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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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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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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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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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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play W&W online(11)

DUMMY

“뭐야, 씨발!”


“젠장. 떨어진다!”


함께 떨어지는 그리폰기사와 암살자의 비명을 들으며 유현은 차원가방에 있던 회복 포션 하나를 마셨다. 상처는 급속하게 아물었지만 낙하의 충격이 뒤를 이었다. 유현의 몸은 차가운 돌바닥에 부딪쳤다가 튀어 오르며 근처의 묘지로 굴렀다. 뼈가 부서져나갈 것 같은 통증이 몸을 뒤덮었다. 유현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낙하 데미지는 꽤 심각했지만 회복 포션의 치유량이 약간 더 많았던 것인지 움직일 수 있었다.


“저 자식 도망친다!”


“저새끼 잡아!”


그리폰기사와 다른 누군가가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이정도 낙하 데미지는 고렙에게는 대단찮은 거겠지만 중갑으로 무장해서인지 유현보다 움직이는 게 늦었다.


“우어어어······.”


휴식을 방해받은 망자들이 시체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은 무절제하게 무리지어 쓰러져있는 길드원들을 덮쳤다. 레벨이 낮아 공격으로 치명타를 주긴 어려웠지만, 지진으로 흔들려 균형을 잃고 있는 사람들을 질량으로 밀어붙였다.


운이 없는 길드원들은 스켈레톤과 좀비를 두셋씩 매달고 새롭게 생겨나는 균열을 향해 속절없이 낙하했다. 유현의 등 뒤로 땅이 꺼지는 소리와, 그 아래로 떨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유현이 가는 길도 어느새 시체가 일어나 길을 막고 있었다. 유현은 몸을 벽에 붙이고 하나 남은 차원가방 속을 필사적으로 헤집었다.


“제발 투명 포션······제발 투명······제발!”


포션 하나가 자석으로 된 것처럼 끌려와 유현의 손바닥에 잡혔다. 유현은 그게 뭔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대로 삼켰다. 붉은색의 은은한 빛이 유현의 몸을 감쌌다. 점프 포션이었다.


“젠장!”


유현은 빈 포션병을 바닥에 던졌다. 유리로 된 병은 돌바닥에 부딪쳐 파삭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이······개자식······.”


간신히 일어난 소서러가 온몸의 마력을 모아 손에 응축시켰다. 푸른색의 전류가 소서러의 양손에 맺혔다. 유현은 길을 가로막고 다가오는 시체들과 라이트닝을 쏘려는 소서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도망갈 길이 없었다.


우르릉!


바닥이 갈라지며 유현의 발 앞에 균열이 생겼다. 반쪽으로 쪼개진 통로 저편이 떨어지면서 용암이 흐르는 거대한 계곡이 드러났다. 유현은 계곡의 반대편을 보았다. 멀고 이쪽과 똑같이 관에서 일어난 시체들이 분노하며 통로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피해강화를 시킨 번개줄기를 쏘려는 소서러는 없었다.


유현은 이를 악물고 땅을 박차고 뛰었다. 소서러가 쏜 전광이 유현의 신발 밑창을 스치며 유현을 덮치려던 시체들을 관통했다. 시체들은 뱃속에서부터 올라온 부패된 포자를 뱉으며 까맣게 타버렸다.


“으아아아아!”


유현은 비명을 질렀다. 그는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상공으로 솟구쳤다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엄청나게 떨어져있는데도 용암으로 된 강에서 올라온 열기가 바지를 뚫고 피부에 닿았다.


“큭······.”


유현은 본능적으로 멀리뛰기선수처럼 필사적으로 다리를 번갈아 허우적거렸다. 유현은 발이 간신히 반대편 균열의 끝에 닿았다. 유현은 점프의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져 몇 바퀴 굴렀다.


그리폰기사는 유현이 반대편으로 뛰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얼음검으로 근처의 시체들을 베어 넘기고 소서러에게 다가갔다.


“현수야. 나한테 비행마법을 걸어.”


소서러는 바깥에서 날아온 유령 같은 비둘기를 손가락에 앉히고 있었다. 먼 거리까지 귓말을 전해주는 팬텀피죤. 즉, 전서구였다. 소서러는 비둘기가 재잘대는 걸 듣고 얼굴을 찌푸렸다.


