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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썩어 빠진 이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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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호17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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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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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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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류, 나 조사대 신청했어.”

누군가, 몽롱한 내 의식에 말을 걸었다. 그립고도, 증오스러운, 그러면서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조사대? 무슨 조사대?”

내 몸이 멋대로 그리 내뱉었다. 순진하게, 앞으로 일어질 일을 전혀 상상할 수 없는데도 무지하게 말을 쏘아 냈다.


“포탈 조사대.”

짤막이 대답한 누군가가 그 후로 아무 말도 붙이지 않았다. 그가 그랬었나? 내 기억 속의 그는 분명 수다쟁이고, 잔소리쟁이였다.


아니, 그 후로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거겠지. 애초에 여기까지 기억하는 것조차 신기하다. 나는 그때의 나를 싫어했으니까. 그에게 하나의 충고조차 해주지 못한 나를 자책했다.


“··· 멍청한 놈.”

돌연 누군가가 몽롱한 안개 속에서 번뜩 얼굴을 들이밀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나와 똑 닮은 얼굴이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허억!”

수면 밑에서 목덜미를 잡혀 끌어올려 진 것처럼, 벌떡 일으킨 상체가 무력감에 축 늘어졌다.


어디지? 여긴···


“괜찮으십니까.”

끼끼끽거리는 소음과 뒤섞인 말이 위에서 들려왔다.


큰 원숭이가 한 손에 창을 든 채로 나를 보고 있다. 토아즈, 토아즈였지. 나는 아직 잠을 덜 깬 자신의 머리를 툭툭 치며, 그에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토아즈 님은 무슨 일로?”


“곧 포탈로 출발한다는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악몽을 꾸신 것 같은데, 정말로 괜찮으신지.”

나는 그의 말을 하나하나 곱씹어야만 이해할 수 있었다. 포탈, 출발, 그래. 난 던전 안에 있었지. 내가 생각에 빠져 침묵을 고수하자, 토아즈가 말했다.


“··· 조금 더 시간을 줄 수 없는지 에투 님께 물어볼까요?”


“괜찮습니다.”

나는 손사래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꿈 때문에 포탈로 가는 길을 늦출 순 없다. 얼마나 걸리는지도 확실히 모르고, 무엇보다 어서 빨리 던전을 탈출해서, 지구로 돌아가고 싶었다.


잠시나마 잊었던 지구의 풍경을 꿈속에서나마 봤기 때문일까, 몸은 나른했지만, 의욕은 넘쳐났다.


“가죠.”

나는 벌떡 일어나 토아즈와 함께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입구엔 에투와 한 원숭이가 서 있었다.


“늦었군. 아침잠이 많은 편인가 보지?”


“뭐··· 조금 많은 편입니다.”

에투가 시답잖은 말을 하자, 다른 한 원숭이가 불쑥 튀어나왔다.


“반, 반갑습니다. 저는 티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에토의 사신님!”


“예. 잘 부탁드립니다.”

티오는 긴장했는지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내가 대단해서라기보단, 에토의 사신이라는 직함에 놀란 것 같았다.


“티오도 말단이기는 하지만, 기사단의 일원이다. 저래 봬도 너보단 잘 싸울 거다. 나는 정면에서 포탈까지의 길 안내를 하고, 토아즈와 티오는 너의 호위를 한다. 넌 약하니까.”

에투가 그리 말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괜스레 신경을 건드는 말투였다.


“··· 불만은 없나. 그럼 출발하지.”

내가 무시로 일관하자 에투는 재미없다며 혀를 차고는 공동 바깥으로 앞서 나갔다. 그 뒤를 티오가 따르고, 티오의 뒤를 내가, 마지막으로 토아즈가 일행의 뒤를 잡았다.


정말로, 날 보호하기만을 위한 진열이었다. 이들의 고향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를 엿볼 수 있을 정도였다. 백 년이나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면, 이런 이방인을 전력으로 도울 수 있는 걸까.


모른다. 그리고 알 일도 없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곧 돌아갈 테니까.


“잘 따라오면서 들어라.”

공동에서 어느 정도 멀어지자, 에투가 말했다.


“어머님은 지금 포탈의 상황을 잘 모르고 계신다.”

여왕이 잘 모른다. 현장에서 뛰는 영업원이 인사부에 하는 당신은 현장의 일을 잘 몰라라는 말과 같은 뉘앙스였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잠자코 들어.”

괜히 말을 꺼냈다가 본전도 못 찾고 입을 꾹 닫았다.


“우리들의 왕국은 여왕께서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계시지만, 그 밑으로는 여러 파벌이 있다. 그중 포탈로 이곳으로 넘어온 파벌 중에는 두 파벌이 가장 강세하지.”

