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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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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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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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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76화

DUMMY

“통신보안. 개런드 하사입니다. 중사님, 층계참 부근에서 목표를 확보했습니다. 반복합니다, 목표를 확보했습니다.”


개런드 하사가 층계참 주변을 조심스럽게 둘러보며 칼빈 중사와 연락을 취하고 있을 무렵, 시우는 가나의 양 어깨를 잡고서 마구 흔들며 소리쳤다.


“가나 씨! 가나 씨! 정신 좀 차려보세요!”

“···소용없습니다, 이 공자. 아칸 공은 이미 심하게 중독이 돼서 아무 것도 들리지 않을 겁니다. 일단 소녀의 문장력으로 독을 중화시키려고 했으나···.”


그렇게 말하는 진수련 역시 체내의 문장력을 끌어올려서 가까스로 중독 증상을 막아내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던 중 염열도를 지팡이 삼아 바닥을 짚으며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진화랑이 다가와 물었다.


“지, 진 소저··· 이 분은···?”

“이 분은 이시우하여, 아칸 공의 동료분입니다. 다만 저쪽 분에 대해서는 소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가나에게 어깨를 빌려줘서 끌고 가려는 자세를 취하던 시우가 짧게 대답했다.


“일단은 저쪽도 동료··· 아니, 용병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그런 것보다 지금은 수련 씨가 지내고 있던 객잔으로 피신해야죠.”

“···그, 그렇군요. 그곳은 제가 문장력을 써서 결계를 만든 곳인 만큼 다른 어느 곳보다 안전할 겁니다.”

“다, 다행이군요! 우, 욱···!”


갑작스럽게 손에서 염열도를 놓치고 주저앉은 진화랑.

아무래도 긴장이 풀린 것인지 혹은 억지로 운용한 반동으로 서 있을 힘마저 없게 된 것인지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다.


“···진 소협은 이미 한계입니다. 나머지는 이 공자에게 맡기고 편히 쉬어주시죠.”

“며, 면목이··· 없소···.”


그렇게 진화랑마저 정신을 잃고, 진수련은 간신히 두 다리로 아슬아슬하게 서서 벽을 등지게 됐다.


“···죄송합니다만, 그 쪽의 외지인 분? 부디 이쪽의 소협을 도와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부름을 받은 개런드 하사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우며 묵묵히 진화랑을 등에 업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머지않아 이곳으로 우리 쪽 인원 몇 명이 올 거다. 그렇게 도착하면 곧바로 이곳을 탈출할 테니 그 때까지 체력을 아껴 둬.”


연맹 곳곳에서 무인들의 단말마와 함께 총성이나 폭음이 들렸다.

그래서 일행들은 불안했다.

언제 다시금 무인들이 습격할지 몰랐으며, 이 이상 부상자가 늘어나게 되면 이동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쉿. 누가 온다!”


개런드 하사는 전자 소총의 방아쇠를 하반신 부분에 맞춘 채 조용히 숨을 죽였다.

이윽고 층계참으로 누군가 다가오자 총구를 겨누게 된 개런드 하사는 반사적으로 방아쇠에 손가락이 걸렸고, 그대로 위협사격을 하려했다.


“우, 우와앗! 쏘지 마! 아군, 아군이다! 빌어먹을!”


다행스럽게도 층계참으로 다가온 건 칼빈 중사를 포함한 1개 분대의 병사들이었다.


“주, 중사님?! 하마터면 쏠 뻔 했잖습니까!”

“이 빌어먹을 놈아! 고작 층계참 부근이라고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듣겠냐! 이곳에 올 때까지 봤던 층계참만 해도 벌써 몇 개나 있었는데! 젠장!”

“···아무튼 지원 병력이 도착했으니 드디어 좀 움직일 수 있겠군요.”


개런드 하사가 진화랑을 업고, 시우가 가나를 부축했으며, 진수련도 병사 중 누군가에게 부축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칼빈 중사는 병사들을 돌아보면서 수를 세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곳으로 연락을 취했다.


“통신 보안, 칼빈 중사다. 지금부터 목표물과 함께 이동하겠다. 지정받은 위치의 아군은 오인 사격에 주의하고, 적군 및 방해물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를 주고받을 것. 이상이다.”


