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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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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18
글자수 :
195,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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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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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play a small, small world(2)

DUMMY

“그래도~ 친구가 있으니 좋구만-.”


볼일을 다 본 유현은 세면대의 물을 잠그고 손을 털며 밖으로 나왔다. 키가 190은 되어 보이는 스포츠머리의 근육남이 문 밖에 서있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유현의 눈을 빤히 마주보았다.


“어쿠, 내가 넘 오래 썼나. 미안함다-. ㅎㅎ"


유현이 몸을 비틀어 빠져나가려는데 남자가 팔을 들어 길을 막았다.


“정유현씨 맞아요?”


“그렇긴 한데, 누구-.”


냐고 묻기도 전에 남자는 유현을 와락 끌어안았다. 기쁨이나 우호적인 껴안기가 아니었다. 남자는 곰이나 아나콘다가 사냥감을 조이듯이 유현의 양 팔을 꽉 조였다.


“이거 뭐야. 당신 왜 이래?!”


유현은 벗어나려 했지만 남자의 팔 힘이 너무 셌다. 소란이 일어나자 근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들에게 쏠렸다.


“에헤이, 형님. 많이 취하셨네. 집에 가요. 차 가져왔어요.”


남자는 꾸민 듯한 명랑함으로 주변사람들에게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뭔 소리야. 난 당신 몰라. 이거 놔, 임마. 야! 인용아! 인용아!”


“아, 형님 또 그러시네. 저 회사 후배 규진입니다. 데리러 나오라고 하셨잖아요. 얼른 가요.”


남자는 저항하는 유현을 질질 끌듯이 데리고 근처의 흰색 매그너스로 향했다. 인용은 연탄집 밖으로 나와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와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경찰한테 신고당하기 싫으면 적당히 해. 내일 전화해서 확인해볼 거야.”


“우리 그렇게 야만적인 놈들 아입니더. 그리폰 형님 사업하시는 분인데 별 달 일 하시겠습니꺼?”


모자를 눌러쓴 남자는 핸드폰으로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곧 인용의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이 울렸다.


“천만언 확인하십쇼. 문제업슴 가보겠십니더.”


“야, 인용아! 인용아, 경찰에 연락해. 경찰!”


유현은 남자에게서 벗어나려 애를 쓰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스포츠머리는 짜증이 났는지 뒷좌석 문을 열어 시야를 가리고 유현의 복부를 무릎으로 걷어찼다.


“큭······우웩.”


유현의 위장 속 내용물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에이, 시팔. 옷에 튀었잖아.”


남자는 자신의 티셔츠에 묻은 토사물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뒷좌석에서 긴 케이블타이를 꺼내 유현의 양팔을 뒤로 묶었다. 작업이 끝나자 그는 유현을 뒷좌석에 밀어 넣었다. 물 흐르듯 능숙한 솜씨였다.


“다 끝났나?”


모자 쓴 남자가 다가와 운전석 문을 열었다. 스포츠머리는 뒷좌석의 문을 닫고 얼굴을 찡그린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모자 쓴 남자도 뒤늦게 토사물 냄새를 맡고 표정을 찡그렸다.


“하~ 봐도봐도 정이 안 가는 새끼네. 어째 그래 미운 짓만 골라하는지. 규진아, 어서 타라.”


“예, 형님.”


“뒤에 다 묻은갑네. 내일 새차해야쓰겄다.”


두 사람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나눠서 올라탔다. 매그너스는 금새 자리를 떴다.


“야, 이 자식들아! 니들 뭐야?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상대 마라.” 모자 쓴 남자가 말했다. 잠시 후에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모자남은 한 손을 핸들에 걸친 채로 핸드폰을 받았다.


“아, 행님.”


너 요즘 간이 부었나보다. 돈을 아주 막 쓰고 다니네. 니 돈처럼 보이나봐?


“행님. 그런 거 아닙니다. 송사리 잡아서 제보자한테 용돈 쥐어 준 깁니더.”


잡았다고? 벌써?


“인터넷 바닥 생리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꺼. 하루 이틀이믄 신상 다 까발기는 거 일도 아니라예. 모임장 가는 중이니 싸게 오시소. 몇 분 안 걸릴 겁니더.”


알았어.


전화가 끊어졌다. 모자남은 자신의 핸드폰을 컵홀더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다. 스포츠남은 백미러로 유현이 하는 꼴을 지켜보다 짧게 한마디 했다.


