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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주인공들 다 내 동료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최근연재일 :
2019.08.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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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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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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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3쪽

37. 암살자형 주인공.

DUMMY

*


나이 든 노인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이 쓰기 좋은 책상. 그러나 그의 주변엔 수십 권이 넘는 책이 놓여 있었다. 도서관처럼 정리된 책장 수 백개가 보였다.


책장 사이에 틈이라곤 책이 빠져나올 공간이 전부. 그런데도 공간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으음.”


그는 일주일 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관절에서 뚜둑거리는 소리와 함께 몸이 풀렸다.


“이것 참. 일주일에 한 번씩 보는 것도 귀찮군. 한 달에 한 번으로 바꿔버릴까···”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사람과 대화할 일이 거의 없는 그가 언어를 잊지 않기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는 방을 나섰다. 위로 올라가는 원형 계단이 보였다. 위로 올라가, 막혀 있는 천장을 열고 올라섰다.


“으음. 바람이 좋군.”


그가 올라선 곳은 높고 가는 탑이었다. 겨우 한평이나 될 법한 공간에 수 km에 달하는 높이. 너무 높아서 공기마저 부족한 그곳에서 노인은 여유롭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곤 하늘을 보았다.

별의 움직임을 보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변화는··· 으음?”


으레 하던 것처럼 별을 보고 내려가려던 노인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바뀌었군. 운명이 바뀌었어. 적은 숫자지만··· 꽤 크게 바뀌었군.”


그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누구지? 올드 파티(old party)? 아니. 그쪽은 주도적으로 나설 곳은 아니지. 온리 원(only one)? 그 미친놈이 날뛰었다면 이 정도로 그칠리가 없을 텐데. 창세(創世)도 없었고··· 그렇다면···”


턱수염을 쓰다듬던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조율자(調律者)가 움직였나 보군.”


눈가가 호선을 그리고 입이 벌어지며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 다시 활동할 때도 됐지. 바쁠땐 하루하루 세상이 달라졌지 않은가. 2년이나 쉬었다면 다시 움직일 때도 됐어.”


그는 팔을 휘저었다. 그러자 공간이 흐트러지며 어떤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30대 초반의 남성. 평범한 동양인의 외모였지만, 그의 온 몸엔 상처가 가득했다. 속이 꽉찬 근육질이 그가 훌륭한 전사란 것을 알려줬다.


“···무슨 일입니까?”


그는 노인을 반기지 않았다. 그러나 대화를 거부하지도 않았다. 그저 무뚝뚝한 표정으로 용건을 물었을 뿐이었다.


노인도 그의 성정과 심정을 짐작하는 만큼, 쓸데 없는 소리를 생략했다.


“자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네.”


“나는 더 이상 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내와 딸이란 지내면 충분합니다.”


“미안하군. 이번에는 거부권이 없다네. 따르지 않는다면 성령 왕국에 자네의 정보를 넘기겠네.”


그 발언을 들은 남성의 기세가 달라졌다. 흉폭한 짐승 마냥, 노인을 뜯어죽일 표정이 되었다.


“···이 쓰래기 같은 자식이.”


“그 의견에 동의하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난 자네를 협박 할 수 밖에 없네.”


“···”


남성은 한참동안이나 노인을 쏘아봤다. 마음만 같아선 진짜로 찢어죽이고 싶었지만, 노인은 그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둘이 대화는 해도 물리적인 이동은 불가능했다.


“···그래. 좋아. 원하는 대로 해주지. 목표가 뭐냐.”


결국 물러선 쪽은 30대 남성이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결코 물러선 자의 것이 아니었다. 노인은 그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갔다. 그는 30대 남성이 자신을 찾지 못하리라고 확신했다.


“제국에 세튼 백작가란 곳이 있네. 그곳에 가서 최근의 변화에 대해 알려주게나. 그럼 다음 할 일을 알려주겠네.”


“···그러지.”


공간이 일그러지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통신을 끝낸 노인은 다시 방으로 돌아가며 중얼거렸다.


“조율자가 궁금해지는군. 부디 내가 모르는 존재여야 할 텐데.”



*






‘젝하고 그리온 한테 편지 보낸다고 말해뒀고··· 프롱, 플레나 남매는 일단 두고 보기로 했고··· 아공간 주머니도 잘 가져왔고··· 잊어버린 건 없겠지?’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나가는 게 아닌 터라 나름 복잡한 준비 과정을 복기하는 성진. 그의 말 위엔 피온이 두 개의 꼬리를 살랑거리며 걷고 있었다.


[어디로 갈 거야?]


“일단은 제노 남작령으로 들어갈 거야.”


제노 남작령은 세튼 백작가와 인접한 영지 중 하나였다. 크기는 작았지만, 특산품인 의류 때문에 사시사철 사람들이 북적대는 영지였다.


성진이 들어가서 숨기엔 딱 좋은 환경이었다.


[가서?]


“흔한 방법을 써야지. 용병이 되서 돌아다니는 거야.”


[어이쿠. 이제 와서 모험 클리셰를 타다니.]


