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공모전참가작 주인공들 다 내 동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최근연재일 :
2019.08.10 01:48
연재수 :
111 회
조회수 :
71,915
추천수 :
2,336
글자수 :
629,299

작성
19.05.07 18:00
조회
753
추천
27
글자
12쪽

33. 본의 아닌 야전.

DUMMY

몬테 파브르 자작은 후퇴가 불가능했다. 이미 상당한 손해를 입은 것이다. 본전도 못 건지고 돌아갈 순 없었다.


‘세 개. 정확히 세 개 도시만 얻어도 이득이다.’


만약 가능성이 없었다면 후퇴했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전쟁을 준비한 몬테 자작과 달리, 세튼 백작가는 부랴부랴 준비하는 단계인 탓이다.


식량, 소모품, 숫자. 대부분이 자작군 보다 부족했다. 그는 장기전으로 가면서 게릴라를 섞으면 이길 수 있다고 봤다.


그렇기에 닥트에 대한 공략 방법을 바꿨다.


총공격이 아니라 장기전으로.


“부대를 네 개로 나눠라! 하나씩 돌아가면서 밤새 두드리는 거다!”


그의 부대가 움직였다.


*






‘노골적이다.’


성진은 방패병과 궁병만 데리고 온 적들을 보며 혀를 찼다. 사실 체력전은 그가 가장 우려했던 작전 중 하나였다.


‘그나마 지원이 들어와서 버틸 순 있을 거 같은데···’


공성전 패배 후, 하루를 쉰 몬테 자작군. 그동안 닥트 성은 쉬면서 원군을 받았다.


농민군 5천. 상비군 5백. 비록 숫자는 적었지만 성진은 크게 환영했다. 군을 이끈 자작이 문외한이라며 지휘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 인원까지 합쳐도 버틸 수 있는 기간엔 한계가 있었다.


“도련님. 적의 공격이 약한게, 저희 궁수나 병사들을 재우지 않으려는 속셈 같습니다.”


“저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대응을 할 방법이 없군요.”


“기사들이 나가서 처리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좋은 방법은 아니군요. 적의 주력은 방패병이고, 궁병은 활을 못 쏘니 오히려 손해입니다. 특히 한명이라도 잡히면 사기가 떨어질 겁니다.”


사대를 짊어진 농민병과 사정이 달랐다.


그 말에 침묵으로 동의한 크레앙은 바깥 상황을 살폈다. 그렇지만 더 이상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둥! 둥! 둥!


“적들이 후퇴한··· 아니다! 교대하고 있어!”

“이런 제길! 우린 계속 싸워야 하는 거야!?”


“후방 부대와 교대한다! 동선이 엉키지 않게 조심하라!”


“오오! 우리도 교대하는 군!”

“근데 제대로 쉴순 있을까···”


예상대로 적이 교대로 공격해왔다.


움직임에 맞춰 성진도 교대했지만, 병사들은 쉽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원래 공성전이 지속되면 쉬지 못했다. 그냥 간단하게 물과 음식을 넘기고 숨을 돌리는 게 고작.


적의 함성과 북소리가 그치지 않으니 당연했다.


‘쯧. 쉴땐 제대로 쉬어야 하는데.’


성진의 입장에선 필요할 때 깨울테니 잠이라도 자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명령한다고 제대로 쉴리 만무하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나마 가장 조용하고 튼튼한 곳이··· 관저인가.’


“크레앙 경. 병사 중 일부는 관저에서 휴식하게 하십시오. 특히, 저녁에 교대로 나설 인원은 긴장이라도 풀게 해야 합니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겠습니까?”


“관저에 들어간 인원은 8시간 동안 보충으로 쓰지 않습니다. 완전한 시간을 보장하십시오. 그럼 병사들 사이에 소문이 나서, 관저에 들어갔을 때만이라도 쉴 수 있을 겁니다.”


