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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우주게임의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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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랑괴행
작품등록일 :
2019.04.01 11:02
최근연재일 :
2019.05.2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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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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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3. 지금 이 순간 (1)

DUMMY

23. 지금 이 순간.


콰아앙! 콰앙!

함내에서 계속해서 울려 퍼지는 폭발음에 이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해적들 정도는 정규군이 압도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째 기분이 쎄하다.


띠디딕! 띠디딕!

그때 벨 소리와 함께 문밖에서 익숙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사령관님! 윌마르 중위입니다.”


문 옆에 선 빌리가 이한을 바라보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치이익!

빌리가 문을 열자 N슈트를 걸친 윌마르와 그의 소대원으로 보이는 스펙터들이 눈에 들어왔다.


“호위병력을 보낸다고 하더니 그게 당신일 줄이야.”


스펙터라면 최상의 호위병력이 아닌가? 스티븐 함장이 이 정도로까지 염려해줄 줄은 미처 몰랐다.


윌마르 중위는 굳은 표정으로 경례와 함께 빠르게 말했다.


“사령관님. 격납고로 즉시 이동하셔야 합니다.”


그 말에 이한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반문했다.


“격납고?”


사령관에게 요격기에 탑승하라는 이야기는 아닐 테니 탈출을 위해서?


“설마 해적들한테 밀리고 있는 건가?”

“현재 해적들의 공세가 거센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적들 때문이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엠파이어의 초계함 일리아가 이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엠파이어? 설마 걔들도 날 잡으려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만 리퍼의 목적은 사령관님이 확실합니다. 혹 아이작이라고 아십니까?”

“아이작 그게 누군... 잠깐! 아이작?”


아이작이라면 리퍼의 중간간부급에 해당하는 인물이었다. 상당히 잔인한 캐릭터로 주인공과 악연이 있는······. 썩을!! 그 미친놈이 이곳에 나타난 건가?


“설마 리퍼의 그 아이작?”

“기억하시는군요. 그가 강화병까지 대동하고 이곳으로 이동 중입니다.”

“미친! 강화병이라면? 그 매드솔져?”


강화병이라는 단어에 빌리가 인상을 쓰며 욕설을 뱉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강화병은 법과 윤리를 깡그리 무시한 채 만들어내는 생체병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슈퍼솔져도 비슷하지만 강화병은 정말 끔찍한 시술을 통해 탄생하는 병사들이었다. 전투효율이나 생산비용만 따지면 여러 면에서 탁월하나 부작용이 너무나 극심하기에 제국과 연합 양측 모두 금지한 병력이었다.


사실 초창기에는 연합이나 제국 가릴 것 없이 강화병을 생산했고 이와 같은 비윤리적인 연구 끝에 탄생한 것이 슈퍼솔져였다.


제국과 연합도 그러했는데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리퍼가 값싼 비용으로 슈퍼솔져에 버금가는 병력을, 그것도 절대 충성하는 강화병을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매드솔져라면 아이작. 그자가 확실하네요.”


침묵을 지키고 있던 시에라가 서늘하게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윌마르 중위가 그런 시에라를 힐끗 바라본 뒤 다시 말을 이었다.


“사령관님! 이동하셔야 합니다. 스티븐 함장님께서는 엠파이어와 리퍼가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을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아이작은 한 이드라실과 악연으로 얽혀 있다고 하지만 엠파이어는 대체 왜?

이한은 순간 그런 생각이 빠르게 지나갔지만 이내 곧 털어버렸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스티븐 함장의 판단은?”

“리퍼의 헤러틱 쾌속정 한 척을 나포한 적이 있습니다. 볼터함처럼 코어를 주동력원으로 삼는 게 아니라 테라까지 단번에 워프할 수는 없겠지만 하이퍼드라이브가 장착된 만큼 단거리 워프는 문제없습니다.”


콰아아앙!

그때 주변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윌마르 중위는 굳은 표정으로 이한에게 뭔가를 건넸다.


“이것부터 받으십시오.”


이한이 바라보니 그 물체는 초인공지능 백업장치였다. 여전히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다.

