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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이단의 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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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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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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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교수 알바인은 교수의 신분임에도 이단을 괴롭히는 데에 맛을 들인 인간이었다.


그 스스로의 변명으로는 이단에게 괴롭힘을 부추기는 특수한 마력이 있다고 하는데. 그냥 그의 취향이 시궁창 수준이었을 뿐이다.


1차적으로 이단의 이름을 놀려먹은 게 수십 회, 자신감 없고 타인의 눈에 띄기 싫어하는 그를 억지로 발표시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게 만든 것도 수십 회에 달한다.


교수 알바인은 자신의 잘못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전자는 그냥 가벼운 농담이었을 뿐이고, 후자는 오히려 이단이 고마워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성적 최하위권인 수련생에게 친히 그 점수를 올릴 기회를 주지 않았는가.


매번 실수를 해서 그렇지 만약 자신의 발표 때마다 좋은 성적을 보였다면 그는 능히 상위권에도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기회를 차버린 것은 이단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다. 이것이 바로 알바인의 생각이었다.


“왜 그러시죠? 어서 나오지 않고.”


알바인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단을 지목하며 히죽 웃었다.


이단은 별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종적인 웃음에 알바인은 조금 전 보였던 이단의 이상행동을 가볍게 넘겨버렸다. 원래 인간이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종속이니까.


그것은 신의 뜻을 따르는 척 하는 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단 생도에겐 특별한 체험을 할 기회가 특별히 주어졌습니다.”


알바인이 품에서 열쇠꾸러미를 꺼냈다. 구울이 갇힌 철창을 여는 입구의 열쇠였다.


“이 철창 안으로 들어가서 구울을 해치우세요. 간단한 일입니다. 저도 수련생 시절에 해본 경험이 있어요.”


끼릭! 입구가 조심스럽게 젖혀졌다.


“부디 꼴사납게 도망치는 일은 없었으면 하군요. 루인의 성기사가 언데드의 앞에서 도망치는 건...교수 이전에 한 신도로서 지켜보기 힘든 일이니까요.”

“예. 뭐.”


이단은 주저 없이 입구가 벌려진 틈 사이로 들어갔다. 철창 안쪽에는 구울의 썩은 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철창에 특별한 법술을 걸어놓은 건가.’


바깥에 비해 냄새가 강렬하기 짝이 없다. 보통의 수련생이라면 이 공간에 발을 디디는 순간 헛구역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단에게 있어선 전생에서 수없이 맡아보았던 친숙한 냄새일 뿐이다.


‘시체 썩은 냄새야 뭐, 익숙하다 못해 그리운 수준이지.’


씩 웃은 이단이 천천히 구울에게로 걸어갔다. 쿠어! 이단의 존재를 눈치 챈 구울이 시선을 홱 돌리며 이단에게 손을 뻗어왔다.


‘오, 꽤 빠른걸.’


이단은 슬쩍 발을 빼며 구울의 직선적인 돌격에게서 벗어났다. 구울은 이단을 지나친 뒤에도 손발을 허우적거리면서 전진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급정지했다.


‘일반적인 구울보다는 빨라. 수련생용이라서 힘 좀 쓴 건가.’


신성력과 사기死氣를 두른 언데드는 상극이다.


이미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싸움이니 관리실수로 죽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꽤나 단련된 놈을 준비했을 게 분명하다.


‘아니면 그냥 너무 오래 방치해둬서 사기가 축적돼 자연스럽게 진화한 거거나.’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이단은 다시 자신을 인지하고 돌격을 감행해오는 구울을 피하며 철창 밖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알바인을 힐긋 응시했다.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걸로 봐서는 내 실력에 반했거나, 아니면 자기 뜻대로 내가 울고 불며 도망치지 않아서 당황한 거겠군.’


녀석의 행적을 살펴보면 후자에 가까웠다.


‘새끼가 이름을 가지고 놀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꼴사나운 모습을 보기 위해 이런 함정을 파놓았다.


‘어디 한 번 당해보라고.’


이단이 씨익 웃으며 검을 빼들었다.


‘뭐, 뭐야? 왜 저렇게 잘 피하는 거지?!’


당황한 알바인 교수가 이단을 빤히 응시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단은 들어가자마자 헛구역질을 해야 했고, 그 뒤엔 예상보다 빠른 구울의 돌진을 꼴사납게 피하면서 울먹거리며 비명을 질러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계획했던 것 중에 들어맞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젠장. 특별히 길러놓은 구울인데. 뭐가 부족한 거야?’


