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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썩어 빠진 이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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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호17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1
최근연재일 :
2019.04.29 09: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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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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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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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크아아!!”

보석을 삼킨 알드의 몸이 울긋불긋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당장이라도 터질 듯이, 거대한 폭탄이라도 된 것처럼 부풀어 오르는 알드의 몸에, 통로에서 그를 보고 있던 우리는 황급히 코너 너머로 몸을 숨겼다.


“대단해. 정말이지 대단하군.”

에투가 벽에 등을 기대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리 말하는 에투의 표정은 절대 밝지 않았다.


“뭡니까? 푸른 보석은 닿으면 무조건 보석이 되는 게 아니었어요?”

저 원숭이는 왜, 아직 보석으로 변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될 말을 삼갔다.


그와 잘 아는 사이처럼 보였던 토아즈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주저앉아 있었으니까.


“놈은 저항하고 있는 거다.”

에투가 말했다. 벽 너머로는 끔찍한 비명이 이어진다.


“벌써 거기까지 실험해본 거야. 미친놈들.”

보석을 몸 안에 넣는 실험을? 그걸 왜?


이름: 이류 상태: 정상

레벨: 2


근력: 9

민첩: 11

체력: 7

마력: 4


나는 상태창을 보자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마력, 마법의 근원이 되는 것이 푸른 보석으로 오른다면, 더 많이, 더 크게 변화를 줄 방법은 없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었을까.


마법사들이 에투와 티오가 말한 대로 마법에 미친 연구자들이라면, 푸른 보석과 마력과의 상호작용이 그들의 욕심에 불을 질렀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충분했다.


“··· 알드가 이대로 죽지 않는다면, 어쩌죠?”

티오가 통로 너머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가, 우리를 돌아보곤 말했다.


그 의견은 타당했다. 보석을 삼켰을 때의 알드는 포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포자기로 몸을 던진 느낌이 강했지만, 무조건 죽을 길을 고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저 푸른 보석을 알드 안에 넣는 실험이 성공할 수도 있다는 건데. 만약 성공한다면?


성공한다면 대체 알드는 어떻게 되는 거지?


“지금 죽여야 해.”

에투가 등을 기대고 있던 벽에서 떨어지며, 맞은 편에 주저앉아 있는 토아즈에게 다가갔다.


“토아즈. 일어나라.”

에투의 말에 토아즈가 꿈쩍도 하지 않자, 에투는 토아즈의 팔을 붙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저놈이 네 오랜 친구인 건 잘 안다. 알드가 가족도 없어, 마법에 일평생을 바친 불쌍한 놈이란 것도.”

에투가 토아즈의 턱을 끄집어내려, 자신과 눈을 맞췄다. 토아즈의 눈에는 혼란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알드는 이제 적이다. 지금 명백하게 무슨 일을 꾸미고 있어. 저놈이 만약 이대로 날뛰다가, 포탈을 부수면 어떻게 할 거냐? 저것이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마법을 날려 공동이 무너지면 어떻게 할 거냔 말이야!”

에투의 거의 윽박지르는 말투에 토아즈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아직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런 그의 손에 에투가 자신의 창을 쥐여줬다. 토아즈가 쓰던 것보다는 조금 더 짧은 창이었지만, 훨씬 더 날카로운 창끝을 가진 창이었다.


“토아즈. 네놈의 알량한 우정 때문에 우리 종족을 몰살시킬 셈이냐?”


“아니··· 아닙니다.”

에투의 결정타와도 같은 말에 토아즈가 몸에 힘을 넣었다. 퍼뜩 선 몸에 기합이 잔뜩 들어갔다. 그는 창을 힘껏 쥐고, 통로로 나갔다.


“··· 머리를 노려라.”

에투가 잔인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방금까지 망설이던 토아즈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토아즈는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토아즈의 창은 한 번 알드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그건 알드의 몸을 지나 푸른 보석에 닿아 보석으로 변했지만, 알드의 배를 반 정도 날려버릴 만큼 강력한 위력이었다.


