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마록(狂魔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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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m107
작품등록일 :
2019.04.01 14:18
최근연재일 :
2019.11.0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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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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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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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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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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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구원(舊怨)

DUMMY

뭐야....?

도 명기가 눈을 부라린다.

한철삭에 묶여 있으면서도 전혀 놀라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기분에 찜찜했지만.... 그래도 설마 했다.

그런데 저 태도는....

좋지 않다!


파앗!

직접 손을 쓰기위해 빠르게 몸을 날리는 자신의 눈에 군 자명의 검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응....?

떨어지는 검을 군 자명이 살짝 차올리고....

검 집을 빠져나온 검이 군 자명의 손에 잡힌다.

그리고....

팽이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군 자명의 몸과 힘없이 당겨져 오는 쇠사슬을 쥔 무인들.

아....!

당황스러워 하는 도 명기의 눈에....

서걱!

무 자르는 소리와 함께 잘려져 나가는 쇠사슬과....

짙은 핏줄기와 함께 허공으로 솟구치는 무인들의 목이 눈에 들어온다.

한철삭이....?


자신이 상대의 몸에 닿기도 전에 눈깜빡할 사이에 벌어진 일.

놀라서 날아가던 속도보다 빠르게 바닥을 차며 뒤로 몸을 빼는 도 명기와....

슈웃!

검과 함께 도 명기를 향해 몸을 날리는 군 자명.

서걱!

야릇한 소리와 함께 도 명기의 몸을 지나가는 군 자명.

그리고....

날아가는 몸뚱이에서 본래 떨어져있던 물건처럼 흘러내리는 도 명기의 목과....

머리도 없이 몇 번 더 발을 떼던 도 명기의 목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힘없이 쓰러지는 도 명기의 몸뚱아리.


아....?

살아남은 몇 몇 무인들이 멍한 눈으로 도 명기의 몸을 본다.

마치 잃어버린 목을 찾는 것처럼 바닥을 꿈틀거리는 몸과 흥건한 핏자국....

검 한 번 휘둘러 한철삭을 자르고 동료들의 목을 잘랐다.

그리고 빠르게 몸을 날리는 도 명기보다 더 빠르게 날아가 도 명기의 목을....

속도도 속도지만.... 원래 검이란 것이 찌르는 것에 특화된 무기다.

물론 베기도 하지만 자르는 것에는 도보다 못하고....

그런데 검 한 번 휘둘러 이렇게....?

"데려가라!"

싸늘한 일갈에 남아있던 무인들이 깜짝 놀라 서로를 돌아본다.

자신들이 지키던 소각주의 시체를 가지고 돌아간다면....

어차피 죽는다.

이빨을 악물며 빠르게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군 자명을 둘러싸는 원형진을 만드는 무인들.

"너희들이 여기서 죽어나 돌아가서 죽어나 같다면 적어도 누가 저 자를 죽였는지는 알려주고 죽어야 하지 않느냐?"

움찔!

군 자명의 말에 놀라는 비마각의 무인들.....

"내 이름은 군 자명이다. 당분간 한중에 머물 것이니.... 그렇게 전해라."

싸늘한 말과 함께 군 자명이 몸을 돌린다.

그리고....

주춤주춤 원형진을 풀며 길을 터주는 비마각의 무인들.

기다린다.

내가 갈 수 없다면 그들이 모두 올 때까지....

망할 놈의 흑우지약黑雨之約....!



물수건으로 정성스럽게 자신의 몸을 닦는 여인의 손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병자가 침상에 오래 누워있게 되면 욕창이 생긴다.

그래서 오랜 침상생활을 하는 환자들의 몸을 자주 닦아준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다.

하지만....

그것도 친 혈육이나 부부는 돼야 가능한 이야기다.

자신과는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저 여인이....

그리고 젊은 여인의 손길에 반응을 보이는 자신의 몸과....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것인지 자신의 반응에 떨리던 여인의 손길은 느낄 수 없다.

돌겠네....


윽....!

갑자기 어디를 건드린 것인지 눈물이 날 것 같은 통증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상체가 들려진다.

그리고....

일어나 앉다시피한 자신을 묘한 눈으로 바라보는 여인.

털썩!

거짓말처럼 일으켰던 상반신이 다시 침대로 넘어진다.

이 통증은 뭔가....?

