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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썩어 빠진 이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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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호17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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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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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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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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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공포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과 애매하게 알기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


이계는 후자다. 겉보기엔 내가 살던 세계와 같아 보이지만, 속은 전혀 다르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단 하나도 내가 알던 것과 같은 것이 없다. 그런 세계에서, 마법이라는 완전한 미지는 오히려 편안하다.


하지만 그 편안함도, 며칠 밤낮을 굶은 들개처럼 날 물어뜯기 전까지만이다.


“티오, 오른쪽!”

공동에 들어선 티오가 푸른 보석이 닿지 않게 아슬아슬한 몸놀림으로 공동 끝자락을 돌아다녔다. 작은 몸놀림 덕에 가능한 묘기였다.


티오가 내 말을 듣고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쿵!


방금까지 그가 있던 장소가 푸른 아지랑이에 의해 납작하게 가라앉았다.


“다음도 오른쪽!”

마치 통신 기기라도 착용하고 있는 것처럼, 티오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지랑이를 회피했다.


“기사단원 중에 마력을 가진 이는 에토 선배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알드가 티오에게 내지른 손끝을 회수하며 통로에 서 있는 나를 바라봤다.


“인간이 마력을 볼 수 있는 모양이군. 그렇지?”


쐐액!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그가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 푸른 아지랑이가 내 머리를 노리고 날라왔다.


“에투, 정면이야!”

나는 그리 말하며 통로 끝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내 자리를 양손으로 창을 쥔 에투가 꿰찬다.


캉!


에투가 창을 크게 휘두르자, 푸른 아지랑이와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알드는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하자 혀를 차며 다른 타겟을 노렸다.


“토아즈, 왼쪽!”

시야를 끝까지 놓치지 않은 내가 은근슬쩍 토아즈의 왼쪽을 찌르는 아지랑이를 보고 외쳤다. 토아즈는 가뿐하게 피하고, 쥐고 있던 종유석 조각을 알드에게 던졌다.


팽!


“큿!”

역시 신체 능력이 달라서인지, 토아즈가 쏘아 올린 작은 돌멩이는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알드의 귓가를 스쳐 갔다.


알드가 빨갛게 부어오른 귓불을 만지며, 손을 다시 나에게로 흔들었다.


“다시 내 쪽으로 온다, 에투.”

내 말에 에투가 다시 내 앞을 막아섰다. 통로의 안쪽에 있는 나를 직접 노리려면 무조건 정면으로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


공동에 나가 있는 티오와 토아즈는 아지랑이를 피할 능력이 되지만, 나는 그 정도로 재빠르지 않으니까. 공격받는 범위를 최소화하고, 거기를 에투가 막아낸다.


그리고 에투나 티오, 토아즈 중 한쪽이 공격받는 사이, 나머지가 알드에게 돌을 던지며 틈을 만든다.


“흡!”

에투가 기합성과 함께 창을 내질렀다. 푸른 아지랑이는 여전히 창격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러나 아지랑이는 집요하게 에투를 노린다.


쐐액!


티오 쪽에서 날아간 돌이 알드의 머리에 직격했다. 이번에는 토아즈가 던진 창처럼 허공에서 멈추지 않았다.


“큭! 잔꾀를···.”

역시, 그 묘기를 부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한 것 같았다. 푸른 아지랑이를 움직이고 있지 않거나, 혹은 예상치 못한 공격에는 반응하지 못한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알드가 티오의 돌을 맞자마자 눈을 부릅뜬 채 내게로 향하던 손끝을 티오에게로 돌렸다. 티오는 그 모습에 움찔했지만.


“토아즈, 오른쪽.”

푸른 아지랑이는 반대로 알드의 등 뒤에 있는 토아즈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토아즈는 당황했지만 어렵지 않게 피해낼 수 있었다.


“정말로 보이는가 보군.”

알드가 이마에서 피를 뚝뚝 떨어트리며 내 쪽을 바라봤다.


손으로 움직일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지, 굳이 손으로 가리켜서야 공격이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없어지니까.


“알드. 이제 포기해라.”

내게로 향하는 시선을 몸으로 막으며, 에투가 통로 바깥으로 한 걸음 나왔다.


“네놈은 죽을죄를 저질렀지만, 그 힘이라면 우리 종족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터, 여왕 폐하께 선처를 바라보마.”