그 투창이라면 알드를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 기대를 하고 통로의 끝까지 걸어가는 토아즈의 뒷모습을 지켜보는데, 시야에 이상한 것이 걸쳤다.


어느샌가 공동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던 고통에 찬 비명이 들리지 않았다. 그걸 그제야 눈치챔과 함께, 토아즈의 어깨너머로 공동에 버젓이 서 있는, 방금까지의 빈사 상태가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푸른 보석을 밟고 서 있는 원숭이가 보였다.


“아! 개운하군.”

알드가 보석을 먹기 전의 멀쩡한 몸 상태로 정말 개운한 듯이 말했다. 그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본다.


“오, 토아즈! 아직 있었구나.”

알드가 통로에 서 있는 토아즈를 발견하곤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토아즈는 그 모습에 묵묵히 창을 쥔 손을 뒤로 당겼다.


“··· 날 죽일 셈이야?”

알드가 토아즈에게 물었다. 눈물을 머금고, 우리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듯이 정에 호소했다.


토아즈는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단순한 반복 작업을 하는 것처럼, 그는 무기질한 무생물을 대하는 것처럼 알드를 대하고 있다.


저런 눈을 한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다. 사명감에 짓눌리면서도, 결국 일을 해내고야 마는, 조사원들.


“그래. 그렇군. 너마저도 나를 버리는 거지.”

알드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원숭이는 목숨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한계까지 당겨진 토아즈의 팔이 쏘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총알보다 빠르게, 총알보다 강력한, 포탄 같은 한 발이 알드의 몸을 덮치겠지. 알드는 종잇장처럼 으스러질 테고, 우리는 포탈을 조사하러 간다.


당연한 사실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마치 진리 같은 사실이다.


그러나 알드의 몸에서 푸른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 어?”

마치 신기루처럼 흐릿한 아지랑이가 그의 몸을 감싸듯 펼쳐졌다. 불규칙하게 움직이던 아지랑이는 이리저리 헤매면서도 점차 토아즈가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뭐지? 뭐야?


나는 나와 같이 앞의 상황을 보고 있는 티오와 에투를 둘러봤지만, 그들은 아지랑이를 발견하지 못한 듯싶었다.


“너만은··· 다른 멍청이들과는 다르다고 믿었다.”

알드가 고개를 들어 올리며 조용히 내뱉었다.


“정말로 유감이구나!”

그가 통로 쪽으로 손을 뻗었다. 느릿느릿하던 푸른 아지랑이가 쏜살같이 토아즈에게 달려들었다.


“토아즈! 숙여!!”

나는 코너에서 뛰쳐나오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와 동시에 파공음이 들렸다. 창이 토아즈의 손에서 떠나간 것이다.


토아즈의 머리를 깨물어 부수려는 듯 달려든 푸른 아지랑이의 공격은 그가 창을 던지자마자 몸을 숙임으로써 피할 수 있었다.


빗나간 아지랑이의 공격이 토아즈의 뒤에 있던 벽에 부딪혔다.


쿵!


동굴이 무너질 것처럼 한 차례 크게 흔들렸다. 공격이 직격한 벽에는 큰 흔적이 남아있다.


저게 애들 장난이라고? 나는 에투가 한 말을 떠올렸다.


농담도 정도껏 이다. 스치기라도 하면 뼈도 못 추릴 것이 분명했다.


“방, 방금 것은 뭐냐. 마법이냐?”

에투가 코너에서 따라 나오며 물었다. 크게 갈라진 동굴의 벽을 보는 그의 눈에 경악이 들어찬다.


“마법? 우리 머리가 저 파란 괴물한테 쥐어 터지면 그게 마법이겠지!”


나는 통로 입구에서 서성거리는 푸른 아지랑이를 경계하며 공동을 봤다. 부디 토아즈가 날린 창에 알드의 머리가 날아갔으리란 희망을 품고.


치지직.