초인공지능의 본체가 사령관을 근원으로 두고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없어도 무방하다는 것을 알지만 백업 기능은 둘째치고 컨트롤 센터 연결을 위해선 필수였다.


이한이 장치를 살펴보는 사이 윌마르가 다시 빠르게 말했다.


“여기 데니슨이 격납고까지 안내할 겁니다. 몸조심하십시오. 제가 뒤를 막겠으니 어서 가십시오.”


윌마르 중위는 부하들과 함께 곧바로 폭발이 일어난 지역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이한이 바라보고만 있자 시에라가 재촉하듯이 말을 꺼냈다.


“사령관님.”


이한은 차분한 시선으로 시에라를 바라봤다.


“이동해야지. 데니슨이라고 했나? 어디로 가야 하지?”

“이쪽으로 오십시오.”


*


“빌리! 숙여!”


크게 소리친 이한은 빌리를 향해 라이플의 총구를 겨눴다.


투웅! 투웅!

두 발의 탄환은 아슬아슬하게 빌리의 등을 스치고 지나가 빌리를 쏘려는 해적 놈들의 머리를 정확하게 타격했다.


퍼억! 퍼억! 털썩!

투두둥! 투둥!

시에라와 데니슨은 마치 곡예를 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며 각각 한 소대에 달하는 해적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빌리의 인사에 이한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기초훈련의 효과가 상당했다. 아니면 레벨업 효과 때문인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저놈들이 마지막인가?”


저편에서 데니슨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사령관님! 서두르십시오. 엠파이어의 초계함이 도착하면 탈출할 수 없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엠파이어의 일리아가 나타나면 워프는커녕 볼터에서 나서는 순간 격추당하고 말 것이다.


일단 스티븐 함장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겠다. 놈들의 목표가 정녕 나라면 나를 피신시킴으로 함장은 두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놈들의 임무달성을 방해하고 둘째, 놈들의 세력을 둘로 나눌 수 있다.


당연히 그건 내게도 나쁜 일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잡히면 내게 이로울 일은 없을 테니까.


이한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번개같이 사격자세를 취하고 몸을 돌리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두두둥 두둥!

이한의 총알은 어김없이 해적들의 머리를 터트렸다.


“히유~ 기초훈련 좀 하셨다고 예전의 감을 완전히 되찾은 모양입니다.”


빌리는 자신이 사격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서너 명의 해적을 모조리 사살한 이한에게 감탄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철컥! 텅!

이한은 탄약을 재장전하며 빌리에게 말했다.


“휴식보다는 훈련이지.”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런 게 있어. 저게 헤러틱인가?”


격납고 저편에 투박하게 생긴 함선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것 같군요.”

“조종은 누가 하지?”

“제가 할 줄 압니다.”


곳곳에 피가 튄 N슈트를 착용한 시에라가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예의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


“조종도?”

“예.”


이 여자. 대체 못 하는 게 뭐지?


“허... 뭐 좋아.”


데니슨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시에라와 마찬가지로 홀로 수십의 해적을 사살한 스펙터인 만큼 그 사이 해적에게 당했을 리는 만무하고 아마 윌마르 중위와 합류하러 이동했을 것이다.


전체적인 전황은 당연히 유니온이 우세했지만 물고 물리는 전투가 한창이었기에 고급병력이 빠져서야 타격이 크다. 게다가 리퍼에겐 강화병이 버티고 있었으니까.


“일단 탑승하자고.”


이한 등은 지체하지 않고 헤러틱을 향해 달렸다.


*


<출입문을 닫습니다.>


취이이익!

기계음에 섞인 음성이 울려 퍼지고 헤러틱의 출입문이 닫혔다.


조종석에 앉은 시에라가 빠른 속도로 계기판을 조작하자 헤러틱 쾌속정이 기지개를 켜듯이 강한 소음과 함께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스티븐 함장님입니다.”


이한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시에라는 스티븐과 통신을 연결했다.


<한 사령관님! 끝까지 안전을 책임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헤러틱으로는 테라까지 워프할 수 없습니다. 헤러틱의 연료로는 상인연합에 속한 키아텍 스테이션까지가 전부일 겁니다. 설혹 연료가 남아있더라도 하이퍼드라이브가 버티지 못할 테니 일단 키아텍 스테이션에 정박하셔야 합니다.>

“키아텍 스테이션?”