왕국. 우리 때의 중세시대에 비추어보면 권력이라는 파이를 그렇게 나눠 먹기 쉬운 구조가 없었다.


“하나는 우리, 여왕을 섬기는 기사단. 나와 티오, 토아즈 그리고 에토가 속한 파벌이다. 처음 왔을 때는 많은 기사단원이 왔었지만, 대부분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죽었다.”

기사단이니 단장이니 할 때부터 그 정도는 알아봤다. 왕국이라는 체계라면 왕의 무력을 상징하는 기사단이 큰 권력을 가지는 건 예로부터 당연한 이야기였다.


에투가 갈림길에서 멈춰 잠시 고민하다가, 오른쪽으로 들어서며 말을 이었다.


“다른 한 파벌은 마법사들의 집단이다. 이놈들은 연구와 실험을 본업으로 삼았지만, 어느 날 마법이라는 기묘한 주술을 발견해 낸 파벌이다. 자신을 마법사라고 칭하고 다니지.”

마법사. 그 말을 듣자, 에토와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자신을 마법사 에토라고 칭하고 다니던 작은 원숭이.


하지만 에토는 기사단의 일원이 아니었나? 궁금증이 생겼지만, 에투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법사 파벌은 네가 본 적이 없을 거다. 이 자들은 괘씸하게도 여왕님이 사는 곳에 같이 살고 있지 않거든. 이들은 연구를 목적으로 포탈 바로 옆에 거주하고 있다.”

포탈의 바로 옆에, 연구를 위해서? 과연, 지구의 과학자들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지구에서도 처음 포탈이 발견되고,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자마자 수백의 연구자들이 포탈 옆에 집을 짓고 살았으니까.


“우리와는 조금 생각이 달랐지. 그놈들은 포탈을 우리 쪽에서 열 수 있을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도 포탈 옆에 딱 붙어서 연구와 실험을 하는 거고. 우리는 달랐지.”

에투가 또다시 갈림길에서 멈춰섰다. 조금을 고민하던 에투는 다른 한쪽의 길에 침을 뱉고, 왼쪽 길로 향했다.


“포탈은 이쪽에서는 열리지 않아. 그건 그놈들이 가장 먼저 확신한 연구 결과였다. 그렇다면 던전의 바깥에서 포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불러온다. 쉽게 말해 도움을 청하는 거지.”

슬슬 에투가 하려는 말이 어떤 것인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신과의 거래를 통해 에토를 던전 바깥으로 내보냈고, 에토는 신의 노예로서 일하는 대신 우리에게 적합자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온 것이 나···. 잠깐, 신? 신과의 거래라고? 엄청 대단한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 것 같은데?


“신과의 거래라뇨? 신은 대체 뭡니까?”

상태창을 통해 신의 존재를 안 후부터 생긴 궁금증이었다. 그건 정말로 우리가 상상하던 전지전능한 신인지, 아니면 신인 척을 하는 무언가인지. 그 궁금증은 신과 대면 아닌 대면을 하고 폭발했다.


에투는 내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오히려 반문했다.


“그건 네가 왜 궁금해하지?”

에투의 반응은 예상외로 험악했다. 신, 나로서는 알지 못하는 무언가에게 에투는 격렬한 분노를 불태우고 있었다. 여기서 신과 만나서라고 말한다면 태도를 바꿔 날 죽일지도 모를 정도로, 에투의 반응은 뜨거웠다.


“··· 그냥 궁금해서요. 우리가 포탈로 넘어온 것도 전부 초월적인 누군가가 무슨 목적을 위해 불러온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럴 일은 없다. 그건 생각하고 행동하는 생물이 아니야.”

에투는 마치 잘 아는 적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단정하고 손사래 쳤다. 에투는 분명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튼, 그래서 에토가 보내온 것이 너란 말이다.”

에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말을 전부 다 듣고 나자, 처음 몬스터와 마주했을 때 이상으로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포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임시 기지에서 늑대들의 포탈에 간섭한 걸 말하는 건가?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걸 에토가 알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에토가 처음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말했을 때, 그 대상을 딱히 집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누가 봐도 김태호에게 말하고 있었다. 김태호와 나, 둘 다 적합자였다는 걸까.


“곧 있으면 포탈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조심해라. 네가 포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그 미친놈들이 널 가지고 무슨 실험을 할지도 몰라.”

자그마치 백 년을 포탈 하나에 쏟아 붓은 놈들이니까. 에투는 여운을 남기며 말을 끝맺었다.


그 마법사라는 것들이 공격해 올 수도 있다는 암시에 나는 몸을 떨었다.


내가 본 원숭이들의 마법사는 단 한 명뿐이다. 에토. 그 팔뚝만 한 몸으로 수백, 수천의 늑대의 앞을 멈추고도 여유로웠던 그 위용.


