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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썩어 빠진 이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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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호17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1
최근연재일 :
2019.04.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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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4
글자수 :
126,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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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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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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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임시 기지

DUMMY

“형씨. 총 다루는 법은 어디서 배웠어?”


“그냥 배울 일이 잠깐 있었습니다.”

그래? 꼬치꼬치 묻는 덩치 큰 사내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반문했다. 나는 그에게 적당한 대답을 던지며, 선두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조사원 김태호와 도우미 에토, 인간과 원숭이라는 기묘한 조합이 대화를 나누며 오십 명에 다다르는 일행을 이끌고 있었다.


김태호는 통솔력이 있었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고, 그들을 다룰 수 있는 감각이 있었다. 좋다. 이런 위기 상황에 김태호란 인물은 리더 역을 맡기에 최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김태호가 아니다.


“아까 사실 내가 도망치려고 한 게 아니라, 괴물을 유인하려고 한 거 형씨도 알지? 어?”


“예. 그럼요.”

나는 사내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생각했다. 에토, 자기를 마법사라 주장하는 새끼 원숭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어떻게 총알을 가지고 있었지? 탄피도 아니고, 실탄을 대체 어떻게? 나에게만 그걸 보여준 이유는 뭐야?


만약 그 총알이 내가 쏜 거라면?


나는 곧바로 든 생각을 부정했다. 그럴 리가 없다. 에토가 보여준 총알은 상처 하나 없이 말끔했다. 아무리 좋은 총알이라지만, 그 괴물의 두꺼운 두개골에 부닥치고도 멀쩡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럼 대체 뭐지?

모르겠다. 그럼 깊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았다.


어쨌건 지금의 그는 호의적이고, 그 외에도 신경 쓸 거리는 많았으니까.


나는 허리춤의 복대에 매달린 권총을 한 손으로 매만졌다. 김태호가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좋겠다고 말하며 준 이강우의 총이었다.


김태호는 그리 부탁하며 날 상대적으로 열약한 진열의 뒤쪽에 박아 넣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이상우 조사원과 겁 많은 덩치, 전대동 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 늑대에게 위협받은 걸 구해줘서인지, 전대동은 내게 계속 호의를 내보였다.


“어! 이강우 씨도 고마워. 그 괴물한테 죽을 뻔했는데 날라와서 총 쏘는 모습이 완전 멋있었어.”

전대동이 익살을 떨며 이강우에게도 다가갔다. 이강우는 훈련받은 조사원답게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전대동 씨도 괴물의 유인 잘 해주셨습니다. 다음번에도 꼭 부탁드립니다.”


“어? 어어. 그렇지.”

전대동이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농담으로 한 말에 진담을 돌려받자 당황한 것이겠지.


“저, 저 형씨도 한 농담하는구먼? 그치?”

전대동이 허겁지겁 내 곁에 다가와 동의를 요구했다. 나는 그의 손에 들린 두꺼운 나뭇가지를 흘깃 보고 답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 하하하. 이분들 농담도 참!”

전대동은 애써 웃으며 우리의 말을 농담으로 치부하려는 듯했지만, 과연 어떨까.


조금 이야기를 나눠 본 바로는 이강우는 허튼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군기가 바짝 든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원래 그런 성격인 것 같기도 했지만, 조사원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크게 한몫한 것 같았다.


그라면 충분히 전대동을 미끼로 몰아넣고서도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이에요!”

기지로 향하는 도중 끊이지 않고 들려온 소리가 또다시 중간 열에서 터져 나왔다. 이걸로 첫 번째 몬스터를 포함하면 총 네 번, 거의 십오 분 간격이라는 잦은 빈도로 괴물과 마주하고 있었다.


[서브 퀘스트 – 몬스터 퇴치 0/1]

[수락] [거절]


여전히, 퀘스트라는 이 불투명한 막은 눈앞에 떠올랐다. 이번에도 한 마리, 역시 늑대의 모습을 한 몬스터는 무리 지어 다니지 않는 것 같다,


퀘스트를 본 이강우는 허공에 잠시 손짓을 하더니 내게 다가와 말했다.


“이류 씨. 뒤쪽 경계 부탁드립니다.”


“네. 다녀오세요.”

그러나 이강우가 뒷열을 이탈할 일은 없었다. 퀘스트 창이 떠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연발의 총성과 함께 퀘스트 창이 사라졌다.


중간 열은 전상호라는 조사원이 경계를 섰나? 이강우가 내 의문에 확실하게 답했다.


“상호 형이 해치웠나 봅니다.”


“익숙해지면 그리 무서운 적도 아니니까요.”


그 말대로다. 늑대 몬스터가 무서운 이유는 몸의 윤곽이 보이지 않고, 공격 또한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지, 몬스터 자체가 강력해서는 아니다.