칼빈 중사의 통신이 끝나자마자 병사들은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일행들에게 덮어주었다.


“다목적 판초 우의다. 한 사람 분량은 작게 보여도 여러 개를 연결하면, 안쪽에서는 그저 그런 투명한 우의처럼 보여도 바깥에서 보면 배경에 맞춰서 녹아들 수 있는 은폐 장비가 되지.”


병사들이 꺼내서 연결한 우의는 일행들을 전부 덮을 정도로 거대해졌고, 병사 하나가 바깥에서 재차 확인했다.


“상태 양호. 우의가 정상적으로 작동중입니다.”

“···좋아! 이대로 뭉쳐서 다른 부하 놈들이 만들어 준 길을 따라서 가면 무사히 탈출이다!”


그렇게 연맹 탈출을 위해 출발하게 된 일행들.

비록 판초 우의를 통해 은폐중이라고 해도 그들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고, 투명한 우의 너머로 모든 방위를 감시하면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당최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인 중에는 평상시 살수의 기습을 대비해서 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뛰어난 부류도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진수련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칼빈 중사 일행에게 조언하자 선두에 선 칼빈 중사 대신 개런드 하사가 대답했다.


“흥. 그런 건 먀우 공에게 이미 한 번 들어 둔 정보다. 설마 우리들이 그런 것도 모르고 구출 작전에 임했다고 생각하지 마라.”

“···잠시 정지. 잠복 중인 부하에게서 보고다. 전방으로부터 5m 지점에서 무인들의 무리가 돌진 중이다. 대기해라.”


잠시 후 전신이 상처투성이 무인 하나와 그 뒤를 따르는 수십의 무인들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진수련이 느끼기에 도망치는 무인은 아직까지 문장력에 침식당하지 않은 무인이었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무인들은 마치 피에 굶주인 광인처럼 문장력에 의해 세뇌를 당한 무리들이었다.

그 모습을 본 시우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아내며 지금 순간에도 힘겹게 싸우고 있을 가나의 모습을 바라봤다.


“···좋아. 지나갔다. 다시 전진!”


칼빈 중사 일행들은 잠복 중인 부하들의 보고를 받고 적들의 기세에 따라 전진하는 것과 대기하는 것을 반복했다.

얼마 안 되는 속도를 유지하지도 못한 채 멈췄다가 걷는 것을 반복하던 그 때, 갑작스럽게 한 명의 무인이 일행들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잠시 대기··· 아니, 이미 우리들의 존재를 눈치 챈 것 같다! 위협사격 세 발 준비, 조준··· 격발!”


무음으로 조정된 반자동 전자 소총으로부터 세 발의 총알이 쏘아졌다.

그러나 달려오던 무인은 들고 있는 칼을 짧게 휘둘러서 팔에 맞힐 총알 하나를 쳐 내고, 다리에 맞힐 총알을 재빠른 보법을 밟아 피했으며, 마지막 하나는 아깝게도 종아리 부분을 스쳐 지나가버렸다.


“···하! 꼴에 무인이랍시고, 칼질 좀 해봤다는 건가? 무음에서 유도로 조정관 변경, 탄알집 재장전, 장전된 섬광탄으로 위협사격 세 발 준비, 조준··· 격발!”


이번에는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쏘아진 총알은 한 줄기씩 희미한 붉은 빛의 잔상을 남기며 쏘아졌다.

그러자 이번에도 총알을 쳐낼 심산이었던 무인은 칼을 휘둘렀고, 칼에 총알이 막히는 순간 갑작스럽게 전신이 경직되면서 허무하게 쓰러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시우는 의아한 마음에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 어떻게 된 거죠? 딱히 어딘가에 맞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그냥 별거 아닌 특수 섬광탄이다. 피격만 되면 피격된 개인 한정으로 시각과 청각에 무리를 줘서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총알이지.”


시우의 세계에도 섬광탄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섬광탄은 개인부터 다수에 이르기까지 직접적인 살상력 없이 적들을 제압하기 위해 강력한 빛과 소음을 만들어내는 장비지만, 방금 쓰였던 것은 대상을 지정해서 국소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장비인 것이다.

그런 것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그들에 대해서 시우는 솔직히 놀라움을 넘어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 그러면 이렇게 느리게 갈게 아니라 그냥 그 특수 섬광탄이란 걸 써서 무인들 사이를 돌파하면 될 문제 아닌가요?”

