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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주인공들 다 내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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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최근연재일 :
2019.08.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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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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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39. 너 대도가 돼라.

DUMMY

“여장이라뇨!? 안 돼요! 아니 못 해요! 차라리 절 죽여주세요, 대장님!”


“정히 싫다면 어쩔 수 없지. 고통 없이 죽여주마.”


“···아니. 그렇다고 진짜 죽여달라는 소린 아니구요. 헤헷.”


드레스라는 말에 성진의 발목을 잡았던 오드는 월도를 보고 비굴하게 웃으며 떨어졌다. 그러나 여장을 받아들일 순 없는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치만 대장, 굳이 여장할 필요가 있나요? 제 능력이 뭔데요?”


“그건 내가 말해주는 것보다 느껴보는 게 더 나을 거야. 아, 그리고. 대장이라 하지 마. ···스승이라 불러.”


사실 반드시 드레스를 입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기 위해선, 예쁜 게 효율적이라는 성진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옷집.


“어머. 정말 귀여운 아이네요. 드레스라니, 평생 기억에 남을 거예요!”


오드는 깔끔하게 여자애 취급을 받고 정신줄을 놓아 버렸다. 직원 겸 사장. 디자이너 겸 제작자인 여성은 오드를 재단실로 끌고 가더니, 3시간의 탈착과 고민 끝에 하나의 드레스를 골라줬다.


“오래 입을 거라 하셔서 품을 조절할 수 있는 걸로 했답니다. 2~3년은 문제 없을 거예요!”


굉장히 만족한 표정의 여사장에게서 눈빛이 사라진 오드를 인계받았다.


오드는 파란색의 팔랑거리는 원피스형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었다. 치마엔 화려한 레이스가 달렸는데도 부드럽게 움직여서 활동에 방해를 주지 않았고, 상체 부분은 가볍게 장식해서 얼굴을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순수한 느낌이 드는 미소녀의 모습.


그러나 당사자인 소년은 눈빛이 텅 비어서 인형처럼 변해버렸다.


“내가 드레스라니. 내가 드레스라니. 내가 드레스라니. 내가···”


계속 같은 말만 중얼거리는 게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성진은 신경쓰지 않고 값을 치뤘다.


냐오옹.


툭.


매정한 성진을 대신해 곁에 다가온 피온이 앞발로 툭툭 오드를 건드렸다. 그것을 위로하는 걸로 생각한 오드가 피온에게 시선을 돌렸다.


피식.


그러자 입가를 가린 검은 고양이가 보였다. 뭔가를 감추려는 그 앞발의 뒤에서 오드는 씰룩이는 입꼬리를 봤다.


피식. 피식.


피온은 계속 입가를 씰룩였다. 왜 웃는지 명백했다.


“···이게!”


휙!


냐아옹~ 피식.


화가 난 오든이 발길질을 했지만, 날렵하게 피하곤 계속 웃어댔다.


“자, 이제 그만.”


오든이 쫓아가려 하는 걸 성진이 막았다. 그는 오드를 문으로 밀고 갔다.


“나가자. 그럼 내가 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을 거야.”


“자, 잠깐만요, 스승! 정말 이대로 나가는 거예요? 예?”


“조용히 하고 일단 나가. 나가면 알게 될 테니까.”


오드는 성진에게 밀려, 가게 바깥으로 나갔다. 그 흔치 않은 미색(?)에 사람들의 주목이 쏠렸다.


“으아아아~!”


“어때?”


“뭐가 어때요?! 죽고 싶은 심정이지!”


“네 마음을 물어보는 게 아니야. 몸 상태에 관해서 물어보는 거지.”


“당연히 그냥 똑같··· 지 않네?”


무심코 대꾸하려던 오드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그는 손바닥을 몇 번 주억거리다가 혼란을 한가득 퍼먹을 얼굴로 물었다.


“뭔가··· 뭔가 힘이 넘치는데요··· 스승.”


“그게 너의 기술이야.”


오드가 혼란을 한 번 더 퍼먹은 표정을 지었다.


“넌 남들에게 주목받을수록 강해지는 능력이 있어.”


성진은 그에게 작은 동전을 건넸다. 그걸 받은 오드가 한 손으로 힘을 주자, 종이장처럼 구겨졌다.


동전이란 게 내구도가 높진 않지만, 아직 어린 오드가 한손으로 구길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명백하게 육체 능력이 좋아진 증거에 드레스 입은 소년의 눈이 토끼처럼 변했다.


“넌 그 능력을 가지고 대도가 되는 거야.”


성진의 목소리가 오드의 귓가에 파고 들었다.


‘이걸로 정말 대도가 될 수 있다고?’


당연히 그의 머릿속에선 의심이 맴돌았다. 그러나 가슴 한켠에선 믿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마치 물리 법칙처럼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이었다.


암살자 주인공 오드는 원래부터 ‘명예욕’이 강하게 설정된 캐릭터. 그 명예욕 때문에 최고의 암살자를 목표로 한 것이다.


반드시 암살자일 필요는 없었다.

중요한 건 가능성이었다.


