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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퍼스트 드루이드(First Dr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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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7:15
최근연재일 :
2019.04.30 10:00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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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
추천수 :
111
글자수 :
191,890

작성
19.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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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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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Episode 1 - Full Moon (19)

DUMMY

ⅩⅨ

나와 로란은 숲을 가로질러야 했기 때문에 더는 말을 탈 수 없었다. 또 마찬가지로 한밤중에 로란을 위험에 빠트릴 수 없기에 쉬고 갈 수도 없었다. 나는 계속 로란을 어깨에 앉히고 걸었다. 그와 있을 때는 굳이 투구를 쓰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마음이 아주 편했다.


“아저씨.”

“응?”

“개가 있어요.”

“응?”


나도 모르게 똑같은 말을 반복해버렸다. 개? 눈이 좀 침침해졌나 싶었다. 아무리 눈을 떠도 개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숲에서 어떻게 개를 찾겠냔 말이다. 하지만 소년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 포식자의 눈을 떠도 소용이 없었다.


“무슨 말이니? 개는커녕 쥐새끼도 보이지 않는구나.”


있다면 늑대에게 먹혔을 거란다.


“아니에요. 개가 있어요. 우릴 보고 있는걸요.”

“그런데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구나.”


그러자 로란이 웃었다.


“개인걸요. 아저씨보다 훨씬 작아요.”

“그렇구나.”


어떤 은유적인 표현일까?


“음.”


찾았다. 개라고 부르기엔 너무 큰 늑대들이 나무 사이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어디서 나온 거지? 내 포식자의 눈에도 보이지 않았고, 내 관찰력으로도 찾지 못했는데 로란은 그걸 봤단 말인가. 어쩌면 그가 나보다 높은 곳에서 보고 있어서? 의문이다.


그런데 늑대들은 정말 많았다. 내 오금이 저릴 정도로 많았다. 그들이 다 덤비면 나와 로란은 갈비뼈 사이에 살 한 점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그들은 으르렁거리기도 하면서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나는 일부러 말을 아꼈다. 혹시라도 그들을 자극하면 큰일이니까.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던 식충이가 떠든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나 역시 내 털 달린 귀를 믿지 않았다. 그 작은 입에서 빽빽거리는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늑대들이 그 소리에 자극받아서 공격한다면 나는 맹세컨대 이 도마뱀의 아가리를 찢어버릴 것이다.


그 소리는 이제 변질해서 새가 우는 소리처럼 들렸다. 뭔가 파장과 굴곡이 있는 소리랄까.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소리다. 그러니까 내 말은, 털 달리기 전부터 말이다.


그러자 늑대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그들은 몸을 낮추기 시작했다. 발톱으로 바닥을 벅벅 긁어대기도 했다. 나는 눈대중으로 그들의 숫자를 세 보고 놀랐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서른 마리가 넘는다. 저 정도 크기에 서른 마리면 잘 훈련받은 한 부대의 인간들과 싸우더라도 호각일 듯하다. 그만큼 사나워 보였고 흉포해 보였다.


야생이라는 것은 그렇다. 모든 것이 미지수다. 이성적이거나 계산적으로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곳. 그들은 좀처럼 적대적인 자세를 풀지 않더니 갑자기 어느샌가 뒷걸음질 치며 사라졌다. 그리고 계획대로 됐다는 듯이 식충이의 발광도 끝이 났다.


“식충아, 네 혀를 뽑아 새 모이로 주려고 했다.”

“식충이요?”

“이 미친 도마뱀의 이름이란다.”

“식충이는 너무하네요.”


로란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네가 이름 지어주겠니? 로란.”

“아니요. 들어보니까 식충이가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해요.”

“잘 지은 이름이라니까.”


나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늑대들은 이제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 식충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설마 그 우는 소리 때문에 늑대들이 물러났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아니, 잠깐만. 지금 이렇게 된 상황에서 말이 되고 안 되는 문제를 따질 수 있는가. 나는 비스트지만 이전에는 인간이었고 동물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는 캠까지도 조종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마뱀이 우는 소리에 늑대들이 물러났다는 걸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필요? 절대 있지. 나는 돼도 도마뱀은 안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톰의 오두막을 발견했다. 그런데 오두막 앞에 앉아 있는 저 큼지막하고 아름다운 뒤태는? 캠이었다. 허리 부분을 모두 헝겊으로 칭칭 감고 있었지만 제대로 앉아 있었다.


“캠!”


그가 나를 돌아봤다. 어쩐지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눈빛이었다.


“이상한 걸 많이 달고 왔군.”


아무래도 아직까진 몸이 많이 불편한 모양이다. 미간의 주름 개수로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이쪽은 로란이에요. 이쪽은... 신경 쓰지 마세요.”


내 말투가 신기했는지 로란이 말했다.


“아저씨의 아저씨다.”