고양이의 비아냥에 성진은 어설프게 웃었다. 말 그대로 모험 클리셰지만, 의심 없이 여러군데 돌아다니기엔 그것보다 좋은 게 없었다.


[얼마나 가야해?]


“말로 이틀 쯤.”


[멀구만. 난 한숨 잔다?]


“자. 대신 불침번을 하루 종일 돌려줄게.”


[···노동청은 어딨냐? 네놈을 신고해 버리겠어!]


“노동청이 불합리한 노동에 대한 신고를 받는 기관이라면 바로 눈 앞에 있네. 귀족.”


[와, 세상 불공평한 것 보소.]


“이 시대는 원래 그런 거야.”


둘은 시덥잖은 농담 따먹기를 하며 천천히 이동했다. 먹을 건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둔 육포나 말린 빵을 씹었고, 야숙 땐 챙겨온 침낭을 썼다. 나름 마법까지 걸린 고급품이라 자는 게 어렵진 않았다.


이틀 뒤. 무난하게 제노 남작령에 도착한 성진은, 가장 가까운 도시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야, 뭐냐. 방금 그거?]


여관 방에서 피온이 어이없다는 말투로 물었다. 뭘 말하는 지 눈치챈 성진이 피식 웃었다.


“임시 신분증?”


[어. 너무 보안이 허술한 거 아냐?]


“그게 당연한 거야. 산 속에 숨어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언제 일일이 신분증을 만들겠어. 서류도 못 챙길 텐데. 도시 근처에 있는 마을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경우가 태반이야.”


행정관이 부족할 정도로 지식이 모자란 시대. 신분증의 중요성도 모르는 이들이 많았으며, 그런 사람들을 일일히 통제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니 일정 돈을 내면 임시 신분증을 받을 수 있었다. 도검류 같은 물품을 맡겨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아공간 주머니가 있는 성진에겐 문제 될게 없었다.


[치안이 너무 안 좋을 거 같은데.]


“닥트를 생각하지 마. 여기선 이게 보통이야.”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도시와 상업용으로 만들어진 도시는 큰 차이가 있었다.


성진과 피온은 맛없는 여관 밥으로 배를 채운 뒤, 곧장 용병 길드로 향했다. 제노 남작령엔 옷 몇 벌 사는 것 빼곤 특별한 볼일이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등록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게 좋았다.


툭!


성진이 귀찮은 외모를 가린 채 걷고 있을 때였다. 그의 허리보다 좀 큰 꼬마가 부딪혔다. 괜찮냐고 물어보려 하니, 꼬마가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뭐야 저 꼬마는?”


그냥 지나치는 꼬마를 황당하게 바라보던 성진. 그 순간 어깨에 매달려 있던 피온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었다.


샤아아!


확!


“아야?”


파박!


그리곤 성진의 얼굴을 할퀴고 뛰쳐나갔다. 잠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성진은 얼빠진 모습으로서 있다가, 피온의 방향이 꼬마가 사라진 방향과 같다는 걸 깨달았다.


‘설마?!’


그는 황급히 허리춤을 뒤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전 재산이 들어있는 아공간 주머니가 사라져 있었다.


‘젠장! 이게 말이 돼?!’


황급히 검은 고양이를 쫓으며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었다.


‘방심했어도 수련자인데, 소매치기를 당한다니?!’


암살자처럼 기척을 죽이는 수련도 안된 꼬마였다. 그런 상대에게 아공간 주머니를 뺐겼다는 건,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잡으면 반드시 상태창을 보겠다고 다짐하며 피온을 따라갔다.


“야, 꼬마! 거기서! 물건만 주면 그냥 보내준다!”


“헉, 헉! 뭐래 이 병신아!”


성진의 육체 능력은 뛰어난 운동 선수 정도. 키도 작은 꼬마와 비교할 게 못 됐다. 자엽스럽게 거리를 좁히며 성진이 외쳤다. 그는 진심이었지만, 꼬마는 믿지 않았다.


빠르게 건물 사이로 들어가는 꼬마. 피온은 건물 지붕으로 올라갔고, 성진은 꼬마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조금 안쪽에서 쉬고 있는 꼬마와 그 앞을 막은 건달들이 보였다.


“어이, 여기서 부터는 출입금지··· 쿠헥?!”

“마, 막··· 꺽!?”


“뭐, 뭐야!?”


건달들은 대사를 치기도 전에 성진에게 얻어맞고 날아갔다. 해봐야 7~8급에서 노는 동네 건달. 이제 1단 후반에 가까워지는 성진에겐 고블린과 같았다.


사색이 되어 도망치는 꼬마. 그러나 이어진 추적은 오래 가지 않았다. 꼬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도망칠 생각이었지만, 지붕 위의 피온을 피할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골목을 세번 밖에 돌지 못한 채, 성진에게 목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제, 젠장! 이거 놔!”


“반항하지 않으면 그냥 놔줄테니까 가만히 있어.”


아공간 주머니를 되찾은 성진은 중요 물품 몇 개를 확인한 뒤, 꼬마를 던지듯 놔줬다.


털썩.


“아얏!?”


