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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엔터계의 몬스터: 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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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보트
작품등록일 :
2019.04.01 11:16
최근연재일 :
2019.04.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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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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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누군지는 묻지 마세요

DUMMY

1-





‘군대에 있는 동안 고민 참 많았었지.’


부족한 2%를 채워 좋은 결과를 유도한다?

좋다. 하지만 음악적 장르에 구애받는 걸 싫어하는 내가 편곡을 맡으면 아무래도 원곡의 색깔이 흐려진다.

그 점을 인정했다. 이후엔 편곡도 되도록 원곡의 느낌을 남기려고 머리를 쥐어짰고 가능하면 직접 편곡보단 방향만 제시하는 거로 끝냈다.


당연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데 직접 개입하길 포기해 아쉬운 적이 많았지. 하지만 다양한 색깔의 음악이 음악 시장 전체를 풍요롭게 한다는 스티브의 칼럼에 반박할 요소가 없었기에 방향 제시로 끝내고 말았다.


직접 편곡에 들어가도 장르 혼합은 최대한 지양했고.

다만 이번 편곡처럼 메탈과 스윙의 조합이란 다소 엽기적인 결과물이야 어쩔 수 없다.

원 작곡가가 나 자신인데 어쩌라고.

누구 색깔을 지워버린 게 아니잖아.


스티브의 칼럼은 결론적으론 성장의 계기가 됐다.

그 점은 인정하는데 스티브와 화해를 한 건 아니다.

아마 제대 후 한 번도 뮤직 스퀘어와 인터뷰를 해본 기억이 없을걸.

진짜 내가 편곡자라는 걸 그 자식이 알면?

그 자식이 난 발전이 없다고 독하게 까려나.


“선생님 뭐 악플 달렸어요? 표정이 안 좋으신데.”


재원이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나도 모르게 표정관리에 실패한 모양이다.


“아냐. 내가 아는 음악 칼럼니스트가 너희들 노래를 추천했나 봐. 이번엔 작업한 거 아니라 나도 놀랐다.”

“와! 전문가 추천이라 조회수가 폭발한 거네요.”

“일시적인 걸지도 몰라. 이제 다 집에 가서 쉬어. 다음 곡은 소극장이라도 진짜 무대에서 찍는단 말 들었지?”

“네.”

“편곡은 몰라도 너희 노래가 안 까이게 해.”

“선생님 편곡이야 뭐. 저희만 잘하면 되죠.”


얘들아, 난 걱정이라고.

내가 몬스터란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가 뭔데.

괜히 사람들 기대치를 높이면 정작 곡을 발표하고 힘들어지는 건 너희니까 그런 거야.


50을 기대하다 70을 보는 경우.

90을 기대하다 70을 보는 경우.

너희에게 유리한 건 어디까지나 전자라고.


사실 한국에선 몬스터란 이름을 알 사람 거의 없다.

다만 어떤 계기든 아이들 데뷔 전에 ‘그래, 미국에서 좀 잘 나갔던 작곡가라면서? 노래 좋겠네.’라는 엉뚱한 예상이 대중에게 심어지면 곤란하다.


작곡가에 기대 성공한 아이돌?

그런 예는 아직 들어본 적 없다.

오히려 역풍만 안 맞아도 다행이지.


데뷔 전 유튜브 커버 곡으로 조금이라도 고정 팬을 만들겠다던 계획이 실수였는지도 모른다.

망할!


스티브 이 자식, 설마 내 노래인 걸 눈치챘으려나.



2-



“밤늦게까지 매달린 보람이 있네.”


스티브가 출근해 단미, 라보의 커버 곡 조회수를 보니 천만을 훌쩍 넘어 있었다.

밤새 칼럼을 써서 블로그에 올렸고 브라이언 SNS에 장문의 추천과 함께 자신의 블로그 링크도 걸었던 결과다.


다음 노래는 또 2주 뒤.

