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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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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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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lay a small, small world(1)

DUMMY

뚜르르르······.


핸드폰의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유현은 신음소리를 내며 침대를 굴러 바닥에 놓여있는 폰을 더듬었다. 전화에는 친구 구인용의 이름이 떠있었다. 유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왜?”


“카톡 링크 좀 봐봐. 그거 너냐?”


유현은 인용이 말한 카톡을 들여다보았다. 인용이가 보낸 인터넷 주소를 누르자 W&W의 커뮤니티 갤러리가 열렸다.


제목 : 정유현 통수 사건 정리 v1.1 [514]


보다 맛있는 팝콘을 위한 중간정리


1. 정유현이란 캐가 엔드리스 길드 지옥불꽃검 먹튀함. 엔드리스가 현상금 10만골 검.


2. 정유현은 엔드리스가 자길 추적해오니까 나이트워치라는 러시아 길드랑 손잡음. 로그로치에 있다는 정보를 흘려서 엔드리스 애들 유인한 뒤 나이트워치가 빈집 털어먹게 사주. 엔드리스 거지 됨. 눈물의 혈맹 해단식 ㅠㅠㅠㅠㅠ


3. 나이트워치랑 정유현이랑 정산 과정에서 다툼 발생. 정유현이 제일 비싼 엘릭서 두 개 들고 튐.


4. 나이트워치 쪽에서 추격자 보냈지만 관광털림.


5. 개빡친 러시아 해커들 신상 캐는 중. (전)엔드리스 길드장 흥신소 의뢰 천명. 조만간 유현이 강제 현피 확정각.


dd(114.159) 뉴비가 존나 화려하게 해먹었네.

ㄴㅇ(24.17) 정유현씨 혹시 고향이······?

고정닉⁜ 닉네임으로 실명 쓰는 것부터 비범함이 풍긴다.

ㅇㅅㅇ(119.34) 찐따가 담당일진 이름 닉으로 정하고 어그로 끄는 거 아님?

토포쨩내꺼⁜ 바보같은 오타크. 정말 병신같다 깔깔깔 콘


“이게 뭐야······.”


글에는 리플이 끝도 없이 달렸다. 사건이 멋대로 왜곡된 건 둘째쳐도 현피라니. 핸드폰을 잡은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갔다.


“너 맞냐?”


“그, 그럴 리가 없잖냐. 내 게임 실력 알면서.”


유현은 애써 평정을 가장하고 인용의 말에 대답했다.


“하긴 그래. 근데 예전에 같이 할 때 닉도 W&W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것 같아서. 알크레오였나? 요즘 하냐?”


“아아니. 이제 우리 다 40대 되어가는 데 게임 할 시간이 어디 있어? 아버지도 모셔야 되고.”


“아, 그러게. 아버진 괜찮으시냐?”


“어어. 오늘 낮에 퇴원하셨어.”


“어? 퇴원하셨다고? 잘됐다, 야. 의사새끼 돌팔이였네. 전에 회복은 어려울 거라고 해서 너 펑펑 울었잖아.”


“그, 그러게. 근데 의사 잘못은 아닌 것 같어. 가끔 그런 케이스가 있다고 하더라고.”


“하여간 잘 됐네. 이제 초린이 눈치 보는 것도 끝이구만.”


“그건 뭐 예저녁에 끝났지.”


“······뭔 소리냐?”


“우리 이혼했어.”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시간의 침묵 뒤에 깊은 빡침이 느껴지는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고 씨발년. 그 새를 못 참고 일을 저질러버리네······.”


“다 내 잘못이지.”


“니가 뭔 잘못을 했는데. 걜 패기라도 했냐?”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있었달까.”


“이해는 무슨 이해. 까놓고 말해서 니네 아버지 드러누우니까 간병하고 그런 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냐.”


“하하하. 그런 건 아니고.”


“아니긴 뭐가 아냐. 안되겠다, 야. 우리 동네로 와라. 내가 한 잔 쏠게.”


유현은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다음에 먹자. 집도 옮겨서 구로까지 올라가려면 한 시간은 걸려.”