모든 병사를 관저에 들일 순 없었다. 대신 관저에 들어간 인원은 확실하게 쉬게 한다. 그곳엔 기사도 지키고 있으니, 병사 숙소보다는 편할 거라 생각했다.


성진의 생각은 처음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첫 교대 인원은 익숙하지 못한 관저에 오히려 더 긴장했다.


효과를 본 건 두 번째 부터였다.


더 정확히는 어쩔 수 없이 곯아떨어진 것이다. 피로와 관저의 방음은 병사들의 수면을 일깨웠다.


이튿날 아침. 교대로 움직이는 적에게 맞춰, 관저에서 쉰 병사들이 성벽 위로 올랐다. 그들은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관저에서의 휴식을 소문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자 병사들은 관저에서 쉬는 걸 기다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성진의 의도대로 확실하게 쉬는 공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그것은 장기전에 커다란 도움을 줬다.


일주일. 닥트 성은 일주일 동안 문제없이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큰 피해도 없이 적의 공격을 계속 막는 데 성공하자, 병사들의 사기가 올랐다. 크게 다쳤던 제커도 정신을 차려 복귀하면서 기사단의 사기도 함께 상승했다.


장기전으로도 꽤 해볼 만 해진 것이다.


“앞으로 이 주는 막는 데 문제가 없겠군요.”


“그렇지만 그다음부터가 문제입니다. 도련님.”


무한한 소모전. 닥트 성에 꽤 많은 물자를 비축 둿것만, 슬슬 한계가 보이고 있었다.


이 주. 이 주면 화살이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회수도 할 수 없는 성의 특징상 소모가 격렬했다.


“다음 지원 부대는 언제 도착합니까?”


“소규모 부대는 이미 근처에 있습니다. 그런데 합류하는 게 어렵다는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공격 받은 성에 합류하는 건 쉽지 않았다. 자칫 적의 공격에 성문을 열어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해 못할 소식은 아니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저녁에 몰래 움직이라고 연락합시다.”


“이미 했습니다. 보급품이 많아서 적에게 뺐길 수 없으니, 공격적인 움직임은 취할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겁도 많긴!”


성진은 살짝 이를 갈았다.


어차피 몬테 자작군엔 보급이 충분했다. 그들이 강탈한다면 필히 닥트 성의 방해를 위해서였다.

적에게 가는 이득은 적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돌격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예 포기를 하니, 그의 입장에선 답답했다.


‘···아니지. 나도 목숨을 챙기니 할말은 없나.’


그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문뜩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소식은 어떻게 전하는 겁니까?”


“화살에 편지를 묶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공간 주머니를 달면 어떨까요?”


“···”


크레앙은 잠시 침묵했다. 아공간 주머니의 효율성은 그녀도 잘 알았다. 공성병기처럼 너무 큰 건 넣을 수 없지만, 보급품은 충분히 넣을 수 있었다. 애초에 영지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것도 그런 비상시를 대비한 거였다.


다만 평소에는 기사단이 호위 겸 운송하는 게 메뉴얼이라 생각을 못 했을 뿐이었다.


“···위험도를 무시하자면 가능하긴 합니다.”


지원 부대와 성에서 화살을 쏘는 병사들은 개개인이 튀어나와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강탈하는 건 쉬웠다


게다가 지원 병력이 드러나는 것도 문제였다. 몬테 자작군의 크기가 너무 크니, 군을 나눠서도 충분히 밀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험성을 치우고 성공만 한다면, 본대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었다.


“차라리 기사 중 한명이 직접 나가서···”


“아뇨. 들킬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 일은 없었던 일로 하죠.”


“알겠습니다.”


크레앙은 너무 큰 위험 부담에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진은 포기한 게 아니었다. 그녀에게도 감춘 거였다.


그날 저녁. 이젠 병사들이 잔뜩 있는 관저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성진의 방. 그곳에 행정간 한 명이 찾아왔다.


전직 암살자. 젝이었다.


“잘 지냈나?”


“전쟁 덕분에 쉽게 녹아들고 있습니다.”