“형님, 러시아 길드에서 우리 거점을 공격하고 있답니다. 지금 길드창고를 공격하고 있어요.”


“뭐?”


“저 새끼 잡는다고 본진 비운 사이를 노린 겁니다. 처음부터 짜고 우릴 유인한 거라구요.”


“그럴 리가 없어······.”


“방어하러 가야합니다. 텔레포트 쓰면 열댓은 도착할겁니다. 먼저 가서 거점을 방어하면서 나머지가 귀환석으로 돌아올 때까지 버티죠.”


“저 새낀 어떡하고?”


“형님······.”


“현수야. 다른 애들하고 먼저 가 있어라. 난 저 새낄 꼭 잡아야겠다.”


소서러는 입술을 깨물며 그리폰기사의 시선을 피했다.


“마음대로 하시구랴.”


그는 그리폰기사의 몸에 손을 대고 비행주문을 외웠다. 그리폰기사의 몸이 천천히 허공으로 떠올랐다.


“고맙다. 금방 갈게.”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소서러는 생존한 길드원들을 모아 텔레포트 주문을 외웠다. 바닥에 푸른색 마법진이 생겨났다. 마법진에서 나온 빛이 솟구치며 마법진 안에 있던 사람들의 형상이 사라졌다. 그리폰기사는 몸을 돌려 용암의 강 위를 날았다.


유현은 온 몸에 하얀 먼지를 묻힌 채 석관의 모서리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인기척을 느낀 망자들이 무기를 들고 유현을 향해 다가왔다. 유현은 기침을 하며 차원가방에 손을 넣었다.


“투명 포션, 투명 포션 나오라고.”


유현의 간절함이 무색하게 손에 들려나온 건 금괴였다. 유현은 욕을 해대며 덤벼오는 가장 가까운 스켈레톤을 향해 금괴를 던졌다. 이마에 정통으로 금괴를 맞은 해골은 머리를 뒤로 젖히며 뒤로 넘어졌다.


“뭐가 문제야, 대체?”


유현은 인벤창을 열어보았다. 차원가방의 내구도가 15%였다. 아이템 설명에는 친절하게 내구도가 20% 이하일 경우 오작동하며 0%가 되면 안에 있던 아이템들이 날아간다고 써있었다.


유현은 인벤창을 닫았다. 한가롭게 정보를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 창을 든 스켈레톤이 성큼성큼 다가와 유현을 공격했다. 유현은 허리를 비틀어 창끝을 피했다. 창날이 유현이 입은 가죽갑옷을 스치고 지나가 석관에 부딪쳤다. 창끝이 부러지며 불꽃이 튀었다.


“젠장!”


유현은 들고 있던 가방으로 창을 뻗은 스켈레톤의 팔을 내리쳤다. 차원가방의 내구도가 1 떨어졌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스켈레톤의 썩어있던 관절부가 부러지며 손모가지가 덜렁거리는 창이 바닥에 떨어졌다. 유현은 창을 잡았다. 다가오는 스켈레톤을 연달아 찔렀지만 원래 뼈밖에 없는 스켈레톤들은 창으로 공격이 힘들었다. 창날은 뼈와 뼈 사이의 빈 공간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버렸다. 유현은 금세 포위되어 벼랑 끝으로 몰렸다.


“진짜 환장하겠네.”


유현은 어깨너머로 이글거리는 용암의 강을 돌아보았다. 부러진 화강암 기둥이 용암의 흐름 속에 솟아있었다. 유현은 몸을 돌려 기둥을 향해 뛰었다. 기둥은 사람 하나가 간신히 설 만 한 공간밖에 없었다. 착지한 유현은 용암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몸을 허우적대다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헉···헉···살았다.”


유현은 자신이 뛰어내렸던 부서진 난간을 올려보았다. 유현을 공격하던 스켈레톤 하나가 균형을 잃고 용암 속으로 빠졌다. 나머지는 난간에 서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유현을 지켜보았다.


“약 오르지, 이 자식들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한가한 상황은 아니었다. 화강암 기둥의 밑동은 흐르는 용암에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었다. 유현은 안전하게 뛸 곳을 찾아 주변을 살폈다. 고개를 돌리던 도중 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인영을 보았다.