“어차피 너 회사 짤려서 출근도 안하잖아.”


“구직이 더 힘들거든?”


“잔말 말고 와. 너 이런저런 일 있다고 한동안 얼굴 못봤잖냐. 돈 내라는 소리 안 할 테니까 퍼뜩 튀어와라. 기다리고 있을게.”


“아니, 저기-.”


유현이 더 말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겼다. 유현은 휴대폰을 놓고 손으로 천천히 배를 쓸었다. 뱃속에서 작게 고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정신없이 잤네.”


그동안의 긴장이 풀린 탓일까, 유현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졌다. 그간 많은 일이 있긴 했지만, 그 모든 고난을 겪고서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게 유현을 우울하게 했다. 병원의 일들을 전부 마치고 본가에 갔을 때 그런 느낌이 더 강해졌다. 오랫동안 관리를 못한 아버지의 13평 아파트는 엉망으로 어질러져있었다.


“좋은 날이 오겠지. 이렇게 몸도 나았는데 굶어죽기야 하겠냐?”


라고 말하며 아버지는 허허 웃었지만 돈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빚이 없는 게 다행이었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했는데 간신히 적자를 면한 게 다라니.”


유현은 메트리스에 누운 채로 인용이가 보내준 링크에 달린 리플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보았다. 남 일에 아무렇게나 말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더 우울해졌다. 유현은 몸을 일으켰다. 그는 그런 기분을 떨쳐내려는 것처럼 힘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방 안에 있기만 해봐야 우울해지기만 하지. 배고픈데 겸사겸사 밥이나 먹자.”


유현은 항상 친구들을 만나던 연탄집으로 향했다. 인용이는 먼저 와서 깔끔하게 세팅을 해놓고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뭐야, 너야말로 뭔 일 있냐? 왜 혼자서 마시고 있어?”


유현이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물었다. 인용이는 아무 말 없이 그에게 소주잔을 내밀었다. 유현이 술잔을 받자 인용이는 급하게 술잔을 채웠다. 술이 술잔을 넘쳐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


“천천히 해, 임마. 아직 밥도 안 먹었다.”


“저녁 안했어? 아저씨, 여기 목살 3인분이요!”


“네. 목살 세 개 있습니다.”


“먼저 한 잔 쭉 해. 아버지 퇴원 축하한다.”


“어어, 그래. 고맙다.”


둘은 술잔을 부딪쳤다. 인용은 먼저 자신의 술을 깔끔하게 원샷했다. 유현도 피식 웃으며 소주잔의 술을 깨끗이 비웠다. 빈속에 알콜이 들어가는 느낌이 찌릿거리며 전해졌다. 게임 속에서는 겪을 수 없었던 리얼한 감각이었다. 유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크~ 하고 길게 내뱉었다. 인용은 그런 유현의 모습을 보며 실실 웃었다.


“새끼, 좋댄다.”


“좋지, 임마. 아버지 퇴원했는데.”


빈속에 들어가서 그런지 술이 빨리 올라왔다. 유현은 반쯤 몽롱한 정신으로 연탄불 위에 올려진 목살을 허겁지겁 집어먹었다.


“카, 좋다. 고기가 입에 짝짝 달라붙는구만.”


“뭔 일 있었냐? 존나 걸신들린 것처럼 먹네.”


“최근에 고기 먹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야.”


“으이그, 이혼남 팔자 서글프구만. 많이 먹어라.”


인용은 유현의 술잔에 소주를 채웠다. 유현은 쉬지 않고 고기와 술을 뱃속으로 밀어 넣었다. 인용은 집게를 들어 불판 위의 고기를 유현이 편하게 집을 수 있게 가까운 쪽으로 밀어주었다. 본인은 이따금 한두 점씩 집어먹기만 하고 술도 입에 가져다 대는 둥 마는 둥 했다.


“사주는 건 고마운데 니는 왤케 깨작대냐? 무슨 고민 있냐?”


인용이는 혀를 차면서 시선을 피했다. 그는 자신의 목덜미를 손으로 쓸었다.


“고민은 무슨. 초린이 때문에 기분 더러워서 그런 거지.”


