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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퍼스트 드루이드(First Dr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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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7:15
최근연재일 :
2019.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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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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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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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Episode 1 - Full Moon (15)

DUMMY

ⅩⅤ

그녀는 내 얼굴을 보고도 별말 하지 않았다. 다만 방금까지 말을 쉽게 했더라면 지금은 아예 말을 못 붙이게 됐달까. 내가 어떤 일이든 해낼 것 같은 위압감을 주기 위해 안심시키고자 투구를 벗은 건데 내 생각이 짧았을 수도 있겠다. 상관없다. 난 할 일을 할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혹시라도 내가 실패해서 죽는다면 톰을 찾아가라고 일러뒀다. 그곳에 제2의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추가했다.


왔던 길을 돌아서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누군가 내 손을 잡았다. 성병에 걸린 불쌍한 아이였다. 간밤에 내가 따라왔던 벙어리 아이와는 다른 소년이었다.


“아저씨, 저도 같이 가요.”


내가 투구를 쓰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소년과 눈 맞췄다. 소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너는 내가 무섭지 않니?”


그러자 소년이 웃었다.


“귀여운데요?”


소년의 손이 내 볼을 어루만졌다. 이상하다.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 내린다. 나는 소년을 어깨 위에 올려줬다. 그러자 녀석은 좋아서 까르르거렸는데 영락없는 어린 소년이다. 식충이는 잽싸게 내 반대쪽 어깨로 넘어왔다.


그러고 보니 식충이의 혀 이후에 내 얼굴을 따뜻하게 해준 유일한 존재가 아닌가.


“이름?”

“로란이요.”


“로란, 내 목숨을 걸고 널 지켜주마. 하지만 마을 앞에서는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위험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고개 끄덕이면 데려가 주마. 아니면 안 돼.”


로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왼쪽에 꼬맹이 오른쪽에 도마뱀을 데리고 다니는 늑대 머리의 여정은 시작되는데... 가 아니잖아.


감상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생각을 해보자. 무력으로 수십 명을 제압한 후에 베오크를 잡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그렇다면 밤을 이용해서 기습하는 방법이 제일이다. 이미 이스로드의 군대를 물리친 기억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미지의 적에 대해서는 계산에 포함할 수 없다. 정보력이 부족하다. 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통을 못 느끼는 것 말고는 말이다. 잠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 대목에서 씩 웃을 수밖에 없었다.


“로란, 이 숲의 지리를 잘 알고 있니?”

“잘은 아니어도 마을 사람들 따라서 돌아다녔죠.”


“그렇다면 짐승들이 잘 다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알겠구나.”

“네, 어떻게든 짐승을 만나면 안 되니까요.”


“깊숙한 곳까지도 가봤니?”

그러자 로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예전에 한번요. 하지만 딱 한 번이에요. 거긴 낭떠러지가 있는데 아이들이 거기서 놀았어요. 가지 못하면 창피한 거였어요.”


낭떠러지라. 그런 곳이라면 짐승들이 가까이 가지 않겠지. 그리고 제정신이 박혀있다면 낭떠러지를 내려가는 무모함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정신이 아니라면?


“우선 그쪽으로 가자.”


로란은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만약 그곳에서 내가 원하는 걸 발견하면 엄청난 도움이 될 터였다. 변수를 없앨 수 있는 전략이야말로 필승의 길이다.


걷고 있는데 갑자기 로란이 이렇게 말했다.


“빨리 어른이 돼서 우리 마을의 원수를 죽이고 싶어요.”


이게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맞나 싶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내가 죽여야 할 자에 대한 증오감을 더 키울 뿐이었다. 로란은 많이 쳐 줘봐야 열 살이다. 물론 실버스톤에서는 열네 살이 지나면 성인식을 치러주긴 하지만 그렇게 따져도 그보다 훨씬 어리다.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 그것은 비단 잔인한 살인마들에게만 속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 마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응어리같은 것이다. 그것을 표출하는 단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옳고 그름은 누가 판단하는가? 아무도 없다.


“로란.”

“네?”


“우리는 죽이기 위해 사는 게 아니란다. 살기 위해 죽이는 거지.”


