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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이단의 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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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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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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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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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연합(4)

DUMMY

“이 자식이!”


화가 난 루블이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커다란 몸뚱이가 순식간에 가속하며 이단의 정면으로 쇄도했다.


끝까지 올라간 검이 머리를 쪼갤 기세로 내리쳐온다. 이단은 발을 뒤로 끌어 피하면서 반대쪽 발로 루블의 허리를 노렸다.


“흥!”


루블은 노련하게 방패를 앞세워 공격을 막았다. 때마침 조셉의 기도가 끝나고 축복이 둘러졌다.


조셉이 예측한 타이밍이었고, 이단이 노린 순간이었다. 콰직! 이단의 발끝이 방패를 후려쳤다.


“크읍!”


루블이 악을 쓰며 이단의 힘을 버텨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강렬한 기세에 방패가 위로 걷어졌다.


숨 쉴 틈조차 없이 이단이 몰아붙여갔다. 코앞에서 펼쳐진 연격이 루블을 덮친다. 루블은 검술로 맞대응했다.


공방이 나누어질수록 루블의 피부에 생채기가 났다. 대부분의 공격은 갑옷에 막혔지만, 결국 검술에서 밀린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루블은 검만 쓰지 않았다. 그의 무기는 검과 방패다. 충격이 빠진 방패를 사선으로 휘둘러 공격했다.


이단은 허리를 숙이며 검을 거두었다. 강렬한 기세를 머금은 방패가 등을 오싹하게 만들며 공간을 갈랐다.


동시에 이단의 검이 솟구치며 루블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루블은 황급히 뒤로 몸을 뺐지만, 흉갑이 갈라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이 놈이 내 갑옷을!”

“다시 사. 거지야? 돈 없어?”

“감히!”


이단의 날카로운 도발에 루블이 걸려들며 검을 거칠게 휘둘렀다. 이단은 여유롭게 검을 피해내면서 뒤로 크게 뛰었다.


“이놈!”


루블이 앞으로 달려들며 검을 휘두른 순간 이단 또한 검을 흩뿌렸다. 까앙! 루블의 검이 이단의 검에 맞아 튕겨 나갔고, 루블의 기세가 크게 줄었다.


이단의 뒤편에서 홀리 볼트가 쏘아졌다. 돌진을 멈춘 루블의 앞으로 추가타가 날아왔다. 루블은 방패를 앞세워 공격을 막았지만, 팔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사제부터 노려!”


로미안이 소리쳤다. 이단은 로미안의 소리가 터진 곳으로 곧장 신성력을 날렸다. 칼날처럼 벼려진 신성력이 로미안을 덮쳤다.


“큭! 날 보호해라!”


로미안의 앞으로 두 명의 남녀가 나섰다. 그들은 커다란 방패를 곧추세우며 충격을 대비했다. 콰아앙! 신성력의 폭발이 두 남녀의 몸뚱이를 날려버렸다.


보기엔 별로 대단해보이지 않은 일격이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그 위력이 천지차이였다.


“멍청하긴. 기술의 위력을 숨기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야.”


전장에선 기본옵션으로 깔고 들어가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아직 덜 배워서인지 수련생들은 이런 허허실실에 잘 걸려들었다.


로드나는 빼고 말이다.


“죽여줄게. 로미안!”

“제길!”


이단이 환하게 웃으며 몸을 날리려던 순간, 기도를 끝낸 사제교육생의 법술이 시작되었다.


속마의 사슬. 신성력으로 엮어진 사슬이 바닥에서부터 예고 없이 솟구쳤다.


이 사슬에 닿으면 웬만한 언데드는 그대로 녹아버리고 언데드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 무게 없는 사슬엔 힘없이 속박된다.


이단 또한 질리도록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맞서기보단 회피를 선택했다. 반대쪽으로 몸을 날려 자리에서 벗어났다. 뒤늦게 사슬이 이단이 있던 공간을 에워쌌다. 촤르르륵! 허공에서 서로를 묶어버린 사슬이 불길한 소음을 냈다.


“귀찮게.”


이단이 얼굴을 찡그렸다.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또 한 명의 사제가 법술을 구사했다.


