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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엔터계의 몬스터: 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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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보트
작품등록일 :
2019.04.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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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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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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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충 10년쯤 뒤?

DUMMY

1-





“그럼 숙제란 게 영화였던 거야?”

“맞아. 먼저 영화를 본 게 아니라 시나리오부터 읽었지만.”

“무슨 영화였는데?”

“토이 스토리.”


더 어려운 시뮬레이션을 위한 도전.

아빠가 꺼내든 카드는 영화였고 시나리오를 읽어본 후 흥행성적을 예상해보는 게 숙제였다.

그게 벌써 10년이 넘은 이야기다.

시간 참 빠르지.


“토이 스토리? 몇 편?”

“그날 1편부터 3편까지 매번 시나리오 먼저 읽고 흥행 얼마나 됐을지 예측하고. 그게 숙제였어.”

“왠지 잘 맞췄을 것 같지가 않다?”

“빙고.”


확실히 난 그 예측에서 고배를 마셨다.

분명히 시나리오는 흥미로웠다. 다소 묵은내가 풀풀 풍기는 고전적 감수성이 짙었지만 재미있었다.

하지만 내 감을 믿지 않았던 결과다.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한 장난감들 사이의 경쟁과 그 속에서 싹트는 우정!>


이딴 주제의 애니메이션이 대박을 쳤을 거란 예측을 하기엔 14살 중2병 감성이 허락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히려 손발이 오그라드는 구태의연한 감성에 촉촉해졌다는 사실이 창피하기까지 했으니까.


“뭐 분석을 해봤던 분야가 아니면 그럴 수 있지.”


성준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내 감을 또래에게선 보기 드문 분석력을 가졌다는 정도로 포장했으니 대단치 않게 생각할 거다.

사실 그 포장이 아니면 믿지도 못할 이야기고.

머릿속 시뮬레이션으로 스포츠의 결과부터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까지 예측한다면 누가 믿어.


“시나리오는 진짜 괜찮았어. 그래서 손익분기점은 무난하게 넘었겠단 정도로 예측했지.”

“토이 스토리 실제 성적이 어땠는데?”

“1995년 북미 최종수익이 1억9천2백만 달러에 월드 박스오피스는 대략 3억7천3백만 달러. 이게 1편 기록이고 1999년에 개봉한 2탄이 북미에서만 2억4천6백만 달러야. 월드 레코드는 거의 5억. 한참 시간이 지나고 2010년에 나온 3탄은 월드와이드 10억 벽을 기어이 뚫었다.”

“...... 미쳤네.”

“미쳤지.”


영화시장 규모가 지금과는 다른 시절 이야기다.

아니. 사실 1편을 기준으로 봐도 북미에서만 2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는 영화는 지금도 많지 않다.

한데 애니메이션이 그런 기록을 세웠다.

3탄은 아예 애니메이션 최초 10억 불.

성준이도 그걸 알기에 미쳤다는 거다.


“잠깐만.”


성준인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 나온 몇 가지 기록을 살펴봤다.


“한국에선 30만 관객 겨우 넘겼네.”

“당시엔 한국에 멀티플렉스 인프라도 처참했지만 국가별 대중의 취향도 워낙 달랐으니까.”

“어쨌든 넌 아버지께 낚인 거다.”

“낚인 거 맞아.”



그날 아빠와 나눴던 대화가 기억난다.

성적을 예측한 후 결과를 확인하고 망연자실했던 나를 보며 놀려대기 바빴던 아빠였다.


“예상과는 많이 다르지?”

“...... 솔직히 아주 쬐끔은 재미있었어요. 시나리오만 보면 영화로 만들었어도 괜찮았겠단 생각도 했고요. 거기까진 인정할게요. 그래도 그렇지. 장난감이 살아서 돌아다닌단 설정이 북미 박스오피스 1위가 말이 돼요?”

“월드와이드 1위는 왜 빼먹어?”

“......”


충격을 받았었다.

개봉했던 1995년이 미국에서 영화 흥행 기근이었던 시기라는 아빠의 부연설명이 있었지만, 충격은 여전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개봉했던 영화라 이제는 전부 영감님들(?)이 됐을 전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였을까?


“제작비 고작 3천만 달러로 만든 영화야. 덕분에 제작을 맡은 픽사와 디즈니는 주가가 하늘로 치솟았고.”

“그럼 디즈니 주식 좀 사두시지 그랬어요.”

“난 너처럼 좋은 감이 없다.”

“저도 저런 성적까진 예상 못 했는데요, 뭐.”


예측과 확인.

그 도구인 내 시뮬레이션은 꽤 정교해진 상태였다.

간혹 예측이 빗나간 경우는 있었어도 주로 박빙의 승부에서 뒤집힌 사례였지 이렇게 터무니없진 않았었는데. 그날은 시뮬레이션을 완성한 뒤로 승승장구를 거듭한 건방진 꼬맹이가 크게 한 방 먹은 하루였다.