그때까지 열심히 장작에 불을 지펴볼 생각이다.

보이그룹, 걸그룹에게 음악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오랜 편견을 깨게 만든 노래에 그 정도 정성은 기울여도 되지 않나.

만족감을 준 음악엔 한없이 관대해질 수 있다.


“그나저나 멤버들 중 한 명이 직접 편곡을 했다기엔 연령대가 너무 어리고. 이 레이블에 편곡자가 있다는 건데.”


KPOP 특집기사를 써서 한글인 건 알겠다.

다만 레이블 이름이 몬스터? 이걸 영어로 어떻게 읽지?


긁어서 구글 번역기에 넣어봤다.


“Monster? 설마 그 몬스터?”


기억한다.

몬스터를 대놓고 디스했던 적이 있다.

몬스터가 한참 꼬맹이였을 때 일이었지, 아마.

덕분에 뮤직 스퀘어에 들어간 후로도 몬스터와 직접 인터뷰를 하진 못했다.

실명 거론하며 디스한 후라 염치도 없었고.

자기 색깔로 원곡을 덮어버리는 성향도 사라진 후였으니까.


“진짜 몬스터면 재밌겠는데.”



3-



“피디님, 커뮤에 글 올렸어요.”

“브라이언 SNS의 추천이랑 스티브 아론? 그 사람 블로그의 칼럼도 링크 걸었고요.”


“피디님, 드디어 단미랑 라보 기사 떴어요.”

“인터뷰 요청도 몇 개 들어왔는데 어쩔까요?”


“피디님!”

“피디님!”


누가 부르는 소리가 무섭다.

커버 곡 달랑 두 개의 여파치고는 엄청났다.

브라이언의 SNS와 스티브의 칼럼이 이룬 콜라보다.

그날 밤 애들을 숙소에 보내고 난 따로 유튜브 댓글을 뒤지고 뮤직 스퀘어 기사, 스티브의 칼럼, 브라이언의 SNS를 털어 어떤 상황인지 알아봤다.


스티브의 흔적은 두 곳에 남아있었다.

자기 블로그에 [커버 곡의 반란!]이란 거창한 제목의 칼럼을 올려 단미와 라보의 커버 곡을 홍보했고(객관적 분석을 빙자한 홍보가 맞다.) 브라이언의 SNS까지 찾아가 커버 곡에 편견을 갖지 말라며 팬들의 관심에 불을 지폈다.

도대체 이 자식 뭐하자는 건지.


내가 편곡했다는 걸 모르나?

벌써 그게 이틀 전인데 다른 언급은 없었다.

대신 브라이언과 스티브의 이름값이 시너지를 이뤄 커버 곡 따위라는 생각에 영상을 보지 않았던 팬들마저 조회수 늘리기에 가담했다.


“피디님.”

“네?”

“...... 왜 놀라세요?”

“아, 잠깐 딴 생각했어요.”

“올씨 프로덕션에서 공문 왔어요. OST 외주 신청 건요.”


회사에서 유일하게 일반 사무를 담당하는 윤여진 씨가 서류를 건네주며 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본다.

쩝! 어제부터 너무 정신 나간 모습을 보였다.

내가 말이 프로듀서지 하는 일은 총괄 매니저 역할인데 이게 뭐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단미와 라보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바람을 일으키면 나도 보조를 맞춰줘야지. 엉뚱한 생각에 시간을 보내선 안 됐다.


“안 그래도 오후에 그쪽 제작팀 만나기로 했어요.”

“몬스터 1차 수익을 피디님이 먼저 내시겠네요.”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윤여진이 나가자 성준이 나를 보며 혀를 찼다.


“계속 멍한 게 그 칼럼니스트가 마음에 걸려서 그래?”

“조금은. 단미랑 라보 한창 주목받는 시점에 내가 끼어들면 이득이겠어? 손해겠어?”

“...... 애들 부담만 더 커진다?”

