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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퍼스트 드루이드(First Dr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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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라인
작품등록일 :
2019.04.01 17:15
최근연재일 :
2019.04.30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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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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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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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 Full Moon (36)

DUMMY

ⅩⅩⅩⅥ


때로는 입을 여는 게 불필요할 때가 있다.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 사용했던 언어라는 것은 무용지물이고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내 절망적인 마음을 곱씹을 수 있었다.

그 후로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캠의 머리가 잘려나가는 장면은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장면은 내가 일전에 꿈꿨던 울프포지에서의 꿈과도 겹쳐 보였다.

땅 밑에서 캠의 머리가 잘려있는 모습을 본 난 그저 그것이 꿈이라는 위안을 했었다.

근데 그게 현실로 이루어지다니.

그것도 나 때문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이곳은 브록힐의 마을 광장 한 가운데였고, 메스커레이드를 비롯한 패배한 인질들은 모두 이곳에 갇혀 있다.

다시금 떠오르는 기억.

그 많은 난쟁이들의 뒤를 이어서 낭떠러지를 오르는 수많은 다른 난쟁이들의 돌격을 막지 못했다.

그때야 나는 에릭의 웃음이 갖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이미 정해진 패배를 만끽하는 것이고, 캠의 죽음도 다르지 않다.

내 꿈에서 일어났던 일이었고, 그것은 그저 실현됐을 뿐이다.

무기력하다.

머리를 창살에 기댄 채 내 자신을 한탄하고만 있었다.

어쩐지 홀랜드와 고스트의 눈길이 나에게 와서 강하게 박히는 것만 같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메스커레이드는 투구를 쓰지 않은 내 모습을 보고는 지레 겁을 먹고 내게서 가장 멀리 떨어졌다.

에릭이 어느샌가 내 앞에 서서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 이게 네 정체로구나?”

“꺼져.”

“흉악한 짐승. 이게 네 정체잖아? 인간을 씹어 삼킬 수도 있는 잔악무도한 범죄자. 네가 실버스톤 마을을 파멸시킨 그 학살자 맞지? 응?”


그는 약올리듯이 말했다.

그랬다.

나 역시 그들이 브록힐을 파멸시킨 것처럼 실버스톤을 파멸시킨 적이 있다.

나와 그들의 차이점은 뭘까.

그래, 나는 적어도 아이들과 여자들은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말대꾸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미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은 너무 큰 것이었으니까.

에릭은 더는 재미가 없어졌는지 나를 떠났고, 그가 떠난 자리를 응시하고 있던 나는 로란이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


나는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났다.

왜 로란을 잊고 있었을까.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었는데.

무기력했던 삶이 다시 희망을 얻었다.

혈액이 다시 맴도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나는 그저 우리 안에 갇힌 한 마리 짐승일 뿐인데.


“로란!”


하지만 소리지르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로란! 내가 곧 구해줄게!”


나는 창살을 양손으로 움켜잡고 마구 흔들었다.

로란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만 있었다.

아이의 표정이란 뭐랄까... 이미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나라는 게 와서 마음이 아픈 느낌.

나란 놈은 어디서든 짐이 되는구나!

하지만 로란... 절대 어떤 상황에서든 포기해서든 안 된다.

나는 그를 구해서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로란과의 재회의 여운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에릭이 병사들을 모아놓고 일장연설을 시작했다.


“내 충실한 부하들이여, 오늘은 우리가 전투에서 승리한 날이다. 그리고 또한 위선자들을 땅에다 묻어버린 날이기도 하지. 모두 그윈을 위하여!”


그러자 그의 병사들이 함께 외쳤다.

손에는 저마다 포도주가 담긴 잔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그윈을 위하여!”


그들은 잔에 있는 포도주를 모두 마셨다.