황금빛의 작은 새가 나타났다. 빛으로 이루어진 부리를 작게 벌린 새가 울음을 토한다.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파장이 뇌를 뒤흔들었다.


루블과 수련생 2명이 힘을 합쳐 이단을 공격했다.


조셉이 대응했다. 황금빛으로 이루어진 커튼이 이단을 감쌌다. 찔러오던 검날이 커튼에 튕겨 돌아간다.


커튼의 안쪽에서 이단이 자세를 잡았다.


“세 명. 딱이군.”


루인교 검술절기

광휘연격光輝連擊


다섯 번의 검격이 공간을 갈라다. 첫 번째 검이 가장 오른쪽에 있던 수련생을 후려쳤다. 단번에 몸에 두르고 있던 신성력이 박살나고 어깨뼈가 으깨졌다.


두 번째 검은 바로 옆에 있던 수련생을 덮쳤다. 순간적으로 뻗은 검격이 수련생의 복부에 작렬했다.


나머지 세 개의 검격이 루블의 사방에서 휘몰아쳤다. 처음은 방패로 막았다. 방패가 통째로 찌그러졌다.


두 번째는 루블 또한 검을 휘둘렀다. 힘이 최고점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단의 검이 먼저 루블의 검을 때렸다.


손아귀에서 벗어난 검이 허공에서 회전하며 날아갔다. 찢겨진 손바닥에서 붉은 액체가 피어올랐다.


세 번째 검격이 무방비한 상태의 루블에게로 미끄러졌다. 갑옷이 먼저 갈라졌고, 그 안에서 보호받던 근육 또한 함께 베였다.


핏줄기가 일직선으로 쫙 튀었다. 심장까지 닿진 않았지만 치명상이었다. 루블이 그 자리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신음을 토했다.


“큭! 어떻게...”


그것은 이단의 실력에 대한 의심과 상황 자체에 대한 당혹감이 동시에 깃들어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로드나를 이길 수 있는 기회였는데 어디서 이런 놈이...’


이단이라 놈이 자기들보다 먼저 선수를 쳐서 점수를 빼갔다는 것을 들었을 때도 그저 분노했을 뿐이었다.


감히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는 나약한 쥐새끼가 꼼수를 부린다고. 그것을 단죄하기 위해 로드나를 만나기보다도 먼저 녀석을 찾았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숫자의 이점이 있음에도 자신들은 이단 한 명을 뚫지 못하고 있다.


“으아아!”


인정할 수 없었다. 자신이 이기지 못하는 건 로드나 한 명으로도 충분하다. 자신은 이런 곳에서 쓰러지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뿐이다. 자신들은 이단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그것은 이단도 마찬가지였다.


“여기!”


수련생이 검을 던졌다. 루블이 허공에서 검을 잡아챘다.


광휘의 연격이 시작되었다. 이단이 펼친 것과 같은 검술절기였다. 차이가 있다면 그 숫자가 다섯에서 넷으로 줄었다는 것 정도.


노도와 같이 몰아치는 연격에 이단이 피식 웃었다. 쉽지 않았다. 전신의 감각이 경종을 울린다.


발이 가볍게 스텝을 밟는다. 허리가 유연하게 휘어졌다. 낭창거리는 상체가 몰아치는 검을 유린했다.


하나, 둘, 셋. 아슬아슬하다. 넷. 검이 어깨를 베고 지나갔다. 처음으로 이단의 몸에서 피가 솟구쳤다.


루블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것은 이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물러서지 않고서 발을 앞으로 뻗었다.


단숨에 거리를 좁히고 허리를 비틀었다. 힘껏 던진 주먹이 루블의 가슴을 때렸다. 콰앙!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다. 루블의 허리가 뒤로 꺾였다.


이단은 발을 들어 루블의 가슴을 걷어찼다. 루블의 몸뚱이가 뒤로 날아갔다. 루블이 흙먼지를 날리며 바닥을 굴렀다.


“하아...하. 꽤 쓸 만했어.”


