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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901
추천수 :
210
글자수 :
195,883

작성
19.05.02 12:10
조회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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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play W&W online(34)

DUMMY

유현은 방 안을 둘러보았다. 흑(黑)의 떨어져나간 왼팔은 보기 쉽게 다른 잡동사니와는 멀리 떨어져 외따로 굴러다니고 있었다. 유현은 팔을 주워 의체를 빼내 왼손에 씌웠다. 의체는 유현의 손 사이즈에 딱 맞게 줄어들었다. 엄지손가락에 끼웠던 것처럼 금속의 접합부가 매끄럽게 미끄러지며 움직이는 느낌이 났다. 그 외에는 원래 한 몸이었던 것처럼 매끄럽게 움직였다.


유현은 검지로 방 한쪽을 가리키며 흑(黑)의 흉내를 내보았다. 하지만 손에서는 아무 것도 나가지 않았다.


“뭐야,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손가락을 꼬아보기도 하고 이리저리 더듬어보았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유현은 결국 포기하고 의체를 빼 인벤토리에 넣었다. 흑(黑)이 변화시킨 가짜 의체도 마찬가지로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항상 하던 대로 방안을 뒤져보았다.


추락시의 충격이 생각보다 심했는지 멀쩡한 게 하나도 없었다. 제단의 비석은 흑(黑)의 갈빗대 아래 박혀있었고, 성구함은 열린 채로 내팽개쳐져 있었다. 안에 들어있던 포션은 깨져서 내용물이 반쯤 흘러나가 쓸모없게 변해있었다.


“아, 이런······.”


유현은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심정으로 한 번 더 흑(黑)의 몸을 샅샅이 뒤졌다. 특별히 가지고 있는 것은 없고 몸에 걸친 로브가 전부였다. 유현은 입고 있는 갑옷을 살펴보았다. 카타콤에 올 때부터 입었었던 거라 방어력도 낮고 내구도도 한계에 달했는지 너덜너덜했다. 유현은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다 흑(黑)의 몸에서 로브를 벗겨냈다.


“괜찮겠지. 시체는 더 이상 필요가 없을테니.”


아이템 감정이 되지 않아 자세한 능력은 알 수 없었지만 안감이 두툼해서 제법 방어력이 좋을 것 같았다. 다 입고 나니 어쩐지 스타X즈의 제다이 같은 느낌도 났다. 먼지가 내려앉고 소매가 닳아 올이 풀려있었지만 제법 빈티지적인 소울이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아욱!”


움직이기 편한지 보려고 팔을 돌리던 중에 뭔가 뾰족한 것이 유현의 겨드랑이를 찔렀다. 겨드랑이 아래쪽을 다른 팔로 더듬어보니 옷의 안감 속에 뭔가 단단한 금속이 들어있었다. 로브 안쪽으로 손을 넣어보니 속주머니가 만져졌다. 유현은 주머니 속에 있던 금속을 빼냈다.


“이건······.”


그곳에는 새로운 철퇴머리가 들어있었다. 흑(黑)이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발견하고 챙겨둔 것 같았다. 유현은 가지고 있는 철퇴의 빈 사슬에 두 번째 철퇴머리를 연결했다. 철퇴는 빛을 내며 다음 단계의 무기로 진화했다.


<무기; 타격류; 조합-제작>

+2 조화의 철퇴(+2 Flail of Cosmos)

전설적인 드워프 말베리에 의해 제작된 이 무기는 두 번째 철퇴머리를 추가하여 변이족(lycanthrope)의 재앙이 되었다.

<조합슬롯;4>

+1 인도하는 별의 철퇴머리(Flailhead of Guiding star)

대상이 이 무기에 맞을 때마다 대상에 대한 공격 명중률이 5%씩 상승한다.

효과는 1분 동안 지속되며 명중보너스는 중첩될 수 있다.

+1 달빛칼날 철퇴머리(Flailhead of Moonblade)

대상이 이 무기에 맞을 때마다 10%의 확률로 마법해제(시전레벨; 100) 능력이

발동한다. 이 무기에 맞은 라이칸슬로프는 동일한 확률로 변이상태가 해제된다.


“오. 오오······진짜 되네.”