“아저씨, 그런다고 안 열려. 차일드락 걸어놨어.”


발로 열심히 레버를 당기려던 유현은 울상이 되어 축 늘어졌다.


“아, 진짜. 이봐요들. 내가 뭘 했다고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죽더라도 알고 죽읍시다.”


그 말을 듣고 스포츠남이 몸을 돌려 유현을 향해 빙긋 웃어보였다.


“아저씨, 우리가 누군지 정말 몰라요?”


“몰라요. 첨 본다니깐.”


“그렇구나. 모르시는구나? 모르면 맞아야지.”


스포츠남이 유현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유현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피가 튀었다.


두 남자는 유현을 끌고 빌딩의 지하로 내려갔다. 모자남이 두꺼운 철문에 열쇠를 꽂아 넣고 돌리자 경첩이 끽하고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다. 어둠이 입을 벌리고 그들을 맞았다. 스포츠남과 모자남은 하나둘셋 구령에 맞춰 안쪽으로 유현을 던져 넣었다. 유현은 차가운 시멘트바닥을 굴렀다.


모자남이 벽에 붙은 스위치를 켜자 형광등이 하나둘씩 빛을 내기 시작했다. 손님은 없는 텅 빈 피씨방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할까요?”


“암데서나 해.”


스포츠남은 카운터 근처의 컴퓨터에 전원을 올렸다. 본체의 투명한 아크릴판 너머로 수냉 시스템이 번쩍거렸다. 모니터의 윈도우 마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바탕화면이 나타났다. 바탕화면에는 아무 것도 없이 W&W의 아이콘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스포츠남이 마우스를 움직여 아이콘을 더블클릭하자 로그인창이 나타났다. 남자는 로그인창 아래의 비밀번호찾기를 눌렀다. 본인인증 팝업창이 떴다. 남자는 몸을 돌려 유현의 몸을 뒤졌다. 그는 바지에서 핸드폰을 빼내 뒤로 묶인 유현의 손에 가져갔다. 지문인식이 되고 핸드폰은 간단하게 풀렸다. 스포츠남은 설정으로 들어가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본인인증 란에 유현의 개인정보를 쳐나갔다. 남자는 자기 멋대로 새로운 비밀번호를 만든 뒤 유현의 ID로 로그인했다. 캐릭터 선택창이 뜨고 알크레오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 새끼 맞네요.”


“러시아 아들도 아예 못 믿을 건 아닌 갑네.” 모자남이 말했다.


스포츠남은 화면에 나타난 알크레오를 클릭해 게임에 접속했다. 알크레오는 로그로치 근처의 언덕에서 야영중이다가 바로 컨트롤 상태로 들어왔다. 스포츠남은 인벤토리를 열어 알크레오의 장비들을 살펴보았다.


“형님, 여기 없는데요.”


“하나도 없나?”


“네. 정유현인가 그 캐릭터에 있는 것 같아요.”


“그럼 그 캐 까봐라.”


“이 계정에 있는 캐릭터는 이거 뿐 인데요. 알크레오.”


“그게 말이 되나?”


“일단 러시아 애들도 그렇게 말하긴 했었거든요. 자기네도 닉네임으로 검색했을 때는 못 찾았다고. 무슨 해킹툴 같은 거 쓰는 거 같다고 했어요.”


“아저씨, 그래 안봤는데 똑똑하시네.”


“잠깐만, 니네 혹시 엔들리스 길드야?” 유현이 물었다.


“아따, 빠르기도 하다.” 모자남이 피식 웃었다.


“지금 뭐하자는 짓거리야. 게임 속 일로 현피도 아니고 사람을 납치까지 해? 너네, 이거 범죄야. 알기나 해?”


유현은 책상다리에 기대 윗몸을 일으켜 세웠다. 팔을 계속해서 움직였지만 케이블타이는 끊기지 않고 손목 안쪽으로 계속 파고들기만 했다.


“아재요. 꼰대처럼 굴기 전에 지은 죄를 생각하시소. 우리 길드 이 게임 오베때부터 했어요. 죽자 사자 모아놓은 템이랑 자원 다 털렸는데 아재 같으면 빡쳐요, 안 빡쳐요?”


