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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문
작품등록일 :
2019.04.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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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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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지와 아이들 7

DUMMY

우리의 2집 활동은 홍보가 필요 없었다. 우리가 활동도 하기 전에 이미 모든 방송에선 연일 우리의 뉴스를 쏟아내고 있었다.

우리의 다음 앨범 준비를 위한 잠적을 두고 해체설과 사망설이 나돌았었는데. 우리에 대해 보도할 것이 없었던 언론이 이것을 비중 있게 다루는 바람에 한동안 나는 전화통을 붙들고 살아야했다. 앨범 후반 작업을 LA에서 했는데. 어느 날 식사를 마치고 근처 공원에서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어슬렁거리던 우리의 모습이 현지 교민에게 들켰고 다음 날부터 서울에서 파견된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달려드는 바람에. 우린 밤에만 스튜디오와 숙소를 오가야 했다.

구체적인 2집 활동 시기를 발표하자 그때부터 방송은

'타이지와 아이들 2집 D - 13, D - 12, D - 11 .......'

카운터를 하며 팬들의 기대를 마구마구 부추겼다. 초동 선주문 예약만 50만장이었고 각 방송국의 PD들이며 심지어는 국장급 인사까지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출연 계약을 하자고 사무실 건물로 찾아왔다.

드디어 2집 앨범 발매 당일, 이미 각 방송마다 특종이다 뭐다 해서 떡밥을 엄청나게 뿌려댄 탓에 궁금해 미칠 지경이 되어있었던 10대 청소년들은 방과 후를 기다리지 못해 학교 담을 넘어 앨범을 사 올 정도였고 아예 조퇴를 하는 등. 학교 주변의 동네 레코드 가게는 순식간에 우리의 앨범이 매진되어 버렸다. 큰 레코드 상점에서도 다 팔려 동이 나자. 그들은 번호표를 나눠줘서 돌려보냈다고 한다. 미리 결과를 말하자면 우리 타이지와 아이들의 2집 앨범은 더블 플레티넘. 200만장이 넘게 팔렸다. 그때까지 처음 있었던 최고 판매 기록이었다.

노래방마다 '타이지와 아이들 신곡 있어요'가 안 붙어 있으면 장사가 안될 정도였고 가요 순위 프로에서도 어떤 곳은 발매 첫 주에 바로 1위를 시켜주는가 하면. 가요 톱텐의 경우 첫 주에 3위를 시켜주었지만, 우리의 무대만 보고 관객들이 나가버리는 바람에 1, 2위 가수들이 머쓱해지는 무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정말로 나는 황제라도 된 기분이었다. 방송국이며 신문사며 국장급들이 나에게 밥 한번 먹자고 사정을 하였고. 몰려드는 CF를 시간이 없어 못 찍을 정도였다. 우리가 출연하면 시청률이 치솟았고 우리가 CF를 찍은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예전 1집 앨범 홍보 때 타이틀 곡을 표시 안 하고 줬다고 쌍욕을 하던 피디는 방송국 복도에서 만나자

"이번에 2집 앨범 좀 하나 갖다줘."

하고 비굴한 듯 실실 웃으며 말했다.

"다들 자기 프로에서 틀겠다고 가져가는 바람에 CD를 구할 수가 없네."

난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이거 어쩌죠? 깜빡하고 차에 두고 왔는데...."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변명이었다. 하지만 나의 그 같은 변명에 피디는 순간 당황하더니 금세 낯빛을 바꾸고는

"아... 그래? 하는 수 없지. 내가 사야지 뭐. 그보다 우리 프로에 언제 한 번 나와야지?"

하며 비굴 모드로 내게 생글생글 웃었다. 아! 그 순간 이 치솟는 희열이란! 이 맛에 연예 기획사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느 날. 예능 프로 출연이 있어 멤버들과 대기실로 향하는데 입구 쪽 문에 붙어있는 이름을 보고 난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하은비'

다른 여배우 이름도 옆에 있었으나 내 눈엔 들어오지 않았고 오로지 '하은비'란 세 글자만 선명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난 멤버들을 대기실로 안내해주고 바로 나와서 하은비가 있는 대기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라는 말에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작은 대기실에 은비와 은비의 어머니가 앉아있었다.

"어머!"

은비는 날 보고 깜짝 놀랐다.

"오랜만이에요."

난 은비에게 그렇게 인사했고 은비의 어머니에게도 깍듯하게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민기라고 합니다. 타이지와 아이들 매니저를 맡고 있고요. 또 은비 씨와 대학 동창입니다."

"아 그래요."

타이지와 아이들 매니저라는 말에 은비는 한 번 더 놀란 표정이었다.