이단이 숨을 헐떡이며 루블을 칭찬했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루블의 실력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했다. 루블 본인은 이단의 그런 태도에 더욱 더 화가 났지만.


“한꺼번에 달려들어! 저 놈도 지쳤다!”


로미안이 소리쳤다. 그의 말 대로였다. 한 명 한 명은 쉬워도 뭉치면 귀찮아진다. 이단의 체력은 다른 여섯을 합친 것에 비해선 턱없이 적었다.


거기다 쓰러뜨렸다고 끝이 아니다. 사제들이 상처 입은 성기사들을 회복시킨다. 기본전법이었다.


이단도 조셉이 있었지만, 저쪽은 둘이었고, 이쪽은 하나다. 무엇보다 이단 외에 조셉을 보호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염병. 이래서 그놈들을 키워놓은 건데.’


하지만 랄프와 티벳은 신뢰도에 문제가 있었다.


‘이대로 질질 끌면 좀 아프겠는데?’


눈앞에는 세 개의 검이, 그 뒤엔 다시 두 개의 포대가 자리 잡았다. 뚫기는커녕 뒤쪽의 조셉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몰아치는 검격을 베고, 막아내며 뒤쪽에서 쏘아내는 법술을 빠르게 요격해갔다. 이단의 몸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사슬이 허공에서 끊어지고, 새가 울기도 전에 찢어졌다. 세 개의 검이 순서조차 분간되지 않는 속도로 금속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신성력의 잔재가 사방으로 튀었다. 이단의 검이 하나를 쳐내면 다른 한 검이 다음 검로를 봉쇄했고, 나머지 검이 그 사이를 꿰뚫었다.


서걱! 검 하나가 이단의 허리를 깊게 베어갔다. 잘린 허리에서 피가 솟구쳤다. 그 안쪽으로 핑크빛 내장이 보였다. 공적을 올린 수련생의 얼굴이 당혹으로 번져갔다.


원래라면 이런 치명상을 입히기 전에 검을 멈췄어야하지만 이단을 뚫기 위해 전력을 다하다보니 힘 조절을 하지 못했다.


이단은 순간적으로 신성력을 상처부위에 집중했다. 철철 흐르던 피가 일순 멈추었다. 이단은 자신을 노리기 위해 너무 깊숙이 들어와 버린 수련생의 머리를 잡았다.


녀석의 얼굴을 무릎으로 찍었다. 콰직! 빠르게 솟구친 무릎이 수련생의 얼굴을 으깨놓았다.


이단의 허리를 자른 수련생은 끔찍한 단말마를 내뱉으며 완전히 기절했다. 그의 코에서는 피가 철철 흘렀다.


이단이 히죽 웃었다. 쓰러진 수련생의 목이 그의 손에 잡혔다.


“이야. 덕분에 좀 화끈한 걸?”


오랜만에 피가 끓는 기분이었다. 진심으로 지금의 상황에서 미소를 만들어낸 이단을 보고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미친놈.”


그들의 눈에 이단은 완전히 미친 것처럼 보였다. 심하게 다칠 뻔했는데도 도리어 웃으며 상대방을 기절시키다니. 정상적인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거기다 지금 보면 왠지 그가 일부러 틈을 열어준 것 같기도 했다. 덕분에 그를 상대하는 전력 중 하나가 완전히 전투에서 탈락했으니까.


미친놈이란 소리를 들은 이단은 여전히 강렬한 눈빛을 띄며 웃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가 입을 다물었다.


질 거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수가 늘어나는 게 짜증이 났다.


‘로드나는 사제 놈들이랑 치고받고 있을 텐데. 그 놈이 우리를 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로드나가 지고 사제 놈들이 이쪽에 합류할 수도 있으니. 빨리 끝낼수록 좋아.’


하지만 그러려면 이쪽에서도 변수가 필요하다.


크갸갸갸갹!


바로 이런 언데드의 군단 같은 거 말이다.


“잘 됐군.”

“배신은 안 당했나보네요.”


조셉이 안심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들 외의 다른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어 진동의 근원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얼굴을 하얗게 굳혔다. 바글거리는 언데드의 군단이 이쪽을 향해 정면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 군간의 선두에 선 두 명이 미친 듯이 뛰어오며 외쳤다.