“애들이 노래 잘한 것도 내 이름값이 되고.”


미국에서 성공한 작곡가 이름값을 팔아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었으면 엔터가 아니라 레이블을 차렸다.

빌보드 상위권에 올랐던 노래 몇 곡 홍보하고.

친한 가수들 불러 한국에서 방송도 좀 나가고.

쉽게 가는 길이야 얼마든지 있었지.


하지만 난 엔터를 시작했다.

아이돌을 육성하니 레이블과 차별성이 크게 없어 보여도 많은 점에서 다르다. 회사에 배우를 받을 수도 있고 방송작가와 감독을 영입해도 된다.


꼭 자회사로 프로덕션을 운영하지 않아도 몬스터 소속 작가와 감독이 있으면 내 배우를 키우고 내가 원하는 작품을 제작할 길이 열린다.


그런 게 레이블에선 어려운 이유가 이미지 때문이다.

레이블은 전문적으로 음악만 한다는 이미지.


“글쎄다. 난 크게 상관없을 것 같은데.”

“상관없어?”

“너 때문에 내가 팔자에 없던 연예계 공부를 1년 넘게 했잖아. 미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 작곡가에 대해서 큰 관심 없어. 가끔 외국에서 유명 작곡가 곡을 받아왔다고 홍보하던 아이돌도 있었는데 찾아보니 작곡 관련해선 기사 한 줄 안 나갔더라.”

“미국보다도 더 심하네.”


스티브가 날 까댄 칼럼 이외에도 난 제법 음악잡지나 연예계 기사에 이름을 올리곤 했다.

방송출연 제의나 인터뷰 요청도 꽤 많이 받았고.

그래서 내 이름이 밝혀져도 아이들 미니앨범이 기대한 성적을 거둔 이후에나 밝혀지길 원했는데. 그땐 녀석들 인기에 내가 같이 숟가락 얹는 분위기가 될 거로 생각했었다.


“잠깐 화제는 되겠지. 그래도 직접 노래를 부르는 애들에게 비하면 너는 관심 밖일 거야. 문제는 애들이 노래를 엉망으로 불렀을 때야. 까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걔들 몬스터 곡도 받았다면서 노래가 왜 저래? 이렇게 깔 수 있거든.”

“애들 노래 생각하면 그럴 일 없다?”

“그래.”


음, 내가 너무 자신을 과대평가한 모양이다.

사실 알려진다고 따로 대책도 없다.


“좋아. 소극장 공사는 시작했어?”

“했다. 그런데 무대 작업 끝나면 음향시설 차롄데 조명이나 음향은 제대로 됐는지 내가 확인을 못 한다.”

“그땐 내가 가지 뭐. 그리고 오늘 계약엔 너도 가자.”

“내가?”

“몬스터 공식 첫 계약에 대표가 빠지려고?”



4-



알려지면 알려지는 거고.

스티브도 눈치 못 채고 넘어가면 좋은 거고.


마음 편하게 먹고 일을 시작했다.

먼저 몇 개의 인터뷰 요청인데 이걸 해? 말아?

인터넷 신문이라도 기사 난 게 없냐고 물었던 게 고작 이틀 전인데 이틀 만에 기사는 물론 인터뷰 요청까지.

뭐 이렇게 빨라?


홍보팀에서 각 중대형 커뮤에 팬심으로 위장한 작업을 쳤던 덕분이지만 워낙 유튜브가 뜨거운 탓도 있다.


Brian Kane - Wait here till I’m back

(cover by Danmi & Ryan Boys)

조회수 64,433,195회. 67,221,844회.


Brian Kane - The Last Thunder.

(cover by Danmi & Ryan Boys)

조회수 46,311,216회. 45,397,515회.


첫 커버 곡은 이틀 만에 조회수 3천만 뷰가 더해졌고.

두 번째 곡은 업로드 후 48시간이 지나고 4천만이다.

