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전자적 중개업자 게임 다이버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417
추천수 :
210
글자수 :
201,449

작성
19.04.15 07:50
조회
218
추천
5
글자
9쪽

play W&W online(17)

DUMMY

유현은 투덜대며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혼자서 입구 쪽을 메운 흙을 묵묵히 퍼다 가방에 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원가방은 흙으로 꽉 찼다. 총 중량의 20퍼센트만 적용되는데도 너무 무거워서 들 수가 없었다. 유현은 가방을 열고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흙은 100파운드마다 인벤토리를 한 칸씩 잡아먹었다. 25칸이니 전체 무게는 2500파운드. 그 무게의 20퍼센트가 차원가방의 무게니 실제로는 500파운드(약 226.79kg)인 셈이었다. 어느덧 통로는 꽤 넓어졌지만 여전히 막혀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얼마다 더 파야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내 예상이 맞았으면 좋겠는데.”


유현은 심호흡을 하고 삽을 들어 가방을 내리쳤다. 삽과 가방의 내구도가 사이좋게 1%씩 내려갔다.


“내가.”

“씨발!”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씨팔!!!”


유현이 아홉 번째 내리쳤을 때 가방이 찢어졌다. 유현은 몸을 숙여 가방을 집었다. 가방은 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가벼웠다. 안에 들어있던 흙은 전부 사라졌다. 가방의 25칸 전부가 텅텅 비어있었다.


“다음 2단계인데.”


유현은 삽으로 흙을 퍼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가방 속에 넣었다. 내구도가 0이 된 마법아이템은 보통 마법적 효과를 잃어버리거나 고쳐질 때까지 오작동 효과를 유지하거나했다. 차원가방이 어느 쪽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그런 걸 실험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유현은 제발 후자이기를 눈을 감고 간절히 기도했다. 무신론자였지만.


흙은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순간 자취를 감췄다. 혹시나 밑으로 빠진 건가 싶어 가방을 들어봤지만 흙이 쏟아진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깔끔하게 가방 속에 들어간 순간 사라졌다.


“앗싸!”


유현은 손을 치켜 올리며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스켈레톤들은 흘끗 쳐다봤지만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다시 작업으로 되돌아갔다. 유현은 뻘쭘해져 팔을 내렸다.


어쨌든 이제는 흙을 지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하수구가 생긴 셈이니 스켈레톤들의 작업이 끊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남은 것은 퇴로를 확보하는 데 전념하는 것뿐이었다. 유현은 입구 쪽에 쌓인 흙을 열심히 퍼 날랐다.


“음?”


유현은 무너진 돌무더기 앞에 삐져나와있는 커다란 해골 손을 발견했다. 손에는 유현의 상반신만한 석궁이 들려있었다. 석궁에는 팔뚝만한 볼트가 장전된 채였다.


“그 용아병이군.”


유현은 자신을 겨누던 석궁을 회상하며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석궁을 집자 손잡이를 잡고 있는 손목뼈가 같이 딸려 올라왔다. 유현은 손잡이를 감싼 손가락들을 하나씩 떼어내고 석궁을 등에 맸다. 유현의 힘으로는 제대로 다룰 수 없는 무기였지만 다른 무기가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석궁이 나왔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었다. 석궁병이 있었던 곳은 폭탄이 터진 곳 바로 옆이었다. 그 말은 눈앞의 돌무더기만 치우면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단 소리였다.


“좋아.”


유현은 삽을 던져놓고 곡괭이를 집어 들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돌무더기를 향해 곡괭이를 휘둘렀다. 곡괭이 날이 돌에 부딪치며 불꽃이 튀었다. 돌 하나가 빠져나와 유현의 발 앞으로 굴렀다. 거의 동시에 쌓여있던 돌무더기가 무너져 내리며 해일처럼 유현을 덮쳤다.


“끄윽······.”


시야가 넷으로 나뉘어 흔들리다가 천천히 하나로 다시 합쳐졌다.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채로 가슴께까지 토사가 덮여있었다. 유현은 고개를 들어 자신이 파던 곳을 보았다. 돌무더기가 더 두껍게 쌓여 거의 가망이 없어 보였다.


“내가 안 된다고 했었지.” 용아병이 말했다.


“저거 완전히 시누이 같은 새끼네.”


유현은 벽에 박힌 용아병의 해골을 노려보며 투덜거렸다.


반대편에서 길을 내던 스켈레톤의 곡괭이가 벽을 때렸다. 곡괭이가 떠난 자리에는 돌이 굴러 나오는 대신 조그만 구멍 하나가 생겼다. 돌 부스러기가 벽 너머의 텅 빈 공간으로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해냈다. 통로를 확보했다.”


“뭐?”


유현은 몸을 누르는 흙더미를 걷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용아병의 말대로였다. 스켈레톤들은 침착하게 곡괭이를 사용해 구멍을 넓혔다.


“진짜네······.”


신선한 바람이 굴 안으로 불어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유현은 벽을 짚으며 반대편으로 갔다. 그는 구멍을 넓히는 스켈레톤들을 방해하지 않게 노력하며 구멍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너무 어두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유현은 굴 안으로 돌아와 스켈레톤들의 작업을 지켜보다가 용아병에게 향했다.


“이제 어쩔 거지?”


“전진한다.”


“전······뭐? 하하. 이제 됐잖아. 반대편 통로를 뚫고 증원군을 불러오는 게 낫지 않을까?”


“전군 전진한다!”


“미친 소리 하지 마. 저긴 조명도 없어!”