이단은 구울의 속도에도 여유롭게 반응하며 구울의 공격을 완벽하게 피해내고 있었다. 구울은 이단의 옷깃 하나 건들지 못했다.


단순히 돌진뿐만이 아니라 근거리에서 휘둘러지는 손과 본능적으로 들이미는 이빨까지도 이단은 역겨운 악취가 후각을 파괴할 듯 접근한 상태에서 여유롭게 받아냈다.


구울이 농락당하고 있다. 이단과 구울의 전투를 본 모두가 그런 생각을 했다. 구울이 헛손질을 해대고, 허공에 의미 없이 이빨을 부딪칠 때마다 그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구울이 벽에 충돌하고, 바닥에 구르면서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 이단에게 맞서는 모습은 심지어 이런 생각까지 불러일으켰다.


‘구울...힘내라.’

‘한 방 먹여줘!’

‘몸을 좀 더 유연하게 움직이란 말이야!’


방금 전 이단이 처절한 모습으로 일어나려는 구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장면까지 연출되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짙어졌다.


‘그만 놀아야겠군.’


여기서 더 끌면 알바인이 이상한 낌새를 느낄 지도 모른다. 이단은 철창을 등 뒤에 맞댄 채 구울을 기다렸다.


구울은 기다렸다는 듯이 온 힘을 다해 질주했다. 지치지 않는 언데드의 특성 상, 구울은 언제나 전속력이었다.


거기다 이번에는 이단이 직접 그가 최대속력을 낼 수 있도록 판까지 깔아주었으니 구울의 움직임은 처음보다도 더 빨라져있었다.


이단은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타이밍을 재다가 재빨리 몸을 옆으로 날렸다. 동시에 검을 휘둘러 철창을 끊었다.


위아래가 잘린 철창에 구울이 몸통박치기를 했다. 꽈앙! 철창이 그대로 넘어갔고, 구울이 철창 밖으로 튀어나왔다.


시체 썩는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수련생들의 후각을 잔인하게 유혹했다.


응원이고 뭐고 없었다. 구울의 본능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모습에 수련생들이 일제히 기겁하며 물러섰다.


“으악! 미친 저리 떨어져!”

“우웩! 내, 냄새가...”

“악! 살점 튀었어!”


단순한 공포가 아니었다. 구울이 튀어나온 순간 수련생들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옷의 세탁비 걱정과 몸에 베일 냄새에 대한 걱정이었다.


‘원장이 시험을 준비할 만도 하군.’


자신이 기억하는 성기사들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의 반응이었다. 전쟁 때 보았던 그들이었다면 구울이 튀어나온 순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칼에 구울을 토막 냈을 것이다.


‘뭐, 내 알 바 아니고.’


미래의 새싹이 썩어주면 자신이야 고마운 일이다. 그만큼 교국을 무너뜨리기도 쉬울 것이니.


“끝내자.”


이단은 철창을 딛고 일어서는 구울에게 접근했다. 구울은 물론이고 교수조차 한 순간 시야에서 놓칠 속도로 이동한 이단이 검을 뉘여 수평으로 후려쳤다.


퍼어엉! 거센 폭음과 함께 구울의 몸뚱이가 일직선으로 날았다. 한 개의 폭탄으로 변한 구울이 알바인을 덮쳤다.


퍼억! 알바인과 충돌한 구울은 산산이 부서지며 자신의 자취를 알바인의 곳곳에 새겨놓았다.


“으아아아악!”


삽시간에 옷이 쓰레기로 변한 알바인이 순간적인 감정을 찾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이, 이게 얼마짜리 옷인데!’


알바인은 절규했다. 빨고 정화하면 구울의 흔적 따위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원래 옷의 가치는 단순한 외관에 한정되어있지 않다.


무형으로 존재하던 옷의 가격은 이 순간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단 수련생! 이게 무슨 짓입니까?!”

“예? 말씀하신대로 구울을 처리했습니다만? 혹시 무슨 문제라도?” “지금 이 꼴을 보십시오!”


