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을 전승해 SSㅔ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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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공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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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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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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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게임 환승

DUMMY

<온리원 만렙찍고 삭제 실화냐?(수정)>

랭킹창에 온리원 사라져가지고

버그 터졌나 해서 찾아봤는데

버그가 아니라 진짜 삭제한 거였다 ㄷㄷ 리얼루.

+ 증거 추가한다.

친구창 목록이랑, 길드창 길드원에서 온리원 사라진 거.

그리고 계정 검색해본 거.

캐릭터명 검색해보니까 없는 거로 뜸.

+ 지금 레벨 1짜리가 캐릭명 먹었네ㅋㅋㅋㅋ


- ? 뭔소리

- 그냥 버그 아님?

- 주작 지랄노

- 야 진짜다 없어. 나 친창 추가되있는데 아예 안 뜬다.

- 나 길원인데 어제 만렙찍고 길드챗 했는데... 길원목록에 없네?

- 그냥 길드 탈퇴하고 친구 차단한 거 아냐?

- 님들 이거 비밀인데 만렙의 전당으로 옮겨진거임ㅋㅋ

- 만렙찍고 랭킹 0위되서 투명해진거임 감히 볼 수 없음 ㄹㅇ

- 만렙도 못찍은 쪼렙들이랑 같이 못 있겠다고 했음.


순간 목구멍에 넘어가려던 음식이 튀어나올 뻔 했다.


'야. 뭔 개소리를. 주작도 정성이네.'


캐릭터 삭제를 할 리가 없잖은가.

그런데, 이 가시지 않은 불안함은 무엇일까.

수현은 글을 몇번이고도 읽었다.

그 와중 댓글이 몇백개나 달려있었다.

댓글들이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밑으로 갈수록 본 글에 긍정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것들이 단체로 사기를 치나?'


불안함이 점점 커졌다.

황급히 뒤로 가기를 누르고 다른 게시글도 살펴봤다.

커뮤니티 게시판이 난리가 나 있었다.

인기글 중 대다수가 그의 캐릭터 삭제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온리원이다.>

lv.1 Only One

봤듯이 내가 온리원이다.

어제 만렙 찍은 후에 갑자기 레벨이 1로 되었고, 모든 걸 잃어버렸다.

처음엔 절망했으나, 마침내 진실을 알아냈다.

내가 회귀했다는 것을.

만렙을 이루어내면 회귀의 권능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허망함도 잠시, 이건 새로운 기회다.

이 세상에 고한다.

나는 이제부터 히든 피스를 독식하고 다시 정점에 도달한다.


- ㅋㅋㅋㅋㅋㅋ이거 뭐냐

- 그새 캐릭 만들었네ㅋㅋㅋㅋㅋ

- 실화냐? 캐릭명 먹었네 ㅊㅋ

- 호갱님 회귀 축하드립니다^^

- 회귀 컨셉 무엇

- 이겜에 캐릭명 변경권같은게 있었냐?

ㄴ 그런거 없다.

- ㅁㅊ... 이거보니까 삭제한거 확실한가본데?


<제가 온리원입니다.>

lv.98 On1y 0ne

아 쒸 ^^ 분명 렙업했는데 오히려 렙이 줄어들었는데요?

게다가 랭킹창도 사라지구요.

영자님들 이거 심각한 버그 아닙니까? 당장 점검좀 해주세요.

레벨 100으로 되돌려주십쇼.

랭킹도 1위로 갱신해주시구요.


- 짭온리야 나대지마

- 관종끼 발동됨

- 속는 흑우 없지?


<온리원 뉴비컨셉하더니 찐뉴비가 되어버린거심>

컨셉에 먹혀버린거임 ㅇㅇ


<그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러 간 거다.>

뉴비의 꿈을.

아무리 고인물이 뉴비를 닯고자 해도 고인물일 뿐.

이에 <삭제>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되었고,

비로소 꿈은 이루어졌다......


<야 그럼 온리원 장비 템들 다 풀리는거임?>

나뭇가지 내가 먹는다.

- 난 아튬

- 난 광휘

- 그래서 레벨이?

- 늬들이 얻을수 있긴 하냐ㅋㅋㅋ


게시판 상태가 혼돈 파괴 망각이었다.

전체를 둘러보고 나니...

본능이 외쳤다. 이거 진짜라고.

그럼에도 수현의 이성은 부정했다.


'삭제버튼은 누른적도 없었는데!'


수현은 황급히 움직였다.

옷을 챙겨입고 나가 가까운 피씨방으로 달려갔다.

자리를 잡고 컴퓨터를 키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직접 확인해봐야지. 눈으로 보지 않은 이상.'


바로 로그인을 하고 게임을 실행했다.

인트로 화면이 떴다.

여기까진 전과 똑같았다.

캐릭터창에 들어가고자 마우스를 클릭했다.

그 클릭질 한번이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인트로 화면이 바뀌었고.

......

텅 빈 화면이 나타났다.


'어? 왜...'


분명 캐릭터 선택창인데.

