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전자적 중개업자 게임 다이버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현대판타지

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377
추천수 :
210
글자수 :
201,449

작성
19.04.18 08:45
조회
192
추천
5
글자
7쪽

play W&W online(20)

DUMMY

득······드득······드득.


“으음······.”


두꺼운 무언가를 긁는 소리가 유현의 귀를 괴롭혔다. 유현은 잔뜩 인상을 구겼다. 너무 지쳤고 좀 더 잠이 필요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계속되는 불길한 소리 때문에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눈을 뜨자 나무로 된 책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회색 먼지가 두껍게 내려앉은 커다란 선반에는 둘둘 말린 양피지와 파피루스들이 정렬되지 않은 채로 아무렇게나 쌓아져 있었다. 양피지와 파피루스 위에도 먼지가 내려앉아 있었다.


그것들이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님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너무 커서 유현은 난쟁이, 아니 날파리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책장은 고층빌딩처럼 하늘을 향해 끝없이 솟아올라 있었다. 두루마리도 하나하나가 소형 단독주택 크기는 될 것 같았다. 유현은 몸을 일으켰다. 쓰러져있던 곳은 책장 사이에 난 광활한 길이었다. 길 양옆으로는 책장이 늘어서서 지평선 끝까지 이어져 있었다.


유현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책장을 유심히 살폈다. 책장들의 엄청난 크기에도 불구하고 어떤 틈도 보이지 않았다. 나무와 나무가 맞닿은 곳, 책장과 책장이 맞닿은 곳. 전부 매끄럽게 맞붙어있어 유현의 손가락 하나도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득······드득······득


긁어대는 소리가 너무 커서 유현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누구 없어요?”


유현은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쳤다. 긁어대던 소리가 뚝 끊겼다. 그러더니 빠르게 공간이 접히기 시작했다. 절반, 절반의 절반, 그 절반의 절반으로. 유현이 기겁하고 파피루스 안으로 숨으려는데 진동이 멈췄다.


눈앞에는 좀 전에는 없었던 커다란 문이 있었다. 책장보다도 거대해서 아무리 올려다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경첩이 요란하게 삐걱대며 문이 열렸다. 완전히 열리지 않고 아주 작은 문틈이 생긴 정도였지만 유현은 문에 비해 너무 작아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유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문의 반대편에는 불길하게 꿈틀거리는 어둠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유현은 조금 주저하다 문틈을 넘어갔다. 건조하고 음침한 공간 한 가운데 책상이 있었고, 그 곳에는 미이라가 앉아있었다. 유현이 쓰러트렸던 몬스터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다랬다. 그녀가 죽어 갈라진 누런 눈동자로 유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 왼손에는 효자손 같은 긁게가 들려있었다. 긁게의 끝부분에는 허연 왁스가 묻어있었다. 펜을 쓰듯 손을 끄적거리자 아까 들었던 득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책상 아래로 둥글게 말린 왁스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부스러기 하나하나가 유현의 머리만 했다.


“왔군.” 미이라가 작업을 계속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랫동안 널 기다렸다, 계정자.”


말라붙고 뒤틀린 손이 천천히 유현을 향해 다가왔다. 유현은 들어왔던 문틈으로 다시 나가려 했다. 거대한 손은 놀랄만한 정교함으로 유현을 집어내 책상 모서리에 내려놓았다. 유현은 책상 밑을 내려다보았다. 까마득한 높이에 바닥은 보이지도 않았다.


유현은 떨어질까 무서워 책상 안쪽으로 들어갔다. 회칠이 반쯤 벗겨진 두루마리가 책상 위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회칠 위에도, 회칠이 벗겨진 부분에도 알 수 없는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그림자는 부드럽게 손을 놀려 유현이 두루마리를 밟지 못하게 막았다.


“미안하지만 내 책에 발자국을 내진 말아줬으면 좋겠어. 점 하나로 전체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니까.”


미이라의 목소리는 컸지만 듣기 괴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아, 미안······합니다.”


“그래.” 목소리는 다소 퉁명스러웠다.


“······절 기다리셨다고요?”


“정확하게 ‘널’ 기다리진 않았다. 하지만 너와 같은 조건을 기다렸지.”


“조건이요? 무슨 조건?”


“어떤 신도 숭배하지 않는 사제. 날 숭배할 수 있는 존재를.”


“어······.”


“넌 멍청하군. 뭐, 알고 있었지만.”


유현이 영문을 모르고 멍하니 있자 그림자가 말했다.


“거절해도 상관없어. 난 좀 더 오래 기다려야 하겠지만 기다릴 수 있지. 반대로 네가 카타콤을 살아서 나갈 방법은 이것밖에 없을 거야.”


“어, 네.”


