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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포션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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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도즈
그림/삽화
피포
작품등록일 :
2019.04.01 12:43
최근연재일 :
2019.05.04 00:24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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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
글자수 :
171,630

작성
19.04.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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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4화 동업자 (4)

DUMMY

***


탁 -


내가 물컵을 내려 놓은 소리가 식당 안을 울려 퍼질 정도로 가게에는 우리를 제외하고 사람 하나 없었다.


“에프. 너 칼라마타에 처음 온 거지?”

“에 어떻게 아셨어요?”


에프는 자기의 앞에 있는 그릇에 스프를 떠 입에 넣으며 물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 물어봤다.


“그 스프 잘도 먹네. 여기 워낙 맛이 없기로 유명한데.”


칼라마타에 와서 숙소 베르디에 일주일이나 묵겠다니.

아마 에프라는 녀석은 이번이 칼라마타에 처음 왔을 거다.


베르디의 장점은 딱 한 가지.

위치가 좋은 것 뿐이다.

가격도 싸지 않고, 그다지 깨끗하지 않으며 가장 최악인 것은 음식이 맛이 없다.


그래서 보통 칼라마타에 자주 오는 사람들은, 묵더라도 저녁에 다른곳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와 잠만 잔 뒤 아침 먹기 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묵겠다는 건.

이미 식비까지 다 냈으니 여기서 최소 며칠은 식사를 하겠다는 것.

그게 아니라면...


“왜요? 스프 맛있는데?”

“너 진짜 혓바닥이 맛이 갔구나.”


에프는 스프를 먹던 스푼을 내려 놓은 뒤 포크와 나이프를 쥐며 말했다.


“뭐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계약서 조건 괜찮죠? 바로 서명하시면 제가 아르기루폴리까지 안전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이 녀석 참 뻔뻔하다.

그런 웃기지도 않는 계약서 들이밀면서 표정 하나 안 바뀌고 얘길 하네.


“헛소리 하지마. 이 계약서에 사인할 생각 없고, 누가 이 계약서 만들었는지 직접 가서 그 잘난 얼굴 좀 볼 생각이니까.”

“에? 만족 못하셨어요? 대체 마피르가 50대50 파트너십을 맺자는데 그걸 안 하시려는 거에요?”

“됐고 어떤 새끼가 이거 만들었는지 장소나 알려줘. 아르기루폴리? 거기 가서 누구 찾으면 되는데?”

에프는 고기를 썰던 손을 멈추고 갑자기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뭘 그렇게 화내십니까. 제가 친 장난이 마음에 안 드셨어요?”

“니가 썼다고? 헛소리하시네. 아마 니 윗대가리가 시켜서 걸리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이었겠지. 안 그랬으면 직접 오지 너 같은 대리인을 시킬까?”

“뭐 사실이 그런걸요. 그래도 눈치를 채셨네요.”

“그래 ‘당기손익’의 절반이라니. 너무 대놓고 적어놨잖아?”


이 계약서는 아주 빌어먹을 내용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아주 교묘하고 더럽게.

한 두 군데도 아니고 이건 일부러 들키고 싶어서 환장한 듯 여기저기 함정이 뿌려져 있었다.

그중 가장 더럽고 위험한 항목.


내가 회계나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계약서 초안에 ‘당기손익’이라는 단어를 보고 무시했을지 모른다.

그냥 엄청난 길드의 1년 수익의 절반을 나눠준다니 좋다고만 생각했겠지.


당기손익이라는 말은 ‘당기수익’과 ‘당기손실’ 두 가지 단어가 합쳐진 말.

진짜 문제는 ‘당기수익’이 아니라 ‘당기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다.


7조에 적혀져 있는 글


‘양사가 포션의 제조와 판매로 얻은 당기손익은 계약 종료 시 기준으로 갑과 을이 절반씩 나눈다.’


이 문장의 함정은 마피르가 억지로 손실을 발생시키면 나는 절반의 손실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했다면 당기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세계 1,2위를 다투는 상업길드에서 과연 손해가 날까?


일반적인 사람은 거대길드의 후광효과 때문에 절대 손해는 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손해가 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거기에 실제로 이득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장부 상 손해가 난 것으로 만드는 일도 매우 간단한 일이다.



내가 마피르 였으면 한방에 가게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말?

절대 농담이 아니다.


손실을 내는 방법도 다양하다.


투자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한다던가 건물을 산다.

직원을 대량 고용하여 신제품을 연구하는 연구비용을 늘린다.

