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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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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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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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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DUMMY

염열도 진화랑은 연맹 내에서 장래가 기대되는 신인이자 수재였다.

그런 진화랑이 진기까지 써가며 애써 목검으로 막아내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진기가 담겨있는 목검이 간단하게 부러질 정도면, 설령 전신의 내력을 끌어 모아서 방어한들 별 소용도 없었으리라.


“어~이? 아저씨, 내 말 들려? 죽은 거 아니지?”


진화랑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

타격 면적이 진짜 오우거마냥 넓거나 커다랗다면 모를까, 가나의 손은 인간 크기인데 거기에 더해 오우거의 힘으로 치는 거라면, 그것은 마치 대포알 수준의 파괴력을 총알 크기까지 응축시킨 것이리라.

당연히 진화랑이 본능적으로 내력을 끌어올려 보호했어도 겉으로는 별 상처가 없어 보여도 정작 내장은 너덜너덜해져서 당장이라도 황천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렇다, 그럴 예정이었다.


“···뭐, 죽은 게 아니면 됐어! ‘아저씨는 내 말이 끝나는 대로 겉은 물론, 뱃속의 상처가 완벽하게 치유될 테니까!’자, 어때?”


가나의 말이 끝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생명의 경계를 오가는 중상을 입어서 고통스러울 터인 진화랑이 갑작스럽게 두 눈을 뜨면서 멀쩡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비무를 관전하던 무인들에게서 놀라움의 경탄이 쏟아지고, 무엇보다 진화랑 본인이 가장 놀란 채 공격당한 복부를 몇 번이나 만져봤다.


“···세, 세상에! 소, 소인의 오장육부가 모두 말끔히 나을 수 있다니!”

“···응? 뭐, 뭐야? 마치 있을 수 없다는 듯이··· 설마 문장력을 몰라?”


그렇게 진화랑이 기적을 체험한 사람처럼 놀라움을 만끽하고, 가나가 예상 밖의 반응에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무렵이었다.

어느 새인가 비무장 저편에서 관전 중이던 연합맹주와 진수련이 다가오며 각자 대답했다.


“오, 오오오··· 참으로 놀랍고 기묘한 술수로다! 그런 중상을 이토록 간단하게 낫게 만들 줄이야!”

“도무지 믿기지 않으시겠사오나, 소녀도 조금 놀란 참입니다. 소녀조차 다소의 시간과 문장력을 들여야 가까스로 낫게 만드는 수준의 중상을 눈 깜짝 할 사이에 낫게 만드는 건 분명 오랜 경험과 재능의 차이겠죠.”

“···매, 맹주님?! 이거, 꼴사납게 외지인에게 지는 모습을 보여서 면목 없습니다!”


진화랑은 연합맹주를 향해 포권지례로 예의를 취하려하자 연합맹주는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허허허. 아닐세, 진 소협. 비록 염열도라는 자네 별호에 어울리는 뛰어난 무용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네만, 그래도 비무용 목검으로 용케 선전했네.”


그렇게 말한 후 연합맹주는 가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무언가를 탐색하려는 듯 위에서 아래까지 훑어보려 했지만, 비무 승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음을 파악하고 무려 고개를 숙이며 말을 걸었다.


“···초면에 실례했소. 귀공에 대한 것은 진 소저에게 들은 바, 노부가 바로 연맹의 정점인 연합맹주라오.”

“아, 네. 소개를 받은 가나 아칸입니다···.”


가나는 직감했다.

비록 겉보기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지만, 서방국 샬롯 백작령의 세바스티아 알프레드와 비슷한 정도의 강함이리라고 말이다.

물론 실제로 붙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었지만, 적어도 방금 전의 다섯 가지 마법을 중첩시킨 가나와 연합맹주는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아, 그러고 보면 진 소협은 이쪽 분이 처음이셨던가? 이 분은 본국의 위기를 위해 서방국에서 출두하신 본국 출신의 진 소저라네.”

“···소녀는 진수련이라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아, 크흠! 어째 요즘 들어서 타국 분을 자주 보게 되니 마음이 들뜨는 것 같소. 소인은 염열도 진화랑이라 하오.”


그렇게 서로 통성명을 하고 있을 무렵에도 비무장은 시끌벅적했다.

가나의 실력을 확인하게 된 무인들이 저마다 이상하리만치 흥분해서 한 수 겨뤄보고 싶다는 등, 방금 전에 굉장한 기술들은 대체 무엇이냐는 등 권유 공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연합맹주는 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허허허. 아무래도 방금 전 비무 때문인지 외야가 소란스럽군. 만일 시간이 괜찮다면 차라도 대접하고 싶네만, 어떤가? 아칸 공?”

