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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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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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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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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두 번째 대재앙(1)

DUMMY

성진에게 자섬국은 애매한 존재였다. 제국의 역사를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비단 세튼 영지만이 아니었다. 자론드라 영지도 싹 변했다. 던전의 몬스터에게 망하는 영지가 구원받고, 영주가 성진의 명령을 듣는다.


그가 쓴 시놉시스와는 이미 많이 떨어진 상황.


당연히 자섬국의 움직임도 예측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야 이득이 되는진 알았다.


‘자섬국은 계속 찌그러져 있어야 해.’


한동안 지금의 정세가 이어지는 게 성진에겐 유리했다. 그가 만든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한이 있어도 그게 좋았다. 적어도 제국에 흩어진 주인공과 성능 좋은 마법 물품을 챙길 때까지만이라도.


그런 의미에서 네일은 좋은 견제구였다.


뛰어난 상태창의 능력이 그것을 뒷받침했다.


-

이름 : 네일 까뜨롱

배역 : 정치와 고난의 히로인

나이 : 23세

육체 등급 : 3단 7급

신비 등급 : 3단 8급

숙련도 : 기마 검술(a), 까르롱 검법(a), 지휘(a), 정치(e)

운명 : 정치에 미숙하며 검술과 지휘에 뛰어난 히로인. 두 가지의 운명이 뒤섞인 그녀의 최후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구원받을지도 모르지만, 더 끔찍한 결말이 기다릴 수도.

*에러 - 다수의 □□□가 이야기 끝에 □□을 섞기로 했다.

-


‘3단의 숙련자. 정치가 미숙한 게 좀 걸리지만··· 능력이 뒷받침된다면 상관없지.’


성진은 그녀의 능력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만 판단했다. 중요한 것은 그녀의 배역과 운명, 에러 부분이다.


‘우선은 배역부터 뜯어보자.’


네일이 금화를 주고 사라져서 느긋하게 볼 시간이 생겼다. 우선은 배역에 대해 곱씹어 보았다.


‘히로인이란 배역 자체는 문제가 없다.’


번역하자면 여주인공. 그러나 판타지에서는 주인공의 연인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성진의 설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인공의 연인이 될 히로인이 있었다. 주역과 다름 없으니 상세한 설정이 부여됐고, 능력이 좋았다. 때론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성진에겐 요주의 인물들이다. 아닐라를 동료로 끌어들인 것처럼, 성진에게 위협이 되면 골치아프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영입할 수도 없는 것이 히로인 중엔 함정 카드도 존재했다.


‘한 작품에 다수가 나와서 개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었지. 정신적으로 위태로운 애도 있었고. 무엇보다 주인공 배때기를 찌르는 에피소드가 문제야.’


주인공은 이야기의 중심점. 어떤 사건에 휘말려도 해결이 된다. 그렇게 되게끔 무리한 설정을 넣지 않는다.


그러나 히로인은 다르다. 연인이라는 독특한 위치 덕분에 다양한 설정이 추가됐다.


그중 가장 골 때리는 것이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면 죽이려는 타입.


히로인을 끌어들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다행히 네일은 그쪽이 아니다.’


그러나 그녀도 방심할 수 없었다. 네일 까뜨롱은 성진이 설정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까뜨롱이란 가문도 인상이 흐리다.’


잘 기억이 안 난다는 건 스토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소리다. 만약 정말로 히로인이었다면 그럴 순 없었다.


‘까뜨롱이란 명칭을 들어 본 것 같긴 한데··· 언제였지?’


“···출발합시다!”


성진이 고민하는 사이, 상단이 다시 움직였다.


네일의 볼일은 성진과 대화뿐. 용건을 마친 그녀는 상단을 위한 길을 터줬다. 귀족의 행차에 길을 비켜주는 건 이례적이지만, 네일은 자잘한 평판에 신경쓰지 않는 여자였다.


덕분에 상단은 출발하고 성진은 일행들에게 휴식을 제안했다. 짐 마차에서 쉬어가잔 소리. 일반 용병은 안 되지만 성진 일행은 가능했다.


드륵드륵 굴러가는 바퀴 소리를 들으며, 상태창을 다시 본다. 까뜨롱에 대한 단어는 잊어 버리고, 정치와 고난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정치물 히로인 중에 무력은 강하고 정치질이 약한 캐릭터가 있었어.’


현실에 약한 현성이 만든 판타지 정치물. 거기서 나오는 히로인 중에, 네일과 겹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고난물에는 무력과 지휘에 강한데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캐릭터가 있었지.’


글론 세튼의 연인 중 하나. 그러나 전쟁 중에 적군에게 사로잡혔 무참한 결말을 맞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어느 쪽과도 이름이 다르다. 지위도 달라.’


정확히는 설정 속 어떤 인물도 닮지 않았다.


성진은 네일의 정체에 대해 짐작이 갔다.