“···스승님. 잠깐 돌아다녀도 될까요?”


성진은 오드가 뭘 하고 싶은지 깨달았다. 갑자기 상승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는 것. 성진은 그것이 오드에게 의욕을 심어줄 거라 생각했다.


“그래. 다녀와.”


허락을 받은 오드가 웃으며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피온이 성진의 발치로 다가왔다.


냐옹.


조금 낮은 울음소리. 성진은 피온을 안아들며 속삭였다.


“상관없어. 도망쳐도 잡을 수 있으니까.”


피온은 오드가 도망갈 걸 걱정했다. 그러나 성진은 자신 있었다. 어린 오드는 도시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고, 도시 안쪽에서라면 돈과 무력을 가진 성진이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니 오드에 대해 신경을 끄고, 원래 예정을 위해 용병 길드로 향했다.


딸랑~.


“아~ 일 없어 죽겠네. 어디 전쟁이라도 안 터지나?”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몬테 자작가에 고용된 놈들 8할이 죽었다는 소리 못 들었어?”


“동쪽 돌즈 남작가에서 몬스터 토벌을 한다던데.”

“아, 그 정기 토벌? 나도 가려고 상행 의뢰 좀 찾고 있어.”


“오로니아의 성녀가 순회를 시작했다더군. 일정을 알면 의뢰받기 쉬울 텐데.”

“왜?”

“성녀가 가는 길은 영주들이 토벌하니까. 얻는 게 좀 있지.”


“자자! 수고들 했다! 마셔 마셔!”

와아아!


용병 길드는 사람 냄새가 진하게 나는 곳이었다. 저마다 뭉쳐 정보를 나누고 의뢰를 찾으며 뒤풀이도 했다. 처음 보는 얼굴이 들어왔다고 시비나 말을 거는 사람은 없었다.


성진은 왁자지껄한 용병들 사이를 지나 카운터로 향했다. 그곳엔 한쪽 팔이 잘린 40대 중반 남성이 서류와 주류, 간단한 안주를 만들어 파는 중이었다.


“용건을 말하게.”


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성진은 10은화를 꺼내며 말했다.


“용병 등록을 하러 왔습니다.”


“신입 등록은 은화 한장이다.”


“수련자입니다.”


남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는 카운터에서 버터 나이프와 철판을 꺼냈다.


“버터 나이프로 철판을 찢어내면 합격이다.”


“[달빛 아래 춤추어라.]”


성진은 버터 나이프를 쥐고 철판을 베어내듯 찢었다.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안쪽에서 철판과 종이를 가져왔다. 그리곤 카운터에서 조각칼을 꺼냈다.


“이름을 써라. 글자를 모르면 은화 한장에 내가 해주지.”


“괜찮습니다.”


조각칼로 철판을 긁어 이름을 썼다. 그걸 받은 남자가 날짜와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종이에도 마찬가지로 양쪽의 이름과 날짜를 적었다.


“종이는 이쪽에서 보관한다. 혹시 용병패를 잃어버리거나 재발급하고 싶으면 반드시 이곳으로 와라. 그리고 용병으로 활동할 때 주의사항 몇 가지를 알려주마.”


주의 사항에 대부분은 용병들의 실수에 관한 거였다. 그러나 그리 심도 있게 말하진 않았다. 어차피 사고 칠 놈들은 뭘 해도 쳤다. 덧붙여 명도 짧았다. 가장 낮은 F, E급 용병의 80%가 죽는 이유였다.


그러니 짧게 하는 것이다. 오래 살 놈들은 알아서 주의하거나, 이리저리 물어보고 다니니까.


또한 성진이 수련자라 그런 것도 있었다. 수련자의 생존율은 이하의 사람들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 고로 성진이 받은 패는 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D급. 본래는 B를 받아야 하지만, 경험이 없어서 그 이상은 주지 않았다.


“등록금은 은화 열 장이다.”


“네. ···의뢰 게시판은 어디입니까?”


“저쪽이다.”


돈을 주고 철패를 품에 넣은 성진이 손가락에 따라 한쪽 면을 보았다. 그곳엔 나무패가 잔뜩 걸려 있었다. 다가가서 보니 의뢰가 적혀 있었다.


‘용병 쪽 설정은 달라진 게 없군.’


혹시나 바뀐 게 있나 하고 긴장했던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게시판을 살폈다. 목표는 자론드라 자작가로 가는 상행이었다.


‘가장 가까우면서 감춰진 물건이 세 개나 되는 땅.’


성진은 다른 장르가 섞였다는 걸 알게 된 후, 세계 지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글론 세튼이 움직이는 배경인 제국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무엇보다 설정에 없었던 몇몇 지명이 익숙한 단어로 나오는 게 결정적이었다.


자론드라 자작가의 위치는 고난물에선 쥐도 새도 모르게 멸망하는 장소였다. 너무 사소해서 지명도 안 만든 곳. 그런데 ‘자론드라’라는 명칭은 먼치킨 물에서 중요하게 나오는 지명이었다.


여러가지 의미로 가봐야 할 땅.


‘찾았다.’