아무것도 없었다.

수현의 정신이 멍해졌다.

아이디를 잘못 들어간 건가?

그러나 다시 로그아웃하고 들어가 봐도 마찬가지였다.


한참 후,

수현은 이윽고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현실이 그의 눈앞에 들이닥치며 정신을 강타했으니.


'진짜야......'


망연자실했다.

한동안 피씨방 컴퓨터 앞에서 멍하니 있는 중,

정신을 차렸다.


'분명 버그다. 아니, 도대체 뭘 건드렸길래 만렙캐릭이 사라지냐? 게임사에 문의해봐야겠다.'


설마 이 대사건을 방치하진 않겠지.

일단 메일 보내보고 늦으면 본사에 쳐들어간다.

당장 고객센터에 들어가서 내용을 작성하는 중이었다.


화아아아

갑작스레 그의 앞에 익숙한 창이 나타났다.


[게임 시작]


'어? 안 불러냈는데.'


그리고,

창이 저절로 눌렸다.

엥?

화아아아

순간적으로 밝은 빛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 듯,

게임에만 열중한 상태였다.

도전자의 인터페이스는 보통 다른이들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 당연한 현상이었다.


혹시?

수현의 영감이 번뜩였다.


'갑자기 나온 게 지금 이 사건과 관계있는걸까?'


추측을 넘어 확신이 들었다.

수현은 기다렸다.

이 다음엔 도입부 화면이 나타나겠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타난 화면은 그가 예상했던 게 아니었다.

어?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이거 내가 한 게임 화면이잖아!'


화면 중심엔 3인칭 시점으로 그의 만렙 캐릭터가 있었다.

아니, 아직은 만렙에 도달하기 직전인 상태인가.

캐릭터는 최종 보스를 레이드하고있었다.

막바지에 이른 상황.

마침내 체력 바가 검게 물들고, 보스가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컴퓨터 화면이 빛으로 뒤덮였다.


'이때 만렙을 찍었지.'


그 이후의 상황도 쭉 재생되었다.

전체창, 친구창, 길드창, 편지창 뭐든 간에,

예외없이 만렙축하 메시지가 날아오며

화면 전체가 메시지로 뒤덮였다.


'이건 엊그제 플레이 했던 거랑 똑같잖아.

그런데 왜 하필 여기에 나오는거야?

무슨 의도로 보여주는거지?'


그러던 와중.

화면 속에 이변이 발생했다.

그 광경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게임 캐릭터 옆에 오팔빛 실금이 생기며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떠한 문양을 이루었는데,


'균열이 왜 저기서 나와? 어어!'


균열은 점점 위아래로 뻗어나가 어떠한 형상을 이루었다.

그 형상이.


'탑이잖아!'


게임 속인 어두침침한 보스방에 현실의 새하얀 탑이 드러나 빛을 발산하는 광경, 부조화였다.

게다가 자신이 게임을 하는 중 이런 적은 없었는데.


놀랄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탑이 생긴 후,

자신의 캐릭이 그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게임치곤 나름 괜찮지만 인위적일 수 밖에 없는 움직임,

그런데 왠지 점점 자연스러워진 것 같았다.


탑 앞에 이른 캐릭터는,

탑 표면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화아아아

탑에서 오팔 빛이 뿜어져 나와 캐릭터를 삼켰다.

빛이 사라진 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자,

쩌적

갑자기 화면에 금이가고 갈라지며,

화면이 깨져 산산조각나기 시작했다.

깨진 부분은 칠흑같이 검었다.

떠올랐던 메시지 창들이 부서지고,

인터페이스 창이 갈라지고,

풍경 그래픽이 무너졌다.


이윽고 화면은 검게 물들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지?'


문득 새하얀 창이 떠올랐다.

이질적인 느낌을 풍기는 것이.


[이전의 게임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허상은 허사일 뿐.]


그의 상황을 다 아는 듯.


[허나 권능으로

그가 이룬 기록과 흐름은 탑으로 흘러 들어가

법칙과 흐름에 따라

허상은 실재로 현현하니.

이에 가상의 기록은 소멸하였다.]


'이거. 설마 네가.'


[새 게임을 시작하라

탑에 접속하라.

탑을 플레이하라

탑을 클리어하라

......

엔딩을 이루어라

그것이 게이머의 본질이니.]


화아아아아

검은 화면이 오팔 빛 균열로 가득 찼다.


수현의 의문에 종지부를 찍듯, 창이 나왔다.


[이전 게임 데이터를 복구하면, 탑의 기록은 모두 영원히 삭제됩니다.

'게임 시작'을 하면 '탑 RPG'에 접속합니다. 이전 게임 데이터는 모두 영원히 삭제됩니다.]

[이전 게임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새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이윽고 깨달았다.


'캐릭터가 삭제된 게 결국 탑 때문이었냐...'


도대체 어떻게?

의문이 떠오르며 상식적으로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지만,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탑에선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탑의 존재 자체부터 초과학적이지 않은가.


