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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엔터계의 몬스터: 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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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보트
작품등록일 :
2019.04.01 11:16
최근연재일 :
2019.04.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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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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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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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드디어 내일

DUMMY

1-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한 당돌한 소녀 덕분에 다른 녀석들의 굳은 표정도 한결 풀렸거든.

웃음을 참지 못하는지 고개를 푹 숙인 녀석.

입술은 질끈 깨물었는데 얼굴 근육이 요동을 치는 녀석.

모든 걸 포기하고 아예 뒤로 돌아서 꺽꺽대는 녀석.


포니테일로 머리를 질끈 묶은 당돌 소녀께서도 자기가 저질러놓고 얼굴이 붉어져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야! 웃어? 어깨는 들썩이지 말지?

이럴 때 밀리면 곤란하다.

목소리에 힘을 빡 줬다.


“너희들 미국 힙합이 동서로 나뉘어 진영싸움 했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어? 요즘 살짝 뜸하긴 해도 서던이랑 미드웨스트까지 참전했을 땐 진짜 전쟁터였는데.”


몇몇은 고개를 흔들고 몇몇은 무반응.

한 명이 손을 든다.


“예. 사이 안 좋다고 하던데요.”

“안 좋은 정도가 아니야. 어릴 때 마약 팔고 갱단 생활까지 했던 녀석들이 서로 으르렁대다 종종 총질까지 해. 갱스터 힙합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거든. 내가 장담하는데 한국에서 힙합 한다는 꼬맹이들은 브루클린에 데려가면 입구부터 기 빨려서 얼굴 하얗게 질릴 거다.”

“...... 그쪽 가수들은 툭하면 감옥에도 들락거린단 말은 들어봤어요.”


이번에도 역시 당돌한 꼬맹이가 나섰다.

오케이.


“내가 그 녀석들 턱주가리에 주먹 꽂아가며 음악을 했거든. 어때? 지금도 내가 말랑말랑한 곰돌이 푸로 보여?”

“뭐 덩치만 보면 북극곰이랑 맞짱을 뜬대도 믿을 것 같은데 그래도 귀여워 보여요.”

“...... 네가 취향이 독특한 건 아니고?”

“인정해요. 제가 거북이 터틀맨을 좋아했었어요.”


음, 아무리 봐도 당돌함을 넘어서 저 바깥의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다.

엔터 연습생이면 데뷔 결정에 영향을 주는 프로듀서를 만났을 때 바짝 긴장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다른 아이들이 긴장하는 이유도 그것일 테고.


그나저나 이 아이 이름이 뭐였더라.

분명히 연습생들 영상도 봤고 프로필도 다 외웠는데 충격을 받아 기억이 휘발된 모양이다. 지금 꾸미지 않은 생얼이라 그런가. 아, 기억났다.


“네가 민주지? 성민주?”

“예. 맞아요.”

“17살인 걸로 아는데 터틀맨을 알아?”

“큰 언니가 잠꼬대도 ‘빙고’로 하는 수준이었거든요.”


말하는데 거침이 없다.

떠올린 프로필 상으론 현재 연습생 중 가장 어린 나이.

하지만 막내의 저런 포지션을 잘 아는지 나머지도 꺽꺽대기만 할 뿐 눈치를 주거나 말릴 생각도 안 하고.


감히 프로듀서님을 보며 귀엽다는 발칙한 말을 쏟아냈어도 구박할 생각은 없다.

아이돌이면 밝고 활기차야 하니까.

가창력이나 안무 같은 건 그냥 기본이다. 비주얼 좋으면 플러스 알파. 하지만 밝고 활기차기가 어디 쉽나. 긴장되는 순간마저 웃음으로 넘기는 것 또한 재능이다.


일단 그 멘탈이 합격이다.

무대에 설 아이들이 주눅이 들어선 안 된다.

지금도 미국에선 밴드들이 정식 데뷔 이전에 클럽 공연부터 시작하는 이유가 뭔데. 연주 실력을 다듬게 한다는 목적만 가진 게 아니다. 취객들의 고함에 가끔은 술병도 날아드는 환경을 겪어보고 이겨내라는 의미다.


구태의연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단련된 멘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이 괜히 술과 마약에 빠져들고 공황장애를 겪는 게 아니거든.


인성이야 1년에 걸친 선발 과정에서 거르고 걸렀을 테고 비주얼은 주먹만 한 얼굴에 커다란 눈망울에서 이미 통과.

잡티 없는 하얀 피부도 좋고 몸매는?

음, 너 17살이면 반칙이다.


어쨌든 민주는 내게 눈도장을 찍었고.

다른 아이들과도 한 명씩 이름을 떠올리며 인사를 나눴다.

민주가 혼자 바깥세상을 사는 녀석이지 다른 아이들이야 아직 프로듀서 처음 만난다는 긴장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이 녀석들은 그래서 굳어있던 거였네.


대부분 19, 20살.

가장 나이가 많은 녀석이 21살.

한 달 뒤엔 다들 한 살씩 더 먹는다.

메이크업 따위 없어도 하나같이 ‘저 연예인이에요!’라고 외치는 우월한 비주얼이다. 영상으로 봐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 보니 아우라가 일반인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론 부럽다.