이한의 반문에 스티븐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유니온에 적대적인 스테이션입니다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만큼 유니온의 영향력이 적은 곳이라 도착하셔서 따로 테라로 향할 방도를 찾으셔야만 합니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겁니까? 지원은 오지 않는 겁니까?”

<좋지 않습니다. 상부에 지원요청을 하긴 했지만, 이 모든 것이 유니온 함대를 유인하기 위한 적의 계략일 수 있기에 보류 중입니다. 사령관님을 피신시킨 연후 추이(推移)에 따라 결정될 듯합니다.>

“음.”

<다만 사령관님. 송구하오나 한 사령관께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는 것이 확실합니까?>


이한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대답했다.


“저들이 극구 나를 노리는 것이 확실하다면 뭔가 있기에 그런 것일 텐데 그 이유를 저는 모르겠군요.”

<으흠. 일단 어서 피하십시오. 워프 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방해장을 형성할 테니 놈들의 추적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한은 묘한 감정에 휩싸여 스티븐을 바라봤다.


“몸조심하십시오.”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건만 함께 싸우는 사이라 그런지 부쩍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스티븐 등이 안녕하기를 바라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여러모로 묘한 기분이었다.


<한 사령관께서도 조심하십시오. 그럼.>


통신이 끊어지자 시에라가 계기판을 조작하여 헤러틱을 바로 발진(發進)시켰다.


우우우웅!

격납고 위로 떠 오른 헤러틱은 격납고 문이 열리기 무섭게 쏜살같이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


슈유융!


*


“5. 4. 3. 2. 1. 워프!”


피이이잉!

시에라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기 무섭게 모든 것이 길게 늘어졌다. 우주도 빛도 모든 것이 한없이 늘어지다가 순식간에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한은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어떻게든 정신을 다잡았다.


“크흑!”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후에야 이한은 온전한 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마치 영원처럼 길고 빛의 점멸보다도 짧았던 기묘한 느낌이었다.


좌우를 살펴보니 시에라는 물론 빌리 역시 정신을 잃고 있었다. 이한은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나 시에라를 흔들었다.


“시에라. 시에라!”

“으음. 한? 한 사령관님?”

“괜찮은 거야?”

“괜... 괜찮습니다. 워프 후유증일 뿐이라······.”


시에라가 눈을 뜨고 말을 꺼내자 이한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좌석에 풀썩 앉았다. 그나저나 워프 후유증이라고? 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고통은 그래서였나?


잠깐만······. 왜 나는 정신을 잃지 않았지?


“으흐. 머리가 깨질 것 같군.”


이한이 그런 의구심을 품을 때 빌리 역시 침음과 함께 정신을 차렸다. 빌리까지 무사한 것을 확인한 이한은 갑자기 든 생각에 시에라에게 다급하게 질문했다.


“볼터는? 볼터는 어떻게 됐지?”


작가의말

기둘리 님. 후원에 감사합니다. 더 재밌고 참신한 글을 쓰도록 고심하겠습니다.


즐감되셨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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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드루와! (1) +29 19.04.17 21,051 518 10쪽
19 19. 그거 거짓말이다 (3) +30 19.04.16 21,909 57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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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우리 제발 이러지 말자 (2) +35 19.04.12 22,696 68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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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레알 튜토리얼 (3) +23 19.04.11 24,129 642 10쪽
12 12. 레알 튜토리얼 (2) +26 19.04.10 24,398 7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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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3분 카레와 쌩지랄 (2) +22 19.04.07 24,578 613 10쪽
8 8. 3분 카레와 쌩지랄 (1) +18 19.04.06 24,899 647 11쪽
7 7. 이해할 수 없는 명령 (4) +19 19.04.05 25,205 697 10쪽
6 6. 이해할 수 없는 명령 (3) +15 19.04.04 25,552 698 10쪽
5 5. 이해할 수 없는 명령 (2) +19 19.04.03 26,082 738 10쪽
4 4. 이해할 수 없는 명령 (1) +20 19.04.02 27,317 7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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