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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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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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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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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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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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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DUMMY

연맹의 꼭대기, 즉 최상층 주변이 화염에 휩싸여 새까만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걸 목격한 시우는 일말의 불안감을 떠안으며 중얼거렸다.


“···설마, 이번에도 또 가나 씨가 뭔가 민폐를 끼친 걸까.”

‘보고. 2대 마스터로부터 링크된 분신체의 정기 연락이 중단 되었습니다. 실시간으로 전송된 최근 백업을 날짜별로 순차적으로 확인.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러자 시우의 눈앞에 반투명한 영상이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천장에 설치된 감시용 카메라로 내려다보는 구도로, 그 당시 상황이나 목소리마저 녹음된 것이었다.


‘뭐, 뭐야? 이게···?’


시우가 백업된 영상을 보고 들으며 경악했다.

비무장에서 진화랑에게 승리한 것까진 좋았지만, 월영단에 대한 작전을 짜기 위해 최상층에 올라가서 다과를 즐기는 순간이었다.

손발이 떨면서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가나, 그리고 창을 쥔 거한의 등장, 그걸 막기 위해 달려드는 노인, 게다가 진수련은 점차 얼굴이 파랗게 질리며 고통스러워 보였다.


‘대답. 2대 마스터는 개인 혹은 단체에 의해 모종의 기습을 받았습니다. 분신체를 통해 그 이유를 분석하려던 찰나, 정기 연락이 끊어져서 정보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방금 전 폭발의 규모로 계산해보면, 기습이라기보다 자폭에 가까운 무모한 행위입니다. 이해 불능.’

‘···지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토리, 가나 씨는 어디 있어?! 위치 추적 같은 거 없어?!’


그러자 기존의 영상은 사라지고, 눈앞에 반투명하게 그려지는 3차원 영상의 만유성의 지도가 나타났다.

그 중에서 연맹의 중간 층수 근처에 붉은 점이 반짝이는 곳이 가나가 있는 곳이리라.


‘보충. 2대 마스터의 위치 파악 완료. 그러나 그 주변으로 반경 수십 미터에 걸쳐 다수의 생명 반응이 집중되는 것이 감지됩니다. 아마도 2대 마스터를 말살하기 위한 적 조직의 증원이거나 무고한 일반인들이리라 사료됩니다.’

“···있잖냐, 시우냥? 이런 상황에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냐의 부탁 좀 들어주지 않을까냐?”


마음속으로 시우가 토리와 함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있는 도중, 옆에서 연맹의 폭발을 주목한 먀우가 느닷없이 말하자 시우는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에, 예? 부탁, 이라뇨?”

“사실 냐에게는 이곳까지 함께한 동료들이 따로 있냐. 비록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어서 연맹 지하에 갇혀있는 신세지만 말이냐.”


시우는 거기까지 듣고서 감이 왔다.

그리고 먀우의 말을 듣고 확신했다.


“···지금 연맹의 폭발을 보아하니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냐. 그러니 폭발에 휘말리기 전에 지하에 갇혀있는 냐의 동료들을 구해주지 않겠냐?”

“그, 그런 건··· 저보다 먀우 씨 본인이 하셔야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시우의 말에 먀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흰 이를 드러내며, 전신의 털을 곤두세웠고, 어쩐지 후드 안쪽에 숨겨둔 주머니 속을 뒤적이면서 대답했다.


“냐도 직접 갔으면 좋겠지만 말이냐? 그러면 놈들의 주위를 끌 수 없단 말이냐.”


먀우의 말이 끝나자 토리가 실시간 지도의 영상을 다시금 새롭게 갱신했다.

그러자 시우와 먀우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집중되는 다수의 무리들이 반투명 레이더 상에 나타났다.


“···사실, 아까 전에 저잣거리에서 시우냥이랑 돌아다닐 때 누군가가 미행하는 낌새가 보였었냐. 그래서 일부러 빙빙 돌아서 여기에 도착한 건데, 아무래도 소용없었던 것 같냐.”


그렇게 말한 먀우는 후드 안쪽의 주머니에서 몇 병의 물약을 꺼내서 단숨에 들이켜 비워낸 후 소리쳤다.