“니가 화 날 게 뭐 있어. 이혼은 내가 했구만.”


“아, 그렇잖냐. 니가 걔한테 들인 정성이 얼만데. 사람이 제일 어려울 때 이딴 식으로 떠나면 안되지.”


“하하, 첨부터 과분한 여자였지.”


유현은 침울해져서 소주잔에 맺힌 자신의 모습을 내려 보다가 잔을 비웠다.


“하긴 니한테 좀 벅차 보이긴 했어. 니가 소개시켜준다고 나오라 했을 때 애들 전부 깜짝 놀랐잖아. 완전 모델급 여신을 데려와서.”


“야, 씨발. 내가 그렇게 급 떨어져 보였냐?”


“겉모습은 글치. 근데 성격 보니까 이해는 가더라. 그 때 혁주랑 윤수랑 다 말렸잖아. 이건 아닌 것 같으니까 결혼 무르라고.”


“초린이가 좀 도도한 데가 있긴 하지.”


“이 새끼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그건 도도한 게 아니라 지랄 맞은 거야. 아무리 니가 편해도 그렇지 어떻게 남친 친구들 앞에서 남친을 그렇게 망신을 줄 수가 있냐. 씨발, 나 그 때 진짜 한 대 칠 뻔했다. 너 있어서 참았지.”


인용은 유현의 잔에 다시 소주를 따랐다. 유현은 손을 휘저으며 소주를 들이켰다.


“야, 다른 얘기 해. 다른 얘기. 다 지난 일인데 말해 뭐해.”


“다른 얘기 할 게 뭐 있냐. 걔 깔려고 보자고 한 건데.”


“넌 어때? 정비소는 잘 돼?”


“뭐, 그렇지.”


인용은 뒷머리를 주무르며 유현의 술잔에 술을 채웠다. 소주병은 어느 새 두 병째 비워지고 있었다.


“그 정도가 어디야, 이 불경기에.”


유현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꾸벅거리며 졸았다. 빈속에 한꺼번에 술과 음식이 들어간 탓인지 잠이 쏟아졌다. 인용은 잠시 그런 유현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유현아, 아까 그거. 진짜 너 아냐?”


“응-? 뭐? W&W?” 유현은 눈을 감다가 인용의 말에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ㅇㅇ, 그거. 혹시 딴 사람한테 계정 팔았어?”


“팔긴 뭘 팔아. 멀쩡히 잘 있으시다-.”


“그거 너 맞지. 그렇지?” 인용은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


유현은 고개를 들고 풀린 눈으로 실실 웃었다.


“그게 나면 뭐-? 옛날처럼 같이 던전 돌아주게?”


“넌 걱정도 안 되냐? 애새끼들이 니 신상 털려고 눈에 불 켜고 돌아다닌다는데.”


“상관없어-. 올 테면 오라지-.”


“상관없다고?”


“야-, 조만간 좋은 소식 들려줄게. 형이 겜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았잖냐. 이제 나는-, 고생 끝! 행복 시작-! 이라 이거야, 임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게임이 뭐가 어쨌다고?”


“그런 게 있어-. 아, 넘 마니 먹었나보다. 나 잠깐- 화장실.”


유현은 비틀거리며 자리를 떴다. 인용은 일어나 가게를 나서는 유현의 뒷모습을 확인했다. 유현은 비틀거리면서도 건물 옆에 마련된 화장실 안으로 무사히 걸어 들어갔다. 인용은 잠시 망설였지만 화장실 문이 완전히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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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Daydreamer(3) 19.05.08 106 2 15쪽
41 Daydreamer(2) +2 19.05.07 121 2 10쪽
40 Daydreamer(1) +2 19.05.06 121 3 9쪽
39 play W&W online(37) 19.05.05 12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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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play W&W online(34) 19.05.02 138 4 12쪽
35 play W&W online(33) 19.05.01 145 3 11쪽
34 play W&W online(32) +3 19.04.30 141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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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play W&W online(28) +2 19.04.26 17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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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play W&W online(26) 19.04.24 185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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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play W&W online(22) 19.04.20 20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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