유현은 예상외로 깔끔하게 진행된 아이템 조합에 감탄하며 괜히 벽에 철퇴를 휘둘러보았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두 개의 철퇴머리에 의해 두 개씩 자국이 나니 화력도 두 배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유현은 눈을 감고 흥분되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좋아. 이제 됐어. 백(白)한테서 게임다이브 능력을 돌려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유현은 비밀통로를 따라 봉인의 시작지점으로 되돌아왔다. 입구에는 노예고블린 한 마리가 우두커니 서서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유현은 철퇴를 손에 쥐고 고블린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넌 뭐냐?”


“으악!”


노예고블린은 갑자기 나타난 유현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는 벌벌 떨며 유현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혹시 우리 구면인가요?” 고블린이 물었다.


“뭐? 아닌데.” 유현이 말했다.


고블린은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이었지만 유현의 굳은 표정을 보고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유현이 입고 있는 옷에 꽂혔다.


“그럼 당신이 흑(黑)님이군요.”


“그것도 아니-,”


유현은 부정하려 했지만 고블린의 말이 빨랐다.


“말세스 경이 보냈습니다. 저를요. 서두르셔야 합니다. 흑(黑)님만이 유일한 희망이에요.”


“아앙?”


“경은 백(白)과 싸우고 있습니다. 백(白)은 막강한 적이라 함께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을 겁니다.”


“그러냐.”


고블린은 시큰둥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유현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경이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마지막 임무라고. 넌 자유라고. 모든 일을 끝내면. 흐음. 저주가. 저를 소환물 차원에 묶고 있는 힘이 사라질 거라고. 근데, 아직······.”


고블린은 말을 흐리며 양 손을 들어보였다. 손목에는 반쯤 물리적이고 반쯤 영적인 족쇄가 푸르스름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됐네. 느그 오비완은 죽었어.”


“네?” 고블린이 눈을 껌뻑이며 되물었다. 유현은 한숨을 쉬었다.


“흑(黑)은 이미 죽었고, 이제 더는 없고, 니들 가슴 속에서 하나 되어 살아갈 일도 없단 거지. 뭐, 잘 해보라고.”


유현은 고블린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지나쳤다. 고블린은 쭈그려 앉아 울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 아아. 아아아아아아······.”


유현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사내자식이 우냐?”


“다시 끌려갈 순 없어. 더는 싫어. 생각이 없는 곳. 으으윽.”


고블린의 울음소리에 관심을 보인 건지 굴 여기저기 걸쳐진 그림자 속에서 지저인의 빛나는 눈동자가 하나둘씩 떠올랐다. 유현은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 작게 혀를 찼다. 그는 고블린에게 다가가 손목을 낚아챘다.


“조용히 해, 임마. 손 줘봐. 큰 기대는 하지 마. 될지 안 될지 모르니까.”


유현은 철퇴의 달빛칼날 철퇴머리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그걸로 족쇄를 톡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무슨······.”


고블린은 울음을 멈추고 유현이 하는 짓을 지켜보았다. 유현은 철퇴머리로 두들기는 걸 반복했다. 열두 번째 쳤을 때 하얀 빛이 족쇄를 뒤덮었다. 빛이 사라졌을 땐 족쇄도 사라져있었다. 고블린의 눈이 놀라움으로 똥그랗게 변했다.


“아, 이게 되네. 그나저나 확률이 10%인데 열두 번 쳐서 발동된 건······무난하다고 해야 할지 운이 없다 해야 할지.”


“난 자유다, 난 자유야!”


고블린은 족쇄가 사라진 양 손을 보며 주변을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유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SYSTEM>가치관 점수가 1점 상승했습니다.


“좋은 일로 쳐주는 건가. 잘 살라구.”


유현은 환호성을 지르는 고블린을 두고 자리를 떠났다. 고블린은 믿겨지지 않는지 족쇄가 있던 자리를 연신 매만졌다.


“내 살, 내 피! 느껴져. 따뜻함이 느껴져! 나는 자유다. 더 이상 지배받지 않아. 나는 자유······.”