“켁.”


누군지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유현은 발코니 뒤편의 절벽에 튀어나온 부분을 발견했다. 발코니에는 스켈레톤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절벽의 돌출부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서 안전해 보였다. 유현은 주저하지 않고 돌출부를 향해 뛰었다. 허공을 가르면서 그는 스테이터스 창을 잠깐 열어보았다. 점프 포션의 약효가 도는 시간이 절반정도 지나가있었다.


“앞으로 2분인가.”


유현은 그리폰기사의 위치를 확인하려 고개를 돌렸다. 그리폰기사가 있어야 될 궤적에는 꼬리에 불꽃을 단 쇠공이 날아오고 있었다.


“윽.”


유현은 침착하게 생각할 새도 없이 발코니를 향해 뛰었다. 한 박자 늦게 도달한 폭탄은 절벽에 닿자마자 요란하게 폭발했다. 돌출부는 폭발 뒤에 쪼개져 용암 속으로 잠겼다.


발코니 위에 있던 스켈레톤들이 고개를 들어 유현을 보았다. 유현은 발을 내밀어 자신을 올려다보는 스켈레톤의 얼굴 위에 갖다댔다. 유현은 발이 닿는 순간 다른 발로 스켈레톤의 얼굴을 박차 다시 뛰어올랐다. 다른 스켈레톤이 녹슨 검을 휘둘러 유현의 디딤돌이 된 스켈레톤의 머리 위를 베었다. 칼은 스쳐지나가면서 밟혔다 반사적으로 올라오는 스켈레톤의 머리를 베었다. 유현은 경황이 없는 중에도 경험치가 올라가는 소리를 들었다.


“큭! 헥! 훅! 얍!”


유현은 같은 방식으로 스켈레톤의 머리를 밟아대며 앞으로 나아갔다. 우왕좌왕하던 스켈레톤들이 서로 얽히고 부서질 때마다 경험치가 올라갔다. 그리폰기사는 허리띠에 차고 있던 폭탄의 심지에 불을 붙여 유현이 가는 경로의 앞과 뒤로 동시에 던졌다. 폭염과 함께 유현이 있는 발코니 중간부분이 통째로 아래층으로 떨어졌다.


“큭!”


유현은 아래로 떨어지는 해골의 얼굴을 밟으며 있는 힘껏 도약했다. 착지지점에는 완전무장을 한 스켈레톤들이 유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현은 스켈레톤의 팔이 덜렁거리는 방패 하나가 발밑에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폭탄이 터질 때 하늘로 튕겨 오른 것 같았다. 유현은 최대한 몸의 무게중심을 낮추며 방패 위로 올라탔다. 유현은 방패 째로 서핑을 하듯이 스켈레톤들의 골통 위로 미끄러졌다.


그리폰기사는 허공을 날아 유현의 뒤를 쫓았다. 그는 단축키를 조작해 활을 꺼냈다. 레이드용 아이템을 그대로 들고 와 화살통에는 데미지를 줄 수 있는 화살이 없었다. 그는 마법 해제의 화살을 활에 겨누고 당겼다. 실제 피해는 없지만 맞은 대상에게 걸린 마법 하나가 풀리는 효과가 있었다.


화살은 곧바로 날아가 유현의 등에 닿았다. 화살촉 대신 달려있던 투명한 물방울 느낌의 구슬이 깨지며 유현의 몸에 있던 붉은 기운을 날려버렸다. 유현은 갑작스럽게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엣?”


유현은 방패를 박차고 뛰어오르려 했지만 점프 물약의 힘은 사라졌다. 유현은 가속도를 잃고 스켈레톤들의 무리 가운데로 쓰러졌다.


그리폰기사는 엉망이 된 발코니 위로 착륙했다. 그는 칼을 뽑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스켈레톤들을 아무 어려움 없이 베어 넘겼다. 그는 유현이 떨어진 곳까지 갔지만, 거기엔 바닥을 잔뜩 긁힌 찌그러진 방패만 굴러다니고 있었다.


“투명화 포션이군.”


그리폰기사는 먼지 위에 남은 발자국을 보며 중얼거렸다. 발자국은 발코니 안쪽의 통로로 향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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