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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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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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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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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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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play W&W online(16)

DUMMY

퀘스트는 빨간 색이었다. 유현은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자신의 레벨을 확인해보았다. 55레벨. 예상보다 높은 레벨에 처음에는 놀랐지만 퀘스트를 깨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퀘스트는 누가 봐도 만렙용 컨텐츠였다. 그것도 아이템을 잘 맞춘 사람들이나 겨우 비벼볼만한.


삽을 든 손이 느려지자 채찍이 날아와 등짝을 때렸다. 저레벨 사제용 사슬갑옷은 채찍의 고통을 잊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유현은 비명을 참으며 채찍이 날아온 곳을 돌아보았다. 헌병 노릇을 하는 용아병 - 용의 뼈를 재료로 만들어낸 스켈레톤 - 이 손가락질을 하며 입을 열었다. 기계적으로 명령을 해석하는 일반 스켈레톤들과 다르게 용아병들은 어느 정도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


“속도를 유지해라, 인간.”


유현은 애써 빨리 삽을 놀렸다. 유현이 속한 스켈레톤 분대는 무기도 없이 삽이나 곡괭이만 든 채로 적의 영역에 속한 통로에 새로운 터널을 파내고 있었다. 작전의 목표는 하나. 접전을 벌어지고 있는 전선을 우회하여 불의 봉인석으로 향하는 새로운 터널을 뚫는다. 말은 쉽지만 이미 여러 번 시도되었고 모두 실패한 작전이었다.


오랜 작전의 여파인지 어떤지 터널들이 미로처럼 얽혀있었다. 그 속에서 상대의 스켈레톤이 두더지처럼 튀어나와 부대의 측면을 노렸다. 무기를 든 스켈레톤들이 삽을 든 스켈레톤을 보호했지만 소모전 속에서 하나 둘씩 쓰러졌다.


“주문만······하다못해 주문만 있었더라도.”


등 뒤에서 들려오는 전투의 소음을 들으며 유현은 바쁘게 삽을 놀렸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유현은 55레벨이므로 최소한 6레벨 마법까지는 사용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부족한 능력치가 발목을 잡았다.


사제의 주 능력치인 지혜 능력치가 11밖에 안돼서 아무리 레벨을 올려봐야 사용할 수 있는 주문은 1레벨 주문뿐이었다. 그나마 HP가 많이 올라간 게 다행인 정도. 그래봤자 방어력이 낮아서 한 대 맞고 죽을 거 서너 대 버티다 죽는 거지만.


“캬아아!”


굴의 입구에서 무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일꾼들을 지키고 있던 스켈레톤들이 싸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용아병의 채찍이 다시 유현의 등을 짖치고 지나갔다.


“작업을 계속해라!”


“아욱······지금 그럴 때가 아니잖아, 젠장.”


유현이 손으로 등을 문지르며 고개를 들었다. 문득 바람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귀 옆을 지나갔다. 목 위가 허전한 용아병의 몸이 보였다. 용아병의 몸은 고장난 기계가 공회전을 하는 것처럼 의미 없이 허우적거리다 땅에 쓰러졌다.


“작업을 계속하라!”


유현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뒤를 돌아봤다. 벽 한구석에 용아병의 머리가 꽂혀있었다. 성인 남자의 팔뚝만한 볼트가 용아병의 두개골을 관통한채로 벽에다 꽂혀있었다. 볼트가 날아온 곳을 돌아보자 상대편의 용아병이 보였다. 그는 자기 몸의 반절은 될 것 같은 커다란 석궁을 발로 고정시키고 새 볼트를 장전했다.


“이런 젠장.”


유현은 쓰러진 용아병의 뼈에 달려들어 손에서 채찍을 빼냈다. 용아병은 유현을 향해 천천히 석궁을 겨눴다.


“으아아!”


채찍은 난생 처음 다뤄보는 거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유현은 채찍을 뒤로 젖혔다가 있는 힘껏 용아병을 향해 휘둘렀다.


“키에에엣······.”


용아병의 바로 옆에 폭탄을 든 스켈레톤이 튀어나왔다. 심지가 다 타들어가고 있었다.


“크윽!”


유현은 억지로 손목을 꺾어 채찍의 방향을 돌렸다. 채찍 끝은 막 폭탄을 던지려던 스켈레톤의 손목을 맞췄다. 폭탄이 손가락 틈을 벗어나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게겟?"


스켈레톤은 바닥에 떨어진 폭탄을 보며 의미 불명인 소리를 내뱉었다. 강렬한 붉은 빛과 폭음이 굴속을 삼켰다. 땅이 울리고 산산히 부서진 스켈레톤의 뼛무리가 사방에 흩어졌다.


*****


“작업을 계속하라!”


“으윽······.”


유현은 온 몸을 부수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눈을 떴다. 주변은 어두웠다. 용아병의 빈 눈알구멍에 타오르는 초록색 혼불이 희미하게나마 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기 너, 인간. 일어나라! 일어나 삽을 잡아라. 작업을 계속하라!”


“······모가지만 남아서도 정정하구만.”