“그러니 부탁하겠냐! 냐를 대신해서 마차 안에 있는 장비들을 갖고 연맹 지하에 갇혀있는 냐의 동료들을 풀어 주냐! 그 때까지 냐가 어떻게 해서든 미행한 놈들 상대로 시간을 끌겠냐!”

“···먀, 먀우 씨!”


시우가 먀우의 이름을 불렀지만, 먀우는 대답조차 하지 않은 채 앞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토리가 보내주는 실시간 지도상으로 먀우가 적이리라 판단되는 수많은 무리들과 충돌하여 싸우게 됐다.

기본적으로 먀우의 요란스러운 동작으로 시선을 끌고 시우와 마차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것이지만, 적지 않은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실시간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어이, 꼬맹이! 어서 올라 타라!”

“···아, 앗?! 넷!”


어느 새 마차 안에 있던 병사, 개런드 하사가 다시금 중무장 한 채로 나무에 묶인 고삐를 풀고 출발할 준비를 갖춰놓고 있었다.

나무 아래에서 한창 휴식을 취하던 말들은 요란스러운 소리에 흥분한 건지 안절부절 못 했고, 개런드 하사가 고삐를 억지로 잡아끌어서 마차에 연결시키려 하고 있었다.


“워, 워, 진정해라! 진정··· 읏?!”


개런드 하사는 짧은 신음성을 내면서 뒤로 물러나야 했다.

왜냐하면 흥분해서 날뛰는 말들의 목으로부터 갑작스럽게 피가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명상을 입어 쓰러지는 말들 너머로 아무 것도 없는 얼굴을 제외하고, 전신을 덮어버릴 정도로 긴 보랏빛 로브의 존재가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제, 젠장! 이 빌어먹을 놈아아아아!”


개런드 하사는 그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향해 반자동 전자소총의 방아쇠를 당겨서 응수했다.

그러자 다음 공격을 준비하느라 미처 막을 수 없었던 무언가에게 총탄들이 쇄도했고, 마치 풍선이 터지는 것처럼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안에서부터 터져나가 사라져갔다.

물론, 그 직후 숲 속으로부터 똑같은 개체가 몇 마리고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지만 말이다.


“···아주 돌겠네. 나 혼자 상대하기에는 수가 너무 많잖아!”


마차를 끌어야 할 말들이 기습을 받아 죽어버렸으니 마차 그 자체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어서 그 자리에 고립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런드 하사는 서서히 다가오는 목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공격은 재주껏 피하고, 그러지 못한 공격은 땅을 굴러서라도 피해야 했다.

그러던 중 마차 안에 있어야 할 시우가 반대편 숲 속으로 달려갔다.


“아저씨! 그만 쏘고 이쪽으로 와요!”

“어, 엇?! 저 꼬맹이가! 야, 인마! 어디 가냐! 야!”


결국 어쩔 수 없이 응전하던 개런드 하사도 시우를 보호하기 위해 마차를 버리고 따라가야 했다.


“···야, 인마! 너 죽고 싶어서 미쳤···!”

“쉿! 조용히 해요! 갑자기 나온 건 죄송했지만, 마차 안에 있는 장비들이라면 괜찮아요.”


제일 먼저 달려온 녀석들의 주위를 끌기 위해 먀우가 미끼가 됐다.

연맹에 잡혀있는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마차를 끌 말들의 고삐를 풀던 개런드 하사가 응전을 했다.

물론 시우도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파악하고, 토리를 통해서 마차 안의 장비들을 모두 수납시켜 한 발 먼저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그 증거로 시우의 주변에 있는 허공을 통해 광학미채가 탑재된 군복 한 벌이 갑작스럽게 떨어졌다.


“비록 자세한 건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보시다시피 아저씨 동료분들의 장비는 제가 다 수납시켜뒀어요. 그··· 광학미채 시스템인지 뭔지만 발동시키면 무사히 연맹까지 갈 수 있는 거 맞죠?”


개런드 하사는 시우에게 한 층 더 높은 경계심을 갖게 됐다.

비록 개런드 하사가 시우를 기습을 할 때 광학미채 시스템을 발동했었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모종의 오류로 모습을 들키는 과정이 있었어도 ‘광학미채 시스템’이라고는 한 번도 입 밖으로 내뱉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 일단 광학미채만 무사히 발동한다면 북방국의 장비가 아닌 한 우리들을 감지하는 건 어려울 테지.”