다행히 그곳으로 향하는 상행이 있었다.


-

의뢰 - 상행 호위

목적지 - 자론드라 자작가(23일 예정)

의뢰비 - F, E급 은화 50장. D급 금화 2장.

인원 - F, E급 30. D급 3.

기타 - 식사 제공. 기타 편의 제공 없음.

-


성진은 그걸 보고 쓰게 웃었다.


‘D급 아래는 진짜 돈이 안 되네.’


F와 E급은 거의 소모품이었다. 예정 시간이 23일이나 걸리는 일. 비록 밥을 준다지만, 은화 50개면 한국의 50만원 수준밖에 되질 않았다.


그야말로 밥이나 먹으면 다행인 수준. 그러나 이런 의뢰에도 몰리는 게 F, E급이었다. 그래도 밥은 먹여주니까. 은화 50장을 모을 수 있으니까. 그거라도 받으려고 몰려들었다.


‘내가 설정을 잘못한 건가?’


그는 우울해졌다.


그러나 상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일거리라, 낮은 등급은 밥값이나 버는 게 맞았다. 몬스터 토벌이나 전쟁 때는 돈이 몇 배로 뛰는데, 겨우 상행에 몸값이 비싸면 안 됐다.


성진도 그걸 알았다. 다만, 현실로 보니 마음이 심란해졌을 뿐이었다.


그는 나무패를 집어서 카운터에 가져갔다. 외팔이 남자는 사인을 하고 나무패를 넘겨줬다.


“의뢰인은 송나무 여관, 107호에 있다. 찾아가서 보여주면 일정을 알려줄 거다.”


“알겠습니다.”


성진은 피온을 데리고 곧장 의뢰인을 찾아갔다.


“D급 용병이시라고요?”


의뢰인인 상단주는 성진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곱상한 외모라 믿지 못한 것이다.


물론, 그 의심은 오래 가지 않았다. 무술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대우가 180도 달라졌다.


“하핫! 용병으로 등록한지 얼마 안 되신 모양이군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도 잘 부탁합니다. 아, 그런데 제가 시종을 하나 데리고 있는데···”


“얼마든지 데려 오십시요! 시종의 식사도 이쪽에서 제공하겠습니다!”


본래는 B급을 받는 게 수련자다. 상당주는 기뻐하며 편의를 제공했다.


별 문제 없이 의뢰를 받은 성진은 여관으로 돌아왔다. 얼마 되지 않아 오드도 들어왔다.


드레스를 입은 여장 소년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채로 말했다.


“스승님! 이것 좀 봐요!”


그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전리품을 소개했다. 돈 주머니 여섯 개. 그것도 꽤나 크고 묵직했다.


“훌륭하네. 역시 재능이 있어.”


“스승님 말이 맞아요! 이 정도면 정말 이름을 날리는 대도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오드 자신도 역대급 수확이었다. 아니. 도시의 기록으로 남을만한 수준이었다. 오드는 흥분으로 방방 뛰었고, 그 모습을 본 피온이 물었다.


[좋아?]


“당연하지! 하루에 이 정도라고! 며칠만 움직여도 몇년을 먹고살 만한 수준을 벌 수 있어!”


[그게 좋아?]


“정말 최고야! 내 생에 이 정도로 기쁜 적은 없어!”


[여장한 게 인생 최고의 순간이냐?]


“···”


오드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옷차림을 자각했다. 도둑질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잊어버린 것이다.


그는 피식 웃어대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래. 기쁘다니 축하해줄게. 새로운 취미를 깨달은 걸 축하한다!]


“으아아아아앍!?”


오드는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고, 피온은 그의 곁을 빙글빙글 돌며 놀려댔다. 성진은 그 난장판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장난감이 하나 생겼군.’


말해도 괜찮은 동료. 불편한 일정이 예약된 용병 생활. 자신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다는 동질감. 기타 여러 가지 사항이 피온의 장난을 부추기고 있었다.


덕분에 여러모로 부족한 오드가 괴로워했지만, 성진은 딱히 말리지 않았다. 저래 보여도 선은 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이다.


대신 오드가 털어온 주머니를 확인했다.


그도 나름의 자금이 있지만, 돈은 많을 수록 좋았으니까.


촤르륵.


네 개의 주머니를 쏟아내자, 대량의 은화와 동화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하나의 주머니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뭐지?’


분명 주머니는 불룩한 상황. 성진은 입구에 손을 넣어보려 했다.


파직!


“···어?”


정전기 같은 번개불이 튀었다. 한가지 가능성이 머릿속에 스친 성진은, 입구에다 손을 대고 금화 하나를 떠올렸다.


착.


금화 하나가 손에 잡혔다. 그는 황당함에 숨을 뱉으며 오드에게 물었다.


“너 뭘 훔쳐 온거야?”


“네? 문제 있는 물건인가요?”


“문제 있지.”


성진은 주머니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이거, 아공간 주머니잖아.”


백작가에서도 세 개 밖에 없던 아공간 주머니를 오드가 훔쳐 왔다.


작가의말

다음 편 조금 있다가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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