유현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몸을 살폈다. 폭발과 함께 비산한 쇳조각과 뼛조각들이 몸 곳곳에 박혀있었다. 가슴에 박힌 파편을 뽑아내자 피가 울컥거리며 흘러나왔다. 유현은 상처를 손으로 틀어막으며 가벼운 상처 치료 마법을 사용했다. 새 살이 상처를 메우고 올라왔다. 원기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유현은 나머지 파편을 뽑아내고 거푸 치유마법을 사용했다. 그나마 레벨이 올라 치유되는 양도 많아지고 MP도 넉넉했다.


“여긴 어디지.”


여유를 되찾은 유현은 주변을 살폈다. 주변이라고 해봐야 아주 좁은 굴속이었다. 폭발의 영향인지 갱도를 떠받치고 있던 뼈 지지대가 부러지고 돌들이 통로를 막고 있었다. 나갈 곳은 없었다. 유현은 좁은 통로에 완전히 갇혀버린 것이다.


삽을 든 세 마리 스켈레톤과 함께.


“작업을 계속하라!”


대가리만 남아서 잔소리를 하는 용아병도 덤으로.


“씨발, 난 왜 맨날 이 모양이냐.”


유현은 그나마 단차가 있는 곳에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산소를 아끼려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았다. 아껴봤자 구조가 올 것 같진 않지만.


다른 스켈레톤들도 삽을 든 채로 멍청하게 서 있었다. 유현이 앉아있는 주변으로 금방 파낸 것 같은 흙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스켈레톤들은 단순한 명령만 알아듣는다. 용아병의 명령에 따라 작업을 계속한 것 같지만 파낸 흙을 밖으로 내갈 방도가 없으니 작업을 중단한 것 같았다. 흙은 파낼수록 부피가 커지니 ‘파내면서 앞으로 전진한다.’ 같은 논리는 성립할 수 없었다.


“음?”


한 가지 아이디어가 유현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주변의 흙이 사라지면 작업을 계속하게 되는 걸까? 유현은 흙을 한 움큼 쥐어 주머니에 넣었다. 인벤토리에 석회암 가루라는 아이템이 추가되었다.


“이 게임은 쓸 데 없이 디테일하단 말야······.”


“키긱······키엣.”


유현이 인벤토리 창을 보며 중얼거리는데 스켈레톤 하나가 갑자기 활동을 개시했다. 그는 삐걱거리는 팔로 곡괭이를 붙잡고 벽을 향해 힘차게 내리쳤다. 유현이 주머니에 넣은 것과 비슷해 보이는 크기의 돌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스켈레톤은 그것을 집어 유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유현이 흙을 퍼내 공간이 난 지점에 얌전히 돌을 가져다놓았다.


“작업을 계속하라!”


용아병의 머리가 다시 외쳤지만 스켈레톤은 듣는 둥 마는 둥 활동을 멈췄다.


유현은 인벤토리를 뒤져 차원가방을 찾았다. 차원가방은 품속에 얌전히 잘 있었다. 지난 번 손상된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신경 써서 관리했지만 이리저리 전투 통에 시달려서 내구도가 9%가 되어있었다. 유현은 차원가방의 내구도 설명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았다.


“내구도가 20% 이하일 경우 오작동하며 0%가 되면 안에 있던 아이템들이 날아간다······.”


유현은 안에 들어있던 아이템을 전부 꺼냈다. 오작동 때문에 아이템을 꺼낼 때마다 엉뚱한 게 튀어나왔지만 어차피 전부 다 꺼내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스켈레톤들과 용아병은 금괴와 상처치료 포션을 바닥에 늘어놓는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좋아. 그럼 여기에 흙을 담는 거야.”


유현은 땅에 떨어져있는 삽을 쥐고 근처의 흙을 퍼냈다. 그리고 그 퍼낸 흙을 차원가방에 옮겨 담았다. 흙은 깔끔하게 차원가방 속에 들어가 사라졌다. 스켈레톤들은 공간이 난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작업에 들어갔다.


“오오. 드디어 명령이 듣는군. 작업을 계속하라!”


스켈레톤들은 원래 파던 통로를 계속해서 파려 했다. 유현은 스켈레톤들을 만류했다.


“잠깐, 이봐. 잠깐만! 어딜 파는 거야? 그 쪽은 가망 없어. 집에 가려면 이쪽을 파야지.”


유현은 무너진 입구 쪽을 가리켰다. 스켈레톤들은 유현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유현의 손가락 끝만 잠깐 본 뒤 작업으로 돌아갔다.


“작업을 계속하라!”


용아병이 힘차게 외쳤다. 유현은 벽에 꽂혀있는 용아병의 머리에 다가갔다.


“야, 용아병. 스켈레톤들한테 반대쪽을 파라고 해. 우린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그럴 순 없다. 인간.”


“왜?”


“나는 명령 받았다. 말세스님께. 불의 봉인으로 향하는 통로를 확보하라고. 계속 간다. 후퇴는 없다.”


“뭣? 이 바보야. 지금 상황을 봐. 여기엔 너랑 나랑 잡역부 느낌의 해골바가지 셋 말곤 아무도 없잖아. 얼마나 파내야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작전을 계속한다고?”


“작업을 계속하라!”


“설령 운이 좋아서 불의 봉인인지 뭔지까지 도달했다 치자. 거길 지키는 적들하고는 어떻게 싸울 건데? 우린 무기도 없어. 삽이랑 곡괭이 들고 싸울 거야?”


“작업을 계속하라!”


“······맘대로 해라. 씨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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