“···음. 솔직히 좀 더 날뛰고 싶었지만, 이 이상 이쪽의 패가 보이는 것도 곤란하고 말이지. 그래, 좋아.”


가나의 승낙에 연합맹주가 미소를 지었고, 그 옆에 있는 진수련이 조심스럽게 끼어들면서 말했다.


“···맹주님, 소녀는 부디 진 소협과 얘기를 좀 더 나눠보고 싶사온데··· 같이 합석이 가능할 런지요?”

“음? 진 소협을 말인가?”

“···엑? 귀빈들 사이에서 소인 같은 무인 나부랭이가 끼어들어도 상관없으신 겁니까?”


연합맹주와 진화랑 사이에서 반문이 나왔지만, 진수련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스럽게도 진 소협은 이 비무장에서 유일하게 정상처럼 보이니 말이죠.”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진화랑으로서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지만, 눈치가 빠른 연합맹주는 비무장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다시금 물었다.


“···정말 달리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겐가?”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가나가 대답했다.


“음~ 역시나 아무도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이 틀렸다고 할지··· 뭐,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이야?”


가나와 진수련은 정신을 집중하면 타인의 문장력을 느끼는 게 가능하다.

가령 비무장에 모인 무인들을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그 대부분인··· 90명 정도가 월영단의 이능작가에 의해 세뇌된 상태였다.

이를 느끼지 못하는 연합맹주로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만 짐작하고 크게 한 숨을 쉬었다.


“후우··· 그런가. 본맹의 상태가 이렇게까지 나쁠 줄은 몰랐네.”

“아, 음··· 소인으로서는 당최 무슨 말씀들을 나누고 계신지 모르겠소만, 어쩐지 면목 없습니다?”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진화랑은 비무 중에 졌던 것을 떠올리며 어중간한 미소와 함께 사과했고, 세 사람은 그 모습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후후후. 진 소협의 잘못이 아닙니다.”

“···음.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진 소협에게도 본맹의 상황을 말해두는 게 좋겠지.”

“···앗. 좀 움직였더니 갑자기 달달한 게 땡긴다.”


그렇게 연합맹주를 필두로 네 사람은 시끌벅적한 비무장을 뒤로 하고, 연맹의 최상층인 연합맹주의 집무실로 향했다.

연합맹주는 집무실로 올라오면서 가나와 진수련의 도움을 받아 아직까지 문장력이 덮어씌워지지 않은 급사를 골라내 차나 간단한 다과 등을 부탁했다.

그렇게 네 사람이 집무실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진화랑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보게, 염열도.”

“···아, 네?! 맹주께서 갑자기 저 같은 무인 아무개를 별호로 부르다뇨?!”


진화랑은 당혹스러웠지만, 연합맹주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태도를 고쳤다.


“···크흠! 부디 말씀하시지요.”

“···자네가 일전에 전음으로 노부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는가?”


일전의 전음.

그것은 먀우에 대한 일과 월영단에 대한 우려였었다.

진화랑은 정의감이 투철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내로서 맡은 바 임무 이외에도 연맹 소속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정당한 무인이기를 희망했었다.

그러나 연합맹주는 먀우에 대해 의심하지 말라고 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무, 물론입니다.”

“그럼 노부가 했던 말을 철회하겠네. 지금 이 순간부터 노부와 이쪽의 두 낭자 이외에 연맹의 무인이라면 누구든 의심하게.”


그 말에 진화랑은 한 층 더 당혹스러웠지만, 역시 연합맹주의 진지한 표정을 결코 장난삼아 내뱉는 농 따위가 아니었음을 나타냈다.

비록 진화랑은 정의롭고 호승심이 많은 전형적인 무인에 불과했지만, 적어도 비무장에서 집무실에 이르면서 보여주었던 일련의 행동들이나 반응들로 미루어보아 무언가 있음을 알아챌 정도의 눈치는 있었다.


“···혹시 본맹에 뭔가 심각한 문제라도 발생하려는 겁니까?”

“안타깝게도, 본맹에는 이미 중대사가 발생했다네. 그 동안 연합맹주라 떠받들어진 노부가 아무런 눈치도 못 채고 있었던 게지.”


그 이후로 연합맹주가 주문했던 다과와 차가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먼저 이야기의 시작은 이능작가인 가나 아칸과 진수련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현재 연맹의 상황과 더불어 월영단 잔당들의 침투, 그 이외의 지역에도 다수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 그리고 최악의 상황 등을 차례대로 얘기했다.

그 대부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진화랑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임을 자각해야 했다.


“그럴 수가··· 설마 본맹이, 본국 제일의 무인들의 연합이 한낱 월영단 잔당들 따위에게 넘어가 버리다니!”