퀘스트를 수락한 사람이라면 총 몇 발로도 쉽게 죽일 수 있다. 늑대는 총이란 걸 처음 보는지 피할 생각도 못 하고 몸으로 맞으니까.


사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몇 정도만 모이면 총 없이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어? 형씨들 진짜로 안 무서워?”

··· 그럴 비위와 용기가 있는지는 둘째치고 나서라도, 가능할 것이다. 아마도.


네 번째 몬스터의 등장은 처음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갔다. 이번엔 별다른 소동도 없었다. 몬스터를 발견한 사람이 크게 외치면, 총을 가진 조사원이 가서 쏜다. 체계화된 공장 작업을 하는 것처럼 신속하고 빠르게 대처됐다.


확실히 늑대는 당황해 실수하지만 않는다면 무서울 것 없는 상대다.


‘곧 임시 기지에 도착합니다. 다들 준비하세요.’

무전기에서 김태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임시 기지는 포탈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에 있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이 세계에 파견된 이들이 조사를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당연 그 조사의 중심이 될 거처는 포탈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조사와 보고를 위해선 지구와의 교류는 필요 불가결이고, 지구로의 포탈은 하나뿐이었으니까.


“기지에 도착했다는 것치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안 그래 형씨?”

전대동이 목을 쭉 빼 주변을 기웃거리며 말했다. 그 말대로 기지에 다 왔다는 것치곤 주변에선 사람이 거닌 흔적 같은 것도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우리가 후열에 위치해서 보이지 않는 걸 수도 있지만···.


“우리 임시 기지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강우가 자부심을 듬뿍 담아 말했다. 감정 표현이 적은 그로서는 흔치 않은 표현이었다.


“천연 요새인가 뭐 그런 겁니까?”


“하긴, 그런 게 있을 법도 해.”

나와 전대동이 서로 이야기하며 답을 찾으려는 모습에 이강우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길을 앞서 나갔다. 그 발걸음은 어딘가 신난 어린아이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요새는 맞습니다, 자연적인 것도 맞고요. 하지만 이전에 태호 형이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세계는 이 세계만의 법칙이 있습니다.”

법칙이라. 이강우의 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귓불을 문질렀다. 의문으로 가득 찼던 상태창이 팟하고 떠올랐다.


이름: 이류 상태: 정상


근력: 8

민첩: 10

체력: 6

마력: 0


스킬: 오래 걷기(1), 달리기(1), 관찰(2)


처음 봤을 때와 그리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근력은 평균 미달이었고, 민첩은 어중간하게 높았으며, 체력은 꽝이었다.


그러나 튜토리얼이 끝난 후로 스킬 란은 변해있었다. 관찰이 1에서 2로, 뭐가 바뀐 건지는 잘 체감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변화는 있었다.


“상태창처럼, 우리 기지엔 또 다른 법칙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강우는 우리에게 설명하면서도 주변 경계를 잊지 않았다.


진열을 유지한 채 몇 십여 분, 눈치채지 못한 사이 우리는 정글 같던 풀숲을 빠져나와 나무가 듬성듬성 난 숲에 있었다.


거대한 나무들과 높은 풀들이 바로 앞의 시야까지 막던 밀림에 비하면 꽤 멀리까지 시야가 확보되는 이 숲은 훨씬 나았다. 솔직히 이강우처럼 열심히 경계를 서지 않아도 눈에 띄는 것은 발견할 것이다.


“이 세계에는 특이한 지역이 있습니다. 사람의 눈엔 입구가 보이지 않고, 실수로라도 절대 짐승이 들어갈 수 없는 장소입니다. 우리 기지는 그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이강우의 이상한 소리에 나는 눈가를 찌푸렸다. 하지만 그의 망상으로 치부하기엔 오늘 겪은 일이 너무나도 많다.


상태창과 몬스터, 퀘스트까지 겪었는데 거 사람 눈에 안 보이는 장소가 있다 한들 뭐가 문제겠는가.


“저희는 그 지역을 홈이라고 부릅니다. 어째서인지, 거기선 사람들의 기력 회복이 빠르거든요. 잠도 얼마 안 자도 됩니다.”

신비한 얘기에 상태창을 들었을 때처럼 내가 흥분하여 뭐라 말하기도 전에 머리 위에서 인기척이 났다.


“끼끼끽, 홈? 홈이요? 그것참 재밌는 이름이네요!”

분명 맨 앞에서 김태호와 함께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을 에토가 나무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가벼운 몸짓으로 바닥에 발을 디딘 에토가 팔을 쭉 뻗어 내 어깨에 손을 걸쳐 올라왔다. 원숭이라서인지, 에토는 어딘가에 매달리는 것을 좋아했다.


