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he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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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불라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19.04.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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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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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가렛 유

DUMMY

그렇게 티격태격하며 손을 씻고는 손을 건조하는데 세영은 손 씻는 거에 열중한 나머지 미쳐 보지 못한 옆 세면대에 누군가 씻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인지한다. 지수 손을 강제로 씻기다 보니 물이 많이 튀었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보는데 옆 사람이 별 말 없어서 일단 안도한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보통 화장실 세면대 앞에선 손을 씻거나 아니면 거울을 보며 화장, 옷매무새를 정리하거나 하는데 그녀는 일반 상식적인 것에서 더 하고 있었다.

옷차림은 꽤나 세련되어 보이는 이 여자, 예쁘장한 외모에 나이는 20대 초중반으로 보이고 쇼핑하느라 기분 좋은 듯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있다.

여기까진 좋았다. 헌데 옆에 그녀가 가지고 있는 물품들이 세영의 눈을 놀라게 했다. 그 여자 옆에는 샴푸에 린스, 트리트먼트, 각종 샘플 화장품, 드라이기까지 세면대위에 늘어져 있다. 옆에는 바퀴 달린 가방도 있다.


세영과 지수는 신기한 듯 본다. 그녀도 둘의 시선을 느꼈는지 본다.


“왜? 화장 하는 사람 첨 봐?”

“예? 아..아니요.”


세영은 얼떨결에 대답한다. 세영인 요즘 워낙 을의 입장에서 있다보니 그 여인의 반말에 습관적으로 존댓말로 답했지만 초면에 반말 찍찍거리는 요런 걸 싫어하는 지수로썬 기분 나빴다.


“초면에 왜 반말이세요?”

“쏘리.”


이 여인은 무척 천연스러웠다. 세영과 지수의 시선이 어떻듯 아무렇지 않게 작은 빽에 세면대 위의 물건들을 쓸어 담듯 담고는 큰 가방에 작은 빽을 넣는다. 세영이 얼핏 그 여인의 가방을 보는데 옷과 세면도구들이 가득 차 보인다.

그 여인은 자기 집 인냥 전혀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나간다. 세영과 지수는 너무나 천연덕스러운 그녀가 무척 황당스러웠다.


“쟤, 뭐냐?”


세영은 자기도 이해가 안된다는 듯 제스처를 취한다.


“노숙자야? 뭐야?”

“설마???”



그녀의 이름은 마가렛이다. 물론 본명은 아니고 대내외적으로 불리고 싶은 이름이다. 마가렛은 이 백화점에 떨어진 화장품 샘플 얻을 겸 무료로 해주는 화장을 하기 위해 왔다. 겸사 씻기도 하고. 백화점 화장실이 대체적으로 한가하기에 종종 와서 이리 씻는다.

마가렛은 백화점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대형마트로 이동한다. 그녀는 정말 꼼꼼히 성분과 유통기한을 체크한다.


“음.. 맛있어 보이긴 한데 방부제가 들어갔네. 이건 노.”


그녀의 한 손에 들려 있는 장바구니엔 각종 비싼 식료품들이 들어 있다. 누가 보더라도 그년 돈 잘 버는 커리어우먼처럼 보인다. 마가렛은 이것저것 보며 자연스레 시식코너로 이동한다. 때마침 신상 햄을 여직원이 홍보 하고 있었다.


“드셔보세요. 이번에 나온 신제품인데 식품첨가물을 하나도 안 써서 건강에 매우 좋습니다.”


마가렛은 자주 해 본 듯 자연스럽게 이쑤시개를 집어 들고는 이쑤시개로 햄조각 4개를 놀라운 속도로 찍어 먹는다.


“저기 손님.. ”


마가렛같은 타입이 햄 홍보직원이 가장 싫어하는 타입이다. 하루 시식할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배 채우려고 마구마구 집어 먹는 사람들. 조절하지 못하고 가장 피크인 저녁때가 되기도 전에 떨어지면 직원만 잔소리를 듣는다.


“맛있네요.”


마가렛은 미안함에 미소를 지어 준다. 그리고 직원이 홍보하는 신상 햄제품을 하나 집어 장바구니에 담는다. 그제야 홍보직원도 표정이 밝아진다.


“맛도 맛이지만 화학첨가물을 안 넣어서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

“맛있네요.”

“고맙습니다.”