"정말이요? 정말 타이지와 아이들 매니저예요?"

"네."

난 은비 앞에 다가서며 말했다.

"내가 그랬잖아요. 매니저가 되겠다고."

은비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정확히 말하면 은비 씨의 매니저가 되겠다고 했었죠."

은비 엄마가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우리 쪽을 쳐다봤다.

은비는 기억난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날 깐느로 보내주겠다고 했어요. 기억나요?"

"물론 기억하죠."

은비가 깔깔 웃으며 엄마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엄마! 이분이 나 깐느 보내준대. 나 이분 회사로 들어갈까? 안 그래도 엄마 요즘 힘든데. 그럴까?"

"깐느? 깐느가 왜? 뭐 하는 댄대?"

은비 엄마는 배우인 딸의 매니저를 하면서도 깐느 영화제도 모르는 눈치였다. 하기는 이 당시는 깐느 영화제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은비는 엄마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날 빤히 바라보며. 그렇게 우린 서로 마주 보며 잠시 웃었다.

난 은비 엄마에게 말해주었다.

"어머니! 깐느라고 프랑스에 도신데요. 거기 영화제가 열려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영화제죠. 제가 은비씨한테 저희 회사에 오면 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타게 해준다고 했거든요."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은비 엄마는 나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새침해진 얼굴로 대답하기를

"그래요? 가수 매니저 하면서 그렇게 되나? 연기자 매니저랑 가수 매니저랑 완전히 달라요. 모르셔서 그래."

어색해진 분위기에 난 '그런가요?'하고 대충 얼버무렸다. 대신

"반가웠어요. 또 봐요."

하고 슬쩍 은비에게 명함을 건넸고 은비는 엄마 모르게 내가 건넨 명함을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마치 부모님 몰래 비밀 연애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


지방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그곳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문화인과 연예인이 참가하는 행사로 꽤 큰 규모의 쇼였다. 이날은 정부 인사며 문화계 쪽에 유명 인사들이 많이 참석하는 자리라 나도 정장을 빼입고 멤버들과 함께 했다. 쇼는 훌륭하게 잘 진행되었다. 그리고 뒤풀이 형식의 만찬도 유익했다. 유명한 멤버들 덕분에 나도 유명 인사들 앞에서 덩달아 대접을 받는 분위기여서 난 으쓱하는 기분에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고속도로로 들어가기 전, 세 대의 검정 세단이 나타나 우리의 차를 막아섰다.

"뭐야?"

느낌이 좋지 않았다. 한가한 국도변이었고 그리고 세 대의 검정 세단에서 내린 인물들은 하나같이 짧은 스포츠머리에 검정 정장의 조폭들이었다.

난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운전석에는 로드매니저인 광수가 있었다. 185센치에 100킬로 이상 나가는 거구에 무술 유단자였다. 그리고 뒤에는 우리 타이지와 아이들 멤버들.

"잠깐 좀 내려보시죠."

한 녀석이 창문을 두드리며 그렇게 말했다. 난 녀석에게 방금 우리는 정부 행사에 다녀오는 길이며 곧 뒤이어 경찰이며 국회의원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뭐라고요?"

하지만 녀석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나의 말에 콧방귀를 뀌더니 나에게 내리라고 했다.

정말 내리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계속 버틸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내렸다.

"당신이 여기 책임자요?"

넓적한 얼굴의 녀석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소만."

내가 그렇게 대답하는 순간.

광수가 날 보호하기 위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런데

"이봐. 가만히 있어."

한 녀석이 그렇게 말했고 순간 광수의 양옆으로 두 놈이 팔짱을 끼며 붙었다. 광수는 이것을 뿌리치려 했고 그러자 넓적한 얼굴이 갑자기 달려나가더니 광수의 복부에 사정없이 발길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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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HUT 19.04.13 1,094 13 10쪽
11 타이지와 아이들 8 +5 19.04.11 1,121 11 12쪽
» 타이지와 아이들 7 19.04.10 1,081 19 8쪽
9 타이지와 아이들 6 +2 19.04.09 1,072 23 10쪽
8 타이지와 아이들 5 +3 19.04.08 1,117 14 12쪽
7 타이지와 아이들 4 +2 19.04.07 1,157 12 9쪽
6 타이지와 아이들 3 +2 19.04.06 1,217 14 10쪽
5 타이지와 아이들 2 +4 19.04.05 1,286 20 10쪽
4 타이지와 아이들 1 +2 19.04.04 1,392 16 9쪽
3 그룹 시나브로 +2 19.04.03 1,593 16 11쪽
2 환생 +9 19.04.02 1,696 27 12쪽
1 내 이름은 김민기 +8 19.04.01 2,014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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