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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퍼스트 드루이드(First Dr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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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7:15
최근연재일 :
2019.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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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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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 Full Moon (38)

DUMMY

ⅩⅩⅩⅧ


강한 무두질 소리와 함께 에릭의 건틀렛이 간신히 내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나는 멈추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 기세를 몰고 계속 갈기다 보면 언젠가는 약점이 보이리라.

정신력은 오로지 그를 죽이겠다는 것에 몰두했고, 그것은 이제 곧 실현되리라는 믿음으로 바뀌었다.

그는 이제 웃음기 싹 빼고 수비에 임하고 있다.

이것은 축소판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칫 한 번의 실수가 패배의 원인이 되며 그것은 곧 죽음으로 직결된다.

그리고 공격 방식은 절대 하나로 국한되지 않는다.

나는 그의 측면과 정면을 번갈아 공격했고, 패턴 또한 매번 바꿨다.

그리고 캠에게 배운 비열한 수법이란 수법은 전부 다 쓰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에릭을 만나기 전에 끊임없이 고되게 상상했던 장면 그대로이다.

바닥에서 흙이 솟구쳐 오른다.

나는 발끝으로 바닥에 흠집을 내며 그를 향해 모래를 뿌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모래는 작은 알갱이이다 보니 그의 갑옷 안으로 잠입해서 들어갔고, 조금씩 행동에 제약을 줄 것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공격을 날카롭게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부 막아내는 에릭의 수비능력은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음유시인이 뽑아내는 가락과 같았고 바람에 흩날리는 말갈기와도 같았다.

내가 감탄하고 있는 사이 그의 머릿속에서도 엄청난 회전이 일어났음에 분명했다.

그는 재빨리 주변을 살피더니 그쪽을 향해 뒷걸음질하며 내 공격을 막아냈고 나는 알면서도 그것을 저지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더니 그가 땅에 떨어진 검을 들며 공중제비를 돌았고 나와 거리를 벌린 그는 땀을 흘리면서도 입으로는 씩하고 웃었다.


“제2막을 시작할까?”


그것은 마치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었다.

아까의 회심의 일격은 그가 방심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그의 검을 부수기 힘들 것이다.

예컨대, 검을 잡는 악력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전과는 확연히 다른 묵직함이 예체린을 강타했다.

역시 단검과 장검의 차이는 무게감에서부터 여실히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검무.

단검의 짧은 날 끝을 비껴가며 그의 몸이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내 하단을 깊숙하게 베었다.

뜨거운 기운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알 수 있었다.

광포화가 진행되면서 얼굴의 한쪽 면을 모두 덮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광포화의 진행이 내 분노에 영향을 받아서 전신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빨리 이 싸움을 끝내야 했다.

그런데 공격을 당한 것은 나다.

나 자신에게 분노가 차오르는 것 또한 나다.


“그 광포화 기술은 카마르고가 알려준 것이겠지.”


약간은 거리를 둔 그가 말했다.

나 역시 지금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처가 낫는 걸 기다리는 쪽이 유리하기에 그의 말에 화답하기로 했다.


“그를 알고 있나?”

“내가? 내가 그를 아느냐고?”


그는 낄낄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와 나는 함께 일한 적이 있지. 그것도 아주 오랜 세월을 말이야. 네가 그를 아는 것보다 내가 그를 아는 게 더 많다. 믿어도 좋아. 거짓말할 이유는 없으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말해주지. 카마르고는 절대로 누군가를 돕지 않아. 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아마 순진한 로란도 알 것이다.


“그건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 아닌가?”

“아주 똑똑해. 비스트 주제에 말이야. 본인에게 해당하지 않는 일인데도 그런 사려 깊은 모습을 보인다니 네게 뭔가 말 못 할 비밀이 있다는 게 더 확실해지는군.”


갑자기 그의 말이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쓸데없는 말을 굳이 이죽거리는 모습은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됐다.”


그는 내게 뭔가 대답을 원했고 나는 손사래를 치며 그의 기대를 저버렸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나의 원수와 이런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그랬더니 그가 내게 다시 말을 걸어왔다.


“카마르고의 과거가 궁금하지 않나? 그가 네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질이 안 좋은 일을 많이 했었거든. 어린아이들과 여인들을 대학살한 적이 있었지. 어때, 구미가 좀 당기지 않아?”


뭐?

문득 어린아이들을 학살했다는 말을 듣고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 있었다.

바커스의 정수리를 깊숙하게 박히고 들어간 그의 검.

그는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린아이를 죽였다.

그런데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 대학살 수준이었다니.

그럼 지금까지 캠이 내게 보여줬던 모든 모습들이... 다 거짓이란 말인가.


“게오르그. 난 아주 합리적인 사람이야. 난 카마르고에게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았어.”


난 그에게 투구 속에 있을 내 표정을 다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카마르고는 널 속였어. 결국 날 죽이기 위한 것이었지. 그리고 뭔가 떠오르는 게 있지 않아? 그가 이 여정을 떠난 이유와 그에 따른 보상 말이야.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게 있을 것 같은데?”


그는 캐보니쉬 영주와 거래를 했다.

메스커레이드는 이미 죽었고 결국 목표를 완성한 셈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캠이 이미 고인이 됐다는 것이겠지.

나는 그의 말을 흘려들으며 손에 들고 있는 예체린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캠이 내게 준 전설적인 단검.

그것은 본디 하나와도 같은 두 사람에게 각기 나눠준 것이다.