내 어깨에 올라선 에토에게 이강우가 물었다.


“뭐가 그리 웃기십니까?”


“홈, 당신네 언어로는 집이라는 뜻이죠? 끼끼끽! 좋은 이름을 지어줬군요!”

에토는 뭐가 그리 웃긴지 한참을 낄낄거리며 웃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몇 번이고 내 어깨에서 떨어질 뻔했다. 원숭이면서.


비웃음거리로 삼아졌다고 생각했는지, 이강우가 에토를 노려봤다.


“아니, 정말로. 순수하게 감탄했어요. 좋은 이름이에요.”

에토는 그 좋지 않은 눈길을 받으며 변명하듯 말했지만, 이강우는 그래도 납득하지 못한 표정으로 말했다.


“에토 씨도 들어가실 수 있다면 알 겁니다.”


“아, 아쉽지만 전 그 안에 못 들어가요.”

에토가 입맛을 쩝 다시며 말했다.


“엉? 왜?”

전대동이 뜻밖의 소리를 들은 것처럼 어벙한 소리를 내며 에토에게 물었다.


“인간 이강우가 말했잖아요. 짐승은 실수로라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제가 뭘로 보이시나요?”


“아, 그렇네.”

전대동과 이강우는 에토의 말에 납득한 듯이 보였다. 그러나 나는 머리를 굴렸다.


정말로 짐승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라면, 원숭이 또한 들어서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에토가 그냥 원숭이인가? 사람 말을 할 정도의 지능이 있고, 심지어 지구로 향하는 포탈마저 열 수 있다는데. 자신을 마법사라고까지 소개한 에토가 정말로 홈에 들어서지 못할까?


우리를 그 안에 밀어 넣고 바깥에서 뭔가 일을 꾸미려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지 마세요.”

에토가 내 속마음을 읽은 것처럼 타이밍 좋게 말했다.


“전 여러분이 몸을 추스르는 동안 바깥에서 할 일을 하고 있을게요”


“··· 꽤 오래 기다리셔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강우의 담담한 말에 에토가 씩 웃었다.


“여러분은 곧바로 저를 도우러 떠나실 테니까요. 이 위험한 세상에 더 있고 싶으신 건 아니시죠?”

에토의 말이 맞았다. 짐승이 들어오지 못하는 기지에 있더라도, 몬스터가 들어오지 못한다는 보장은 없었으니까.


몬스터라는 존재는 10년간의 조사원 생활을 해 온 김태호마저 처음 본 생물이다. 그것들을 깨어났다고 표현한 에토의 말과 연관 지어생각해보면, 몬스터는 생겨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마땅하겠지.


그럼 지난 10년간의 역사로 안전이 보장된 천연 요새가 있다 하더라도 위험하기는 똑같았다. 오히려 그 방심이 더욱 큰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이 말을 전해주려고 왔어요. 사람 김태호가 하도 부탁을 해서 말이에요. 무전기로는 전달을 못한다나 뭐라나.”

에토는 그리 구시렁거렸다. 김태호가 중간열과 뒷열에 에토를 보내 전하고자 했던 말은 그게 다였다.


그리고 그럴 가치는 있었다. 무전기로 에토가 우리와 함께 오지 못한다는 말을 전한다면, 자세한 설명 없이는 사람들은 에토와의 연합이 깨진 게 아닌지 혼란에 빠질 테니까.


이 무리의 정신적인 지주는 누가 뭐래도 김태호가 1순위였다. 망설임 없는 결단, 하는 말을 듣기만 하면 뭔가가 제대로 되고 있는 듯한 통솔력, 무엇 하나 빠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믿음의 기반에는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에토는 그 희망을 주는 인물이다. 포탈을 열 수 있는 에토가 일행에서 빠진다는 건 김태호가 빠지는 것 이상의 문제다.


“아무튼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이강우의 감사 인사와 함께 에토는 내 어깨를 박차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며 앞 열로 향했다.


에토는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놈이었다. 적인지, 아군인지, 목적은 대체 뭔지, 아무것도 몰랐다.


"어휴."

나는 괜히 귓불을 문지르며 허공에 떠오른 상태창의 너머로 사라진 에토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보내세요^^7


12/04/19- 주인공 스킬 뛰기(1)-> 달리기(1)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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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변화 (1) +1 19.04.10 96 3 12쪽
7 절망의 자각 +1 19.04.09 109 2 11쪽
6 튜토리얼s +1 19.04.08 110 3 10쪽
5 경고 +1 19.04.06 112 4 13쪽
» 임시 기지 19.04.05 133 2 13쪽
3 도우미 에토 19.04.03 154 4 14쪽
2 몬스터 +2 19.04.02 170 6 13쪽
1 포탈의 너머 19.04.01 24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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