웬만한 통증은 모두 사라진 지금에 와서 이 끔직한 통증은 ....?

"흠.... 저 다리는 안 되겠는데요?"

응....?

언제 와 있었지?

맹노의 음성에 신녀의 손이 빠르게 움직인다.

"알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가?

분명히 자신의 이야기가 틀림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은 볼 수도 알아들을 수도 없다.

가만....?

분명히 다리라고 하지 않았나....?

다리라는 말을 떠올리자 문득 오른쪽 다리가 생각난다.

부서졌던 것이 자신의 오른쪽 무릎이었던가....?

온 신경을 오른쪽 다리로 가져간다.

은은히 느껴지는 통증.

감각이 느껴지는 다른 곳과는 다르게 통증외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완전히 망가진 건가?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조용한 맹노의 음성이 들린다.

무엇을 시작한다고....?


궁금증을 느낄 틈도 없이 맹노가 자신을 들쳐 업는다.

윽....!

온 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 속에 천정밖에 볼 수 없었던 자신의 눈에 방의 전경이 들어온다.

맨땅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침상하나.

지금까지 저곳에 누워있었는가?

삐걱!

허술한 문이 열리며 자신을 업은 맹노가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울창한 숲.

빽빽한 숲의 나무를 베어내고 집을 지은 듯 집주위를 둘러싸고 빽빽한 숲만 보인다.

산 속인가....?

저벅! 저벅!

맹노의 발걸음소리와 함께 눈앞으로 다가오는 커다란 통이 하나 보인다.

아름드리 고목을 베어내고 반을 잘라 속을 파낸 것 같은 모습의 통.

어찌 보면 마치 여물통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 둘은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통속에 찰랑거리는 액체.

우유빛깔의 흰 액체 속에 언뜻언뜻 떠오르는 푸른 빛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뭐지....?

조심스럽게 통속에 자신을 눕히는 맹노.

찰랑찰랑....!

자신의 코앞에서 찰랑거리는 액체와 함께 맹노의 손이 머리에 닿고....

웁!

뭐하는 짓이야!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소리치자 입안으로 진한 액체가 밀려 들어온다.

뽀글....! 뽀글....!

움직이지도 숨을 쉴 수도 없는 답답함 속에....

갑자기 정수리를 타고 들어오는 뜨거운 기운.

억.....!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뜨거운 기운이 머리를 통해 경추를 타고 내려온다.

동시에 전신을 울리는 짜릿한 느낌이 한 순간에 발바닥의 용천혈까지 내려와 경혈을 자극한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지는 머리를 누르는 압력.

푸앗!

무적의 머리가 통 위로 올라오고....

쿨럭....! 쿨럭....!

격렬한 기침과 함께 무적이 폐에 찬 물을 뱉어낸다.

아....?

또렷이 느껴지는 전신의 감각과 함께 통의 테두리를 쥐고 있는 자신의 두 손이 보인다.

내가 움직였어....?

놀라서 고개를 들자 자신을 보고 있는 탈색된 두 개의 눈동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희미한 미소와 함께....

다시 자신의 머리를 누르는 맹노의 손.


첨벙! 첨벙!

숨도 쉴 수 없는 답답함에 몸부림을 치는 자신이 느껴진다.

그리고....

또 다시 느껴지는 벼락같은 자극.

푸앗....!

헉....! 헉....!

격한 숨소리와 함께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목이 뚫렸나....?

그리고 다시 머리를 누르는 맹노의 손길....

이런 미친....


얼마나 물을 먹은 것인가?

한참을 통속에 담겼다 나오기를 반복한 무적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헉! 헉!

하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전신의 감각과 통의 옆면에 있는 테두리를 꽉 쥔 자신의 두 손.

움직일 수 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맹노를 본다.

아....?

온 얼굴을 덮고 있는 굵은 땀방울과 갑자기 십 년은 더 늙어 보이는 맹노의 모습.

나를 치료하느라....?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말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결국 목소리는 잃어버린 것인가....?

"오늘은 이만하자...."

자신에게 하대를 하는 맹노의 음성이 쉰 것처럼 탁하다.

왜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나를 치료해 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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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마안(魔眼) 19.09.10 1,145 16 10쪽
67 구원(舊怨) 19.09.08 1,270 16 9쪽
» 구원(舊怨) 19.09.06 1,157 1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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