“···아니, 두 낭자에게 듣기로는 아직 세뇌를 받지 않은 일부 무인들이 있다고 하네. 이 연맹에 단 한 사람이라도 월영단과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정의로운 무인이 있다면 연맹은 쓰러지지 않을 걸세.”


그렇게 말하는 연합맹주였지만, 상황은 너무나 처참했다.

앞서 예시를 들었던 것처럼 연맹의 대부분이 월영단의 손에 넘어간 이상 수적인 우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었다.

이와 더불어 월영단이라는 적들의 본거지조차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 이쪽은 연맹이라는 본거지가 거의 점령당한 상황이다.


“그, 그렇습니다! 두 낭자에게 부탁해서 세뇌를 풀 수 있다면, 적어도 연맹의 무인들만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게 만들어서 역전을 노려보는 건 어떤지요?!”


그러자 정신없이 다과를 먹는 가나를 대신해서 진수련이 대답했다.


“물론 불가능한 건 아니오나 이쪽의 비장의 수단을 곧바로 들켜버리게 되는 꼴입니다. 적대 세력의 이능작가도 바보는 아닌지라, 소녀 같은 이능작가를 곧바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사온데 하물며 아칸 공의 존재마저 들키게 되는 날에는 그 이상의 수단을 감행하거나 혹은 자취를 감추려 들겠죠.”


즉 진수련이 알기에 가나 아칸이 이능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현재로서는 진수련 본인을 포함한 연합맹주와 진화랑, 3명뿐이었다.


“그래서 소녀는 현실적인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그, 그것이 무엇입니까?!”


진수련이 생각해놓은 계획을 말하기 직전, 다과를 집어먹고 있던 가나가 갑자기 쓰러졌다.


“아, 아칸 공?!”


진화랑이 가나에게 다가가 안아들자 가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있었다.

그러자 연합맹주가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무, 무슨?! 다과에 독이라고?! 분명히 두 낭자의 말대로 세뇌당하지 않은 급사에게 지시했건만?!”

“···아마 중간에 세뇌당한 누군가가 끼어들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는 급사는 준비된 다과를 옮기기만 한 것이겠죠.”


유독 식탐이 많은 가나의 의표를 찌른 기습적인 독살.

그 직후 집무실의 문이 부서지면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우락부락한 근육으로 가득한 상반신에 애창을 단단히 쥔 중년 사내, 대력창 양산박이었다.


“···양 대협?! 이게 대체 무슨 짓이요?!”

“소용없습니다, 진 소협! 그 자는 더 이상 예전의 그가 아닙니다!”


진수련이 가나를 안아들면서 뒤로 후퇴하고, 양산박 앞으로 염열도를 빼든 진화랑이 마주보며 대치하게 되자 이를 줄곧 지켜보고 있던 연합맹주가 말했다.


“···이보게, 대력창. 아무리 본국에서 가공할 창술을 자랑하는 자네라 할지라도 노부와 염열도를 상대로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그러자 양산박은 자신만만하다는 듯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푸하하! 설령 소인이 동귀어진의 각오를 해도 소용없을 거요! 그러나 버티기만 한다면, 그 뒤는 동료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소?”


그 광기어린 대답에 연합맹주는 기감을 높여서 모든 방향을 감지하기 시작했고, 집무실 주변은 물론이며, 최상층 주변에 폭약이 설치하는 무인들을 느낄 수 있었다.


“···염열도! 지금 당장 이곳을 나가게!”

“크하하하!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지키신 연맹의 정점, 목숨과 맞바꿔서 한 수 배우도록 하겠습니다아아아!”


그렇게 연합맹주의 가공할 내력이 담긴 양 손과 대력창 양산박의 애창이 격돌하고, 지목된 진화랑은 진수련을 바라보며 외쳤다.


“···큭! 진 소저! 아칸 공을 데리고 탈출하겠소! 도와주시오!”


그러나 가나의 해독을 위해 문장력을 전개하려던 진수련은 아무런 대답이 없어졌다.

진수련 또한 가나처럼 얼굴이 서서히 파랗게 질려가고 있었으며, 정신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기 때문이다.


“지, 진 소협··· 소, 소녀는 개의치 말고··· 아칸 공과 진 소협만이라도···!”


당장이라도 꺼질 듯 미약한 의지를 발휘해서 마지막까지 문장력을 쥐어짜려는 진수련.

그렇게 연합맹주가 양산박을 날려버리고 집무실을 나오려는 순간,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 최상층 전부가 불길에 감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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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제105화 19.07.10 15 0 12쪽
104 제104화 19.07.09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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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제102화 19.07.07 1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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