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마록(狂魔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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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107
작품등록일 :
2019.04.0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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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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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문

DUMMY

악양루.

삼국시대 오나라의 수군사령관 노숙이 본진을 설치했던 곳.

그리고 불운한 천재 주유의 전설과 남편만큼이나 유명한 그의 아내의 무덤과 숱한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이곳 악양에서도 단연 최고의 명물로 손꼽히는 곳이다.

높이 솟아올라 동정호를 내려다보는 악양루를 올려다보는 사람이 있다.

악양루가 보이는 호숫가의 넓은 공터에 자리한 바위위에 앉아있는 사람.


무적이 멍하니 악양루를 올려다보며 앉아있다.

호숫가에 앉기 위해 누가 가져다 놓은 건지....

아니면 자연의 조화로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 바위인지....

남자 두 명은 능히 앉을 만한 평평한 바위에 커다란 철판 같은 칼을 가슴에 품듯이 안고 있는 무적.

아무 생각없이 망중한을 즐기는 것인가?

아니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가?

그렇게 멍하니 앞을 보는 무적의 눈에 멀리서 다가오는 사냥개의 모습이 보였다.


기다렸어....?

장 오가 살짝 놀란다.

저자는 정말로 혼자서 백골문을 상대할 작정인가?

고개를 돌려 상문객을 보자 옅은 미소가 어리는 얼굴이 섬뜩한 느낌이 든다.

진즉에 도망갔어야 했는데.....

뭐 먹을 게 있다고 이 사악한 자들의 방파에 몸을 맡겨서....

"저 잔가?"

들을 때마다 사람의 신경을 긁는 기분 나쁜 음성.

아마도 그것 때문에 상문객은 문주와 이야기 할 때는 항상 짧게 대답만 할 뿐 긴 이야기는 피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르겠습니다."

발자국의 흔적이 틀림없이 저자가 흉수라고 가리키지만 장 오는 확답을 피했다.

결정과 뒤처리는 상문객의 몫.

자신의 역할은 어차피 여기까지다.

가볍게 끄덕이는 상문객의 머리 짓에 무적을 향해 몸을 날리는 백골대의 무인들.

그리고 뒤로 몸을 빼는 장 오.


장 오의 몸을 사리는 모습에 상문객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 천천히 무적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뒤쪽은 동정호.

그리고 나머지 삼면은 자신의 수하들이 막고 있다.

무적을 향해 다가가며 상문객의 입이 열린다.

"네놈은 누구지?"

상대의 눈이 자신을 향한다.


무적은 다가오는 상문객을 똑바로 쳐다봤다.

상문객이라는 별호처럼 정말로 상복을 입고 있는 모습.

거기에 더해 머리에 새끼줄로 묶은 천까지 덮어쓰고 있다.

어쨌거나 자신이 가장 원하는 모양새가 됐다.

백골문주를 만나는 것보다 저자를 먼저 만나야한다.

상대의 능력을 확인하기위해....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기위해....

그리고 길 평....

너의 복수를 위해서....

"네 목을 치면 그 고자가 나오는가?"


무적을 향해 발을 내딛던 상문객이 멈칫한다.

고자....?

자신들의 문주가 백골공을 익히는 과정에서 고자가 된 사실을 아는 자는 별로 없다.

그런데 저자가....

아니 그보다 저 침착한 태도는?

문득 맹룡과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설마 저자가 맹룡이라는 건가....?

용맹한 용이 강을 건넌다.

주위를 둘러싼 육십 명의 무인들은 신경도 쓰지않고 자신만 보고 있는 눈.

좋지....않다!

자신은 강북십흉의 일인으로 불리지만 다른 십흉에 비해 한 수가량 뒤쳐진다.

그래도 아무도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뒤에 백골문이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눈치.

남들보다 눈치가 빠르다.

자신보다 강한 자와는 절대로 부딪치지 않는 눈치.

그리고 불리하다 싶으면 언제라도 도망갈 줄 안다.

이자는....

자신의 본능이 도망가라고 외친다.

"쳐!"

수하들을 향해 짧게 한 소리를 지르며 내딛던 발을 뒤로 빼 물러났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광경.


삐윳!

상대의 손에 들린 철판이 움직인다.

크악!

악!

철판이 사선을 그리고 상대를 덮치는 수하들의 목이 허공으로 날아다닌다.

드물게 잘펴진 팔 다리도....

무슨 고기 자르는 칼 같은 무식한 철판에는 도기도 도강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무처럼 잘려져 나가는 수하들의 목.

저럴수가....

놀라는 상문객의 눈에 상대가 수하들을 향해 몸을 돌리는 모습이 보인다.

빈틈!

하지만....