“빌어먹을! 다 모아 왔다고!”

“이제 우리 좀 살려줘!”


뒤통수를 치는 게 걱정된다면, 뒤통수를 칠 수 없는 작전을 짜면 그만이다.


저 둘이 굳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언데드를 유인해오지 않았더라도 승패에 큰 영향은 없었겠지만, 저 둘이 결국 힘을 내준 덕분에 이단은 이 싸움을 더 빨리 끝낼 수 있게 되었다.


“좋아. 이번엔 열심히 했으니 구해주지.”


이단은 언데드의 무리에 깔려죽기 직전인 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언데드의 군단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검을 일직선으로 뻗었다.


언데드의 선두가 일제히 가루로 변했다. 전체에 비하면 미미한 양이었지만, 도망치기엔 충분했다.


랄프와 티벳을 들쳐 업은 이단이 발에 힘을 주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로미안과 루블의 팀을 스쳐 지나가면서 말했다.


“어디 잘 살아남아보라고.”

“이단 샤나크!”

“으아아아!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는 두 남자를 뒤로하고서 이단은 조셉에게 눈치를 주었다.


“예. 그럼 시작할게요.”


미리 계획했던 대로 조셉이 목청을 가다듬으며 노래를 시작했다. 아름다운 성가였다.


“미친. 저걸?”


로미안의 사제, 에드나가 성가를 듣고서 경악했다. 저건 신성력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신성력의 요구량 자체가 압도적이다.


고작해야 사제급의 신성력으론 중간에 끊어진다. 법술도 못 사용하고 신성력만 날리는 셈이다.


언데드의 무리를 피하며, 또 이단의 지원을 받으며 조셉은 한 마디 한 마디에 고도의 집중력을 쏟아 부었지만, 에드나가 예상했던 것처럼 결국 중간에 힘이 끊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이단이 남아있었다.


기사들은 합격진을 만들고, 마법사들은 병행영창을 통해 힘을 합친다.


사제들도 마찬가지였다. 성가는 연계된다.


합창이라 불리는 기술이다. 신성력을 다 소모해 쓰러져도 뒷사람이 노래를 이어 부른다.


보통의 수련생은 불가능하다. 경험 많은 베테랑 성기사들에게도 불가능하다. 사제와 성기사는 같은 신의 힘을 사용하지만 엄연히 그 힘의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단은 가능하다. 그는 전생에서도 무술, 저주, 법술, 연금술을 두루두루 익힌 강자였다.


당연히 루인교의 잠입을 위해 교리를 공부했을 때도, 성기사용과 사제용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그는 성기사의 검술을 쓰는 것과 동시에 사제의 법술 또한 쓸 수 있는 존재였다.


조셉에게서 이어받은 노래를 이단이 완성시켜갔다. 루블과 다른 놈들이 발악을 하며 저지하려 들었지만 끝없이 밀려드는 언데드들에 의해 저지되었다.


랄프와 티벳이 미친 듯이 언데드들을 썰어갔다. 그 뒤에서 낯설게 보호받던 이단이 노래를 멈추었다.


이시야의 검이 빛을 잃었고, 이단에게서 흘러나오던 신성력 또한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성가聖歌는 완성되었다.


활짝 펼쳐진 이단의 손바닥 사이로 환한 구체가 떠올랐다. 아침의 햇살을 압축시킨 듯한 구체는 천천히 하늘로 떠올랐다.


빛으로 짜인 옷을 하나하나 풀어헤치는 것처럼 하늘로 올라간 구체에게서 끊임없이 신성력의 파도가 쏟아져 내렸다.


파도는 시야의 끝까지 퍼져 모든 언데드들을 범위에 집어넣었다. 언데드는 지워졌고, 인간은 신성력의 압력에 짓눌려 무릎을 꿇었다.


그 순간 지상에 있던 모든 언데드들이 소멸을 맞이했다.


시험의 끝이었다.


작가의말

공모전이 끝났네요.

지금까지 이단의 성기사를 재밌게 읽어주신 여러분.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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