“선처? 선처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에투 왕자.”

알드가 에투와 마주하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몸에 새겨진 공포 때문일까, 아니면 분노 때문일까.


어떤 이유에서든, 알드는 명백히 에투의 말에 흥분해 있었다.


“당신은 모를 겁니다. 내가 메가로스에서, 당신의 왕국에서 어떤 꼴을 당했는지.”


“네 부모가 급사한 일 말이냐. 그 일은 유감이지만, 그 일은 네가 우리에게 화낼 이유는···.”

에투가 창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눌 의지를 보였다. 알드는 충혈된 눈으로 그가 쥔 창끝을 따라갔다.


“네가!”

갑작스레, 알드가 목이 떨어지도록 소리쳤다.


“네가 유감을 논하는가. 에루의 아들이여!”

알드는 시뻘건 두 눈을 번뜩이며 에투를 노려봤다.


나는 에투의 뒤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는 생각했다.


뭐 하고 있는 거야? 어서 죽여야지.


알드는 흥분했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었다. 지금 뭐라 나불거려도,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오직 그만이 아는 일이었고, 단순히 우리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 옛날이야기를 꺼내는 걸 수도 있었다.


그런 목적이라면 대단하다. 그의 작전은 성공했다.


알드의 힘이 목적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그의 속죄를 원하는 것인지, 에투는 알드의 이야기를 들을 의지가 충만했다.


알드와 오랜 친구였던 토아즈는 당연히 귀를 기울였고, 두 선배가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티오도 눈치 없게 공격해서 분위기를 깨트릴 수는 없었다.


나는 애초에 공격조차 할 수 없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당신의 여왕이, 우리 사이에서 은연중 폭군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알드가 눈물을 흘리며 에투에게 외쳤다. 에투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은 것처럼 두 눈을 크게 떴다.


“그, 그게 무슨 소리냐.”

알게 뭐냐. 어서 죽여. 네가 말한 대로 네 사소한 호기심 때문에 종족을 멸망시킬 셈이냐?


바로 앞에 있는 에투에게 그렇게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내가 말을 꺼내는 순간 알드는 공격할 것이 뻔했다. 방심하고 있는 지금이라면 최소한 토아즈나 에투, 둘 중의 하나는 죽는다.


허공에서 멍하니 돌아다니던 푸른 아지랑이가 고요하게 먹이를 찾는 맹수처럼 보였다.


“··· 그렇겠죠. 청렴하기로 유명한 당신은 모르는 이야기일 겁니다.”

알드의 미련을 남기는 듯한 말에 에투와 토아즈가 동시에 그에게로 한 발자국 다가갔다. 푸른 아지랑이가 뚝 하고 움직임을 멈췄다.


알드가 주위를 둘러보고는 조용히 두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지옥에서 나머지를 얘기해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푸른 아지랑이가 움직였다. 목표는 에투도, 토아즈도, 티오도 아니었다.


“위! 천장을 노리고 있어!”

알드는 공동째로 포탈을 무너트릴 셈이다. 동귀어진을 노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쿵!


푸른 아지랑이가 한차례 공동의 천장을 강하게 들이박았다.


“티오! 토아즈! 통로로 돌아와!”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들은 내 쪽으로 발을 움직이고 있었다. 에투는 확연히 드러난 알드의 허점을 노리고 창을 어깨너머로 쭉 뺐다.


쿠쿵!


공동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다. 티오와 토아즈는 아직 멀었다. 무너지기 전에 맞출 수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무너진 후에 포탈은 어찌할 거냐?


에투의 팔이 천천히 그의 등 뒤에서, 앞으로 움직였다. 불끈 솟아오른 그의 팔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에투의 손이 가속하며, 손끝에 잡힌 창대가 허공을 찢는 소리를 냈다. 자연스레 그의 한쪽 발이 땅에서 떨어지고, 창끝이 목표를 포착한다.


그의 손이 창대를 놓았다.


쐐액!


모든 것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오로지 에투가 던진 창만이 견고한 것 같았다. 창이 알드의 몸에 닿는 순간, 파격음은 없었다.


알드의 왼쪽 가슴이 마치 바닷물에 닿은 모래성처럼 으스러졌다.


“크···.”

알드가 입을 찢어질 정도로 크게 벌렸다.


“크하하하!!”