“조명은 여기에 있다.”


“뭐? 아······.”


유현은 눈 속의 불꽃을 더 한층 불태우는 용아병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만에 하나 무사히 돌아가게 되면 그 리치년과 공기놈한테 말해줄게. 니가 제대로 미친 놈이라고.”


유현은 용아병의 머리를 횃불 대용으로 쓰면서 중얼거렸다. 두개골에 박힌 볼트를 손잡이처럼 쓸 수 있어서 다루기는 쉬웠다.


곡괭이와 삽으로 무장한 스켈레톤 세 마리와 인간 한 마리는 어슴푸레한 녹색의 조명에 의지해 복도를 걷고 있었다. 유현은 용아병이 쓰던 석궁을 가지고 있으니 무장은 좀 나은 편이었다.


차원가방에서 빼낸 상처치료 포션 3개와 금괴 하나도 가지고 왔다. 인벤 칸의 한계로 소지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였다. 나머지 상처치료 포션은 전부 마셔버리고 금괴는 버리고 왔다. 멀쩡한 금괴들을 버리고 오자니 속이 쓰렸지만 생존이 우선이니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한 개 챙겨온 것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생존성을 따지자면 포션을 하나라도 더 챙기는 편이 나았을 터이지만, 언젠가는 게임 밖으로 돌아가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전략목표를 숙지해라, 제군들! 우리의 목표는 불의 봉인이다. 봉인을 찾을 때까지 교전은 최대한 회피할 것을 명한다.”


용아병은 복도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쳤다. 이래서야 교전을 최대한 회피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지만 10분 넘게 걷는 동안 아무 것도 덤벼오지 않았다.


“전부 전장에 나가있어서 이쪽은 방비가 허술한 건가?”


적의 후방이라면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훌륭한 지휘관이라면 란체스터 법칙 정도는 숙지하고 있을테고, 최대한 많은 병사를 전선에 투입하려 할 테니까. 스켈레톤들은 쉬거나 먹을 필요도 없으니 보급을 위한 부대를 따로 운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즉,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이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용아병녀석 판단이 맞았네.’


리딩을 NPC에게 맡기는 건 인간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유현은 깝치지 않고 말을 잘 듣자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런다고 퀘스트를 깰 수 있을 것 같진 않았지만.


“그륵!”


복도가 꺾이는 곳에서 앞장서던 스켈레톤이 멈춰 섰다. 그는 손을 들어 올려 정지신호를 보내고 앞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뭐가 있는 거야?”


유현은 용아병의 머리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두꺼운 거미줄이 통로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대비가 안 돼 있을 리가 없지.”


“위대한 리치 백(白)님의 군사는 이런 장애물에 꺾이지 않는다. 삽을 들어라. 전군 전진한다!”


“아니, 잠깐 멈춰. 저건 평범한 거미줄이 아니······.”


유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뒤로 물러났다.


“아냐, 그래. 아까도 니 판단이 옳았지.”


첫 번째 스켈레톤이 나서서 삽으로 거미줄을 끊었다. 길게 잘려나간 거미줄 한 조각이 나풀거리다가 삽질중인 스켈레톤의 두개골에 닿았다.


콰광!


밝은 빛과 함께 스켈레톤의 머리가 형체도 없이 날아갔다. 용아병이 다급하게 외쳤다.


“전군 정지!”


“······역시 남에게 판단을 맡기면 안 되겠어.”


유현은 머리가 날아간 채 쓰러져있는 뼈다귀를 보며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자적 중개업자 게임 다이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play a small, small world(3) 19.05.12 33 1 10쪽
45 play a small, small world(2) 19.05.11 41 2 11쪽
44 play a small, small world(1) 19.05.10 49 2 10쪽
43 Daydreamer(4) 19.05.09 63 2 9쪽
42 Daydreamer(3) 19.05.08 76 2 15쪽
41 Daydreamer(2) +2 19.05.07 86 2 10쪽
40 Daydreamer(1) +2 19.05.06 91 3 9쪽
39 play W&W online(37) 19.05.05 90 5 12쪽
38 play W&W online(36) 19.05.04 92 4 13쪽
37 play W&W online(35) 19.05.03 99 4 13쪽
36 play W&W online(34) 19.05.02 110 4 12쪽
35 play W&W online(33) 19.05.01 114 3 11쪽
34 play W&W online(32) +3 19.04.30 112 3 14쪽
33 play W&W online(31) 19.04.29 118 2 9쪽
32 play W&W online(30) 19.04.28 123 2 9쪽
31 play W&W online(29) +2 19.04.27 133 3 11쪽
30 play W&W online(28) +2 19.04.26 144 4 13쪽
29 play W&W online(27) +2 19.04.25 151 3 12쪽
28 play W&W online(26) 19.04.24 156 4 7쪽
27 play W&W online(25) 19.04.23 160 3 9쪽
26 play W&W online(24) 19.04.22 161 3 8쪽
25 play W&W online(23) 19.04.21 172 4 11쪽
24 play W&W online(22) 19.04.20 182 5 8쪽
23 play W&W online(21) 19.04.19 182 4 10쪽
22 play W&W online(20) 19.04.18 193 5 7쪽
21 play W&W online(19) 19.04.17 196 7 12쪽
20 play W&W online(18) 19.04.16 214 5 7쪽
» play W&W online(17) 19.04.15 219 5 9쪽
18 play W&W online(16) 19.04.14 226 6 9쪽
17 play W&W online(15) 19.04.13 244 5 7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청룡림'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