로란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때로는 신이 벌 받을 자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벌을 주신다. 너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말이야.”

“그게 아저씬가요?”


나는 내 어깨에 앉아 있는 작은 소년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똑똑하구나.”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거다. 가슴 속에서 어떤 확신이 들었다. 브록힐을 되찾은 다음에 실버스톤으로 가서 내가 죽인 이들로 용을 그릴 것이다. 그게 피로 얼룩진 더러운 용이더라도.


나는 붉은 살기를 흘렸다. 그러자 누군가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려왔다.


“다 왔어요.”


나는 투구를 썼다. 심장 박동 소리 여러 개가 섞여 들려왔다.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엔 희미한 소리. 그러나 형체는 분명 인간에 가까웠다.


로란을 바닥에 내려줬다.


“가서 에딘에게 전해라. 오늘 밤 베오크의 목을 가져가겠노라고. 네가 아니면 아무도 못 할 일이구나.”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사명감에 넘쳐 달리기 시작했다. 저 정도 속도라면 아마 삽시간에 에딘을 만날 것이다.


감지해 본 결과로는 그들은 모두 낭떠러지의 중간 지점에 있는 동굴 안에 살고 있었다. 저기 있으니 못 찾지. 내 예상대로라면 쥐새끼가 하나 정도는 있을 텐데. 그들이 마을에 있는 베오크의 신호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누군가 경계를 서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 두 명의 보초가 추레한 후드가 달린 외투를 입고 앉아 있었다. 시야가 조금은 열려 있는 높은 바위 위였다.


나는 살며시 그들에게 다가갔다. 완벽한 포식자의 걸음걸이를 재현했다. 이것은 캠이 알려준 방법이었고 정말이지 자연과 동화되어 아무 소리도 안 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였다.


조용히 다가가 한 놈의 목을 돌려버렸다. 순간 뼈가 없는 생물인 줄 알았다. 이 정도로 연약하게 돌아가다니. 나머지 한 녀석이 반응하며 일어난다.


“저, 저주!”


뭐?


“저주다!”


아니, 네 얼굴이 저주야. 그랬다. 놈의 얼굴은 확실히 저주였다. 이목구비는 눈, 코, 입을 공중에 던졌다가 떨어진 그대로 배열해 둔 것처럼 막무가내였고 얼굴 곳곳에서는 고름이 나와서 악취를 풍겼다. 근데 누가 누구더러 저주라고 하는 거야? 나는 도망가는 상대의 뒷덜미를 잡고 들었다.


실제로 로란보다 조금 클 정도의 크기였다. 팔다리는 유독 길었는데 대체 이런 놈들이 뭔 짓을 했길래 도망갔을까 싶을 정도다. 내 손아귀에서 발악하면서 계속 저주라고 외쳐대는 녀석을 살려둘 이유가 하나라도 있을까. 부정 타기 싫어서라도 죽여야 할 것 같다.


“저주!”

“뭐가 저주라는 거냐?”


그래도 이렇게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기회는 줘봐야지.


“네 놈, 저주! 끝나지 않아. 저주!”


그냥 목을 부러뜨리기로 했다. 불쌍하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미개한 생명체다. 하지만 그들을 죽일 이유는 정당한가? 판단하기 어렵다.


저주라. 그래, 어쩌면 해답에 가까운 것은 저주일 수도 있겠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순간에 저주를 받은 것일지도. 그리고 비스트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건가.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이 저주를 푸는 방법을 찾는 것이겠지. 캠의 복수를 돕고 나는 인간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끝까지 찾아낼 것이다. 이 더럽고 미개한 존재들을 보니까 목표가 더 뚜렷해졌다. 절대 그들과 같은 생을 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바위틈에서 뱀을 발견했다. 바위와 비슷하게 회백색을 띠고 있었는데 아가리의 모양새를 봐서는 독을 품고 있어 보였다.

문득 톰이 나타나서 놀래키기 전에 내가 식충이의 꼬리를 잘랐던 걸 기억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 상처에 몰입했었지. 어쩌면 지금 내게 위협을 주기 위해서 쉭쉭 소리를 내는 이 뱀에게 실험할 것이 있을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밑져야 본 전 아닌가?