알바인이 뒤로 물러난 수련생들을 가리키며 외쳤다. 솔직히 그로서도 옷이 더러워진 걸로 수련생에게 따지기엔 아직까지 이성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대신 분노의 화살을 수련생들에게 넘겨주었다. 아름다울 예정이었던 그들의 추억 한 페이지에 구울의 난동이란 오물을 묻힌 이단을 그들이 용서할 리 없으니까.


교수인 자신이 직접 손을 대지 않더라도 평소 이단을 왕따 시키던 그들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분노를 해소할 만한 무언가를 이단에게 새겨줄 것이다.


최소한 알바인의 상식으로는 그랬다.


이단은 몸을 돌려 수련생들을 쳐다보았다. 그의 무심한 시선이 수련생들을 하나하나 훑었다. 이단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수련생들이 움찔 몸을 떨며 고개를 숙였다.


“혹시 불만 있는 놈 있냐? 있으면 나와 봐. 잘잘못을 따진 뒤에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할게.”


물론 그 뒤에 있을 일은 장담 못한다. 수련생들은 누구도, 한 발짝도 나서지 않았다.


이단이 그런 수련생들에게 다가가며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너야? 네가 지금 상황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거냐?”

“아, 아니!”


수련생 한 명이 고개를 도리질 치며 부정했다. 이단은 그 옆에 있는 수련생을 새로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너니? 너는 교수님이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어? 알고 있으면 가르쳐줬으면 하는데.”

“난 몰라!”

“그렇다는데요?”


이단이 다시 몸을 돌며 알바인을 쳐다보았다. 알바인은 자신의 몸에 정화를 걸면서 화를 참듯 씹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조용히 자리에 가서 앉으세요. 이단 수련생.”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갔고, 싸우라고 해서 싸웠으니, 앉으라고 하면 앉아야겠죠. 교수님. 좋은 지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알바인은 왠지 모르게 그것이 자신을 비꼬고 있다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화를 내고 싶었지만...대체 뭘로 화내야 한다는 말인가?


이미 최하위권인 녀석에게 성적을 가지고 들먹여봐야 소용이 없을 거고, 자신이 직접 손을 쓰자니 체면이 안 선다.


명분도 부족했다. 이단의 말대로 이단은 자신의 말을 충실히 따랐을 뿐이니까.


철창이 잘린 거야 싸움 도중에 있었던 사고였고, 구울이 자신에게 던져진 것 또한 구울을 끝장내기 위해 날렸던 마지막 일격에 의한 사고였을 뿐이다.


그렇다. 사고. 무엇 하나 이단의 책임으로만 덧씌우기엔 부족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단에게 구울을 처리하라고 부추긴 자신 또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어쩔 수 없이 분노를 삭인 알바인이 내뱉을 수 있는 말은 오직 하나 뿐이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자습하세요. 또한 이단 수련생은 오늘 있었던 체험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점심시간 전까지 제출하도록 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알바인이 거친 발걸음으로 실습실을 나섰다.


*


명성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문제에 대해 이단은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다.


“제물이지.”


명성을 얻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이전부터 이름값이 높았던 이들을 쓰러뜨려 그들의 명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단은 그 제물을 탐색했다. 실적을 통해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역시 제물을 밟고 올라서는 것의 효용성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랄프. 같은 2년차 중에서 유명한 놈들이 누구누구라고?”


이단이 물었다. 제물에도 기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년차 새내기들을 상대로 쓰러뜨려봤자 웬만한 이유가 아닌 이상은 2년차 선배인 자신이 후배를 괴롭혔다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3년차 선배들은 반대로 건방진 후배라면서 더 갈등을 일으킬 것이다. 그 따위 것에 굴복할 이단이 아니었으나 이번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효율이다.


자신이 밟아도 문제가 없는 녀석들. 그것은 바로 자신과 같은 2년차인 놈들뿐이다. 같은 우물 안에서 경쟁하는 걸 뭐라고 할 놈은 없다.


랄프가 주변을 살피다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같은 2년차 중에서 3위는 로미안, 2위는 루블, 그리고 1위가 로드나...입니다. 여기서도 특히나 1위와 2위는 3년차 선배들조차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지니고 있어...요.”

“그럼 로미안만 밟으면 안 되겠군?”

“...”


1위와 2위. 둘 다 밟아줄 필요가 있었다.


“좋아. 그럼 일단 정탐부터 하자고.”


어떤 놈인지 봐야 나중에 어떻게 부숴줄지 견적이 잘 나오는 법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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