어쨌든 모두 인생까진 몰라도 젊음을 온전히 내던져 아이돌이 되겠다고 나선 녀석들인데 누구라도 이런 자리에서 긴장을 지우긴 쉽지 않지.

물론 딴 세상 소녀만 제외하고.


매일 개인 PT를 받고 노래와 안무 연습을 하고 왜 이런 게 필요한지도 모르는 인문학 수업까지 듣는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에 그 과정을 1년 넘게 버틴 이유는 데뷔고 데뷔에도 시기가 있다. 현재 몬스터 엔터엔 데뷔시킨 그룹이 없다.

회사가 문을 열고 1년이 넘었는데.


당연히 데뷔 조를 결정할 시기는 이미 지났고 데뷔 조가 정해지면 나머지 인원은 기약이 없어진다. 그런 사정을 이들이 모를까? 안다.

알기에 몸이 굳어지는 거다.


“모두 프로그램 소화하기 힘들지?”

“아닙니다.”

“아니에요.”

“질문 있어요!”


역시 딴 세상 소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애초에 긴장 같은 걸 모르나?


“뭔데?”

“저희 유튜브에 올린다고 계속 커버 곡 연습했잖아요. 원래 원곡 전부 쌤이 작곡하신 거예요?”

“그래. 저작권 문제는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돼.”


문제가 있을 턱이 없다.

원곡은 전부 내가 직접 만들었거나 편곡을 맡은 노래.

편곡할 때도 언제든 내가 다른 형태의 편곡으로 커버 곡을 만들 수 있기로 문서상 계약까지 마친 상태니까.


원곡의 가수나 작곡가가 피해를 볼 것 같지만, 아니다.

서로 윈윈이다. 커버 곡이 널리 알려지면 사람들은 꼭 원곡을 찾아 듣기 마련이고 인기가 동반상승,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


아주 드문 케이스로-원곡 부른 가수가 너무 엉망이었을 때- 원곡은 영혼이 가루가 되게 털리고 커버 곡이 훨씬 잘 나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지만.

그건 원곡 부른 가수가 빨리 다른 직업을 찾아야지 뭐.


그런데 딴 세상 소녀는 그게 궁금했던 게 아니었다.


“그럼 저희 데뷔하면 데뷔곡도 피디님이 만드세요?”

“오늘은 인사만 하는 거고 내일 너희 노래, 안무 제대로 보고 컨셉 잡아서 곡 만들 거야.”

“아!”

“내일......”


드디어 아이들이 확인했다.

내일이 바로 가혹한 결정이 내려지는 날이란 걸.

그래서 데뷔 조가 정해지고 누군가는 기약 없이 인내하던가 아예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걸.


지금 이 녀석들 계약은 전부 단기 1년.

그나마 처음엔 아예 기간 설정을 뺄 생각이었는데 성준이가 우겨서 1년으로 타협을 봤다.

두 번째 계약을 맺고 이제 넉 달쯤 지났나.


결론은 내일이다.

내일 그동안 흘린 땀의 결과가 나온다.

머리는 알고 있었는지 몰라도 실제 그 상황이 눈앞에 닥치는 건 별개의 문제다.

미리 말해줬어야 했지 않았냐고?


그런 거 없다.

멘탈 이야기 벌써 했다.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해 뒤로 물러서고 무너지면 무대에 서질 못한다.

카메라 울렁증 있다고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가수나 배우가 성공했다는 말 들어본 적 없다.


“지난 1년 중간에 너희 곁을 떠났던 친구들 생각하면 좀 긴장될 거야. 뭐 긴장하지 말라는 상투적인 말은 안 해. 내가 긴장하지 마란다고 긴장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친구가 성공해. 뮤직랭크 시상식에서 많이 봤지? 떨린다고 말하면서 웃는 애들. 울음보를 터뜨려도 금방 표정 되찾는 애들. 걔들 전부 오만 감정이 다 드는 순간에 바로 평정심을 되찾는 거야. 데뷔 결정을 내일 평가로 한 번에 끝내지도 않으니까 평소처럼 나와. 내일 보자.”


모처럼 진지한 이야길 하려니 굉장히 어색하다.

미국에선 더 어린 가수들도 자주 만났다. 하지만 육성 시스템도 다르고 이런 멘탈 케어 부분은 아예 프로듀서 몫도 아니다.


그저 내가 한국에 왔고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영역이 달라도 매니저 업무까지 맡을 생각이라 약간의 오지랖을 부렸다.

그런데.


“예.”


합창하듯 전원의 목소리가 모이는 와중에 작지만 딕션이 좋아 또렷하게 들리는 목소리.


“큼직하고, 작곡도 잘하고. 진짜 터틀맨 맞네.”


아놔. 저 딴 세상 소녀 콱 탈락시켜?



2-



성준이 녀석은 아이들 숙소에 보내고 온다며 먼저 3층의 자기 사무실에 밀어 넣고 사라졌다.

어디 몬스터 엔터테인먼트 대표 사무실 구경 좀 하자.

그런데 구경은 무슨. 뭐 이리 썰렁해?