만약 이 뱀을 조종할 수 있다면 이 못생긴 추남 난쟁이들을 공격하게 해서 놀라게 한다면 낭떠러지로 떨어트릴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뱀을 한 손으로 움켜잡았다. 녀석이 아가리를 열자 식충이가 후다닥 내 투구 뒤로 숨는다. 재빨리 목을 움켜잡고 손톱으로 뱀의 가죽을 할퀴어 상처를 냈다.


후. 한 차례 심호흡을 한 후 뱀의 상처를 잡아먹을 듯이 바라봤다. 그러자 그때와 마찬가지로 내 심장 소리와 뱀의 심장 소리가 섞이면서 하나가 되었다.


두근


그러자 방금까지 요동치던 뱀의 꼬리가 얌전해졌다. 그리고 내 안에서 알 수 없는 말이 나왔다. 쉭쉭 거리는 게 꼭 뱀의 소리 같았다.

그 소리에 놀라서 뱀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녀석은 분명 내 발목을 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저 나왔던 바위틈으로 다시 들어갔을 뿐이다.


“뭐야.”


기대했던 내가 잘못이지. 사실상 뱀과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지름길로 가는 것처럼 쉬운 길을 택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그런데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회백색의 뱀이 바위에서 다시 나온 것이다. 그러더니 수십 마리의 뱀과 함께 슬슬 기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낭떠러지를 자연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외침 소리. 절벽 위에서 밑을 바라보자 스스로 몸을 던지는 추남 난쟁이들을 볼 수 있었다. 뱀들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오로지 식충이만이 내 옆에서 눈알을 꿈뻑이고 있었다.


저주?


이게 저주라면 잘 써 먹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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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pisode 1 - Full Moon (37) 19.04.29 15 0 8쪽
37 Episode 1 - Full Moon (36) 19.04.26 11 0 9쪽
36 Episode 1 - Full Moon (35) 19.04.25 26 1 8쪽
35 Episode 1 - Full Moon (34) 19.04.24 17 1 8쪽
34 Episode 1 - Full Moon (33) 19.04.23 22 2 8쪽
33 Episode 1 - Full Moon (32) 19.04.22 17 2 8쪽
32 Episode 1 - Full Moon (31) 19.04.20 22 2 9쪽
31 Episode 1 - Full Moon (30) 19.04.19 16 2 8쪽
30 Episode 1 - Full Moon (29) 19.04.18 21 2 12쪽
29 Episode 1 - Full Moon (28) 19.04.17 19 2 13쪽
28 Episode 1 - Full Moon (27) 19.04.16 35 2 13쪽
27 Episode 1 - Full Moon (26) 19.04.15 20 3 13쪽
26 Episode 1 - Full Moon (25) 19.04.14 23 2 14쪽
25 Episode 1 - Full Moon (24) 19.04.13 22 2 12쪽
24 Episode 1 - Full Moon (23) 19.04.12 27 3 13쪽
23 Episode 1 - Full Moon (22) -수정 19.04.11 28 3 7쪽
22 Episode 1 - Full Moon (21) 19.04.10 26 3 14쪽
21 Episode 1 - Full Moon (20) 19.04.09 23 3 9쪽
20 Episode 1 - Full Moon (19) 19.04.09 24 3 7쪽
19 Episode 1 - Full Moon (18) 19.04.08 20 3 9쪽
18 Episode 1 - Full Moon (17) 19.04.08 19 3 11쪽
17 Episode 1 - Full Moon (16) 19.04.07 24 3 12쪽
» Episode 1 - Full Moon (15) 19.04.07 28 2 10쪽
15 Episode 1 - Full Moon (14) 19.04.06 29 3 16쪽
14 Episode 1 - Full Moon (13) 19.04.06 25 3 19쪽
13 Episode 1 - Full Moon (12) 19.04.05 32 3 9쪽
12 Episode 1 - Full Moon (11) 19.04.05 29 3 15쪽
11 Episode 1 - Full Moon (10) 19.04.04 28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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