“야, 솔직히 그리폰기사랑 시비 붙은 거 가지고 사과하라고 하면 사과할 용의도 있어. 근데 너네한테서 훔친 건 없거든?”


“아재, 거짓말도 잘 하네? 러시아 애들한테서 엘릭서 빼돌렸다면서요?”


“그건 내 거야! 던전 돌면서 먹은 거라고.”


“이 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누굴 호구로 아나.”


스포츠남은 눈을 부라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는 유현의 앞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유현의 목을 힘껏 움켜쥐었다.


“그거 하나 만들려고 길드원들 다 나서서 사냥터 통제하고 한 달씩 걸리는데 뭐? 던전에서 주워? 구라를 쳐도 씨발 말이 되게 쳐야지, 미친놈이.”


“큭······켁······.”


유현은 벗어나려 몸을 비틀었지만 그럴 때마다 손아귀가 더 조여왔다.


“규진아, 고마해라. 행님 보기도 전에 사람 잡겠네.”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모자남은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냈다. 그의 전화기에는 게임 스크린샷을 편집한 듯한 캐릭터 얼굴과 「그리폰형님」이라는 발신자 표시가 나타났다. 모자남은 문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이 행님도 양반은 못되네. 규진아, 적당히 만져 노라. 행님 오시면 바로 술술 불게. 나는 행님 모시러 잠깐 갔다 오께.”


“다녀오십쇼, 형님.”


스포츠남은 유현의 목덜미를 잡은 채로 고개만 돌려 모자남을 향해 가볍게 목례했다. 모자남은 콧노래를 부르며 계단을 올라갔다. 스포츠남은 모자남이 열었던 철문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유현에게 눈을 돌렸다.


“아저씨, 아저씬 세상이 졸라 만만하게 보이죠? 그렇지? 그러니까 이지경이 돼서도 그딴 소리나 하고 있지. 나이 쳐먹었으면 나가서 일을 해요. 젊은 애들 모여서 노는데 눈치 없이 끼어서 망쳐놓지 좀 말고.”


유현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상 모서리의 날카로운 부분에 필사적으로 케이블타이를 문댔다. 티를 내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규진은 유현이 뭘 하려고 하는지 금새 알아챘다.


“아이. 노친네가 영화를 넘 많이봤네.”


규진은 목을 쥔 손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바꾸고 비어있는 오른손을 높이 올려 유현의 뺨을 후려쳤다.


“사람이,” 짝


“잘못을 했으면,” 짝


“벌을 받아야지.” 짝


“어디.” 짝


“도망만 갈 생각만,” 짝


“가득 해, 아주.” 짝


규진의 손바닥이 떨어질 때마다 유현의 머릿속에 불이 번쩍였다. 유현은 머리를 가누며 필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잠시만 좀” 짝


“내 이야기를 들어-.” 짝


규진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유현의 속에서 욱 하는 느낌이 올라왔다. 동시에 뭔가가 묶여있는 유현의 왼손에서 분리되어 튀어나갔다.


우득-.


“어?”


규진은 몸에 위화감을 느끼고 손을 멈췄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내려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유현에게서 뻗어 나온 새카맣고 날카로운 손이 몸 속에 들어와있었다.


너무 빨라서 갈비뼈가 부숴진 고통은 뇌까지 올라오지도 않았다. 규진은 차갑고 금속성이 느껴지는 손아귀 안에서 자신의 심장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느꼈다.


“분명 묶었는데-.”


유현의 팔은 여전히 뒤로 묶인 채였다. 하지만 왼쪽 어깨에 연결된 세 번째 팔이 있었다. 그림자로 된 억센 금속성의 팔. 유현의 다른 모든 그림자들은 원래 그랬어야 하는 것처럼 조명의 반대편에 있었지만 왼손 부위는 그렇지 않았다. 규진은 멍한 얼굴로 유현을 바라보았다. 유현의 얼굴도 규진처럼 경악으로 물들어있었다.


“뭐가-어떻게 된-.”


규진이 더 말을 이어나가기 전에 검은 손이 규진의 심장을 움켜쥐고 쥐어짜듯 터트려버렸다. 규진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나와 유현을 향해 튀었다.


“으아아아아악!”


목덜미를 잡고 있던 규진의 손이 풀렸다. 유현은 비명을 지르면서 앉은 자세로 발을 놀렸다. 규진에게서 최대한 떨어지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규진은 유현의 앞에서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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