상문객은 무적의 빈틈을 보고도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자신이 없다....

몇 번의 칼질에 상대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도망가야 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바로 그 순간, 또렷히 눈에 들어오는 빈틈.

철판을 휘두르는 상대의 옆구리에 빈 틈이 보인다.

저 빈틈이라면 실패해도 빨리 발을 뺄 수가 있다.

유혹을 이기지 못한 상문객이 자신의 검을 들었다.

그리고 무적의 옆구리에 보이는 빈틈을 한 점으로 자신의 자신의 모든 공력을 실은 검을 강하게 밀어넣었다.

쩡!

윽....?

손아귀를 울리는 충격.

언제....?

자신의 검을 막은 상대의 칼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인다.

빈틈이 아니라....유인?

그리고 분명히 도기도 도강도 보이지 않던 상대의 칼이....?

전신을 타고 올라오는 충격.

도강....?

아니 전사력인가....?

충격에 손을 벗어나려는 검을 뭄켜쥐며 빠르게 뒤로 몸을 날리는 눈에 자신을 향하는 상대의 철판이 보인다.

삐윳!

크윽....!

무릎아래로 차가운 감촉이 느껴진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닥을 구르는 자신의 몸.

힘겹게 고개를 들자 상대의 철판이 작은 두 개의 원을 그리는 것이 보인다.

삐윳!

삐윳!

스윽....!

서걱....!

고기 자르는 소리와 함께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수십 조각으로 잘려 날아가는 수하들.

으으으....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옹알이 같은 비명과 함께 일어나려하자....

윽!

생살을 헤집는 고통.

자신의 두 무릎아래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는다.

끄아악!

잘려나간 두 다리를 인식하자 몰려오는 고통.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신의 눈에 가볍게 움직이는 상대의 칼이 보인다.

크악!

어디를 잘린 건가....?

화끈한 느낌과 함께 전신의 피가 아래로 몰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기 위해 벌린 입 안을 가득 채우는 이물감.

퉤....크악!

이물질을 뱉어내려는 순간 또 다시 몰려오는 고통.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자 입속의 이물질이 목에 걸린다.

쿨럭!

쿨럭!

기도가 막혀 심한 헛기침을 하며 일어서려 하지만....

팔이....없다?

조금 전 그 고통이....?

바닥을 집고 일어설 두 손도 두 발도 없이 몸뚱이만으로 바닥을 꿈틀거리며 입속의 이물질을 뱉어냈다.

아?

눈에 익은 물건.

피가 빠져 줄어든 체 흐물흐물해진 자신의 양물이 보인다.

이....이....!

억지로 기를 끌어올리지만....

하물이 잘릴 때 단전도 건드린 것인가?

한점의 기운도 올릴 수 없이 사지를 통해 빠져나가는 자신의 피.

희미해지는 의식속에서 상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길 평의 빚이야...."

길 평....?

누구....

아!

그 뚱뚱한 여인의 곁을 지키게 해 달라던....

"지금 네 목을 치면 너무 편하겠지...."

무적의 발이 올라간다.

빠드득....!

끄윽....!

어디를 밟는 것인가?

상문객의 입에서 고통의 신음이 나온다.


상문객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무적이 등을 돌린다.

길 평.... 네게 한 약속은 지켰다.

만신창이가 된 상문객의 모습에 야릇한 기분도 든다.

내가 이렇게 잔인했었나....?

천천히 앞을 보자 바닥에 주저앉아 벌벌떨고 있는 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역겨운 냄새.

상대의 바지가 엉망으로 젖은 것이 보였다.

"이름이 뭐지?"


"장....오. 장 오라고 합니다."

장 오는 자신이 무슨 정신으로 입을 열어 말하는지 의식도 못햇다.

반사적으로 상대의 물음에 입을 열어 말하는 자신.

"백골문에 저자보다 강한 자가 몇이나 되지?"

"백골문에는....백골문에는 저 자보다 강한 자가 세 명이 있습니다."

세 명?

"누구지?"

장 오가 깊이 숨을 들이쉰다.

하지만.... 진정되지 않고 떨리는 몸.

"문주님과 두 분 당주님이...."

무적의 눈이 반짝한다.

"백골문주는 얼마나 강하지....저 상문객이라는 자와 비교해서...."

"문주는....문주님은 백대고수라는 강호의 잣대로 잴 수 없는 분이라....저는...."

그런가....?

하지만 나도 강하다.

"가자."


장 오는 횡설수설하듯 뱉어내는 말사이로 상대의 말을 들었다.

가다니....어디로?

어리둥절한 자신을 보는 상대의 눈동자가 보인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색의 눈동자.

눈동자의 주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백골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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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막씨세가 19.09.18 1,044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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