마법사들이 전부 그 정도라면, 겨우 우리 넷이서 반항조차 할 수 있을까?


“··· 여기에도 있었나?”

에투가 앞장서서 갈림길의 너머를 보곤 중얼거렸다. 그에 내가 고개를 내밀어 앞을 보자, 오른쪽 갈림길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빛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포탈 특유의 푸른 빛이다.


“저거 포탈 아닙니까? 생각보다 가까웠네요.”

내 말에 에투가 꼬리로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빠졌다. 뭐가 문제지?


“뭐, 직접 보는 편이 빠르겠지.”

그리 말한 에투가 다시 앞장서서 길을 틀었다. 푸른 빛이 쏟아져 나오는 오른쪽 길로 들어선 에투를 따라, 멈춰 섰던 일행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너를 돌자, 기대하던 포탈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푸른 빛은 더 심해졌다. 눈에 피로가 생길 정도의 푸른 빛은 동굴의 벽, 바닥, 천장 그 모든 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보, 보석?”

파란색으로 빛나는 투명한 광석이 마치 처음부터 동굴은 보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듯이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고 있었다.


“이건 뭡니까?”

내가 에투에게 묻자, 그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포탈.”

대답이 되지 않는다. 시야에 포탈의 형체는 잡히지 않는데, 대체 뭐가 포탈이란 말이냐.


“이게 바로 닫힌 포탈의 침식이다.”

침식? 이상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마치 그 보석들을 끔찍한 바이러스처럼 표현한 에투가 한숨을 푹 내쉬며 토아즈에게로 손을 뻗었다.


토아즈는 자신의 털 몇 가닥을 뽑아 그의 손 위에 올려둔다.


“뭐 하는 겁니까?”


“잠자코 보기나 해.”

에투가 손에 들린 갈색 털을 푸른 보석과 맨 동굴 바닥의 경계가 되는 곳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저 행위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에투의 말에 털 가닥을 보고 있었는데.


“어?”

잠깐 눈을 깜빡한 사이 털이 사라졌다. 그건 내 옆에 서 있던 티오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는지, 티오가 헛바람을 내뱉었다.


아니, 사라지지 않았다. 털 가닥은 그대로 보석 바닥의 위에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갈색의 부드러운 털이 아닌, 뾰족하게 다듬어진, 털 모양 그대로의 보석으로 환해서.


“··· 닿으면 보석으로 변하는 거예요?”

티오도 이 보석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지 덜덜 떨며 물어봤다.


“그래. 이건 생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먹어 치우지. 이쪽 길로는 못 가겠어.”

에투가 몸을 돌려 보석의 동굴에서 나갔다. 그 뒤를 티오가 따르고, 토아즈가 내 등을 밀며 바깥으로 끄집어냈다.


나는 그의 손에 나가면서도 멍하니 보석 동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있다. 이걸 봤을 때, 뭔가가 떠오를 듯한···.


동굴 바깥을 나가며, 겨우 그 맑은 빛에서 시선을 떼며 나는 습관처럼 귓불을 만지작거렸다.


이름: 이류 상태: 정상

레벨: 2


근력: 9

민첩: 11

체력: 7

마력: 2


스킬: 오래 걷기(1), 달리기(2), 관찰(2), 재생(1)


[학살자 – 6/100]

[탐험가 – 1/100]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마력과 탐험가 둘 다.


작가의말


저는 어벤져스: 희망이 없어를 보고 오겠습니다!


다들 스포 조심하시구, 좋은 수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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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중독 (5) 19.04.28 42 1 13쪽
21 중독 (4) 19.04.28 45 1 12쪽
20 중독 (3) 19.04.27 48 1 11쪽
19 중독 (2) 19.04.26 42 1 13쪽
» 중독 (1) +1 19.04.24 57 2 12쪽
17 던전 (4) 19.04.23 51 2 12쪽
16 던전 (3) 19.04.22 5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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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던전 (1) 19.04.19 7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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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추적 (1) +1 19.04.16 82 2 12쪽
11 변화 (4) +1 19.04.15 78 3 11쪽
10 변화 (3) +1 19.04.13 75 2 12쪽
9 변화 (2) +2 19.04.12 85 2 12쪽
8 변화 (1) +1 19.04.10 85 3 12쪽
7 절망의 자각 +1 19.04.09 97 2 11쪽
6 튜토리얼s +1 19.04.08 99 3 10쪽
5 경고 +1 19.04.06 109 4 13쪽
4 임시 기지 19.04.05 130 2 13쪽
3 도우미 에토 19.04.03 147 4 14쪽
2 몬스터 +2 19.04.02 166 6 13쪽
1 포탈의 너머 19.04.01 23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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