마호가니 책상 하나.

책장 두 개.

소파 하나.

있을 것 다 있는 듯 보여도 대표 집무실로 보기엔 썰렁하다는 느낌뿐이다. 책상엔 아예 명패조차 없다.

이 자식, 여전히 대표는 허울이고 바지사장이라는 생각인가.


뭐, 괜찮다.

시간이 지나면 바지가 아니란 걸 알게 될 테니까.

작은 부분까지 챙기는 꼼꼼함, 새벽까지 데킬라를 퍼붓고도 수업 한 번 빠진 적 없는 성실함, 덧붙여 협상과 조율이 뭔지를 아는 녀석이다.


또 개인적으론 털털하기까지 하니 붙잡았던 거고.

바지사장으로 쓸 바엔 차라리 제 갈 길 가게 놔뒀지.

서로 타협하지 못할 대립점이 생기지 않는 이상 함께 갈 친구다.


“얼씨구, 공부도 열심히 했네.”


책장을 보니 기획, 계약 등 매니지먼트 실무에 관련된 서적부터 영화와 드라마 제작, 수입, 배급 등에 관련된 책까지 전문서적이 가득하다.


이건 뭐야.

연출에 관해서, 언론 홍보와 마케팅에 관해서.

그 밖에도 녀석이 1년간 정말 부지런히 움직였고 공부도 했다는 증거가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오래 기다렸냐?”


손때 묻은 책들을 구경하다 보니 성준이가 들어왔다.


“네 책 구경하느라 안 심심했어.”

“아는 거 하나도 없는 분야에 날 납치했는데 공부라도 해야 밥값을 하지.”

“잘하던데 뭐.”

“잘하기는. 그나저나 넌 옷이 그렇게 없었냐? 복장이 애들이 보면 겁먹을 줄은 알았다만.”

“와! 울컥하네. 날 보고 왜 겁을 먹어?”


후드티에 청바지.

항공점퍼에 군모, 신발은 사막화.

지극히 평범한, 일상적인 복장이다.

이게 뭐 어때서 애들이 겁을 먹는단 소리를 하고 곰돌이 푸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너 지금 할렘가 갱스터 포스거든. 키도 크고 체격 좋은 놈이 애들 첫 대면인데 정장 입었으면 좋잖아.”

“오늘 당장 애들 볼 줄 알았냐? 그리고 뉴욕에서 파티에 정장 입었다가 마피아 소리 들었어.”

“크흐흐. 미친다. 그러니 살을 좀 빼.”

“알면서 왜 그래? 요즘도 하루 한 끼는 딱 닭가슴살이랑 샐러드만 먹고 PT를 1주일이면 4번씩 받아. 매일 달리기 30분은 덤. 뭘 더 할까?”

“......”


나도 슬프다.

나도 날렵해지고 싶어.

10대 중반까지 키는 또래보다 컸어도 몸은 오히려 마른 편이었는데 갑자기 살이 붙기 시작했다.


식단조절도 소용없었고 운동?

살이 근육으로 바뀐 것 외에는 달라진 점이 없다. 키 187에 98킬로. 잠깐 방심하면 세 자릿수를 넘기는 터라 마지노선 지키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도 벗고 보면 군살은 없는데.


“애들 느낌은 어때?”

“많이 긴장했던데. 당연한 거지만.”

“아이돌에 관심 없을 땐 몰랐는데, 이 바닥 알고 나니까 보이더라. 우리 애들이면 메이저에 밀리지 않아.”

“비주얼 좋고 안무도 대충 합격. 뭐 내일 더 자세히 봐야겠지만 보컬 통과하면 유튜브 바로 시작해도 되겠어.”


정식 데뷔로 음원 발표하기 전에 유튜브에 커버 곡도 올리고 안무 영상도 올려 홍보를 하자는 전략은 전에 세워뒀다.

성준이와도 합의된 내용이고.


“각 팀 몇 명씩으로 가려고?”

“지금 결정할 수 있나. 내일 봐야지. 애들 성격은 어때?”

“내 기준엔 다 양호해. 민주가 좀 튀는 캐릭터긴 한데 밉지 않게 까부니까 괜찮고. 일단 이걸 봐라.”


우리는 치킨에 생맥주를 시켜놓고 성준이 준비해둔 각 연습생 개인 기록들을 밤새 검토했다.

바다 건너편에선 카마인이 이를 갈고 있다는 걸 모른 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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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피디님 술 좀 드세요? +6 19.04.08 3,711 89 12쪽
7 난 희망고문 싫어해 +8 19.04.06 3,964 96 12쪽
» 드디어 내일 +4 19.04.05 4,073 100 12쪽
5 안 긁은 복권? 안 터진 폭탄이겠지 +5 19.04.04 4,595 94 12쪽
4 착하게 살고 싶은데 +9 19.04.03 5,418 120 12쪽
3 대충 10년쯤 뒤? +6 19.04.02 6,071 120 12쪽
2 감(感)이 좋았던 아이 +7 19.04.01 7,084 120 10쪽
1 프롤로그. 이름을 잘못 지은 아이 +13 19.04.01 7,772 10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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