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혈승(小林血僧), 헌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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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문(鬼門)
그림/삽화
귀문(鬼門)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19.05.10 20:47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9,289
추천수 :
683
글자수 :
179,454

작성
19.04.11 10:17
조회
965
추천
16
글자
8쪽

11. 김우도, 남매와 함께 승급 심사를 받다. (1)

DUMMY

『상암 헌터 등급 심사소』


6개월 만이었다.

그때는 나무가 초록색을 띠기 시작했건만, 지금은 어느새 단풍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김우도 혼자였지만 이젠 세 사람이 되었다.


“긴장하지 말고, 집과 던전에서 평소 훈련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알겠지.”

“네. 걱정 마세요.”


김우도의 말에 심사소를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던 남매는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우도는 남매와 함께 로비에 있는 등급 심사 신청 창구로 향했다.


“특별 헌터 등급 심사를 하러 왔습니다.”

“예. 이 학생들인가요?”


창구 직원인 성수이는 김우도 옆에 서 있는 아이들을 보고 말했다. 김우도를 보호자로 여긴 모양이었다. ‘정기 등급 심사’ 기간은 지났지만,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학부모가 있었다.


“예. 그리고 저도 함께 심사를 받을 겁니다. 등급은 C등급.”

“예?”


헌터 시계를 통해 E등급임을 확인한 성수이는 순간 말문이 막힌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김우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E에서 C등급으로 바로 신청을 하다니. 자신이 창구에서 근무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니 이런 경우는 동료들한테서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잘 못 알아들었는가 본데 한 번 더 말할게요. 저하고 이 아이들 둘, 이렇게 세 명이 심사를 볼 겁니다. 전 E에서 C로, 얘들은 E등급 심사를 받을 겁니다.”

“예.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런데 잠시만요?”


김우도의 말에 정신을 차린 성수이는 갑자기 전화기를 들고 구석으로 가더니 어디론가 연락을 급히 취했다.


“예. 세 명이 심사를 ··· 그 중 한 명이 ··· 예. 그렇습니다. ··· 알겠습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온 성수이는 김우도에게 말했다.


“이 두 학생의 경우는 일단 검사실에서 상태창을 확인해 보고, 등급 심사가 가능한지를 먼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우도 헌터님은 좀 기다려 주셔야겠습니다. 담당자분이 지금 자리를 비워서 말이죠. 아마 곧 오실 겁니다.”


차지혁과 차지하, 남매는 성수이의 안내를 받으며 검사실로 들어갔다. 상태창의 ‘내공(서클 수)’, ‘사냥 경험치’, ‘초식(스킬) 숙련도’를 확인해 보러 간 것이었다. ‘사냥 경험치’를 미리 150/100으로 맞춘 상태로 왔으니 문제될 건 없을 것이었다.


남매는 금방 돌아왔고 성수이는 김우도에게 상태창 확인서 두 장을 내밀었다.


『상태창』

- 성명 : 차지혁

- 계열 : 내외공 강화계

- 등급 : F

- 슬롯 수 : 3

- 내공 : 7/15

- 사냥 경험치(기준 : 고블린) : 150/100

- 초식 숙련도 : 50/100


『상태창』

- 성명 : 차지하

- 계열 : 마나 서클계

- 등급 : F

- 슬롯 수 : 4

- 서클 수 : 2/10

- 사냥 경험치(기준 : 고블린) : 150/100

- 스킬 숙련도 : 35/100


두 사람 다 F에서 E등급 승급 심사를 치르는 기준을 충족시켰으므로 문제 될 게 아무것도 없었다. 바로 심사가 진행되었다.


“차지혁, 1번 심사실”

“차지하, 2번 심사실”


김우도는 남매가 심사를 받기 전에 불러 놓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걸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아라. ··· 너희는 분명 잘 할 수 있을 거다.”


***


낮에는 던전 안, 밤에는 집 마당.

두 개의 원.

한 개, 두 개, 세 개, 갈수록 늘어나는 나뭇가지들.

점차 빨라지는 속도.

늘어나는 상처, 구토와 탈진.

그리고 여덟 방향에서 날아오는 나뭇가지를 모두 막아냈을 때 느꼈던 환희.


차지혁과 차지하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 우리는 E등급이 된다. 아저씨를 만나기 전이라면 언제일지 기약할 수도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거야. 화이팅하고 실망시켜 드리지 말자.’


차지혁은 1번 검사실에서 고블린 다섯 마리를 상대하고 있었다.

활을 든 고블린 하나에 칼로 무장한 고블린 넷.

둘씩 나뉘어 다가오는 고블린이 포위를 하면 활을 쏘는 걸 신호 삼아 공격을 시작하려는 듯했었다.


차지혁은 선공을 취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북쪽과 동쪽에서 접근하는 두 마리를 처치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원을 그려라. 물 흐르듯 부드럽게 움직여라. 공격은 부드럽고 빠르게.’


김우도의 말을 떠올리며 차지혁이 가볍게 왼발을 앞으로 내디디며 검을 사용했다.