매출 대비 재료비를 과다하게 산정하기 위해 계약 직전 재료를 과다 구매한다.

포션가게들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하게 프로모션을 하여 비용을 지출한다.


이 방법은 전부 회계상으로 모두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장기적으로 길드에는 도움이 되는 일들이다.

즉 길드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면서 일부러 손실을 발생시키는 것.

길드의 가치만 올려둔 뒤 난 절반의 당기손실을 끌어안고 쫓겨나겠지.


즉. 저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면, 스승님의 기술은 기술대로 털리고, 손실은 갚아야 하고, 이후 1년 뒤에 쫓겨난다는 말이다.

아니. 다른 조건에서 있는 것처럼 ‘갑이 원할 때 계약종료’ 이 문장 하나로 다 털린 직후 바로 쫓겨날 것이다.


“에이 그러니까 초안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건 저희 고용주분과 전혀 상관 없는일입니다.”

“그랬다가 우리가 기분 상해서 계약 안 한다고 했으면 어쩌려고 했는데?”

“어차피 저희랑 안 하면 재료도 못 구하실 거면서. 그냥 제가 테스트 해본 겁니다. 아무래도 이런 작은 가게랑 파트너십이라니 이해를 할 수 없다니까요. 그러니 대리인인 저라도 테스트를 해봐야죠. 안 그래요?”


윙크하는 저 에프놈 눈에 오른손에 쥔 컵에 물을 뿌려주고 싶지만 참을 수 밖에 없다.

만약 정말 우리가 속아서 계약서 도장을 찍어주길 기다리는 놈들이라면 내가 알아차린 순간 저들에게 있어 ‘2순위’인 다른 포션메이커를 찾아가면 될 노릇이지만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정말 말한 것 처럼 단순한 떠보기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앞으로 파트너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거 하나 없는데...

역시 이 녀석을 고용한 사람 얼굴을 보고 속셈이 뭔지 알아 봐야 속이 시원할 것 같다.


“주소나 알려줘. 네 녀석 고용주나 만나보자.”

“당연히 그래야죠. 아니면 제가 직접 모셔다 드릴 수 있는데 어때요?”

“됐어. 걍 혼자 갈래.”

“왜요?”


왜냐고 묻긴.


“거기까지 가는 길 동안 니 얼굴을 보면 줘 패버리고 싶을 것 같거든.”


***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을 때 열려진 방문 앞에는 다인이 서 있었다.


“똑 부러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방 정리는 안 하는구나...”

“으어어어?”


잠에서 이제 막 일어난 내 입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괴성만 나왔다.

이제 막 자다 일어났는데 가게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아침부터 무슨일이야?”

“오랜만에 쉬는 날 카인 보고 싶어서 왔는데. 미안! 약속도 안 하고 와서!”


‘그런식으로 말하면 화도 못내겠잖아!’


2호점 개점하는 날, 다인이 고백하고 난 후 다인의 행동은 조금 많이 바뀌었다.

가장 직접적인 것은 존대를 그만뒀고, 일하면서도 틈틈이 눈에 보일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 졌다.

아직은 어깨를 주물러 준다던가 하는 정도이지만.

스킨십을 하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아... 오히려 다인은 신경 안 쓰는데 내가 예민하게 굴고 있는 거라면...

내가 사춘기 소년도 아닌데 왜 이리 마음이 설레는지 모르겠다.


“레이아가 지금 들어가면 방에서 카인이 자고 있다길래... 들어와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방이 이러면...”


책상과 의자 위에는 입고 벗어둔 외투가 올려져 있었고 바닥에는 어제까지 보다 잠든 계약서 상세페이지와 특약조항이 널브러져 있었다.


다행히 속옷은 어제 빨래를 해둬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우후후 정리할 맛이 나는 방이군! 일단 커튼부터 치고 창문도 열고!”

“으아 눈부셔!”


어제 잠든 건 동틀 무렵.

아 어제가 아니구나. 오늘 아침 동틀 무렵.

계약서 상세조항까지 점검하고 거기에 아르기루폴리까지 가는 길까지 알아보느라 밤을 새며 정리했다.

기껏해야 3시간도 못 잔 나에게 이 빛은 너무 눈이 아팠다.


그렇게 바닥부터 정리를 하던 다인은 종이 하나를 들며 나에게 물었다.


“지도? 카인 어디 가려고?”

“아. 상업길드랑 얘기 좀 해보려고. 아르기루폴리 가는 길 좀 알아보고 있었어.”

“에에? 언제가는데.”

“오늘 오후에? 재료 관련해서 얘기도 해야 하고 빠를수록 좋으니까.”