그리고 에릭이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하늘은 어둠을 낳았고 땅은 피 묻은 검을 낳았노라. 적의 눈물은 곧 우리 아이들의 웃음이요, 적의 피는 곧 우리 심장의 원천이니라. 어둠을 낳는 빛이시여 우리에게 놓인 작은 횃불로 적의 숨통을 끊을지니 바라옵건대, 그들이 저승에서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하게 하소서.”


그러면서 에릭은 손에 들고 있는 횃불에 불을 붙이더니 내가 갇힌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그의 말을 염두에 뒀을 때, 그는 분명 이곳에 불을 지를 것만 같았다.

그가 우리를 살려둘 이유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웬일로 식충이가 위험한 순간에 나를 떠나지 않고 어깨 위에 잘만 붙어 있다.

역시 마지막은 나와 함께 한다는 것인가.

그리고 마침내 그가 불을 붙였다.


“우리의 적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빛이 낳으셨노라. 그분의 뜻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보라! 결국엔 정의가 승리할지니. 그분께서 우리도 낳으셨다는 것을 증명하셨다. 그분은 정의만을 낳는 위선자가 아니요, 어둠도 낳으사, 우리를 시험할지니, 우리는 오늘 그 시험을 통과했다. 마음껏 마시고 즐겨라!”


이런 광신도들.

미친 새끼들.

나무로 된 우리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꼼짝없이 죽는 겁니까유.”

“이봐, 게오르그. 그 거대한 몸짓으로 뭐라도 좀 해보게!”


고스트와 홀랜드가 불을 피해 중앙 쪽으로 왔다.

비단 그들만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모든 인질이 우리의 가운데로 모여들었다.

아니, 인질이 아니라 사형수들.

전투에서 패배한 쓸모없는 인간들.

그들은 은근히 내게 기대를 하는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금 내가 발톱으로 누군가의 몸에 상처라도 낸다면 그들이 가만히 있을까?

나는 내 능력을 많이 사용해본 경험도 없거니와 나 자신조차 신뢰할 수가 없다.


밖에서 로란이 외쳤다.


“안 돼!”


로란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그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내며 내 쪽을 향해 달려들다가 에릭의 병사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성인 두 명이 양쪽에서 로란의 팔을 움켜잡았고 로란은 허공에 다리를 대롱거리며 끝까지 절규했다.

어깨에서 식충이가 포효하는 소리도 들렸다.

이번만큼은 식충이가 무슨 짓을 해도 넘어가도록 하자.

그 순간 내가 이 불구덩이 속에서 죽게 된다면 로란의 꿈이 실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다면 로란이 지금 절규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나.

내 잘난 귀는 식충이의 포효소리와 로란의 절규 소리를 잘 섞어서 내 뇌로 전달해줬다.

어느새 짙게 깔린 어둠은 에릭이 놓은 불에 의해 점점 멀리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이제 나와 살아남은 사형수들은 단념한 채 소리를 지르거나 바닥을 향해 고개를 떨궜다.

몸은 부들부들 떨렸고 비통함과 참혹한 슬픔에 몸부림쳐야 했다.


그 와중에 나는 하늘을 바라봤다.

빌어먹게도 아름다운 하늘이다.

달은 아직 보름달이 되려면 조금 남은 듯했다.

멀리서는 늑대의 하울링 소리가 들린다.

하울링.


우오우우우-


순간 나는 그 모든 것들이 잘 짜인 선율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아름다운 비단을 한 땀 한 땀 엮어서 따로 만든 옷가지들을 한데 합쳐 최고급 소재의 귀하고 아름다운 옷이 되는 것처럼 조율이 됐다.

그리고 마침내 터진 야수의 본능.

나는 멀리서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저 늑대처럼 똑같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우오우우우-


그것은 늑대들의 언어였다.

하지만 서로를 돕는다거나 위험에 처했을 때의 신호가 아니었다.

이 소리는 바로.

보름달을 기다리고 소원하는 소리.

나는 또다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것을 느꼈다.

