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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주인공들 다 내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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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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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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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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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5. 다 너희를 위한 것이다.

DUMMY

성진이 프롱, 플레나 남매를 거두는 데 잡음은 없었다.


애초에 부족한 행정을 메우는 용도로 쓴다는 말에, 조용히 두 남매를 동정했다. 그는 살려준다고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롱, 플레나 남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애초에 나올 대답은 뻔했다. 굳이 기정 확실로 만들기보단,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남기는 게 나았다.


“자, 너희가 할 일은 서류 정리야. 엉망으로 기록된 걸 한눈에 볼 수 있게 해놔.”


둘을 집무실로 데려온 성진이 방법을 알려줬다. 그걸 프롱이 수화로 전달하면, 플레나가 서류를 가지고 움직였다.


둘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움직일 수 있는 남매. 여러모로 부자유스러운 모습을 보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면 자는 데 암살당할 일은 없겠군.’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 둘 생각도 없었다. 그는 집사 솔드를 불렀다.


“혐의가 없는 하인으로 시중을 들게 하면서 감시하게.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라지.”


“도련님께 조용한 나날을 만드는 게 저희 임무입니다. 걱정 마시길.”


금화 세 개를 던지니, 멋지게 낚아챈 집사가 허리를 굽혔다. 성진은 미소를 흘리곤 서류 작업에 집중했다.


그 날 저녁은 고생한 기사들을 위해 통구이 파티를 열어줬다. 술은 없었지만,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설정집엔 안 나왔군.’


잠자리에 들기 전. 이젠 버릇처럼 설정집을 펼쳤다. 그러나 수상한 사람 둘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변화는 있었다.


브론스를 죽이고 127호를 거둔 것 때문에 암살자 주인공과 재벌물 주인공 시놉시스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둘 다 진행도는 물음표였고, 들어온 포인트도 없었다. 성진은 이것을 주인공과 만나기 않아서 그런 거라고 추측했다.


‘그 둘의 행방도 찾아봐야 하는데.’


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정보 길드에 들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프레뷔옹과 그 부인의 사형식은 광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사람들에겐 강제하지 않았지만, 꽤 많은 이들이 구경 하러 왔다.


대부분은 호기심에 온 사람들이었다. 성진은 직접 처형대 위에 올라가 월도를 잡았다. 그가 목을 베는 것이 이 퍼포먼스의 절정이었다.


“이 죄인들은···”


행정관이 큰 소리로 죄목을 나열했다. 말은 길었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세튼 백작자에 반란을 일으켰고, 프레뷔옹과 그 아내를 사형하겠다는 소리였다.


“도련님··· 부디 제 자식들을 살려주십시오.”


“···”


서걱!


프레뷔옹 자작은 목이 떨어지기 전까지도 빌었다. 성진은 떨어진 목 두 개를 소금에 절여, 성문에 두기로 했다. 조금 공포감이 조성되겠지만, 그게 원하던 바였다.


그가 젊고 경험이 없다보니, 범죄는 단호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야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장 효과가 드러났다. 기사단을 마중하는데, 병사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빠릿빠릿 움직인 것이다.


성진은 만족스럽게 기사단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럼 다시 작업을 시작해볼까.’


그는 오전에 시간을 내서 127호를 불렀다. 시킬 건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네가 가져온 정보에 아주 만족했어. 덕분에 위험한 상황을 막았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지키려고.”


성진은 신분증을 만들었다.

저택에서 일하는 행정관에 훈작사의 신분을 가진, 젝의 신분증이었다.


“이름은 내가 지었어. 원하는 게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만들기 가장 편했거든.”


“127호만 아니라면 만족스럽습니다.”


“다행이네. 보다시피 신분은 행정관에 신분은 훈작사야. 네가 실수하거나 이상한 짓을 벌여도 문제 될 일은 없어.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해봐. 월급도 나오니까.”


“감사합니다.”


“대신 훈련은 빼먹지 말도록. 이건 거래니까.”


“물론입니다. 일할 때는 확실하게 움직이겠습니다.”


127호. 이젠 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에게 자유 시간을 준 성진은, 집무실로 향해서 서류 작업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잘하는군.’


프롱, 플레나 남매가 일하는 걸 슬쩍 본 그는 속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둘은 경험자였다. 장애를 가진 뒤에도 종종 서류를 맡아 한 것이다. 서류 작업 대부분은 플레나가 했는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프롱이 입을 열었다.