그러나 희망은 박살 났다.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인지, 창은 알드의 눈앞에서 멈춘 채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던 회전력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부딫친듯 마찰하며 줄어들고, 완전히 멈춘 창이 허공에 고정됐다.


마법, 마법. 그놈의 마법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


“저건 마법이 아닙니다.”

토아즈가 우리 옆으로 퍼뜩 붙으며 말했다.


“최소한, 제가 전에 봤던 알드가 사용하는 마법은 아닙니다.”

토아즈는 그리 덧붙이며 알드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알드는 마치 신기한 것을 접한 듯, 허공에 멈춘 창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뭔가를 시험해보고 있었다.


우리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그 태도에 부아가 치밀만도 했지만, 당장 그 지독한 아지랑이를 겪어서일까, 분노조차 샘솟지 않았다.


“어쩌죠?”

티오가 두 손으로 창을 쥐고 물었다.


상황 파악이 먼저다. 알드는 겉으로 보기엔 나쁜 상태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토아즈가 던진 창을 가볍게 막아내는 것이나, 우리 앞에서 알짱거리는 푸른 아지랑이를 보면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봐도 좋겠지.


반면 우리 쪽은 벌써 두 명이 무기를 잃었다. 남은 창은 티오가 가진 창 하나뿐이고, 이는 우리가 알드에게 할 수 있는 유효한 공격은 이제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의미했다.


우리는 푸른 보석이 있는 공동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멀리서 그를 공격할 수밖에 없고, 이미 여러 번 통하지 않았던 투창밖엔 방법이 없다.


역으로 알드는 푸른 아지랑이로 멀리서 공격만 해도, 우리가 그를 쓰러트릴 가능성은 없었다.


상황은 단순하게 표현해서, 절망적이었다.


“··· 일단 물러나자.”

통로 끝자락에 선 내가 그들에게 말했다. 내 말에 그들이 오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분위기는 금세 사라졌다.


“어, 어디로 말인가요?”

티오가 다시 물었다. 망할, 그러고 보니 던전에선 나갈 수 없다. 설령 이 공동을 벗어난다고 해도, 알드가 이 포탈에 죽치고 있으면 포탈에 접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싸울 수밖에 없다.


“싸우자.”

그것만이 답이었다. 내가 그리 말하자, 토아즈가 물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공격을 어떻게 피하란 말입니까?”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보이지 않는 공격? 대체 뭐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냐. 그러나 괴상하게도,에투와 티오가 토아즈의 말에 공감했다.


“그건 그렇지··· 어떻게든 감으로 잘 피해 보자고.”

에투가 멍청한 말을 했다.


“예. 알겠습니다.”

토아즈가 멍청한 대답을 했다.


“잠깐, 잠깐만.”

설마, 끔찍한 가능성 하나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황상 푸른 아지랑이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분명했고, 지금까지의 경험상 마력으로 이루어진 무언가는 마력이 전혀 없는 생물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건 알고 있다. 그러니 내게 저 푸른 아지랑이가 보이는 것이겠지.


하지만.


“너, 너희 설마 저게 안 보여?”

내가 산책하듯 허공을 돌아다니는 푸른 아지랑이를 가리키자, 세 기사단원이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히려 내가 미친놈 취급을 받을 정도였다.


“이, 이류 님. 설마 공격이 보이시는 겁니까?”


“그래, 보이긴 한다만.”

세상에. 마력을 올려주는 푸른 보석이랑 거의 백 년을 동침했으면서, 마력이 0이라고? 세 명 모두?


끔찍한 일이다.


“··· 보이면 문제 될 것은 없지.”

에투가 자신감에 찬 발걸음으로 내 옆에 섰다. 쭉 뻗은 한쪽 손에 티오가 자신의 창을 건네줬다.


“알드를 죽이고 포탈을 탈취한다. 알겠지?”

에투의 말에 티오와 토아즈가 얼굴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 결국, 보는 일은 내가 다 담당하는데 뭐가 그리 잘나셨는지···.


나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며 동굴 바닥에 굴러다니는 종유석 조각을 집어 들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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