젝은 초반에 적응을 잘 못 했다. 행정관들 사이에선 성진이 뽑은 사람이라며 견제받았고, 평민들은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전쟁이 터지며 바뀌었다. 암살자의 성격상 감정 표현이 무딘 그가 든든함의 상징으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그는 외부 상황이 어떻든 꾸준히 행정 업무를 처리했다. 덕분에 어느새인가 암묵적인 리더가 된 상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가 좀 더 의존했으면 했던 성진에겐 좀 아쉬운 상황.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니 신경끄며, 본론으로 넘어갔다.


“임무 하나를 해줬으면 해.”


“···무슨 일입니까?”


“이걸 가지고 지원 부대에 다녀와줘.”


그는 전직 암살자인 젝에게 보급 지원을 부탁할 생각이었다. 본래 숨어다는 게 본직인 사람이다. 기사도 피해 다녀야 한다는 걸 떠올리면 이보다 좋은 인선이 없었다.


게다가 혼자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


“이 고양이도 데려가.”


냐옹.


대형 마법은 취약해서 쉬기만 하던 피온이 몸을 일으켰다.

암살자와 고양이 마법사. 이 둘의 조합이면 어지간한 위협은 떨쳐낼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젝은 아공간 주머니와 편지를 받아들였다. 왜 피온을 데려가는 지 의문스러울만도 하것만, 질문은 없었다. 전직 암살자 다운 자세였다.


“가능한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냐오옹.


그들은 선언대로 빠른 시간에 일을 마쳤다. 애초에 몬테 자작군이 성을 포위한건 아니니, 피할 눈도 얼마 되지 않았다. 젝과 피온에겐 식은죽 먹기였다.


이틀. 걸어서 이틀 거리를 깔끔하게 왕복하고 돌아온 그들은 훌륭하게 목적을 완수했다.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냐오옹.


“둘 다 수고했어. 지원 부대가 안 믿진 않았고?”


“처음엔 의심했지만, 편지를 보고 믿어줬습니다.”


“그래야지.”


성진이 쓴 편지에는 책임에 대한 소재가 적혀 있었다. 의심되면 화살이라도 보내라고 적었으니, 안 보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닥트는 보급에 성공하고.


본대가 도착하는 삼주까지 무사히 버텨냈다.


문제는 그다음.


본대가 도착한 후에 벌어졌다.






*


세튼 백작가의 둘째. 그리온 세튼은 조금 초조했다.


‘요즘 형님이 공을 너무 많이 세우는데.’


그는 자신이 둘째라는 걸 받아들인 상태였다. 형인 글론 세튼을 밀어내겠다는 생각도 없었으며, 적당한 도시나 직할령의 행정관이 되는 게 목적이었다.


포기가 빠르다는 걸 빼면 일반적인 귀족가의 서자가 걷는 평범한 길이었다.


그러나 그리온은 지금 그 자리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차이가 심해.’


그는 글론 세튼을 받아들인 거지, 다른 것까지 받아들이진 않았다. 즉, 세튼 가의 이인자는 자신의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공을 세우지 않으면 입지가 없어진다.’


자칫하면 도시는커녕 행정관 자리도 없을 상황. 가문의 끈이 떨어진 적자의 말로는 그가 가장 잘 알았다. 몰락 귀족이 생기는 가장 전형적인 예시였다.


그렇기에 그리온은 초조함을 느꼈다.


평소 가이론 백작의 성격이라면 절대 그럴 리 없지만, 그는 자신의 망상을 신뢰했다. 15살. 아직은 냉정하게 생각하기엔 어린 나이었다.


그 초조함은 처음에는 장점으로 드러났다. 조금 과격하게 군을 움직인 것이다. 거기에 대한 명분도 확실했다.


“형님이 수성중이라지만, 이미 시일이 많이 지났다. 한시라도 빨리 도착하는 게 돕는 길이다!”