‘히로인 둘을 합쳤군.’


피식. 미소를 흘린다. 그러나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었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감상과 분노가 섞인 미소였다.


‘이것들이 아주 재밌게 노네.’


처음엔 개연성에 맞추는가 싶더니, 주인공의 재능을 뒤바꾸고 이젠 멋대로 캐릭터를 합쳐 버렸다. 물론 두 캐릭터가 겹치는 건 맞다. 그러나 하나로 만들 만큼 판이하진 않았다.


성격이 다르고 헤쳐나갈 일이나 업적이 다르다. 둘은 충분히 다른 존재였다.


그걸 합쳤다.


어떤 이유든 간에 창작자인 성진의 입장에선 불쾌하다. 이대로 가만있을 순 없었다. 누군지 알아내서 멈추고 되돌려야 했다.


그는 여태껏 미뤄왔던 추론을 펼쳤다.


‘우선 □를 정리해 볼까.’


성진 - □□□의 □□이 □□된 상태. □□□의 의지로 이뤄졌으며, □□□□□의 힘을 갖고 있다.


플레나 - □□□가 □□에 실패한 대상. □□이 비틀린 정도는 아녀서 방치됐다.


프롱 - □□□가 □□로 장님이 되게 만들었다. □□에 영향이 없어서 방치됐다.


오드 - □□□의 □□로 인해 운명이 □□었다. 그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피의 권리 - 너무 강력한 물건이라 □□됐다.


네일 까뜨롱 - 다수의 □□□가 이야기 끝에 □□을 섞기로 했다.


□가 확인된 것은 총 6가지. 가장 많은 건 □□지만, 다양한 단어에 쓰인 게 눈에 띄었다. 그는 다음으로 많은 □□□에 집중했다.


‘대부분 앞에 쓰이면서 행동에 주체란 느낌이 든다.’


다수의 □□□. □□□가 □□로 장님이 되게 만들었다. □□□의 □□로 인해 운명이 □□었다. 등등. 사건의 원인이 되는 단어.


성진은 이것을 어떠한 집단이나 초월적인 존재라고 판단했다.


‘···대충 따져봤을 때 내가 너무 강한 힘을 준 캐릭터일 거야.’


파워 인플레이션이란 단어가 있다. 주인공이 강해지면서 적도 강해지다보니, 힘의 균형이 일그러지는 것이다. 성진의 시놉시스에도 분명 그런 경우가 있었다.


그로인해 엄청난 적이 튀어나온다. 초월적인 힘을 갖게된 인간이나 이종족. 처음부터 괴물인 용족. 최종 보스로 종종 나왔던 신(神).


그들이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오늘부터 내 목표는 너희들이다.’


성진은 자신의 설정을 마음대로 바꿔버린 그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갚아줘야 성에 찰 거 같았다.


‘정보에 대해서 모아야겠군.’


정보를 모으는 건 어렵지 않았다. 중요 인물이란 것만 알면 접근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는 그중에서도 가장 쉬운 대상. 쉬운 방법을 떠올렸다.


‘시간을 내서 성녀와 만나야겠어.’


신과 접촉하는 거였다.






그 후로 성진은 수련에 집중했다. 추론으로 지금 만나려는 적. 프롱, 플레나를 납치한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짐작이 간 것이다.


‘□에 대해 알고 있으니 초월자의 수하. 최소 숙련자 이상. 아마 일반적이지 않은 능력의 소유자.’


이게 사실이라면 조금이라도 능력을 올리는 게 좋았다. 피온과 오드의 수련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불행한 일, 소재앙을 거치며 성장한 일행은 각각 1급 이상의 상정을 이륙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론 불만이지만··· 어쩔 수 없지.’


1년도 안 된 기간에 숙련자가 된 것만으로도 이미 천재 소리를 듣는다. 이번에 수련자가 된 오드는 사기라는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진이 느리다고 느낀 이유는 적과 상대적인 비교. 수련의 최적화 때문이다.


남들은 자기 재능도 모른 채 몇 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일행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높은 효율로 수련했다. ‘이만큼 했는데 이렇게 늦어?’라는 생각이 들 만도 했다.


하지만 현실을 바꿀 순 없는 법.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용병 계약을 끝냈다. 하운 공작령의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암살자 길드를 찾았다.


정보 길드가 있긴 한데, 전직 암살자인 젝이라면 암살 길드를 이용할 거라 생각한 것.


길드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뒷골목의 거지나 불량배에게 묻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들이 손님이라 생각하면 안내인이 오고 아니면 숨는다.


“실례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홀로 떨어진 거지에게 퇴짜 맞은 뒤, 30분 동안 서 있으니 누군가 다가왔다. 성진은 별 말 없이 금화 몇 개를 꺼내 보였다.


“따라오시죠.”