지저인들이 고블린을 덮쳐 소음을 끊었다. 한 녀석이 달려들어 목덜미를 깨물었다. 붉은 피가 고블린의 목에서 솟구쳤다. 고블린은 팔을 허우적거리며 지저인을 떼어내려 애썼다. 뒤따른 지저인들이 고블린의 사지를 잡고 갉아먹기 시작했다.


5분 뒤, 지저인이 떠난 자리에는 깔끔하게 발라진 뼈 무더기만 남아있었다.


*****


“실망스럽구나, 말세스. 날 좀 더 재미있게 해줄 줄 알았는데.”


백(白)은 말세스에게 다가갔다. 말세스는 백(白)을 향해 데스볼트를 날렸지만 위협에 지나지 않았다. 엉켜있는 좀비들이 다치지 않게 휘두르느라 어린아이도 보고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느렸다. 백(白)은 슬쩍 옆으로 한 걸음 내딛는 것만으로 말세스가 쏘아낸 검광을 피해냈다. 엄마 쪽 좀비가 말세스의 왼쪽어깨를 깨물어 바쉈다. 말세스의 몸은 무너져 상체도 제대로 세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어서······끝내라.”


“제멋대로 말하는구나. 네가 언제 끝날지는 내가 정한다.”


말세스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백(白)을 노려보았다.


“넌 항상 일의 진퇴를 결정하는 데 서툴렀지. 한번이라도 내 도움 없이 흑(黑)을 쫓아낸 적이 있었나?”


통로 먼 곳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백(白)은 말을 멈추고 통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말하기가 무섭군. 네 진정한 대적자가 왔다.” 말세스가 말했다.


“흥.”


백(白)은 손을 뻗어 말세스를 향해 광선을 쏘아 보냈다. 말세스는 자신의 앞에 해골마를 소환했다. 광선을 맞은 해골마는 주변의 공간과 함께 팽창하며 산산조각 났다.


“갑자기 부질없는 연명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나?” 백(白)이 물었다.


“너완 다르지. 승기가 보이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말세스가 말했다.


하지만 말세스의 목소리는 통로에서 나온 존재를 확인하며 흐려졌다. 반대로 백(白)의 웃음소리는 더 높아졌다.


“저 녀석이 내 대적자라면 기꺼이 환영이지.”


말세스의 몸에 머리를 쳐박고 있던 좀비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들은 일어서서 새로운 희생물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뼈밖에 남지 않은 말세스보다 신선한 살을 가진 존재에 더 동하는 것 같았다.


“하나만 알려주지, 계정자. 그 자들은 말세스의-.”


“멈춰, 계정자. 그들은 내-.”


“으랏차차차!”


유현은 두 해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힘차게 돌격했다. 철퇴가 차례로 좀비들의 머리통을 깨버렸다. 유현은 머리가 절반씩 사라진 좀비 모녀를 발밑에 두고 백(白)을 바라보았다.


“지상 가까이 오니까 좋구만. 적들 레벨도 떨어지니 죽이기도 수월하······엑, 뭐야. 가치관점수 왜 떨어진 거야?”


유현은 갑자기 스텟창에 뜬 가치관점수 하락 메시지를 보며 허둥거렸다. 백(白)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년들은 말세스의 가족이다.”


“아, 그래서-. 응? 뭐라고? 가족? 말세스네?”


유현은 사후경련으로 꿈틀거리는 시체들과 말세스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뭐야, 너. 자신만만하게 통수치고 가더니 가족한테 발목 잡힌 거냐?”


“불만 있나?”


“무르구만. 가족이 된 좀비에게 더블배럴 샷건을 날리는 건 지식인의 기본소양일진데.”


“······뭐라고?”


말세스가 되물었다. 유현은 잠시 눈을 껌뻑거리다 헉 하고 숨을 삼켰다.


“내가 방금 뭐라 그랬지? 가족이 된 좀비랬나?”


“부탁이니 단어 순서 바꾸지 말아다오. 나도 사악한 존재지만 굳이 다른 놈의 밑바닥을 보고 싶진 않아.” 말세스가 말했다.


“여전히 어벙하군, 계정자. 손가락은 어디 있지? 제대로 회수했겠지?”


유현은 대답대신 품속에서 의체를 꺼냈다. 백(白)의 눈빛이 빛났다.


“이리 다오,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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