그중 하나를 내게 줬다는 것은... 캠... 그 사람은 에릭이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어쨌거나 내 목숨을 구한 사람이며 내 편이 되어 준 사람.

나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믿을 수 없었다.

예체린은 내 손에서 분명 하나였지만 캠의 시체와 함께 있어야 할 예넬로프와 함께 내 손에 쥐어있었다.

어느 순간 손에서 두 개가 되어버린 쌍둥이 대거는 내게 있는 힘껏 상대에게 맞서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그가, 내게.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빠른 도약.

그것은 내 다리를 붉은 기운이 모두 잠식해버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광포화가 이제 곧 내 몸을 모두 앗아버릴 것처럼 잡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싸움이 끝난다면 얘기는 다르겠지.

에릭의 눈앞에 당도한 나는 단검을 하늘에서 그의 목을 향해 찌르고 들어갔다.

딱딱한 철제의 감촉이 나를 막아 세웠다.

그러나 나에게는 두 번째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 남아 있다.

예넬로프가 그의 허리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고 결국 그와의 싸움에서 처음으로 살을 파고드는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에릭은 내 두 번째 대거가 자신의 허리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한쪽 팔로 내 팔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힘과 힘의 대결에서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무엇보다 나는 인간이 아니라 비스트니까.

나는 다른 방법도 있었지만 최대한 압력을 가하며 그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누군가 우리 둘을 본다면 가만히 서서 무슨 일을 하나 궁금해할 것이다.

하지만 부동도 잠시 에릭의 머리가 내 투구를 향해 박치기해왔다.

투구가 찌그러질 정도로 매서운 충격이었다.

나는 충격을 느끼며 뒤로 살짝 물러났고 그를 통해 에릭은 검을 이용해서 내게 공격했다.

그 역시 물러서지 않고 이번 공격으로 결판을 낼 생각이었다.

나는 예체린으로 그의 검을 막았다.

하지만 그의 검이 훨씬 무게감이 있었고 나는 밀려들어오는 그의 검을 막아내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하나의 방법이 더 남아 있었다.

단검을 수련하면서 깨달은 것.

그것은 캠도 알려주지 않은 나만의 공격이었다.

손끝에서 발톱이 날카롭게 삐져 나왔다.

그러자 마침내 들리는 비명.

발톱은 그의 팔을 뚫고 지나갔고 그는 통증에 못 이겨 검을 놓치고 말았다.

나는 여기서 끝내지 않고 그의 팔을 관통시킨 상태로 손목을 힘껏 돌렸다.

그러자 그의 몸이 공중에서 제비를 하며 돌았고, 그의 팔은 나선 형태로 찢겨 졌다.

그 후에 바닥으로 떨어진 그는 기절했는지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때마침 네트가 말을 타고 내게 달려왔다.


“게오르그. 어서 도망가야 해요. 로란은 이미 구했으니 빨리 이 마을을 빠져나갑시다!”


그의 뒤에는 홀랜드와 고스트도 말을 타고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며 바닥에 머리를 처박은 에릭을 내려 보다가 네트가 데려온 말 위에 훌쩍 올라탔다.

지금까지는 에릭과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이미 주변이 불바다가 되어있었다.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마을 입구가 무너져 안에 있는 이들은 불 속에서 춤을 췄을 것이다.

그리고 마을을 간신히 빠져나간 후에 나는 로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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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pisode 1 - Full Moon (36) 19.04.26 16 0 9쪽
36 Episode 1 - Full Moon (35) 19.04.25 31 1 8쪽
35 Episode 1 - Full Moon (34) 19.04.24 22 1 8쪽
34 Episode 1 - Full Moon (33) 19.04.23 26 2 8쪽
33 Episode 1 - Full Moon (32) 19.04.22 21 2 8쪽
32 Episode 1 - Full Moon (31) 19.04.20 27 2 9쪽
31 Episode 1 - Full Moon (30) 19.04.19 20 2 8쪽
30 Episode 1 - Full Moon (29) 19.04.18 25 2 12쪽
29 Episode 1 - Full Moon (28) 19.04.17 24 2 13쪽
28 Episode 1 - Full Moon (27) 19.04.16 42 2 13쪽
27 Episode 1 - Full Moon (26) 19.04.15 24 3 13쪽
26 Episode 1 - Full Moon (25) 19.04.14 28 2 14쪽
25 Episode 1 - Full Moon (24) 19.04.13 26 2 12쪽
24 Episode 1 - Full Moon (23) 19.04.12 32 3 13쪽
23 Episode 1 - Full Moon (22) -수정 19.04.11 33 3 7쪽
22 Episode 1 - Full Moon (21) 19.04.10 31 3 14쪽
21 Episode 1 - Full Moon (20) 19.04.09 28 3 9쪽
20 Episode 1 - Full Moon (19) 19.04.09 24 3 7쪽
19 Episode 1 - Full Moon (18) 19.04.08 21 3 9쪽
18 Episode 1 - Full Moon (17) 19.04.08 21 3 11쪽
17 Episode 1 - Full Moon (16) 19.04.07 24 3 12쪽
16 Episode 1 - Full Moon (15) 19.04.07 29 2 10쪽
15 Episode 1 - Full Moon (14) 19.04.06 29 3 16쪽
14 Episode 1 - Full Moon (13) 19.04.06 25 3 19쪽
13 Episode 1 - Full Moon (12) 19.04.05 33 3 9쪽
12 Episode 1 - Full Moon (11) 19.04.05 29 3 15쪽
11 Episode 1 - Full Moon (10) 19.04.04 28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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