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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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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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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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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play W&W online(35)

DUMMY

유현이 의체를 들고 다가가려는데 백(白)이 손을 뻗어 멈춰 세웠다.


“가까이 오지 마. 천천히 의체를 이쪽으로 던져라.”


“먼저 내 능력을 돌려주십쇼.” 유현이 말했다.


“배짱이 좋군, 계정자. 나와 거래를 하자는 거냐?”


“처음부터 그런 조건이었었잖아요.”


“하지 마, 계정자. 의체가 백(白)에게 넘어가선 안 돼!” 말세스가 외쳤다. 유현은 고개를 돌려 말세스를 보았다.


“거 조용히 좀 하지? 날 내버리고 도망이나 간 주제에.”


“백(白)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다. 의체를 받으면 네 이용가치는 없어지는 거야. 오히려 네 힘을 사용해 네가 살던 세계까지 정복하려 할 것이다.”


“그런가요?” 유현은 들고 있던 의체를 다시 품속에 집어넣고 백(白)을 바라보았다.


“왜 저런 배반자의 말을 믿지? 나는 말세스와 천 오백년간 좋은 관계였다. 그 말은 우리 사이에 신뢰관계가 있었단 소리지. 그 신뢰가 이런 식으로 깨져 유감스럽긴 하지만 내가 그를 배반한 게 아니야. 그가 나를 배반했지. 누굴 믿어야할 지는 명백하지 않을까?”


“계정자, 날 용서해다오. 내가 어리석었다. 네가 내 가족을 죽였다고 원망하지도 않겠어. 다만, 의체를 백(白)에게 건네지만 말아다오. 모든 건 되돌릴 수 있어. 너와 내가 힘을 합쳐 백(白)과 싸우면-.”

“어떻게 할 거냐? 평생 여기 서서 저 해골바가지의 눈치만 볼 거냐?”


백(白)이 물었다. 유현은 백(白)과 말세스를 번갈아 보다가 결심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품속에서 의체를 꺼내 백(白)을 향해 던졌다. 흑(黑)의 의체는 정확하게 백(白)의 발치에 떨어졌다.


“드디어······.”


백(白)은 허리를 숙여 의체를 집어 들었다. 그녀는 보석이라도 만지는 것처럼 황홀해하며 의체를 하나하나 자신의 손에 끼웠다. 말세스는 절망해 고개를 떨궜다.


“이제 내 크리스탈을 돌려줘요.”


“하하하하하하하.”


백(白)은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나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유현을 가리켰다.


“잘 가라, 계정자. 넌 더 이상 필요 없어.”


백(白)이 광선을 쏘려 하는 순간 손에 끼우고 있던 의체가 빛을 뿜으며 폭발했다.


“무슨?”


백(白)의 위기대비 마법이 몸에 보호막을 둘렀지만 폭발은 아주 쉽게 그것을 깨고 백(白)의 몸을 충격과 열기로 달궜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몸을 추슬렀지만 한 템포 반응하는 게 늦었다. 그녀는 철퇴를 쥐고 덤벼드는 유현을 보았다. 해골 속의 불꽃이 분노로 타올랐다.


“속였구나, 이 자식!”


유현은 철퇴로 공격하는 대신 주문을 외우는 백(白)의 손을 왼손으로 낚아챘다. 그는 백(白)을 대상으로 주문훔치기(50%) 능력을 사용했다. 땅의 봉인을 해제할 때 레벨업 하면서 얻은 능력이었다. 특성훔치기(50%)와 비슷했지만 특성이 아니라 상대의 주문을 빼앗아오는 방식의 능력이었다. 유현의 손이 한 차례 빛났다. 백(白)은 방금 사용하려던 주문을 잊고 혼란에 빠졌다. 유현은 백(白)을 향해 손을 뻗어 백(白)이 그에게 사용하려 했던 주문을 그대로 사용했다.


“개체봉인!”


유현이 마법을 사용하자 백(白)의 등 뒤로 갈라진 틈새가 생겨났다. 백(白)은 고개를 들어 등 뒤를 돌아보았다.


“아, 안 돼.”


틈새는 무수히 많은 이빨로 무자비하게 리치를 집어삼켰다. 백(白)은 끌려들어가지 않으려 했지만 저항의 몸짓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틈새는 천천히 내장을 회전시키며 백(白)을 자신의 깊은 곳으로 밀어 넣고 입을 닫았다. 틈새가 사라진 자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래의 풍광으로 되돌아왔다.


“이겼나······정말로······?” 말세스는 백(白)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직 아냐.”


봉인이 강력한 무력화 주문이긴 했지만 유현의 능력은 원사용자가 내는 위력의 절반만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경험치가 올라가지 않았다. 해치웠다면 봉인에 성공한 순간 경험치가 들어왔을 터.


“흑(黑)을 대비해 준비했던 마법으로 날 노리다니······.”