“그래, 캠 아저씨란다.”


나는 로란을 바닥에 내려줬다. 하지만 그는 내 무릎 옆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게오르그, 그 녀석...”


캠은 눈치가 빠르다. 그것도 생존에 관한 것이라면. 물론 로란의 피부가 눈에 띄는 편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아, 이 꼬맹이요? 이름은 로란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따로 말씀드릴게요. 톰은 어딨어요?”


나는 톰을 생각하며 투구를 썼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 양반은 내가 눈을 뜨고 걸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마자 나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마 해가 다시 뜰 때쯤에는 오지 않을까 싶다. 내가 그의 식량을 다 축내 버렸으니 식량이나 구하러 갔겠지. 그게 사슴이나 토끼였으면 좋겠구나.”


나는 돼지우리에 돼지가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내가 없는 사이에 고기를 다 처먹어버리다니. 그것도 돼지 두 마리씩이나! 하긴 다친 사람은 많이 먹고 많이 쉬어야 한다. 근데 돼지 두 마리?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 차다.


나는 그의 옆에 앉았다.


“몸은 좀 어떠세요?”

“좋겠냐?”


좋을 리가 없지.


“혹시 뭔가 기억나는 게 있나요?”


내가 묻자 그는 뭔가 생각하는 듯 멈칫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톰이 오면 제가 겪은 일들을 같이 설명해드릴게요. 앞으로 저희 일정이랑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캠의 얼굴에 웬일인지 근심이 가득했다. 정말 아파서 그런 걸까. 아니면 정말 근심이 가득한 걸까.


“어서 듣고 싶구나.”


언제나 영혼 없이 구는 그였지만 이번은 좀 심하다. 마치 정해놓은 대사를 읊어내는 것처럼 형식적인.


“실버스톤으로 돌아갈 수는 있겠느냐.”

“당분간은 힘들겠죠.”

“게오르그.”

“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말했다.


“네게 해줘야 할 말이 있다.”


뭔가 심각한 말을 하려는 듯해 보였다. 평상시라면 이렇게 말할 그가 아닌데 말이다. 그는 어쩐지 불안해 보였다. 나는 그가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내가 내 출신에 대해서 말했었지. 쉬린은 예부터 늑대 부족이라 불렸다. 그리고 난 그 톰이라는 양반에게 이 숲이 울프포지라는 얘기를 들었지. 늑대들의 전설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하더군.”


나는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그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리고 또 나는 그가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늑대들이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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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pisode 1 - Full Moon (38) 19.04.30 12 0 9쪽
38 Episode 1 - Full Moon (37) 19.04.29 20 0 8쪽
37 Episode 1 - Full Moon (36) 19.04.26 16 0 9쪽
36 Episode 1 - Full Moon (35) 19.04.25 31 1 8쪽
35 Episode 1 - Full Moon (34) 19.04.24 22 1 8쪽
34 Episode 1 - Full Moon (33) 19.04.23 26 2 8쪽
33 Episode 1 - Full Moon (32) 19.04.22 21 2 8쪽
32 Episode 1 - Full Moon (31) 19.04.20 27 2 9쪽
31 Episode 1 - Full Moon (30) 19.04.19 20 2 8쪽
30 Episode 1 - Full Moon (29) 19.04.18 25 2 12쪽
29 Episode 1 - Full Moon (28) 19.04.17 24 2 13쪽
28 Episode 1 - Full Moon (27) 19.04.16 42 2 13쪽
27 Episode 1 - Full Moon (26) 19.04.15 24 3 13쪽
26 Episode 1 - Full Moon (25) 19.04.14 28 2 14쪽
25 Episode 1 - Full Moon (24) 19.04.13 26 2 12쪽
24 Episode 1 - Full Moon (23) 19.04.12 32 3 13쪽
23 Episode 1 - Full Moon (22) -수정 19.04.11 33 3 7쪽
22 Episode 1 - Full Moon (21) 19.04.10 31 3 14쪽
21 Episode 1 - Full Moon (20) 19.04.09 28 3 9쪽
» Episode 1 - Full Moon (19) 19.04.09 25 3 7쪽
19 Episode 1 - Full Moon (18) 19.04.08 21 3 9쪽
18 Episode 1 - Full Moon (17) 19.04.08 21 3 11쪽
17 Episode 1 - Full Moon (16) 19.04.07 25 3 12쪽
16 Episode 1 - Full Moon (15) 19.04.07 29 2 10쪽
15 Episode 1 - Full Moon (14) 19.04.06 29 3 16쪽
14 Episode 1 - Full Moon (13) 19.04.06 25 3 19쪽
13 Episode 1 - Full Moon (12) 19.04.05 33 3 9쪽
12 Episode 1 - Full Moon (11) 19.04.05 29 3 15쪽
11 Episode 1 - Full Moon (10) 19.04.04 28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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