한 쪽은 안 보이고, 한쪽은 안 들려서 소통이 굉장히 불편할 텐데도 능숙한 게 보일 정도였다. 주변에 있던 하녀 둘이 도울 게 없었다.


‘한 사람 몫··· 아니. 두 사람 몫은 하겠군.’


생각보다 더 손이 느린 행정관 둘을 보며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어떻게든 해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작업에 들어갔다.


“···훈련 게획서?”


작업중에 발견한 서류에 그의 손이 멈췄다. 목록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성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훈련이 이틀에 한 번?’


계획표를 읽어본 그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스무살에 병에 걸려, 스물둘에 죽은 미필자 성진으로선 이게 정상인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그에게는 설정을 위해 조사해 놓은 자료가 있었다.


‘한국 군대야 작업을 많이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건 총이 다루기 쉬운 무기라 그런거고··· 날붙이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텐데?’


농민군이면 숙련도가 낮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닥트의 병사들은 상비군이었다. 당연히 많은 훈련은 필수였다.


그는 좀 더 정확히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커리큘럼을 낱낱이 훝어봤다. 그러자 닥의 병사들이 꽤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야전에 공성전, 야간 게릴라··· 훈련은 튼실하네.’


모두 큰 체력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그야말로 긴장을 유지하며 하루 종일 뛰어다니는 수준. 단순히 계획으로만 본 성진도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그 때문에 기본적인 무기술은 좀 부족했다.


‘한 달에 네 번···’


아주 부족하진 않아도 만족스럽진 않은 수준. 도시 닥트의 전투는 공성전일 가능성이 크니, 무기보단 다른 게 더 중요하긴 했다. 그러나 성진에겐 조금 불만스러웠다.


‘병사들이 너무 많이 쉬는데.’


나가는 봉급을 떠올리니 그들의 휴식이 배가 아팠다. 행보관이나 중대장이 할법한 생각. 그러나 무언가를 다스리는 입장에선 당연했다. 돈이 나가는 건 똑같으니 쉬게 하는 것보다 뭔가를 시키는 데 덜 아깝기 때문이다.


성진은 지배자의 입장에서 그 감각을 느꼈다.


‘성벽을 수선해야겠어. 주변에 얕게라도 해자나 공호를 만들고···’


두 달 뒤에 대대적으로 적이 쳐들어오는 걸 아는 상황. 그는 가능한 피해를 줄이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할 게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왔다.


도망칠 생각을 버린 건 아니었다. 다만 어렵지 않은 일이기에 할 수 있었다.


‘생각만 하는 거면 쉽지.’


병사들의 고충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여러 가지 계획을 떠올린 성진이 행정관을 찾았다.


“행정관. 현재 병사들을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지?”


“전에는 프레뷔옹이 총괄했습니다. 그 밑에는 천인장 다섯 명이 최고 책임자입니다.”


즉, 프레뷔옹이 죽은 지금, 다섯명의 천인장이 책임자란 소리였다. 성진은 행정관을 시켜 그들을 불러들였다. 당장 훈련 중이라도 취소시킨 채 모이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저녁때가 다 돼서야 모여서 집무실에 들어왔다. 처형이 오후 정각. 그 뒤에 30분도 되지 않아 모이라 명령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것은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진 뒤였다.


“왜 이렇기 늦었지?”


그는 일부러 화를 냈다.


서류 일이 많아서 시간 낭비는 아니었지만, 그냥 넘어갈 시 추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인장들은 각자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크라우 천인장이 훈련을 하고 가겠다고 떼를 써서···”


과연, 그들 중 한 명은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성진이 그를 보며 물었다.


“왜 명령을 듣지 않은 거지?”


“훈련이야 말로 군인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굳은 신념이 담긴 말이었다.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뭐가 문제인지 알겠군. 투구를 벗게, 크라우 천인장. 자네는 이제부터 천인장이 아니네.”


갑작스러운 선언에 집무실이 싸늘해졌다. 오직 듣지 못한 플레나만이 그대로 손을 움직일 뿐이었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아니. 자네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네. 가장 큰 실수를 저질렀거든.”


투구 속으로 잔뜩 인상을 찌푸린 크라우. 나름 자존심이 강했던 그는 성진의 말에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훈련이야 말로 병사들의 일입니다. 겨우 얼굴을 보는 걸로 멈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그 말이 맞겠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네.”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신만 예외라는 말에 크라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성진이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했다. 천인대 사이에서 천인장이 바뀌면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과 같은 선상에 뒀다.