“유현, 등 뒤다.”


유현은 말세스의 말에 따라 고개를 돌렸다. 틈새가 다시 열리고 안쪽에서 백(白)이 기어 나왔다. 입고 있던 옷은 엉망으로 찢기고 뼈에는 세월의 풍광처럼 이빨자국이 가득했다. 그녀의 몸 절반, 오른쪽 부위가 회색의 얼음으로 뒤덮여있었다. 얼음 속은 투명해서 그 속에 있는 백(白)의 뼈들이 그대로 들여다보였다. 얼음에 가둬진 부분은 아무 손상 없이 생생했지만 시간으로부터 추방된 것처럼 굳어있었다.


“좋은······시도였다, 계정자. 너를 너무 과소평가했던 것 같군.”


유현은 철퇴에 탁월한 타격 주문을 걸고 백(白)을 향해 휘둘렀다. 백(白)은 몸을 틀어 오른쪽 어깨로 철퇴를 막아냈다. 철퇴 끝에서 불꽃이 튀며 유현의 몸이 뒤로 두어 걸음 튕겨져 나왔다.


<SYSTEM> 치명타!


치명타가 발동됐지만 데미지는 0이었다. 백(白)은 얼어붙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았다. 어깨를 감싼 얼음에는 조그만 흠도 없었다.


“흥미롭군. 몸의 절반이 봉인된 기분이 어떤지 말해줄까? 난 몸의 이쪽 부분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하지만 너도 그렇지. 내 오른쪽은 세상의 인과관계에서 벗어난 채로 존재하는 거야. 무-적-으-로-.”


“무적의 반신불수라니, 거 참 부럽구만.”


유현은 다시 철퇴를 휘둘렀지만 백(白)이 오른팔을 들어 막았다. 그녀는 비어있는 유현의 복부에 발길질을 했다. 유현은 기침을 하며 뒤로 물러나 무너지는 몸을 억지로 고쳐 세웠다.


“몸을 쓰는 데는 문제가 없어. 하지만 네놈이 내 정신의 절반을 얼려버려서 마법을 제대로 쓸 수 없긴 하지.”


“약점 설명 고맙군.”


“약점? 아니, 이건 시험이다. 네가 기만자의 수단으로 내 힘을 봉인한 것, 그리고 하필 봉인된 것이 내 왼쪽이 아닌 오른쪽인 것. 이 모두가 우연일까? 아니. 그녀는 유산을 쟁취할 자의 자격을 가늠하고 있는 거야. 우리 중 누가 더 어울리는 상속자인지. 그녀가 제공한 수단만 사용해서 결착을 내길 바라는 거지. 그리고 수단에 대해서라면, 나보다 더 잘 준비된 자는 없다.”


백(白)은 왼팔에 줄지어 꽂힌 크리스탈 중 하나를 만졌다. 짙은 주광색 빛이 크리스탈로부터 퍼져 나왔다. 직업이 무투가로 바뀐 것처럼 백(白)의 주먹에 기가 실렸다.


“86레벨 몽크의 힘이다. 그의 기를 활용하는 법이 수정 속에 담겨있지.”


백(白)은 두 손의 기를 하나로 모아 유현을 겨눴다. 거대한 장풍이 유현을 향해 날아왔다. 유현은 몸을 굴려 공격을 피했지만 백(白)은 이미 다음 수를 읽고 있었다. 그녀는 힘차게 도약해 유현을 향해 날라차기를 시도했다. 칼날처럼 세운 발끝이 목의 혈관을 노렸다. 유현은 철퇴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고 본능적으로 발차기를 막았다. 막아낼 때의 충격으로 몸이 뒤로 밀리며 경직이 생겼다. 백(白)은 다른 수정을 매만졌다. 짙은 자줏빛 안개가 통로에 깔렸다.


“그리고 이건 94레벨 도적의 암습능력.”


백(白)의 양손에 보라색으로 결정화 된 단검이 생겨났다. 백(白)은 경직되어 무방비로 노출된 유현의 복부와 허벅지에 하나씩 단검을 박았다.


“크헉!”


엄청난 고통이 유현을 덮쳤다. 경직상태의 공격이 무방비상태인 상대에 대한 암습으로 취급되어 수치상으로도 엄청난 데미지였다. 단 한 방만으로 체력의 3/4이 날아갔다. 유현은 이를 악물고 백(白)의 두개골에 철퇴를 내리쳤다. 철퇴에 맞은 백(白)의 고개가 옆으로 젖혀지며 비틀거렸다. 유현은 계속해서 공격하려 했지만 백(白)이 먼저 뒤로 몸을 빼냈다.


“젠장.”


유현은 완치 주문을 사용해 상처를 치료했다. 그 사이 백(白)은 새로운 크리스탈을 매만졌다. 보라색 빛이 잦아들고 밝은 녹색의 크리스탈이 빛났다.


