려서 타국으로 가려는 거냐. 그리고 이걸 보다 못한 귀족들도 어떻게든 유랑 상인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서 막으려는 거냐.”

“···그 말은 즉, 유랑 상인들을 조금이라도 붙잡아서 길드의 상인들이 빠져나가려는 걸 막기 위함··· 이라고요?”


가나가 여전히 의아스러운 듯 말하자 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맞냐. 유랑 상인들이라고 해도 경위는 저마다 다르냐. 냐 같은 태생부터 유랑 상인인 자나 도중부터 유랑 상인이 된 자도 있냐. 아까 말한 유랑 상인들은 후자냐, 즉 길드의 상인들이냐.”

“···하지만 그러면 길드의 상인들이 너무나 불리한데요. 그 동안 길드와 협력해서 상업을 했을 텐데, 이제 와서 타국에 의지하려는 건···.”


가나의 지적은 상식적이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쌓아올린 것들의 대부분을 버리면서까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려 한다는 건 즉, 커다란 변화였다.

가나 본인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대부분 정체되며, 안주하길 원하는 성질이 있는 만큼 먀우의 말은 섣불리 믿을 수 없었으리라.


“하지만 그게 상인이고, 인간이냐. 서방국에서 재산을 조금씩 빼앗기다 파산하는 것보다는 재산을 남겨둔 채 누구보다 빨리 타국과 인맥을 맺어서 앞으로의 장사 기반을 마련하는 게 낫냐.”

“···하지만··· 으, 음···.”


먀우는 가나의 반응을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분명 가나는 베테랑 이능작가로서 풍부한 경험을 살릴 수 있을지 몰라도 상인이 아니기에 전문 지식에 약했다.

방금 이야기에 대해서 몇 가지 모순점을 집어낼 수 있었다면 먀우의 침착함이 무너졌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가나는 그 정도로 경제에 빠삭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사정을 전혀 모르고, 알 수도 없을 시우로서는 이들의 대화가 그저 사소한 마찰이라고 판단해서 섣부르게 끼어들었다.


“저어··· 잘 모르겠지만, 요컨대 먀우 씨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럼 된 거잖아요? 네?”

“···뭐, 듣고 보면 그런 것도 같으니 역시 상관 없으, 려나?”

“먀하하! 그렇냐, 그렇냐! 하지만 상업에 몸 담고 있으면 자주 받게 되는 오해니 냐는 신경 쓰지 않냐!”


결국 이야기의 행방은 누구의 탓으로도 돌아가지 못한 채 사라졌고, 완전히 제3자 취급을 받은 진수련은 먀우라는 자가 의외로 범상치 않은 비상한 머리와 잔꾀를 가졌고, 만일 이 자가 월영단의 앞잡이가 된다면 큰일이라는 경계심만을 갖게 되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먀우를 알아가고자 했다.


“···그런데 먀 낭자, 식사는 하셨는지요? 이렇게 만난 것도 어떠한 인연인데, 소녀가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싫냐.”


방금 전과는 달리, 가나와 시우에게 대하던 것과는 명백히 다른 차가운 반응이었다.

그런 예상 외 반응에 진수련도, 심지어 먀우도 당황하며 급히 변명했다.


“그, 그렇겠죠. 소녀라는 자가 눈치도 없이··· 그토록 심각한 담소 중에 식사 이야기라니···.”

“아, 아니냐! 이, 이건··· 냐는 이미 배가 부르냐! 이미 많이 먹은 후라 생각이 없었던 거냐!”


이에 대해 가나는 어쩐지 먀우에게 서글픈 눈길을 보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식사를 재개했다.


“그럼 냐는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겠냐! 나중에라도 보게 되면 그 때 다시 밥이나 먹냐!”


그렇게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것처럼 곧바로 객잔 너머로 나가버리는 먀우.

그 뒤를 따라 조용히 미행 중인, 아니 광학미채를 기동 중인 칼빈 중사의 부하가 소곤거렸다.


“···먀우 공. 어쩐지 필요 이상으로 날이 선 것처럼 보입니다만, 괜찮으신 겁니까?”

“···미안하냐. 냐는 예전부터 타인이 다가오는 것보다 먼저 스스로 다가가는 쪽이 더 편해서 말이냐. 그래도 냐에 대한 건 신경 쓰지 마라냐. 지금은 좀··· 슬플 뿐이냐.”


그 무렵 가나 일행은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어버렸지만, 오로지 가나만큼은 식사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은 채 말했다.


“···아, 이거 맛있네. 이걸로 10인분 추가해 줘.”

“···어째 물리적으로 너무 많이 드시는 거 아닌가요, 가나 씨?!”

“보충. 이시우의 걱정은 불필요합니다. 2대 마스터는 음식물 섭취와 동시에 만일을 위해 마력이나 문장력 등으로 에너지를 비축하면서 위장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소모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이시우라도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항온동물의 동면 같은 겁니다.”


토리의 보충 설명에 이해가 될 듯 안 될 듯 애매한 표정을 짓는 시우였지만, 요컨대 맛있는 음식을 원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건 그렇고, 의외로 토리는 줄곧 조용했네? 아까 전 같은 어려운 이야기는 진화니 뭐니라면서 곧잘 끼어들 줄 알았는데.”

“대답. 초대 마스터이자 해당 개체 먀우에 대해서라면 문제없습니다. 그 때문에 줄곧 침묵하면서 몰래 분신체를 보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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