다인이 건넨 정리된 계약서를 받자, 곧바로 다인은 책상 위의 옷가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정리할게! 손님은 앉아있어!”

“아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뭔가 사람 냄새가 나서 좋은 것 같아.”


방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 건가! 하긴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다인보다는 한참 연상인 것 같고... 나는 그런 냄새가 나는 나이인건가...


“홀아비 냄새라는 건가...”

“아냐! 그냥 카인 냄새? 진정되는 느낌이야. 너무 신경 쓰지마.”


결국 그렇게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옷까지 모두 개어 옷장에 넣고는 다인은 침대에 앉았다.


“아르기루폴리까지는 어느 정도야?”

“거리상으로는 아마 3일 정도 걸리지 않을까? 처음 가보는 거라 더 걸릴 수도 있고.”

“짐도 싸야겠다.”

“뭐 조금 이따가 싸고 점심 먹자마자 출발하려고.”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다인의 얼굴을 보니 무언가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이야기 하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내 눈을 한번 바라보고, 바닥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다 갑자기 다인은 배시시 웃으며 내 옆으로 붙어 앉았다.


“카인 손 크네.”


그 말과 함께 침대를 짚은 내 손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여태까지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안절부절못한게 다 손을 잡기 위해서라니.

이렇게 직접 방까지 먼저 찾아오고, 손을 잡으려고 하고.

다인은 좀 더 사랑스러운 소녀가 되어가고 있었다.


귀엽다.


그리고 쳐다본 다인의 얼굴은 피가 몰려 빨개져 있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꼬리를 팔랑팔랑 흔들고 있었다.


가까이 있는 다인의 머리에서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와 살짝 화장을 했는지 윤기가 나는 입술을 보고는 저번에 말했던 기억이 돌아오고 뭐고 다 상관없이 끌어안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꿀꺽



나는 왼손은 다인의 손을 잡은 채 내 오른손으로 가볍게 다인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가까이서 눈을 마주치자 심장의 고동은 더욱 빨리 뛰었다.


“...”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인은 눈을 감았다.

얼굴 전체가 빨개진 채로.

긴장해서 몸에 힘을 주는 건지 살짝 떨려오고 있었다.


여기서 갑자기 눈을 감아?


이거 허락한게 맞겠지?

키스하라는거지?

응?


그런데 나도 손잡는 것도 떨리는데 여기서 키스까지하면...

내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이제 막 일어나서 이도 안닦아서 입냄새도 날거고...

기억을 잃은 후 첫키스인데 이런 걸 쉽게 해도 되나 싶은데...

갑지가 하려다가 그럴 생각 없었다고 말한다면 나 엄청 상처받을 것 같고...

기억 돌아달라고 말한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이렇게 해버리는 것도 이상한데...


“키스 안 할거야?”


나는 다인으로부터 급하게 떨어지고 소리 난 쪽을 바라보니 레이아가 차와 케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레이아는 가져온 케이크를 책상 위에 올려두며 내 옆으로 왔다.


“다인이 사 와서 가져왔어.”

“아...아니 키스라니? 무슨 소리야?”

“레이아! 너무 빨리 들어왔잖아!”

“어차피 카인이 떨어지려고 하길래 말한 건데.”


그리고 다인을 잡고 남아있는 내 오른손을 잡았다.


“천천히 가자 천천히. 다인도 그렇고 카인도 그렇고.”

“부-으. 너무해. 이건 방해라구!”

“에이 카인 같은 겁쟁이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리 없잖아?”


아무렇지 않게 말은 하고 있지만, 내 손을 잡은 레이아도 역시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나도 말도 안되는 행복감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면 우울해졌다.



신이시여.


제가 예전에 했던 행동을 하면 기억을 떠올리던데

저는 그동안 여자랑 손 잡은 경험도 없는 모솔인 겁니까?


작가의말

잘 부탁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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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소녀들 (3) 19.04.17 441 6 10쪽
17 17화 소녀들 (2) +4 19.04.16 474 8 10쪽
16 16화 소녀들 (1) +4 19.04.15 502 10 11쪽
15 15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5) 19.04.14 505 8 11쪽
14 14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4) 19.04.14 519 7 7쪽
13 13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3) 19.04.13 562 9 11쪽
12 12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2) +3 19.04.12 582 11 10쪽
11 11화 칼라마타의 나무 다람쥐 (1) 19.04.11 618 10 14쪽
10 10화 놈들은 어디에나 있다 (2) +3 19.04.10 656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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