누가 보면 아이돌 데뷔를 기다리는 연습생이 아니라 인지도 높은, 데뷔 5∼6년 된 아이돌 뮤비인 줄 알겠다.


애들 조금 빨리 띄우겠다고 브라이언에게 부탁한 게 나비효과 한 번 끝내준다.

인터뷰 요청이 왔다는 신문 명단을 잽싸게 훑었다.


“대부분 인터넷 신문인데, 어?”


뜻밖의 이름이 있다.

<방송가 화제>

공중파는 아니지만, 케이블 음악 전문채널 MusicOn에서 화제의 음악을 소개하는 코너다.

미국에서도 몇 번을 봤던 프로그램이라 기억한다.


이 프로그램이 커버 곡도 다뤘던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 화제를 모은 아이돌 지망생들이 나온 건 본 적 있어도 정식 음원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아직 쇼케이스도 열지 않은 애들을 인터뷰하겠다니.

이유가 뭐든 이건 꼭 해야 한다.

남겨진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뮤직온 김나연 작가입니다.”


반대편에서 앳된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몬스터 엔터 류시청입니다.”

“몬스터 엔터? 아, 안녕하세요. 인터뷰 요청 때문에 전화 주셨죠? 계속 기다렸어요.”

“네. 아직 데뷔도 안 한 애들 기회 주시는데 전화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하! 데뷔는 안 했어도 화제가 되니까요.”

“애들이나 저나 다 백수예요. 일정 알려주시면 무조건 시간 맞추겠습니다. 혹시 따로 준비할 게 있을까요?”


이런 매니저 역할은 정말 처음이다.

최대한 싹싹하게. 내 OST를 팔기 위해선 굳이 을의 위치가 될 필요 없지만, 매니저는 그게 아니지.

역시 살갑게 대하는 만큼 상대도 나긋해진다.


“하하! 단미와 라보 데뷔 준비 중인 거죠?”

“그렇죠. 몬스터에서 처음 키우는 녀석들이라 데뷔 전에 다양한 경험 시켜준다고 유튜브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이 나와서 애들 어제부터 밥 대신 청심환 먹고 있어요.”


건너편에서 킥킥대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방금 그렇게 웃긴 이야기였나?


“저도 몇 번을 들었는데 노래 참 좋더라고요. 노래 좋은 데다 원곡 가수가 직접 추천을 했으니 당연하죠. 사실 일반인이면 인터뷰 섭외까진 오번데, 엔터 소속이고 그냥 예비 아이돌이라고 생각해서 피디님께 말씀드렸어요. 하나 더 알려드리면 저한테 유튜브 주소 톡으로 보내주신 분은 따로 있어요. 누군지는 묻지 마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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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네가 왜 여기서 튀어나와? +3 19.04.14 2,986 82 12쪽
13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5 19.04.13 3,097 77 12쪽
12 기대하지 않았던 잭팟 +4 19.04.12 3,191 88 15쪽
11 소고기도 진리, 선물도 진리 +5 19.04.11 3,298 85 12쪽
10 상도덕에 어긋나잖아 +3 19.04.10 3,429 81 12쪽
9 제작진이 정신이 나갔군요 +4 19.04.09 3,520 90 14쪽
8 피디님 술 좀 드세요? +6 19.04.08 3,743 89 12쪽
7 난 희망고문 싫어해 +8 19.04.06 3,996 96 12쪽
6 드디어 내일 +4 19.04.05 4,100 101 12쪽
5 안 긁은 복권? 안 터진 폭탄이겠지 +5 19.04.04 4,627 94 12쪽
4 착하게 살고 싶은데 +9 19.04.03 5,446 119 12쪽
3 대충 10년쯤 뒤? +6 19.04.02 6,108 120 12쪽
2 감(感)이 좋았던 아이 +7 19.04.01 7,118 119 10쪽
1 프롤로그. 이름을 잘못 지은 아이 +13 19.04.01 7,812 10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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