그러나 성진은 입장이 달랐다.


“나는 자네의 상관이자 도시의 관리자네. 당연히 군사의 전권을 가졌지. 자네의 행동은 명령 불복종이란 소리야.”


“단순히 인사를 뒤로 미뤘다고 불복종은···”


“그걸 왜 자네가 판단하나? 내가 뭘 할 줄 알고?”


크라우의 말문이 막혔다. 그제야 성진이 알고 있던 상관이나, 프레뷔옹과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너무 늦은 상황. 그는 고개 숙여 생각했다. 이대로 천인장 자리를 내놓기는 억울하다고.


그래서 입을 열었다.


“그럼 무슨 일 때문에 부르신 겁니까?”


‘어쭈?’


백작가의 장남에게 정면으로 대드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숨을 삼켰다. 천인장이라고 하나, 결국엔 평민. 관대하게 생각해도 준 귀족의 대우가 고작이다.


신분제가 절대적인 세상에서 고작 준 귀족이 귀족에게 덤비는 건 반란과 같았다.


당장 목이 날아가지 않은 건, 주변에 심복이 없는 것과 성진이 아직 정식으로 작위를 받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넘어갈 생각은 없지.’


군 전체가 흔들릴만한 사건이었다. 성진은 이대로 끝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훈련 계획표를 전체적으로 수정하기 위해 불렀네.”


“그 계획표는 30년 동안 이어진···”


“30년이나 변함이 없는 계획표를 가지고 뭘 자랑스럽게 들이밀고 있나?”


이번엔 크라우 뿐만 아니라 다른 천인장의 얼굴도 붉게 변했다. 그들의 평균 나이는 40대 중반. 거의 30년 동안 인생을 바쳐온 훈련이 무시당하니,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성진이 그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다.


“착각하지 말게. 훈련이 헛된게 아니니까. 바뀔 부분이 바뀌어야 된다는 소리야.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야기 할 것도 있고.”


“···그건 어떤···”


“크라우.”


반항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연 크라우를 성진이 노려봤다. 그는 더할나위 없이 싸늘한 목소리로 축객령을 선언했다.


“이 이상은 군사 작전이네. 일반 병사인 자네가 들을게 아니야. 투구와 갑옷을 반납하고 나가게.”


“이럴··· 수는···”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군. [달빛 아래 춤추어라]”


아공간에 있던 월도가 뽑아졌다. 그 상태로 무술을 쓰며 휘둘렀다.


팅! 댕그랑!


“윽!?”


크라우가 쓰던 투구가 벗겨졌다. 성진은 다른 천인장들을 보며 말했다.


“감옥에 넣어라.”


“네, 넵!”


천인장들이 바짝 얼어붙은 모습으로 크라우를 제압했다.


성진의 힘에 놀란 것이다.


겨우 1단에 불과하지만, 무술을 쓸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크라우는 동료들에게 끌려갈 수 밖에 없었다.


“행정관. 크라우의 부대에서 후임을 대려오게.”


“알겠습니다!”


말 좀 잘못했다고 범죄자가 된 천인장을 보며 행정관이 빠릿하게 움직였다. 성진은 속으로 혀를 찼다.


‘프레뷔옹 건은 자기들과 관계가 없다 생각한 모양이군.’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반란죄는 쉽게 일어나는 게 아니니까. 그러나 천인장은 달랐다. 비슷한 입장에서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진 걸 본 것이다.


행정관 같은 사람들에겐 이쪽이 더 피부에 와닿았다.


“도련님. 크라우가 지휘하던 3부대의 부관을 데려왔습니다.”


“크라우를 감옥에 가뒀습니다.”


“좋아.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지.”


다시 모인 사람들을 데리고 성진이 운을 뗐다.


“자네들의 훈련 일정에 몇 가지를 추가할 거네. 실제 성벽에서 하는 훈련, 무기술 훈련 강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천인장들에게서 신음성이 튀어나왔다. 듣기만 해도 힘들고 번거로운 것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마지막. 훈련이 없는 시간엔 성벽 주변에 해자를 팔 거야.”


천인장들은 직감했다.


성진은 군사들을 단 한시도 쉬게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작가의말

병사 : 으아아아! 우리를 쉬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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