말은 필요 없었다. 암살 길드는 폐쇄된 곳이 아니다. 검증된 의뢰인만 받는, 입맛 까다로운 집단이 못 됐다.


그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게 귀족이며, 동시에 거대 고객이 귀족인 탓이다. 손님의 기준은 돈이었다.


의뢰금을 보인 성진은 손님이었다.


“···암살 길드는 이런 식으로 거래하는 군요···”


“···난 진짜 시골에서 살았네.”


암살 길드와 인연이 없었던 아닐라와 암살 길드가 없을 정도로 작은 동네에 살았던 오드는 신기한 걸 보는 표정으로 뒤따랐다. 오직 고양이라서 여러 가지 봐왔던 피온 만이 의연하게 아닐라의 품에 안겼다.


일행은 어떤 건물의 지하실로 들어갔다. 가로 폭이 좁아서 무기를 휘두르려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곳에서 구멍 뚫린 벽과 마주했다.


“무슨 일로 왔나?”


다짜고짜 묻는 용무. 성진은 젝이 넣어뒀을 신호를 떠올렸다.


“127, 젝, 글론. 셋 중 하나라도 관련된 편지가 있다면 사겠다.”


“편지··· 편지라··· ···127을 찾는 사람에게 달라는 정보가 있군.”


“그거다. 얼마지?”


“금화 한장.”


“···비싸게 받아먹긴.”


“히히히. 꼬우면 정보 길드를 이용하시던가. 뭐, 그럴만한 정보가 아니니 우릴 쓴 거 겠지만.”


한 장의 종이를 받고 바깥으로 나왔다. 여관에 도착하니, 아닐라가 한숨을 쉬었다.


긴장이 풀린 듯한. 동시에 아쉬움이 섞인 모습. 피온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왜 그래? 긴장했어?]


“아, 네. 암실 길드는 처음이라서요. ···돌아가는 길에 습격 당할 줄 알았어요. 그, 소설처럼.”


꿈 많은 소녀는 암살 길드에 대한 착각이 심했다. 대놓고 시비 걸며 돈이 많아 보이면 암살하는. 그런 곳인 줄 알았다. 돌아가는 길에 습격 당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런 곳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금방 망합니다. 돈 많은 사람들은 그만한 지위를 갖기 마련이니까요.”


“그러게요. ···좀 아쉬워서 그랬어요.”


“···누나 변태에요?”


“아니, 난 그냥, 왜 소설에선 장면들 있잖아! 암살 길드를 이용했더니 오히려 위협받고, 죽였더니 길드와 사이가 틀어지는···”


[흥미롭긴한데 너무한다. 자기네가 먼저 쳐 놓고 사이가 틀어진다니.]


“아, 음. 그게, 소설에선 그러니까요···”


본의 아니게 속마음을 털어낸 아닐라가 소년과 고양이에게 놀림 받는 사이. 성진은 편지를 확인했다.


[납치범은 180이 넘는 키에 건장한 체격. 짧은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소유자. 다만, 잿가루를 뿌린 느낌보다 갈색이 도는 부드러운 색.]

[프롱, 플레나 남매를 납치 후, 마차로 이동. 개인 상행으로 위장. 급하게 움직이진 않았음.]

[하루를 추적해 봄. 들키진 않은 것으로 보아 암살자는 아닌 거로 추정.]

[암살 길드에 의뢰해 추적을 시도. 의심이 없으며 경로를 감추지 않음.]

[현재 하운 공작령의 직할령 가택 중 한 곳에 들어간 뒤, 나오지 않았음.]


상세한 정보였다. 무엇보다 적의 소재를 파악했다는 게 중요했다.


‘건물에 들어가서 안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긴 한데··· 나한테 나쁠 건 없지.’


적이 가만히 있는 건 호재였다. 반지의 봉인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성진은 곧장 정보 길드로 향했다. 근처에 실력 좋은 연금술사를 소개받을 예정이었다.


‘일주일. 그 시간 안에 봉인을 풀고 기습한다.’


대재앙. D-7. 결전이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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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 물자 지원 교섭. +2 19.07.04 168 10 13쪽
82 82. 오드의 활약상 +3 19.07.03 18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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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 난쟁이. +1 19.07.01 188 9 11쪽
79 79. 경매.(2) +1 19.06.29 194 9 12쪽
78 78. 경매. 19.06.28 212 9 12쪽
77 77. 전쟁을 위한 필수품. +1 19.06.27 234 11 13쪽
76 76. 타락. +4 19.06.26 24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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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 성녀의 일정. +1 19.06.20 261 11 12쪽
70 70. 귀환 +4 19.06.19 270 13 14쪽
69 69. 대마녀. (2) +2 19.06.18 297 9 12쪽
68 68. 대마녀. (1) +2 19.06.17 309 12 13쪽
67 67. 피온의 스토리 +2 19.06.15 322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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