복희천강기본팔괘보(伏羲天崗基本八卦步)

건태리진중궁(乾兌離震中宮)


삼재검법(三才劍法)

선인지로(仙人指路) - 횡소천군(橫掃千軍)


‘푹’

‘스윽’

‘슝’


왼발로 팔괘의 건방(乾方), 북쪽을 밟으며 찌르기로 가슴을 꿰뚫은 뒤, 오른발로 태방(兌方), 북동으로 돌아나가며 베기로 등을 베었다. 두 마리가 쓰러졌다.

그 사이 활을 든 고블린이 놀라서 쏜 화살은 왼발을 축으로 이방(離方)과 진방(震方), 동쪽과 남동쪽으로 돌아가면서 피한 후 처음 이동한 자리로 돌아왔다.


다음은 남쪽과 서쪽에서 접근하는 두 마리 차례였다.


『복희천강기본팔괘보(伏羲天崗基本八卦步)』

손감간곤중궁(巽坎艮坤中宮)


『삼재검법(三才劍法)』

횡소천군(橫掃千軍) - 선인지로(仙人指路) - 태산압정(泰山押頂)


이번에 오른발이 먼저 팔괘의 손방(巽方), 남서쪽을 밟고 고블린 옆구리로 다가가 왼발로 감방(坎方), 뒤쪽인 서쪽으로 돌아나가며 베었다.

그 후 빠르게 간방(艮方), 북서쪽으로 오른발을 내디디며 찌른 후 곤방(坤方)인 남쪽으로 왼발로 빠져나갔다. 이 동작 한 번에 두 마리가 쓰러졌다.


차지혁이 처음 출발했던 위치로 돌아오며 태산압정(泰山押頂)의 수법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쪼갰다. 두 번 연속으로 실패하자 활을 든 고블린은 넋이 나간 듯 차지혁을 쳐다보다 목이 잘렸다.


“차지혁, E등급 합격.”


***


차지하는 2번 검사실에서 고블린 세 마리를 상대하고 있었다. 칼을 든 두 마리와 활을 겨누고 있는 한 마리. 숫자만 줄었다뿐이지 구성은 차지혁과 동일했다.


‘집중해야 마법이 강해지고 마법 구사 속도가 빨라진다. 시야는 넓게.’


차지하의 귀에 김우도가 평소에 늘 하던 말이 들리는 듯했다.


“어스 애퍼처(Earth Aperture)”

“스톤 애로우(Stone Arrow)”

검사실엔 차지하의 주문 외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우당탕”

“슝 슝 슝, 퍽 퍽 퍽”


접근하던 고블린 두 마리는 발밑에 생긴 구멍에 걸려 넘어졌다. 그러면서 드러난 정수리 쪽을 향해, 어느새 차지하의 주문이 만들어낸 뾰쪽하게 날이 선 돌화살촉 여러 개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날아가 박혔다. “키익”하는 소리와 함께 두 마리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어스 쉴드(Earth Shield)”


“팅, 팅”


차지하의 이어지는 주문과 무언가에 부딪친 화살촉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

어느새 차지하의 머리와 가슴 쪽에 흙으로 만든 방패가 만들어져 있었다. 김우도의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동안 방패는 말만 흙이지 실제로는 그 강도와 두께가 화강암처럼 단단해 화살 정도는 아무 문제없이 막을 수 있었다.

곧바로 이어지는 반격.


“스톤 애로우(Stone Arrow)” 3연발

“킥, 키익”


지하의 마법 주문으로 생겨난 돌화살촉 한 개가 급히 다시 활시위를 당기던 고블린의 손에 박혀 활을 못 쏘게 만들었다. 이어 고블린의 가슴과 이마로 날아간 두 개의 돌화살촉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파고들어 갔다.


“차지하, E등급 합격.”


시험은 모두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김우도는 검사실을 나서 감격에 겨워 우는 남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며 부드럽게 포옹해 주었다. 굳이 다른 말을 해 줄 필요가 없었다.


“수고했다.”

“······ 흑흑, 고마워요. 아저씨”


***


「헌터 등급 심사소 C등급 심사팀장,

헌터 김종렬」


잠시 후, 깁스라도 한 듯 목에 힘을 주고 나타난 사내의 명찰에 달린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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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20. 모난 돌이 정에 맞지 않는 방법 (2) 19.05.02 676 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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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9.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 (2) 19.04.30 716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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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6. 김우도, 남이호에게서 의뢰를 받다 (2) 19.04.22 840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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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4. 김우도, 그 신위를 세상에 잠깐이나마 드러내다 (3) 19.04.17 957 18 13쪽
23 14. 김우도, 그 신위를 세상에 잠깐이나마 드러내다 (2) +1 19.04.16 946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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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김우도, 남매와 함께 승급 심사를 받다. (1) 19.04.11 966 16 8쪽
17 10. 김우도, 남매를 가볍게 훈련시키다 19.04.10 993 16 8쪽
16 9. 상태창, 나만 없다 (2) 19.04.09 985 19 9쪽
15 9. 상태창, 나만 없다 (1) 19.04.09 1,024 1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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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7. 새로운 인연? (2) 19.04.07 1,065 2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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