'하긴, 게임 데이터를 탑에 복사할 정도니까...'


해답을 알아내니, 묘하게도 흥분했던 마음이 저절로 가라앉았다.

지금 이 순간, 수현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두 개의 선택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하나는 영원히 사라진다니.


"뭐 이런게 다 있냐... 둘 다 하면 안 돼?

내 게임도 하고 탑도 오르면 안되냐고."


그렇게 한탄을 내뱉어봐도 묵묵부답이었다.

안 됀다는 건가.

수현은 고뇌했다.


아니면,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을수도 있겠다.


'뭐 그깟 그 게임 안할수도 있고,

까지껏 탑에 안들어가도 되지.'


그래서 둘 다 안할수도 있지만...

정말로 그렇게 될 까?

수현은 이게 불가능한 가정이란 걸 깨달았다.

한동안은 안 할 수도 있겠지만, 후회할 것이었다.

이 둘은 이미 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하나는 여태까지 그의 삶을 바쳤고,

하나는 앞으로 그의 삶을 바칠만한 것이니.


'무엇을 선택할까. 난 어떻게 하고싶지?'


앞 메세지들은 왠지 모르지만 자신이 탑에 오르기를 권하고 있다.

아니 이정도면 권하는것보단 더 강한 어조인가.

그리고 선택지가 나타났다.

이전 게임. 즉, 컴퓨터 게임을 할 지,

새 게임. 즉, 도전자로서 탑에 오를지.


'이건 대놓고 후자를 고르라는데.'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마음의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수현은 자신의 마음이 신기하고 낯설었다. 이전처럼.

현재 그는 자신의 삶을 쏟아부었던 소중한 캐릭터를 잃어버린 심정이 아니었다.

그저 덤덤했다. 이상하리만치.

그러나 이 변화가 나쁘지많은 않게 느껴졌다.


도전자가 되기 이전까진 자신은 방에서 게임에만 몰두했었다.

컴퓨터와 자신은 일체였고, 게임은 인생이었다.

그의 모든 일과가 게임으로 이루어졌던게.

그의 마음 전체가 게임으로만 가득찼던게.

그러나 탑에 들어간 이후부터 자기자신은 달라지고 있었다.

이 변화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미처 의식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알 수 있었다.

그의 마음도.


'나는 도전자로서 살아간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다.

기껏 도전자가 됐는데 포기한다고?

그렇게 기회를 놓치면, 보통 사람들 같으면 머리칼을 뜯어버릴 만큼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도전자가 되는 사람은 소수이고, 도전자로서 살아가면 인생 자체가 달라지니.

그리고.


'고작 하루 치 튜토리얼만 맛보고, 아직 간에 기별도 안 갔는데, 줬다 뺏는 게 어디 있냐? 탑...느님.'


탑에 들어간 이상, 이미 그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특히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는, 그가 여태껏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미 자신은 탑의 매력에 흠뻑 빠진 채였다.

수현은 문득 웃겼다.


'게임 중독자가 새 게임으로 갈아탄 거지 뭐.'


그리고., 약간의 합리화 같지만.


'어떻게 보면 캐릭터가 삭제된 건 아니지. 탑 게임 캐릭터창에 내 캐릭이 떡하니 있는데.

게다가 나 전승도 받았잖아? 데이터가 있어.'


그가 지난 삶 동안 게임 캐릭터에 시간 노력 금전을 쏟아부어서, 현실에서 이렇게 혜택을 받았지 않은가.

그의 삶은 헛된 게 아니었다.

그러니.


'새 게임을 시작한다.'


수현은 자신의 의지를 발현했다.

키보드 마우스에 올려놨던 손을 떼고,

의자 받침에 팔을 올려놓으며,

몸을 의자에 편안하게 묻었다.

마침내 선택지가 눌렸다.

화아아아

메시지 창들이 사라지고,

오팔빛으로 빛나는 균열 너머,

희미하게 어떤 실루엣이 일렁였다.

둥그스름한 음영 옆 엉킨 그물같기도 한 게.


'응? 나뭇가지?'


생각이 이어지기 전,

균열이 순식간에 확대되었다.

수현의 정신 일부가 화면너머 균열을향해 빨려들어갔다.

그러기 전, 문득 떠올랐다.

마음 한 구석에 묻어두었던 생각이.


'아... 게임에 현질 한 금액이 얼마였더라.'


컴퓨터보다 훨씬 더......

그러나 굳이 생각해보지 않기로 했다.

다시 깊이 묻어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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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붉은 함정 19.04.19 359 9 11쪽
10 3층 히든 스테이지 19.04.18 401 7 13쪽
» 게임 환승 19.04.15 431 8 13쪽
8 탑 밖으로 19.04.15 452 10 12쪽
7 성물 조각 19.04.11 513 9 14쪽
6 성물 파편 19.04.10 538 9 13쪽
5 2층 히든 스테이지 19.04.09 550 12 12쪽
4 2층 +1 19.04.06 664 8 13쪽
3 전승 19.04.05 759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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