그런데 아빠는 한 방을 더 먹였다.


“예상을 못 했다? 네 감을 못 믿은 건 아니고?”


확인사살을 하십니까, 아빠!


“...... 어떻게 아셨어요?”

“넘겨짚었는데 맞았다.”

“......”


아빠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

아들 한 방 먹인 게 그렇게 즐거우신가.

혹시 나 주워왔나?

친자 검사라도 해봐야 해?

하지만 아빠는 금방 진지 모드로 돌아섰다.


“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분야가 대중문화야.”

“...... 예측에 확신이 어려운 분야란 말이죠?”

“그렇지. 난이도 수준이 달라. 그중에도 영화는 훨씬 더. 괜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게 아니거든. 시나리오 몇 번씩 검토하고 호화배역 꾸려 제작에 들어갔어도 물먹은 영화사나 제작자가 한둘일 것 같아? 또 영화 퀄리티엔 분명히 다 만족했는데 막상 흥행엔 실패한 경우는 또 얼마나 많고.”

“......”

“그런데 넌 고작 시나리오 한 번 봤어. 예측에 크게 오차가 생긴 게 아니면 역시 네 감은 대단한 거야.”


크게 위로는 되지 않았었다.

어쨌든 내가 대중문화란 영역에 도전의식을 갖는 계기가 됐으니 아빠는 숙제를 제대로 내줬던 날이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


내가 잠깐 딴생각을 하는 사이에 인터넷을 뒤적이던 성준이 팔짱을 딱 끼고 몸을 뒤로 젖혔다.


“뭐가?”

“대충 이해하겠어. 너는 어릴 때부터 직관력이 남달랐고 덕분에 잘 때려 맞추는 감도 좋아.”


이 자식 봐라?

감이라는 말은 한 번도 안 했는데.

아빠에게 배운 데이터 분석을 그렇게 강조했어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한 걸 보면 때려 맞추기는 네가 더 잘한다.

직관력? 감?


“나쁘진 않지.”


순순히 인정했다.

이럴 땐 긍정 화법이 더 낫거든.

녀석을 불러내 뜬금없이 숨기던 내 이야기를 꺼내놓은 이유가 따로 있는데 전부를 숨길 필요도 없고.


“영화를 전공한 이유도 이해가 돼. 때려 맞추기에 실패해서 진지하게 영화를 공부해보겠단 생각이 들었겠지. 그런데 영화를 공부하던 놈이 지금은 빌보드를 씹어먹어?”

“씹어먹는 건 살짝 오버고.”

“좀 닥치세요, 몬스터!”

“......”


젠장!

죄지은 놈이 참아야지.

성준이 이 자식과 친구로 지낸 게 벌써 6년째지만 숨겨왔던 비밀이 있었으니 하는 말이다.


“내가 어? 노래 좋다고 한국에서도 안 했던 덕질을 여기 미국까지 와서 했는데. 정작 그 노래 작곡가란 자식이 친구였거든요!”

“그건 우리가 원만한 합의를......”

“사인 시디에 콘서트 티켓도 구해줬으니 입 다물어라?”

“내 곡을 가장 먼저 듣는 다섯 사람 중 한 명에 포함됐다는 것도 빼놓지 말자.”

“...... 오케이. 합의 인정하지.”

“좋아.”

“단!”

“단?”

“느닷없이 분위기 잡으며 내게 안 하던 이야길 꺼내는 이유가 뭐냐? 이건 확실히 대답해야 해.”



2-



“나 MBA까지 따려고 여기서 6년을 구른 거 알지?”

“알지.”

“그런데 한국에 엔터를 차리고 내가 대표를 해라? 바지사장이 필요해? 우리 집이 남들이 보기에는 재벌 가문인지 몰라도 빛 좋은 개살구란 말 했을 텐데. 또 투자할 여력이 된다 해도 우리 집안 내세워 사업할 생각도 없어.”


오해할 줄 알았다.

집안을 따지면 재벌 가문의 자제 맞다.

다만 재벌가 자제가 브루클린의 낡은 아파트를 친구들과 쉐어해가며 어렵게 미국에서 MBA를 따야 했던 이유는?


방계기 때문이다.

그것도 막내 끝자락.

녀석은 끝자락 집안의 다시 막내.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녀석은 펍(Pub) 한 번을 가려 해도 남은 생활비를 계산했던 걸 알고 있다.


그런 녀석이 MBA를 따고 귀국하려는데(한국에 지부가 있는 모 다국적 기업과 인터뷰가 진행 중이다.) 갑자기 불러내 하는 말이 황당했겠지.

처음엔 나랑 같이 일을 하자.

다음엔 하게 될 일은 엔터 사업이다.

나라도 이 미친놈 뭐야? 라는 반응 나온다.


이럴 땐 진지하게 받아줘야 한다.

그래야 오해를 풀지.


“네 집안 이름은 상관없어.”