엉덩방아를 찧은 꼬마. 성진은 녀석의 턱을 잡아 올리며 더벅머리를 치웠다. 얼굴을 제대로 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상태창을 확인한 성진은 깜짝 놀랐다.


-

이름 : 오드

배역 : 암살자형 주인공

나이 : 12세

육체 등급 : 5급.

신비 등급 : 3급.

숙련도 : 유령 소매치기(a), 유령 암살(f), 관심법(關心法)(f)

운명 : 암살자의 재능을 가진 소년. 소매치기로 활동하다가 암살단의 눈에 띄어 암살자로 길러진다. 그러다가 우연히 마법 속박을 풀어내고 반역에 성공. 최고의 암살자로 성장해 나간다.

*에러 - □□□의 □□로 인해 운명이 □□었다. 그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


‘···이걸 뭐야 해야 하지?’


암살자 주인공의 나이는 성진도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젝의 나이로 미뤄보건대, 지금쯤 성인은 됐을 거란 게 추측이었다.


그런데 아직 어린애였다. 그것도 암살자에게 가장 중요한 은신술이 사라진 채로.


성진에겐 무척이나 놀랍고, 짜증 나는 정보였다.


‘누구 맘대로 은신술을 없애는 거야?’


오드는 그가 만든 주인공이었다.


거기에 담긴 애착과 집착은 다른 캐릭터와 비교할 수 없었다.


그것을 남이 망쳤다. 허락도 없이, 대책도 없이 바꿔버렸다.


그 불쾌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처음으로 산 내 집을 내 스타일로 잔뜩 꾸며 놨는데, 모르는 사람이 와서 흙발로 돌아다니며 집안을 뜯어고치는 기분이었다.


‘···에러를 일으킨 존재가 내 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군.’


성진은 처음으로 에러를 일으킨 존재에게 분노했다.


엑스트라를 건드리는 것까지는 넘어갔다. 성진이 들어간 글론 세튼이 바뀌는 것도 괜찮았다.


그러나 주역을 건드리는 건 용서할 수 없었다.


그건 오롯이 성진만 손대야 하는 거였다.


개연성 같은 이유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이건 완전히 뜬금 없는 상황. 성진은 조용히 이를 갈았다.


“뭐, 뭐야! 내, 내주면 보내준다며! 이거 놔!”


그것을 오해했는지 오드가 손을 탁 치며 도망치려 했다.


덕분에 성진의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오드가 달려나가는 걸 보며 손목을 낚아챘다.


그를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주인공 급이라면 회유나 사살이 필수였다. 성진은 될 수 있으면 회유할 생각이었다.


다만 쉽게 피온 때와는 달리 꼬실만한 미끼가 부족했다. 갑작스러운 만남이라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그렇기에 성진은 가장 단순한 방법을 썼다.


“꼬마. 너, 내 밑으로 들어올 생각있냐?”


다짜고짜 밑으로 들어오라 회유하는 것!

물론 오드는 순순히 숙이지 않았다.


“약 팔고 있네! 내가 왜 네 밑으로 들어가! 지금 내 위에 있는 줄 알아!?”


“누군데?”


“···어?”


오드는 당황했다. 성진의 말에 꿍꿍이가 있다고 믿었던 그는 뒷배를 묻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위가 누구야? 그놈 처리해 줄게.”


“···이거 완전 미친놈 아냐···”


“그래. 오드. 완전히 미친놈 같구나.”


“아!? 대, 대장님···”


오드의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2m는 될 법한 덩치. 왼쪽 눈에 난 커다란 흉터. 근육질로 가득한 몸뚱어리.


엄청난 위압감을 가진 사내였다.


“동생들한테 이야기는 들었다. 귀여워해 줬다길래 쓸만한 놈인가 보러왔···?”


“[달빛 아래 춤추어라.]”


푸훅!


“크···헉?”


성진의 월도가 주저리주저리 떠들던 남자의 심장을 관통했다. 5m가 넘는 거리였지만, 수련자도 아닌 남자를 죽이는 덴 의미가 없었다.


푸확!


퓨슈우우욱!


후두둑.


그는 월도를 뽑아 피를 털었다. 남자는 몸처럼 건강한 심장을 가졌는지, 분수처럼 붉은 액체를 뿌려댔다.


성진은 오드에게 시선을 줬다.


“꼬마야. 이딴 쓰래기 말고 내 밑으로 들어오는 게 어때? 널 강하게 만들어 줄게.”


미소를 그리며 물었다.


나름 호감을 주기 위한 대사를 쳤다.


배경에선 2m가 넘는 근육질의 남자가 심장에서 피 분수를 뿜으며 쓰러졌고, 성진의 얼굴에는 막 묻은 피가 묻었지만, 사소한 일이라 생각했다.


암살자 주인공이라면 이 정도는 호감으로 받아들일 거라 판단했다.


그리고 그걸 본 오드는.


“꼬르륵···”


거품을 물며 기절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수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ㅜㅜ


월요일엔 똑바로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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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퇴각 준비. +3 19.07.24 179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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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 6장로. +4 19.07.22 202 12 12쪽
96 96. 일이 틀어진 용사. +5 19.07.20 217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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