마가렛은 이런 식으로 각종 시식코너를 섭렵한다. 그리고 입가심으로 신상 커피까지. 이제 할만큼 할 시식, 남는 건 계산 뿐이다. 마가렛은 계산대 근처로 가 손님들이 무거워서 임시로 장 본 물건들이 가득 찬 바구니가 놓인 곳에 자기 바구니를 놓고는 태연하게 또 다른 물건을 살 것처럼 둘러 보다 나간다.



마가렛이 인근 공원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시식 커피를 마치 전문가처럼 음미하며 마시고 있다.


“새로 나온 커피라 그런지... 맛이... 구리네.”


그리곤 그녀의 많은 고민만큼이나 한숨을 아주 길고 깊게 쉰다.


“노숙 생활 52일째... 시식코너로는 더 이상 배가 차지 않는다.”


다 마신 종이컵을 구겨서 옆에 쓰레기통에 던져서 버린다.



마가렛 노숙자들의 최대 숙제인 배고픔을 어떻게든 잊으려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난 배고프지 않다. 난 배고프지 않다. 완벽한 몸매를 위해선 이 정도 배고픔을 참아야 한다. 마가렛!”


배고픔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구수하고 달콤한 냄새가 그의 예민한 코 레이더에 감지된다. 본능적으로 이끌려 보면 옆옆 벤치에 다정한 대학생 커플이 햄버거 세트 봉지를 들고 와 벤치에 앉는다.

마가렛은 봉지에 써 있는 로고를 보기도 전에 냄새만으로 브랜드와 내용물을 알아 맞춘다.


“맥도날드네. 맛있지. 양은 다소 작지만 난 그 집 소스가 맘에 들어.”


커플이 봉지안엔 햄버거와 콜라, 감자튀김을 꺼내 먹기 시작한다.


“어쭈, 신상 버거네.”


요새 막 나온 신상 햄버거라 햄버거 포장 색깔이 요전의 하얀색과 달리 파랗다.


“요즘 대학생들 돈 많네..”


그 커플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이다. 안 그래도 배고픈데 그녀의 허전함 마음까지 괴롭히니 부러운 마음이 짜증으로 변해간다.


“커플년놈들이 옆에 앉는 것만도 짜증나 죽겠는데 거기다 햄버거까지 먹으시겠다. 그것도 신상으로! 내 저것들을!!”


가서 확 찬물이라도 끼얹고 싶지만 그러질 못하니 답답할 뿐이다.


“진짜 착한 내가 참는다.”


마가렛, 본격적으로 커플들이 햄버거를 먹기 시작하자 안 그래도 배고픈데 냄새 때문에 미칠지경이다. 눈을 감고 또다시 자기 최면에 들어간다.


“난 배고프지 않아. 난 배고프지 않아. 난 배고프지 않아.”


아무리 최면을 걸려도 걸신들린 위까진 최면을 걸 수 없었다. 마가렛은 도저히 못 참겠는지 벌떡 일어난다.


“저것들을 왜 하필 여기서 먹는 거야!”


공원에서 햄버거 먹는 게 불법도 아니고 자기가 그럴만한 위치도 아니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만 마가렛은 그러질 못한다. 치타가 사냥해서 먹고 있는 톰슨가젤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마가렛은 애써 마음을 다스린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순자야. 이러면 안돼. 유씨가문에 체면이 있지. 그것만은 안돼...”


하지만 풍기는 냄새에 미칠지경이다. 아무리 마인트컨트롤을 해도 배고픔 앞에선 무용지물. 도저히 못 참겠는지, 커플을 매섭게 노려본다.


“저것들이 배고픈 양을 늑대로 만드는 구나.”


마가렛은 벌떡 일어난다. 그리곤 커플쪽으로 가려다 방향을 틀어 음수대쪽으로 간다. 그렇다. 물로 배를 채우려는 것이다.


“내 비록 노숙을 하고 있지만 절대 구걸은 하지 않는다.”


굳은 결심으로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하지만 물배는 그 순간뿐이다. 정말 물 흐르듯 쑥 장으로 내려가 버린다.


“아무래도 한계에 봉착한 것 같에.. 이대론 더 이상...”


마가렛의 숨이 거칠어진다. 눈빛도 매우 매서워진다. 살고자 하는 본능이 품위 유지 욕구를 넘어서는 순간이다.