“안 죽겠군.”

에투가 그의 웃음소리를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 천장을 찍는 푸른 아지랑이는 멈추지 않는다. 알드는 심장이 있는 곳에 큰 바람 구멍이 났음에도, 죽지 않는다.


“토아즈!”

에투가 통로 끝에 서서 이곳으로 달려오는 토아즈를 불렀다. 토아즈가 그 부름에 에투를 바라본다.


에투는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토아즈 또한 그 부름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그 둘 사이에 일종의 대화가 성립한 것 같았다.


토아즈가 빠르게 움직이던 발을 틀며 방향을 바꿨다. 공동의 중앙에 서서, 마치 열정적인 신도처럼 두 손을 하늘로 높이 쳐들고 크게 웃는 알드에게로 달려갔다.


“토아즈!”

티오가 통로에 도달했지만, 토아즈는 오히려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그의 돌발 행동에 에투를 돌아보자, 그는 어떤 놀라움이나 당황도 담지 않고, 당연한 일을 보는 것처럼 토아즈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가 달리던 기세 그대로 푸른 보석 앞을 딛고, 멀리 뛰었다.


그가 맨발로 푸른 보석 위에 착지했다.


“크윽!”

토아즈가 신음성을 내며 발을 움직였다. 그는 여전히 푸른 보석 위를 뛰고 있었다.


보석으로 변하지 않았나? 아니, 그건 아니었다. 그는 보석이 닿은 발부터 천천히 푸른 보석으로 변하고 있었다.


토아즈의 발목까지 보석으로 변했을 때, 그가 다시 멀리 뛰기를 감행했다. 그의 격한 움직임에 두 발에서 작은 보석 조각들이 떨어져 나갔다.


“오! 오오오! 토아즈!”

알드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토아즈를 보곤 감격에 찬 환호성을 내질렀다. 토아즈는 그에게 도달했다. 이미 무릎까지 올라온 보석과 천장에서 떨어지는 자갈들을 맞으며, 토아즈는 자신이 살 수 없으리란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니, 알고서 간 것이겠지.


토아즈가 구멍이 나 있는 알드의 가슴팍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가 알드의 몸 너머로, 무언가를 붙잡고 끄집어낸다.


창. 보석으로 변해 푸른색으로 빛나는 보석의 창이었다.


“알드. 미안하다.”


“오! 오오오! 자네뿐이야. 역시 내게 남은 건 자네뿐이야!!”

토아즈의 담담한 말에 알드가 미친 듯이 발광했다. 창을 쥔 토아즈의 오른손이 점차 보석으로 변한다. 천장은 우직우직하며 불안한 소음을 만들었다.


토아즈가 멀쩡한 왼손으로 알드의 어깨를 잡고 자신의 몸을 홱 돌렸다. 알드는 바닥에 풀썩 쓰러지고, 그 등 위를 토아즈가 잡는다.


“조금, 조금만 더! 저 저주받은 포탈을 부수려면···!”


토아즈가 자신의 오른팔과 일체화한 창을 허공에 높이 쳐들었다.


푸슉.


“끄어어어!”

보석 창의 끝이 알드의 오른쪽 가슴을 찔렀다. 알드가 고통 어린 비명을 내질렀다.


픽.


창이 알드의 가슴에서 뽑혀 나오자, 작은 보석 알갱이들을 흩뿌리는 창끝이 다시 드러났다.


푹.


찌른다. 토아즈는 숨 쉴 새도 없이 창끝을 내질렀다.


가슴, 머리, 어깨, 배, 목, 등, 허리.


수도 없이 창을 내찌른 토아즈가, 다시 한번 높이 창을 내찔렀다.


뿌득.


보석 창이 딱딱한 보석과 부딪혀 부러졌다. 토아즈가 고개를 내려 알드를 보려 했지만, 보석으로 변한 목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남은 눈동자를 돌려, 밑을 바라보곤 보석으로 변한 알드의 시체를 발견했다.


그리고 토아즈는 만족스럽게 눈을 감았다.


공동의 중앙, 포탈의 앞에는 부러진 창대를 쥐고 적을 내려다보는, 영웅의 보석상만이 남았다.


작가의말

다음 화는 12시에...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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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임시 기지 19.04.05 134 2 13쪽
3 도우미 에토 19.04.03 15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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