그렇기에 개런드 하사는 잠시 갈등을 해야 했다.

과연 시우라는 존재가 아군일지, 혹은 잠재적인 적군일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나 먼 미래의 가능성보다는 현재의 위기를, 특히 개런드 하사의 상관이자 작전의 책임자인 칼빈 중사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다.


“우선 옷을 입어라. 하지만 광학미채 시스템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해. 그건 내가 대신 해주지.”


목적지인 연맹까지 뛰어가야 했기에 무게가 나가는 것은 일절 배제하고, 전투도 광학미채 시스템을 발동시켜서 최대한 피해야 했다.

그래서 시우는 광학미채가 달린 옷만 입고 반자동 전자소총도, 숨겨둔 콜트도 꺼내지 않은 맨손이었다.


“···광학미채 시스템 발동, 이중접속, 사용자 개런드 하사.”


잠시 후 개런드 하사의 명령이 끝나자 시우가 입고 있는 옷이 단번에 투명해졌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두 눈으로 주변 상황이나 환경을 멀쩡하게 인식할 수 있었으며, 광량도 날씨에 따라 알맞게 조절되어 있었다.


“우와! 이거 대단하네요! 마치 영화 속 최첨단 장비 같아요!”

“···바보 같은 말은 그만 두고 어서 가자. 지금도 지하에서 중사님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거다.”


그렇게 광학미채를 발동 중인 두 사람이 숲 속을 헤쳐 나갔다.

비록 광학미채라고 해도 본체 자체를 숨길 수는 없었으므로 수풀을 지날 때마다 스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바람 소리로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작았기에 상관없었다.


“···그나저나 중사님이라니, 역시 아저씨들은 군인이셨군요?”

“···시끄럽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작전 중에는 내 지시 이외에는 항상 침묵해라!”


시우는 개런드 하사의 태도가 못마땅한 듯 금세 풀이 죽었지만, 개런드 하사로서는 더 이상의 정보를 불필요하게 노출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근처에 있을 적에게 들키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느 정도의 기술력과 지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시우를 더욱 경계하는 것이리라.

그렇게 마차를 숨겨두었던 숲 속을 무사히 빠져나와 저잣거리에 도착했다.


“드디어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인간과 마물의 조화! 두 종족만의 평화로운 세계!”

“평등한 세상을 위해 월영단 만세! 만세!”


마치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 저잣거리에는 월영단을 찬양하는 일반인들이 여러 곳을 습격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문장력의 세뇌를 받지 않은 소수의 일반인들은 그들을 미친 사람처럼 바라보면서 도망가기 바빴지만, 그 이외의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마음껏 날뛰고 포효하는 등 그야말로 광기 그 자체였다.


‘···역시, 아무래도 가나 씨를 습격한 건 월영단이라고 봐야 되겠지.’

‘대답. 연맹 최상층 기습 당시의 상황과 현재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연관시키면 매우 높은 확률로 긍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시간으로 전개되고 있는 레이더에 따르면 이 중의 절반에 해당하는 인구가 연맹으로 모이려는 것을 토대로 추측해보면, 거의 확실하게 문장력으로 세뇌를 당한 것이리라 판단됩니다.’


시우도 반투명한 3차원 지도를 통해 보고 있기에 알고 있었다.

현재 연맹의 상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혼잡한 상황이었으며, 무인으로 생각되는 강력한 반응들이 수없이 연맹 곳곳을 휘젓고 있었다.


‘보고. 연락이 중단된 분신체로부터 통신이 회복되었습니다.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 파괴된 데이터를 복구하겠습니다. 완료. 현재 상황을 영상으로 나타내겠습니다.’


시우가 개런드 하사와 저잣거리를 가로질러서 연맹으로 곧장 달려갈 무렵, 시우의 눈앞에 토리의 분신체가 영상을 보내왔다.

현재 가나 일행이 있는 곳, 연맹 중간층에서는 가나와 진수련을 업고 있는 진화랑을 위해 어느 노인이 수많은 무인들의 칼에 맞아가며 필사적으로 보호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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