그녀는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의 눈빛으로 희희낙락하며 햄버거를 먹고 있는 커플에게 걸어간다. 그리곤 맛있게 햄버거를 먹고 있는 남자 앞에 선다. 바로 눈 앞에서 보니 아직 햄버거는 살짝만 베어져 있다.


‘생각보다 많이 남았네. 이 정도면 거의 새거나 다름없어. 오키!’


뜬금없이 마가렛이 와 빤히 쳐다보자 커플남은 의아해 한다.


“왜 그러시죠?”


마가렛은 커플남을 보더니 갑자기 입맞춤을 해버린다.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다. 생판 모르는 여자한테 키스를 당하는 커플남이나 자기가 뻔히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는 걸 보는 커플녀나.

마가렛은 입술을 떼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아주 오래간만에 만난 연인사이처럼 친근하게 대사를 친다.


“자기야, 오랜 만이야? 완전 보고 싶었어.”


그 순간 커플남은 완전 벙쪄 버린다. 사실 이미 키스를 받는 순간부터 벙쪄 있었지만.

이에 커플녀는 즉각적인 반응을 한다. 그것도 아주 거칠게.


“자기야, 이 여자 뭐야?!”

“응???”


일생일대에 다시는 경험하지 못한, 집에서 드라마를 보면서 저게 말이 돼? 하는 시츄에이션을 맞이한 커플남은 지금 그의 머릿속은 완전 백지상태다.


“자기야? 이 여자 누구야? 설마 이중플에이 한거야?”


마가렛은 쐐기를 박는다.


“아..아니야! 난 이 여자 본적도 없는 여자야!”


커플남은 커플녀에게 해명하기 바쁘다.

이 이후는 바람펴서 걸린 커플의 전형적인 레퍼토리가 진행된다.

물론 마가렛도 확실한 쐐기를 박아 주기 위해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어쩜 니가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마가렛은 커플남의 뺨을 때리고 가는 척한다.

뒤 상황은 역시나였다.


“나 좋다고 따라다닐때는 언제고 벌써 지겨워졌냐!”


커플녀는 화가 나서 커플남의 뺨을 후려친다.


“나쁜 자식 다신 연락 하지마!!”


그렇게 커플녀는 주변을 시베리아로 만들곤 가버린다.

완전 초황당 폭탄을 맞은 커플남.


“자기야?! 그게 아니야! 진짜 이 여자 모르는 여자야! 오늘 첨 봤어!!”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였다. 커플녀는 결코 뒤돌아 보지 않는다.


커플남은 커플녀를 쫓아 가다가 이번 사태의 원흉인 마가렛을 매섭게 쏘아본다.


“당신 뭐야?! 나 알어?!”

“예??”


마가렛은 커플남을 자세히 보는 척한다.


“쏘리. 미안해요. 자세히 보니 제가 사람을 잘 못 봤네요.”


마가렛은 능숙한 연기자처럼 아주 천연덕스럽다.


“아이씨!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 자기야! 자기야!! 진짜 이 여자 모르는 여자라니깐!!!”


그렇게 커플녀에 이어서 커플남도 떠났다. 살짝 베어문 햄버거 두 덩이와 몇 개 안 집어 먹은 감자튀김 두 봉지, 몇 모금 안 마신 콜라 두 잔을 남기고.


맛있게 먹는다. 햄버거 두 세트를 콜라 한방울까지 아주 깔끔하게 아주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배부른 자의 거한 트림.


“아~ 이제 살 것 같다. 간만에 포식했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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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마가렛 유 19.04.26 46 0 11쪽
32 마가렛 유 19.04.26 50 0 11쪽
31 마가렛 유 19.04.25 42 0 9쪽
30 마가렛 유 19.04.24 41 0 10쪽
» 마가렛 유 19.04.24 54 0 11쪽
28 마가렛 유 19.04.23 64 0 10쪽
27 마가렛 유 19.04.22 51 0 11쪽
26 마가렛 유 19.04.22 53 0 9쪽
25 메이드사마 19.04.21 48 0 8쪽
24 메이드사마 19.04.21 4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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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메이드사마 19.04.20 51 0 11쪽
21 메이드사마 19.04.19 41 0 10쪽
20 메이드사마 19.04.19 4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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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메이드사마 19.04.18 60 0 9쪽
17 메이드사마 19.04.10 25 0 10쪽
16 메이드사마 19.04.10 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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