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빠는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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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歡喜)
작품등록일 :
2019.04.01 13:20
최근연재일 :
2019.05.09 19:2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03,277
추천수 :
1,716
글자수 :
128,088

작성
19.04.02 10:00
조회
5,011
추천
62
글자
7쪽

제2장. 어쩔씨구리!

본문은 작가의 창작에 의한 허구입니다.

설정과 실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DUMMY

제2장. 어쩔씨구리!


- 도일 -


낙원이까지 모두 모였던 그 날 우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기필코 넘고 말았다. 의기투합한 우리는 엘릭서 파우더를 흡입하고 다시 헌터가 되었다. 엘릭서 파우더의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이지만 말이다.


“그 꼴은 뭐냐?”


던전 인근 집결지에 모인 친구들의 복장을 보니 나도 모르게 생각을 입 밖으로 뱉고 말았다.


“큭.... 그러는 넌?”


태훈이 말에 아차 싶었다. 내 몰골도 정상은 아니었다.


“아씨 은퇴하고 장비 다 팔아 버렸는데 어쩌라고....”


말 그대로다. 은퇴한 헌터가 고가의 던전 사냥 장비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더는 던전에 들어갈 일이 없다며 아주 오래전에 미련 없이 중고월드를 통해 팔아먹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잖아?”


정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갯짓을 하자 다들 라커룸으로 향했다. 은퇴를 하고 십수 년이 훌쩍 지났다고는 해도 하루 이틀 해본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다들 물 흐르듯이 사냥 준비를 했다.


나도 묵묵히 장비를 착용하고 던전 진입 준비를 했다. 락커에 짐을 보관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전성기 때와 같은 활력에 취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시간 없으니까 어서 가자!”


탱커이자 팀의 리더를 맡은 만수가 손짓을 했다. 그렇게 만수를 따라 던전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던전으로 진입하는 경험은 경이롭다고 해야 하나? 마치 판타지 소설 속 중인공이 되어 과거로 돌아오기라도 한 듯한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손맛이 어떨까?”


“손맛이야 기가 맥히겠지! 근데 그거 아냐?”


“뭐?”


“개허접 장비 착용하고 쳐맞는 그 고통!”


“알아~! 기가 맥히겠지.”


“크크크.......”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었다. D급 던전이라고는 해도 오랜만이라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은 D급에서 간만에 몸도 풀고 팀워크도 맞추고 나서 C급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요즘 D던 돌면 얼마 정도 벌리는지 아는 사람?”


개인 사정상 돈이 가장 급한 태훈이가 물었다. C급 던전이 목표였던 터라, D급 던전 수익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몰라. 대충 장비 렌탈비랑 C던 돌 때 필요한 약값 정도 나오려나? 운 좋으면 조금 더 나오기도 하겠지.”


만수가 앞으로 나서며 태훈의 말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눈은 전방을 향해 있었다. 오랜만의 사냥이지만, 다들 전성기때 능력치를 회복한 덕분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전방에 도베르 세 마리!”


만수가 왼손 주먹을 쥐며 말하자 모두 포메이션을 갖추고 전투 준비를 했다. 우리는 5인 구성으로 만수가 메인 탱커, 내가 보조 탱커 겸 근접 딜러, 태훈와 낙원이가 딜러 역할을 하고, 유일하게 정호가 크로스 보우와 마법으로 원거리 딜을 맡았다.


힐러? 그런 건 판타지 소설에나 나오는 직군이다. 다치거나 체력을 회복하는 건 전적으로 물약에 의존해서 사냥한다. 판타지 세상의 힐러가 없는 대신 던전에서 나는 부산물로 제작한 힐링 포션의 효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최근 출시된 헌터용 헬멧은 유사시 방독면 역할을 하고 목과 턱을 보호하는 견고한 가드가 있고, 거기에 가느다란 빨대가 있어서 손을 쓰지 않고도 전투 중에 힐링 포션을 복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헬멧에 주입 가능한 포션의 개수는 하나뿐이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줄을 연장하기에 충분했다.


“물약값 아끼려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몇 마리씩 끌어다 잡자고.”


“그래도 도베르 세 마리 정도는 껌이지.”


“좋아! 간닷!”


만수가 방패를 들고 달려나갔다. 10여 미터를 전진하자 도베르가 만수의 움직임에 반응했다. 도베르만을 닮았다고 도베르라는 성의 없는 네임이 붙은 녀석이다. 성인 남성과 비슷한 몸집에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위협적인 몬스터다.


크르르르! 크아앙!


도베르는 차례로 만수를 향해 덤벼들었다. 만수는 자세를 낮춘 체 빙글빙글 돌며 도베르의 공격을 후려치며 베테랑 탱커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사이에 태훈이와 낙원이가 도베르 한 놈을 골라 딜을 넣기 시작했다. 나는 만수와 함께 남은 두 마리를 가지고 놀았다.


커엉! 컹!


태훈이와 낙원이는 복날 개 패듯이 딜을 퍼부었다. 전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훈이와 낙원이가 맡았던 녀석은 곤죽이 되어 버렸고, 그사이에 만수와 내가 한 마리를 전투 불능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놨다.


태훈이와 낙원이가 나머지 한 마리를 순식간에 처리하면서 첫 전투가 싱겁게 끝나버렸다.


“다들 제법이네.”


“도베르 정도는 껌이지!”


“다섯 마리까지는 한 번에 몰아 잡을 수도 있겠는데?”


“인당 한 마리씩?”


“원거 딜러는 빼줘야지!”


도베르 세 마리를 순식간에 정리하고 부산물을 챙기면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도베르 시체를 해체하는 실력들도 모두 수준급이었다.


C급 던전부터는 짐꾼을 데리고 가지만, D급 던전은 수입이 빠듯해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간만에 도베르 고기나 좀 구워 먹을까?”


“그것도 나쁘지 않지. 연하진 않아도 나름 쫄깃해서 술안주로 괜찮아.”


“시간 얼마 없으니까 서두르자.”


만수의 말에 잠시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엘릭서 파우더의 부작용이 오기 전에 여러 군데를 다녀야 하니까....


‘몇 군데나 돌 수 있을까?’


C급으로 서너 군데 정도 돌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 전에 엘릭서 파우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들 그게 두려운 거다.


말이 엘릭서 파우더 부작용이지 쉽게 말하자면 능력치가 떨어지면 죽을 만큼 지독한 통증이 찾아오는 거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각성 이전의 일반인 수준으로 능력치가 떨어지게 된다. 거기에 급격한 노화로 찾아오는 합병증과 죽을 때까지 주기적으로 발작하는 통증에 시달리게 되는 거다.


이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엘릭서 파우더를 처음 복용한 이들 중에 생존해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들 지독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거나 아니면 합병증으로 사망을 했으니까 말이다.


‘내가 미쳤지........’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엘릭서 파우더를 사용하고 부작용이 오면 모두 동반 자살을 약속했으니까 말이다.


노후를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으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던 놈이 엘릭서 파우더라니....


분위기에 휩쓸려 의기투합을 하고 엘릭서 파우더를 흡입하고 덜컥 겁이 나기도 했지만, 이대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각성자였던 몸이라 그냥저냥 살다 보면 아마 100세도 우습게 넘길 게 뻔하다. 아직 50년도 채 못 채웠는데 사는 게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 60년, 70년이 될지도 모르는 남은 긴 세월을 궁핍하게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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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8장. 시간을 거스르는 자. (2) 19.04.19 2,439 49 7쪽
20 제8장. 시간을 거스르는 자. +1 19.04.18 2,519 5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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