전략, 전술, 심리적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주장이었다. 같이 움직이는 2, 3 기사단도 동의했다. 그들은 더 빨리 가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그렇게 무려 10만의 본대가 움직였다. 백작가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몬테 자작군을 물리치기엔 충분했다.


그들은 빠르게 내달렸고, 10일에 걸쳐 닥트 성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성에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던 몬테 자작군은 당황하며 몸을 뺐다. 세튼 백작가의 병력들은 사기가 올랐다.


여기까진 괜찮았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오늘 야영을 하고 적군을 몰아친다!”


뜬금 없는 야전의 결정. 심지어 닥트의 성진과 함류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 결정에 기사단의 반발이 있었다.


“둘째 도련님, 못해도 닥트성의 첫째 도련님과 상의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도련님은 군 지휘 경력이 없으시지 않습니까.”


그것이 그리온의 자존심과 열등감을 건드렸다.


“우리의 병력은 8만이고, 적은 6만이다! 형님이 2만으로 같은 수의 병력을 처리했단 말이다! 이젠 우리의 숫자가 우세한데, 멈출 이유가 어디있는가! 적들이 도망가기 전에 쳐야 한다!”


그럴듯한 말에 기사단이 고개를 갸웃했다. 후퇴하는 적을 공격하는 거라면 무조건 유리한거고, 몬테 자작군이 도망치기 전에 치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후퇴 준비를 하는 적을 공격하는 게 최상이었다. 제대로 대응도 못하는 데다가 도망치기 전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몬테 자작군이 정말로 도망치려 했다면 그리온은 큰 공을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몬테 자작군은 결사 항전을 준비 중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인공들 다 내 동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변경)연재주기는 주 3회(월수금)입니다. +1 19.08.08 27 0 -
공지 연재 시간을 저녁 7시로 변경합니다. 19.07.23 35 0 -
공지 과거 공지 통합. 19.07.03 140 0 -
공지 6/26일. 제목이 '주인공들 다 내 동료'로 변경됩니다. 19.06.24 202 0 -
111 111. 새로운 사건. +1 19.08.10 132 5 11쪽
110 109. 논공행상(2) +4 19.08.08 115 6 12쪽
109 109. 논공행상(1) +3 19.08.07 129 7 13쪽
108 108. 용 사냥.(4) +5 19.08.05 138 8 12쪽
107 107. 용 사냥.(3) +4 19.08.02 157 5 11쪽
106 106. 용 사냥.(2) +4 19.08.01 163 6 14쪽
105 105. 용 사냥.(1) +3 19.07.31 158 8 12쪽
104 104. 제국 전진. 19.07.30 153 6 12쪽
103 103. 황실 병력의 경먹성 공략. 19.07.29 155 4 12쪽
102 102. 편지들. +1 19.07.27 173 5 13쪽
101 101. 편지들. +1 19.07.26 170 8 12쪽
100 100. 잠깐의 귀향. +6 19.07.25 197 7 12쪽
99 99. 퇴각 준비. +3 19.07.24 191 8 13쪽
98 98. 6장로.(2) +1 19.07.23 208 7 12쪽
97 97. 6장로. +4 19.07.22 223 12 12쪽
96 96. 일이 틀어진 용사. +5 19.07.20 229 12 13쪽
95 94. 4황녀.(2) +3 19.07.19 239 11 12쪽
94 94. 4황녀. +2 19.07.18 247 14 12쪽
93 93. 지원간 곳에서. +1 19.07.17 235 11 12쪽
92 92. 지원. +2 19.07.15 262 14 12쪽
91 91. 제국 회의. +3 19.07.13 271 14 14쪽
90 90. 기습. +1 19.07.12 252 13 13쪽
89 89. 기습 계획. +2 19.07.11 250 11 12쪽
88 88. 화목 성 전투. +5 19.07.10 268 13 11쪽
87 87. 재회. +1 19.07.09 278 16 13쪽
86 86. 함락의 결과. +3 19.07.08 270 14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하얀서리'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