캠이 죽었을 때 느꼈던 바로 그 느낌 그대로였다.

나는 로란을 보았다.

로란은 여전히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로란의 상태가 이상했다.

눈에 동공이 사라진 것이다.

흰 바탕의 눈만이 나와 함께 하늘을 바라보며 다른 늑대들과 마찬가지로 보름달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그리고 로란의 몸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파장이 흘러나오더니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모두 멀리 날아갔다.

그 파장은 숲 전체를 향해 퍼져나갔다.

그리고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직은 하현달이라고 생각했던 달은 보름달이 되기에는 2할이 모자랐다.

그런데 마치 하늘에 있는 별들이 달을 향해 달려든 것처럼 빛이 달의 남은 부분을 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난리가 일어난 시점.

다시 시간은 원 상태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바닥을 진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땡, 땡, 땡.


마을의 비상 종이 울리는 소리다.


“무슨 일이냐?”

“어디선가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적인 것 같습니다!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마을을 향해 돌격하고 있어요!”


에릭은 병사의 말을 듣자마자 마을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그가 달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둑이 터진 강이 범람하듯 무수히 많은 기병이 쏟아지며 마을 안으로 들이닥쳤다.

가장 앞에 있는 한 남자가 어둠 속에 얼굴을 가린 채 이렇게 말했다.


“누가 입방정 네트라고 했던가! 오늘은 영웅이다!”


네트!


보름달이 뜨는 날 브록힐을 치기로 한 캠과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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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pisode 1 - Full Moon (38) 19.04.30 11 0 9쪽
38 Episode 1 - Full Moon (37) 19.04.29 19 0 8쪽
» Episode 1 - Full Moon (36) 19.04.26 16 0 9쪽
36 Episode 1 - Full Moon (35) 19.04.25 31 1 8쪽
35 Episode 1 - Full Moon (34) 19.04.24 22 1 8쪽
34 Episode 1 - Full Moon (33) 19.04.23 26 2 8쪽
33 Episode 1 - Full Moon (32) 19.04.22 21 2 8쪽
32 Episode 1 - Full Moon (31) 19.04.20 27 2 9쪽
31 Episode 1 - Full Moon (30) 19.04.19 20 2 8쪽
30 Episode 1 - Full Moon (29) 19.04.18 25 2 12쪽
29 Episode 1 - Full Moon (28) 19.04.17 24 2 13쪽
28 Episode 1 - Full Moon (27) 19.04.16 42 2 13쪽
27 Episode 1 - Full Moon (26) 19.04.15 24 3 13쪽
26 Episode 1 - Full Moon (25) 19.04.14 28 2 14쪽
25 Episode 1 - Full Moon (24) 19.04.13 26 2 12쪽
24 Episode 1 - Full Moon (23) 19.04.12 32 3 13쪽
23 Episode 1 - Full Moon (22) -수정 19.04.11 32 3 7쪽
22 Episode 1 - Full Moon (21) 19.04.10 31 3 14쪽
21 Episode 1 - Full Moon (20) 19.04.09 28 3 9쪽
20 Episode 1 - Full Moon (19) 19.04.09 24 3 7쪽
19 Episode 1 - Full Moon (18) 19.04.08 21 3 9쪽
18 Episode 1 - Full Moon (17) 19.04.08 21 3 11쪽
17 Episode 1 - Full Moon (16) 19.04.07 24 3 12쪽
16 Episode 1 - Full Moon (15) 19.04.07 29 2 10쪽
15 Episode 1 - Full Moon (14) 19.04.06 29 3 16쪽
14 Episode 1 - Full Moon (13) 19.04.06 25 3 19쪽
13 Episode 1 - Full Moon (12) 19.04.05 33 3 9쪽
12 Episode 1 - Full Moon (11) 19.04.05 29 3 15쪽
11 Episode 1 - Full Moon (10) 19.04.04 28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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