“그럼?”

“미국에 몬스터 뮤직 하우스니까 한국에도 몬스터 엔터테인먼트로 같은 이름 가져갈 거야. 카마인이 몬스터 레이블 경영을 책임지는 건 알지? 너도 마찬가지야.”

“...... 미스터 지오처럼 CEO를 맡아라?”


옳거니.

이제 이해하는구나.

우연을 가장해 내가 몬스터란 사실을 알리고 녀석을 몬스터 뮤직 하우스(주변에선 몬스터 레이블이라고 부른다)로 데려갔던 이유가 뭐였는데.


카마인을 만나게 할 생각이었다.

카마인 지오. 날 음악계로 끌어들인 원흉 가운데 한 명이고 지금은 몬스터 레이블의 경영자 위치에 있다.

박박 갈려 나가는 중이지.


나야 몬스터 레이블 내에서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등록되어 일하지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성준인 전문 경영인으로 일하는 카마인을 자기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역할을 금방 이해했을 거다.


레이블도 엄연히 하나의 사업이다.

일의 영역이 일반인에게 생소할 뿐이지 레이블 CEO가 경영을 책임지는 것도 다른 기업과 같다.

난 문성준 이 녀석에게 한국에 세울 몬스터 엔터의 CEO 자리를 제안한 셈이다.


“맞아.”

“내가 엔터 쪽에 아는 게 뭐가 있다고?”

“모르는 건 배우면 되고 어차피 신생 엔터라 처음부터 업무가 머리 터질 일도 없어.”


녀석이면 충분하다.

오랫동안 지켜봤다. 누구보다 성실했고 친화력도 높았던 데다 일단 한국에 내가 없는 인맥이 있다.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나왔고 대학교도 1년은 다녔다고 들었으니까.

성격이 적을 만들며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남들이 들으면 웃을 인맥이지만 난 그마저도 없고 성준이를 제외하면 아예 한국에 믿을 사람이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방계 끝자락이어도 명색이 재벌가. 일반인의 중고등학교 인맥과는 다른 점이 많을 거다.

다른 점 없이 평범해도 상관없고.


“좋아. 모르는 건 배우면 된다 치고 미국 음악 시장에 비하면 한국은 동네 구멍가게거든. 한국엔 왜 들어가게?”


중요한 질문이다.

총 200억 불이 넘는 미국 음악 시장.

그에 반해 한국은 K-POP이 위세를 떨치지만, 전체 파이 크기는 미국에 비할 게 아니다. 대충 미국의 20분의 1 수준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성준인 한국엔 그저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 아니냐고 묻는 거다. 미국 3대 메이저에 속하는 레이블이 꼭 그렇게 지부만 세워서 운영하니까.

그런 경우 CEO? 병풍일 뿐이다.

하지만 난 그런 목적이 아니다.


“원래 꿈에 복귀하려고.”

“원래 꿈이면? 설마 영화?”

“맞아. 미국에서 시작할 생각도 해봤는데 투자는 몰라도 제작에 끼어들긴 힘들더라고.”


돈만 벌 생각이라면 시나리오 보고 될만한 영화에만 투자하면 끝이다. 하지만 결과를 바꿔보고 싶으면?

직접 제작에 뛰어들어야 하거든.

그런 점에서 한국이 좋아.


“최종 목적지는 다시 미국?”

“언젠가는? 나도 영화는 처음이라 우선 비빌 언덕을 만든다고 엔터부터 시작하는 거야. 아이돌부터 키워볼까 해.”


언젠가는 미국 시장이지.

‘조만간’이었으면 좋겠는데 워낙 갈 길이 멀다.



녀석과 밤새 데킬라를 마시며 취해갔다.

정말 우연히 친구 해리가 만든 곡에 손을 대 Music Federal의 카마인 눈에 띄었던 일.

그래서 첫 곡 콜드 레인을 발표한 일.

잠시 학교를 때려치울까도 고민한 일.

하지만 절대 포기할 순 없었던 꿈.


소니와 악연을 맺게 된 사연과 그것 때문에 한국 카투사 복무를 핑계로 미국을 잠깐 떠났던 일까지. 기억나는 선에선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앞으론 같이 일하게 될 친구니까.

아빠 외엔 아무도 모르는, 또 들어도 믿지 못할 내 비밀 한 자락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


“빌어먹을! 친구 덕에 대표 한번 해?”

“해! 넌 능력 있어.”

“진짜?”

“진짜!”


그리고 새벽이 뿌옇게 밝아올 무렵 녀석의 콜을 받아냈다.


“좋아. 해보자.”

“몬스터 엔터, 잘 부탁해.”


여름, 가을, 겨울, 봄.

다시 여름부터 시작해 가을까지.

내가 한국에 직접 들어간 건 둘 다 엉망으로 취했던 그 날 이후로 여섯 개의 계절이 바뀐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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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10년쯤 뒤? +6 19.04.02 6,098 1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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