“66레벨 레인저의 사격술이다. 다른 거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군. 밖에 나가면 원거리 견제력을 개선해야겠어.”


백(白)의 손에 녹색으로 빛나는 활이 생겨났다. 그녀는 쉴 시간도 주지 않고 연달아 시위를 잡아당겼다. 유현은 손도 쓰지 못하는 동안 에너지로 된 화살이 몸통에 차례차례 박혔다. 간신히 올려놨던 HP는 다시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현은 어떻게든 거리를 좁히려 했지만 백(白)이 능숙하게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벌렸다. 그 사이 화살 하나가 더 박혔다. 체력은 1/4 수준까지 떨어졌다.


“빌어먹을, 엄폐물이 필요해.”


유현은 몸을 감출 곳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 흩어진 해골마의 잔해가 보였다. 해골마의 안장이었던 것에 익숙한 방패가 매달린 채 땅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유현은 몸을 날려 방패를 잡았다.


말세스나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래서 이동력, 명중률에 페널티가 들어오고 방어력을 오히려 떨어트리는 수준이었지만 좁은 통로에서 세워놓으니 엄폐효과는 확실했다. 백(白)의 화살이 방패에 박힐 동안 유현은 주문을 외워 상처를 치료했다. 슬슬 MP에도 부담이 왔다. 앞으로 완치 한 두 번이면 바닥날 양이었다.


“이야아아!”


유현은 방패를 세운 채로 백(白)을 향해 돌격했다. 어차피 좁은 통로니 피할 길은 없었다.


“어이가 없군. 전사처럼 방패 돌격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어기적대는 공격으로 날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나?”


백(白)은 유현의 발밑을 향해 광선을 쏘았다. 공간이 팽창되며 길이 움푹하게 아래로 패였다. 유현은 방패 때문에 앞을 못보고 구덩이 아래로 굴렀다. 백(白)은 몽크의 크리스탈로 바꾸고 장풍을 쏘았다. 공격은 무방비로 노출된 유현의 등에 적중했다. 폭발이 일어나고, 유현의 몸도 지면에서 튕겨 올라왔다. 그나마 떨어지면서 방패를 놓치지 않고 이불처럼 몸을 덮어 공격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아직 죽지 않았나. 운 좋은 녀석이군.”


백(白)의 말마따나 유현의 HP는 0에 근접하고 있었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완치주문을 썼다. 몸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상황이 바뀌는 것은 없었다.


“너무 강해. 절대 못 이겨. 저런 걸 어떻게 이기란 거야?”


“일어나라, 계정자. 끝까지 싸워. 포기하지 마.” 말세스가 외쳤다.


“어이구, 진상자식. 남 일이라고 편하게 말하네.”


유현은 투덜거리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난다고 답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워있어봤자 상황은 더 안 좋은 쪽으로 흐를 뿐이었다.


“오른쪽에 지저인 시체가 보이나? 놈의 정수리에 크리스탈이 꽂혀있다. 그걸 써.”


“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런.”


백(白)이 먼저 눈치채고 지저인의 시체를 향해 뛰었다. 유현도 백(白)의 동작에 반응해 일단 뛰었다. 백(白)은 경공으로 빠르게 거리를 좁혔지만 거리는 유현이 더 가까웠다. 유현은 몸을 날려 지저인 앞을 방패로 틀어막았다.


“비켜라, 미천한 것.”


백(白)은 방패에 대고 발경을 썼다. 유현은 방패와 함께 뒤로 미끄러졌다. 백(白)은 지저인의 시체가 있던 곳을 살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유현이 발경을 맞기 전 손을 걸쳐 뒤로 끌어간 자국만 남아있었다.


“나도 쓸 수 있는 거야?”


유현이 지저인의 몸에서 크리스탈을 빼내며 물었다. 말세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저인도 쓸 수 있다면 너도 가능하겠지.”


“어떻게 해야 되지?”


“몸 아무데나 꽂아봐.”


“상대를 앞에 두고 잡담이나 하다니. 좋은 배짱이구나!”


백(白)이 유현의 방패를 걷어차 올렸다. 방패가 유현의 손을 벗어나 등 뒤로 떨어졌다. 유현은 젖혀진 몸을 되돌리며 철퇴를 휘둘렀다. 백(白)은 팔을 올려 방어하려다 황급히 몸을 뒤로 빼냈다. 철퇴가 백(白)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말세스, 이 망할 자식······.”


유현은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철퇴를 살폈다.


“진작 좀 알려주지. 졸라 잘 먹히잖아.”


유현의 손을 타고 뻗어나간 성스러운 기운이 손잡이를 타고 올라가 철퇴를 진동시키고 있었다. 건틀렛의 손목부위에 박아놓은 크리스탈이 노란색의 찬란한 빛으로 어두운 굴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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