“···그럴 수 있었으면 진즉 그랬다. 하지만 우리들은 먀우 공을 호위하기 위해 결성된 부대지, 적들을 제압하는 것에 목적을 둔 부대가 아니라서 특수탄의 잔량이 적다.”


요컨대 마음먹고 하려면 할 수 있었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서 물자와 전력을 온존하고, 피해를 최소화 시키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시우는 이해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안타까운 듯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단념했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라. 머지않아 연맹의 입구에 도착한다. 그 때까지 다른 부하 녀석들이 주의를 끌거나 뭔가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보고해주니 말이지.”


장비를 갖춘 칼빈 중사의 부대는 질서정연하게 무인들을 효율적으로 제압하고, 또한 목표로 한 길에 유도했다.

비록 개인으로는 무인에게 뒤쳐질 지도 모르지만, 굳게 단합이 된 일련의 무리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지시를 받아서 행동으로 이행하는 것은 단순히 무력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

실제로 문장력으로 조종당하는 무인들에게 자아는 거의 없었으며, 본능에 따르는 대로 검을 휘두를 뿐인 짐승에 불과했다.


“···중사님. 잠복중인 부하들에게서 보고입니다. 연맹 입구 주변에 일반인들이 모여들어서 마치 광신도처럼 미쳐 날뛴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지 지시를 내려주기 바랍니다.”

“아, 음. 역시 아무리 그래도 일반인을 상대로 총을 갈길 순 없겠고, 그렇다고 어떻게 해서든 뚫긴 해야겠는데 말이지.”


그렇게 고심 끝에 칼빈 중사가 내린 결론은 실로 단순했다.


“···좋아! 연막탄 뿌리고 물리적으로 뚫고 가자!”

“···중사님, 진심이십니까?”

“당연히 진심이지. 지금 수중에 있는 장비들 중에 비살상용은 특수 섬광탄 하나뿐인데, 그걸 죄다 민간인들에게 쏟아 부으면 나중에 비상시에는 어떻게 하려고? 정 안 되면 몸으로 때워야지!”


결국 일반인들 사이로 연막탄을 풀어서 주변이 새하얗게 뒤덮이자 잠복중인 부하들의 지시를 따라서 객잔을 향해 돌진한다는 지극히 단순무식한 물리적인 해결 방법 밖에 없었다.

물론 힘 좀 깨나 쓴다는 부하들을 선두로 세우고, 가나나 진수련, 진화랑 등은 후방에서 보호를 받으며 그들이 뚫어주는 길을 따라서 뛰어가는 것으로 족했다.

그리고 연맹으로부터 거리가 벌어지게 되자 연맹 곳곳에 잠복 중이었던 부하들을 소집해서 여차저차 진수련이 살고 있는 객잔에 도달하게 되었다.


“흐아··· 빌어먹게 힘들어!”

“주, 중사님이, 마지막에, 몸으로, 때우라는, 명령만, 안 했어도, 덜 피곤했을 텐데, 말입니다.”

“···씁! 원래 군인은 장비고 기술이고 나발이고 무조건 체력만 있으면 장땡이야.”


그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객잔에 도착하게 된 일행들.

예상대로 그곳에는 아직까지 진수련의 문장력이 적용되고 있는 모양인지 주인장과 점소이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없었으며, 일행이 찾아오는 걸 보고 점소이가 재빠르게 달려와 진수련에게 말을 걸었다.


“아이고~ 아가씨! 큰일 났어요! 지금 바깥이 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그래 보이더군요. 제가 없는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나서 혼란스러웠겠군요.”


현재 머무르고 있는 객잔 한정으로 명목상 아가씨로 떠받들어지는 진수련은 점소이를 통해 그 동안의 상황을 듣게 되었다.


“아이고~ 말도 마세요! 다들 미친 것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돌아다니지 않나,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불쌍한 노인을 끌고 오지 않나.”

“···노인을 끌고 오다니?”


그러자 점소이가 진수련을 데리고 객잔의 안쪽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무려 당장이라도 숨이 꺼질 것 같은, 상처투성이의 연합맹주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하, 할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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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제107화 19.07.12 15 0 14쪽
106 제106화 19.07.11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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