“의식의 두루마리가 시체들 싸움에 소실되어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다. 나를 상징하는 물건을 제단 위에 올려놓고 네 피를 뿌려라. 그것으로 의식은 완료된다. 그러나 나를 가둔 것은 내가 아니야. 명심할 것은 그 것 뿐이야. 알아들었느냐?”


“네, 네.” 유현은 마지못해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아주 좋아.”


미이라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책상 위에 놓았던 손을 떼고 허리를 세웠다.


“잊힌 옛 신이 되살아나고 혼돈이 세상에 되돌아오리라.”


그림자는 검지를 동글게 말았다가 튕기며 유현의 이마를 쳤다. 유현은 중심을 잃고 책상 모서리 밖으로 떨어졌다. 엄청난 속도로 바닥이 머리를 향해 다가왔다.


“아아아악!”


유현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해골 두 마리가 그의 곁을 서성이고 있었다. 유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해골의 골통에 새겨진 리치 백(白)의 문장을 확인하고는 긴장을 풀었다.


모든 것은 쓰러지기 전 그대로였다. 전격함정의 마법진이 옆에서 을씨년스럽게 빛났다. 그림자가 죽은 곳에는 잔해물 같이 잿더미가 남아있었고 용아병의 머리도 두 쪽으로 쪼개져있었다. 눈 안에 담겨있었던 불꽃도 사라지고 없었다. 유현은 몸을 가누며 일어나려 애썼다. 하지만 갑옷이 너무 무거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뭐야?”


유현은 스탯창을 열어보았다. 힘이 1까지 떨어져 있었다.


“젠장.”


유현은 장비 창에서 갑옷을 해제하고 바닥에 떨어트렸다. 갑옷만으론 부족해서 투구와 장갑, 그리고 안에 받쳐 입는 옷까지 다 벗고 가져온 석궁도 내려놓았다. 온 몸의 근육이 쪼그라들어 뼈막대기만 남아있는 것 같았다.


“스켈레톤들하고 의형제 맺어도 되겠군.”


유현은 함정을 피해 조심스럽게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 싸울 때는 경황이 없어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비밀통로를 벗어나 나온 곳도 대단하게 넓지는 않았다. 유현이 뚫고 나온 부서진 벽 반대쪽으로 문이 하나 있는 게 전부인 좁은 방이었다. 방을 가득 채운 양초의 연기와 향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 한 가운데에는 사슬에 묶인 제단과 그 앞에 놓인 작은 성구함이 있었다. 성구함이라 해봐야 게임 적으로 본다면 보물상자일 뿐이겠지만.


전격함정은 성구함으로 다가가는 사람을 노려서 배치된 것 같았다. 유현은 천천히 벽을 짚으며 전격함정을 우회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다리가 떨렸다. 손상된 능력치를 회복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 유현을 우울하게 했다.


유현이 제단을 향해 다가가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SYSTEM> 이것은 봉인된 신 “E”의 제단이다.

이 신을 섬기겠습니까? (Y/N)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자적 중개업자 게임 다이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play a small, small world(3) 19.05.12 32 1 10쪽
45 play a small, small world(2) 19.05.11 41 2 11쪽
44 play a small, small world(1) 19.05.10 49 2 10쪽
43 Daydreamer(4) 19.05.09 63 2 9쪽
42 Daydreamer(3) 19.05.08 76 2 15쪽
41 Daydreamer(2) +2 19.05.07 85 2 10쪽
40 Daydreamer(1) +2 19.05.06 90 3 9쪽
39 play W&W online(37) 19.05.05 89 5 12쪽
38 play W&W online(36) 19.05.04 92 4 13쪽
37 play W&W online(35) 19.05.03 99 4 13쪽
36 play W&W online(34) 19.05.02 110 4 12쪽
35 play W&W online(33) 19.05.01 114 3 11쪽
34 play W&W online(32) +3 19.04.30 111 3 14쪽
33 play W&W online(31) 19.04.29 115 2 9쪽
32 play W&W online(30) 19.04.28 122 2 9쪽
31 play W&W online(29) +2 19.04.27 132 3 11쪽
30 play W&W online(28) +2 19.04.26 143 4 13쪽
29 play W&W online(27) +2 19.04.25 150 3 12쪽
28 play W&W online(26) 19.04.24 155 4 7쪽
27 play W&W online(25) 19.04.23 160 3 9쪽
26 play W&W online(24) 19.04.22 161 3 8쪽
25 play W&W online(23) 19.04.21 170 4 11쪽
24 play W&W online(22) 19.04.20 182 5 8쪽
23 play W&W online(21) 19.04.19 181 4 10쪽
» play W&W online(20) 19.04.18 193 5 7쪽
21 play W&W online(19) 19.04.17 196 7 12쪽
20 play W&W online(18) 19.04.16 212 5 7쪽
19 play W&W online(17) 19.04.15 218 5 9쪽
18 play W&W online(16) 19.04.14 226 6 9쪽
17 play W&W online(15) 19.04.13 242 5 7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청룡림'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